우주꽃의 비밀 (천선옥 동시집)

우주꽃의 비밀 (천선옥 동시집)

$10.50
Description
생태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 인간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 동시는 판타지 기법을 사용해 그와 같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푹푹 찌는 여름 오후 1시 59분과 2시 사이에/냉동고 문을 열고 냉동고 안으로 쑥 들어간다./북극곰을 만나러 간다.”에서 보는 것처럼, 이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는 냉장고를 통해 북극곰을 만나러 간다. 이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빙하가 무너져내리는 광경과 조그만 얼음 조각에 의지해 먹이를 찾아 광활한 바다 위를 떠도는 북극곰의 모습에 마음 아파한다. “너무 몰랐단다. 우리 욕심 때문에/네가 피나는 연습을 아찔하게 쿨렁할 줄 말이야.”, “세계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욕심들을 버려야 하는데/살 곳을 잃고 있는 북극곰은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와 같은 화자의 진술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들이 다른 생명체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것임을 알려준다. 그런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들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외에도 『우주꽃의 비밀』에는 생태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이 다수 실려있다. “지구 쓰레기는 산더미처럼 불어나고/우주 쓰레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응, 어쩔 거냐고」), “고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먹고 죽었어요./바다거북이 온몸에 비닐과 그물이 칭칭 감겨 있었어요.”(「지구야, 아프지 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거미네 가족/봉순이네/떡, 한 접시 가지고 가던 엄마한테/딱, 걸려 거미 손때 묻은 집이 와르르르 뜯겨나갔다.”(「거미」)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이들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

천선옥

서울에서태어났으며,단국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2008년〈아동문예문학상〉동시부문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작했습니다.2017년〈아동문학평론〉동화부문신인상을수상했습니다.서울문화재단창작기금을받았습니다.지은책으로는동시집『안개의마술학교』,『블랙박스책가방』,『해바라기가된우산』,등과동화집『엄지공주의초대』가있습니다.

목차

1부쇠스랑게는건축가

쇠스랑게는건축가
살며시
꿈틀꿈틀경칩
반짝열렸다
편다
꽃모종
거미
시험지꽃
돌고래
날아라,민들레야
칭찬
살구나무대추나무아래에서해종일

2부우주를품은항아리

우주꽃의비밀
부르튼공룡발자국
36.5도생명줄
공짜우주여행
세계최초우주비행사
우주를품은항아리
빙하가둥둥
꽃다발기도
개발개발하다가
지구,나무
물을우습게여기더니
지구야,아프지마
봄이다

3부놀라운발견

티티카카호세탁기는멈추지도않아
악따그르르
놀라운발견
꼬옥
머피의법칙
코딱지
나비였다가고양이였다가
꿈틀꿈틀크레용
정월대보름
신기한세가지꽃
은동이가달린다

4부달력에꽃길눈길

혼자
쉿!학원문자주의보
변신가족
옛날우리집
달력에꽃길눈길
달동네
햇솜
고슬고슬봄날
납작납작사진앨범
으앙!그녀석이나타났다
학교는수족관
민지와영지
꾸덕꾸덕말랐다
상상일기-엄마몰래학원빠진날

5부여우누이

여우누이
V자새가나는법
말안들으면잡으러온대
응,어쩔거냐고
웃음까지덤으로얻었네

|해설|
생태적상상력과동화시의가능성|황수대

출판사 서평

현재를살고있는누구나드라마나소설과같은극적인면을추구한다.현재를뒤집을기막힌반전을바란다.그래서서사에는본인이추구하는여러장치들을만들게된다.어린이들도그러한범이없지않을것이다.하지만동시에서는,서사구조나서사성을가지는동시라할지라도반전등의여러장치들로이야기를끌고가거나결말을바라지는않는다.그이유는동시는서사보다감성을중시하기때문이다.

