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세계문학으로 읽는 16가지 사랑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세계문학으로 읽는 16가지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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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에서 발견하는 우리 시대 새로운 사랑법
마사 누스바움은 사랑을 탐구하려면 철학이 아니라 문학에 기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다른 어떤 열정보다 더 신비롭고 사랑의 이유를 목록화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랑의 경험이 어떤 것이고 사랑의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장 믿을 만한 대답은 사랑을 깊이 생각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충만하게 산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랑은 추상적 정의나 공식으로 규정할 수 없는 개개 사례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실패와 성공, 사랑의 깊이와 넓이, 사랑의 모양과 색깔은 각각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례는 사랑에 대한 추상적 사유를 전개하는 철학자가 아니라 소설 속 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대한 문학은 본질적으로 위대한 사랑 이야기이다. 사랑을 직접 다루고 있느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그렇다. 인간의 근원적인 갈망을 건드리지 않는 문학, 인간을 그 기저에서 뒤흔드는 열정을 다루지 않는 문학, 그 갈망과 열정을 온갖 적대적 힘들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내지 않는 문학이 위대한 문학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세계문학을 통해 사랑에 접근해보려고 한 까닭이 이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진단하듯, 우리 시대는 한편에선 사랑의 열정이 놀랄 만큼 차갑게 식어버렸고, 다른 한편에선 우리의 행복과 자존감을 결정짓는 사랑이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너무 냉소적이거나, 반대로 사랑을 지나치게 이상화한다. 그러면서 정작 사랑에 대해 성찰하지 않고 사랑에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을 그 전체로 온전히 실현하는 방식으로서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한 인간적 역량이라면, 우리는 이 역량의 쇠퇴를 막고 인간적 유대를 키우기 위해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랑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한 통로로 세계문학 읽기를 택했다. 사랑을 심도 있게 그리고 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사랑의 다면성과 역사성을 들여다보고 사랑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세계문학이라는 광학기계에 세밀하게 잡힌 연인들의 모습, 그들의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시대의 무게와 그것을 뚫고 나아가기 위해 그들이 벌인 고투의 흔적들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세계문학을 통해 사랑에 접근해본 이 책은 근대소설과 감정의 역사적 변화라는 주제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함께 공부한 감정문화연구소의 연구 모임이 대중 독자들과 만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사랑은 무엇이고, 역사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현재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아는 일은 쉽지 않다. 진부해 보이지만 정말 다루기 힘든 주제가 사랑이라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야말로 문학을 통해 진정한 우리 시대의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명호

이명호
경희대학교영어영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한후뉴욕주립대학교(버펄로)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경희대학교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영미문화전공교수로재직하면서글로벌인문학술원원장,감정문화연구소소장을맡고있다.저서로는『누가안티고네를두려워하는가:성차의문화정치』가있으며,공저로『감정의지도그리기』『유토피아의귀환』『페미니즘:차이와사이』등이있다.공역서로『식물의사유』『소설의정치사』가있다.

목차

서문:사랑,미니멀코뮤니즘에이르는멀고험난한여정·4

그남자와그여자는무엇을꿈꾸었을까:이상화와환상
제1장돈키호테는둘시네아를진정으로사랑했을까?·29
미겔데세르반테스,『돈키호테』━권미선
제2장보바리부인의사랑,그신기루를좇아서·61
귀스타브플로베르,『마담보바리』━진인혜

첫사랑vs마지막사랑:사랑과시간
제3장로미오와줄리엣의사랑,정체성확립의출발점·97
윌리엄셰익스피어,『로미오와줄리엣』━이미선
제4장시간을견뎌낸사랑·127
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콜레라시대의사랑』━이미선

섹슈얼리티:육체와정신
제5장사드적욕망을바라보는또다른시각·163
사드,『미덕의불운』외━정해수
제6장근대와육체,그리고사랑·201
D.H.로런스,『채털리부인의연인』━김상욱
제7장감정과이성의경계에대한스케치·225
장아이링,「색,계」━김경석
제8장젠더화된재건과낙인찍힌섹슈얼리티·245
박경리,『표류도』━김은하
제9장2000년대이후,우리들이사랑하는춘향·279
작자미상,「춘향전』━류진희

참된나의확인과공유:진정성이슈
제10장“내가바로히스클리프야”:존재의근원을찾아떠도는먼길·311
에밀리브론테,『폭풍의언덕』━이명호
제11장개츠비의사랑과개츠비의위대성·343
F.스콧피츠제럴드,『위대한개츠비』━김영미
제12장「개를데리고다니는여인」과그남자의사랑·367
안톤체호프,「개를데리고다니는여인」━안지영

경계를넘어:퀴어와비인간의사랑
제13장카우보이들의사랑·395
애니프루,『브로크백마운틴』━고강일
제14장우리도사랑하면안되나요?복제인간의사랑·421
가즈오이시구로,『나를보내지마』━김지은

불확실성의시대:우리는사랑을할수있을까
제15장1990년여성서사의귀환과낭만적사랑의종언·451
은희경,『새의선물』━김은하
제16장우리가꼭사랑해야하나요?현대일본의연애와결혼·491
무라타사야카,『편의점인간』외━심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