시는개인적인감정과정서를주관적으로표현하는장르이다.즉,이성이아니라감정에호소하는것이다.따라서시인이라면마땅히그점에신경을써야한다.특히동시를쓰는시인이라면더더욱그래야만한다.아이들은아직경험이나지식이부족한탓에어른들과달리어떤사물이나현상을파악할때논리가아니라직관으로접근하기때문이다.
-황수대해설중에서

동시에서서사형식의이야기가이어지더라도이야기가논리적으로이어지기보다감성의변화,감정의추이등에더욱초점이맞춰져야한다는것이다.
천선옥의동시집『우주꽃의비밀』은지금까지시인이품고있었던이야기들을이야기처럼풀어내고있다.하지만그이야기들에는인간의감성,인간의감정이사이사이에녹아있다.쉽게말해아이들의직관적상상력이녹아있다는것이다.

아빠자전거안장위에
눈이소복이소리내며앉았다.

잠시후

햇살이눈부시게소리내며앉았다.

잠시후

눈이사르르자기몸녹여
자리를비켜주었다.

귀찮다내색하지않고
일하러나가는아빠를위해
살며시자리를비켜주었다.
-「살며시」전문

아빠의자전거위에밤새든아니든눈이쌓였다.눈이쌓일만큼의시간적흐름이있었다는이야기다.그시간의흐름동안눈은‘소복이’소리내며자신의존재를알리며쌓였다.그리고잠시후햇살이눈이부시게‘소리내며’앉았다.자연스레쌓인눈은녹을것이고,일하러가시는아빠를위해모두자리를내어주게된다.
이시는‘아빠자전거위에눈이앉았고얼마후햇살이내려눈이다녹았다’는어찌보면단순한이야기를아이가느낄수있을법한감정을담아내어감동적인이야기로시화시켰다고할수있다.
‘눈이사르르자기몸녹여/자리를비켜주’는데는눈의이야기가있지만,아이들에게는직관적으로아빠를위해‘자기몸녹여/자리를비켜’준마음과그감정을느끼게한다.
또한이동시는‘눈’을소재로타인에대한사랑을노래하고있다.“아빠자전거안장위에”탐스럽게내려앉은눈은“일하러나가는아빠를위해”자기몸을녹여자리를비켜주면서도조금도“귀찮다내색하지”않는모습을보인다.그런데사실남을위하여자기의수고나목숨을아끼지않는자기희생의정신은아무나할수있는일이아니다.게다가제목인‘살며시’에서보는것처럼,그것을겉으로드러내지않고행동으로옮기는건더욱어려운일이다.“잠시후”라는표현을하나의연으로구성하고이를반복하여시간에따른상황변화를묘사하고있는것도인상적이다.따뜻한내용만큼이나독특한형식미가돋보이는작품이다.

언니키가컸다.

언니옷은내차지.

내가눈여겨두었던연둣빛원피스

목에내목을쑤욱
팔에내팔을쑤욱

“어머,봄이다!봄이야!”

엄마가연두이파리가된나를보고
봄,봄을외쳤다.

햇살이집안가득고일때였다.
-「봄이다」전문

유아기의아이들은아직자아의식이부족해서남이쓰던장난감이나옷등을대물림해도별다른거부감을보이지않는다.하지만사춘기에접어든아이들은독립심이생기고,자아의식이일기시작하면서주위에대한부정적태도가강해진다.그때문에보통은남이쓰던물건을주면자신이무시받는다고생각해무척싫어한다.그런데이작품에등장하는화자는다르다.“언니키가컸다.//언니옷은내차지.//내가눈여겨두었던연둣빛원피스”에서처럼,오히려기다렸다는듯그것을반긴다.이러한화자의모습은그동안발표된비슷한소재의작품들과는성격이사뭇다르다.그때문에다소작위적이라는느낌을주기도한다.하지만오랫동안천선옥의동시를접해온독자라면그것이천성적으로곱고따뜻한시인의심성에서비롯되었다는것을안다.
그리고천선옥작품에등장하는아이들은하나같이마음이착하고매사에긍정적이다.“우리는꽃들이/사이좋게뿌리잘내리라고/까르르웃음거름골고루뿌려주었어요.”(「꽃모종」)와“동생이해바라기꽃처럼씨익웃었다./나도웃었다.”(「놀라운발견」),“어둑어둑어두운밤일수록/밤하늘이/우리동네를멋지게만든다는거.”(「달동네」)에서보듯이,구김살이라고는좀처럼찾아보기힘들다.

최근심각한기후위기시대를맞아이에대한사람들의관심이높아지고있다.이런세태를반영하듯,우리동시에서도환경및생태와관련한작품들이부쩍늘어나고있다.이는동시가미래의주인인아이들을위한문학이라는점에서대단히바람직한현상이다.등단초기부터줄곧아름다운자연을노래해온시인답게천선옥의동시에는생태적상상력을기반으로창작된작품이많다.특히그는세번째동시집에서생태문제를다룬작품을다수선보인적이있다.이런사실은그와같은문제에대해평소많은관심을두고있었다는것을말해준다.

포클레인이산과산을민다.
눈깜빡할사이,산과산이사라졌다.
지구가흔들흔들린다.
비가오지않는다.
온통사막이된다.

그많던사람들은모두어디로사라졌을까?

집과건물마다잡초만피고핀다.
괴물처럼변한잡초가
집을들어올리고건물을들어올리고지구를들어올리고
맙소사,잡초가덥석덥석지구를집어삼킨다.
쿵,지구가무너진다.
-「개발개발하다가」전문

제목에서보듯이,무분별한개발로인해날로황폐해지고있는지구의모습을노래하고있다.본래개발은무언가를더욱쓸모있거나,향상된상태로변화시키는행위를가리킨다.하지만“포클레인이산과산을민다”,“산과산이사라졌다.”,“비가오지않는다.”,“온통사막이된다.”,“집과건물마다잡초만피고핀다”에서처럼,그동안진행된개발은오히려인간과지구를위험에빠뜨리고말았다.그런데도지금도여전히개발이라는이름아래무분별하게자연을파괴하는일들이자행되고있다.이작품은그와같은문제제기를통해해를거듭할수록상황이급격하게나빠지고있는지구의생태위기에대해경각심을불러일으키고있다.

푹푹찌는여름오후1시59분과2시사이에
냉동고문을열고냉동고안으로쑥들어간다.
북극곰을만나러간다.

하얀빛환한,찬얼음바닥에발이닿았다.

순간
쿵,빙벽무너지는소리가들린다.
아,북극이다망가지고있네.

(중략)

빙하가둥둥
세계가하나가되어야하는데,욕심들을버려야하는데
살곳을잃고있는북극곰은어디에서살아야하나?

그냥마음이아파.
-「빙하가둥둥」부분

생태위기를불러온주범이인간이라는점에는별다른이견이없는듯하다.이동시는판타지기법을사용해그와같은인간중심주의를비판하고있다.“푹푹찌는여름오후1시59분과2시사이에/냉동고문을열고냉동고안으로쑥들어간다./북극곰을만나러간다.”에서보는것처럼,이작품에등장하는화자는냉장고를통해북극곰을만나러간다.이후,지구온난화의영향으로북극의빙하가무너져내리는광경과조그만얼음조각에의지해먹이를찾아광활한바다위를떠도는북극곰의모습에마음아파한다.“너무몰랐단다.우리욕심때문에/네가피나는연습을아찔하게쿨렁할줄말이야.”,“세계가하나가되어야하는데,욕심들을버려야하는데/살곳을잃고있는북극곰은어디에서살아야하나?”와같은화자의진술은현재우리가누리고있는문명의이기들이다른생명체의희생을담보로한것임을알려준다.그런점에서그어느때보다도인간들의자성이필요한시점이아닌가생각된다.
이외에도『우주꽃의비밀』에는생태적상상력을바탕으로창작된작품이다수실려있다.“지구쓰레기는산더미처럼불어나고/우주쓰레기는눈덩이처럼불어나고”(「응,어쩔거냐고」),“고래가플라스틱쓰레기를잔뜩먹고죽었어요./바다거북이온몸에비닐과그물이칭칭감겨있었어요.”(「지구야,아프지마」),“눈코뜰새없이바쁜/거미네가족/봉순이네/떡,한접시가지고가던엄마한테/딱,걸려거미손때묻은집이와르르르뜯겨나갔다.”(「거미」)등이그대표적인작품으로,아이들이생태적감수성을기르는데적지않은도움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