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철학은점점더추상화하고가까이하기어려워진다.철학의문제들은무시되고그것들을다룰능력이가장없는사람들의손에내맡겨진다.구체적으로말하면,그사람들은사랑하는법을배우고부모에게서벗어나는청소년들,그들이자기자신을이해하는것을금하는사회로부터도망치는우울하고좌절당한사람들,자신들이추방되었음을깨닫고마지막에는이제과거를회상하면서어쩔수없이의미에관한질문들에직면하게되는노인들이다.철학은우리의일상생활과아무런관련이없다는주장은난센스로시작되었는데,이난센스가이제진리가되어있다.가장호감가는내동료들중에서많은사람들이자존심을걸고철학의정교한무관련성을자주옹호한다.무슨논쟁을할수있을까?싸움은그들과하는것이아니다.해야하는일은철학이삶으로부터분리될필요가없고,오히려삶에도움이되고,그들이하는일에대해똑같이확신이없는다른사람들이끈덕지게우리에게주입하는어수선한내용들을조정하고종합한다는것을논증하는것이다.철학은본질적으로예술이다.그것은삶의예술이고,지혜추구이다.
---「머리말」중에서
오늘날의불안과절망이생겨난유래를추적해보면계몽주의와혁명에뒤이어일어난종교제도들과신앙의붕괴로거슬러올라갈수있다는점은역사가들과종교인들사이에서는진부한견해이다.그러나사실은그것이전부가아니다.우리가부조리성을느끼는것은신의은총에대한믿음의상실때문만은아니다.동시에인간의정의와인간의노력이갖는잠재력에대한믿음이엄청나게커졌다는점때문이기도하다.우리는종교의상실을한탄할지모른다.하지만종교를대체한우리의자신감이커져서종교의상실을보상해주는것을유감스러워하는것은비인간적이라고할수는없어도어렵다.부조리는종교의상실이아니라휴머니즘의증진때문에생겨났다.우리가우리자신에대해더많이생각할수록우리의리얼리티에대해서는덜생각하게된다.다른그누구의탓도아니다.
---「1장삶이라는문제」중에서
정념이인도해주지않으면,추론은원칙도힘도가질수없다.우리의“정서들”로부터단절되고나면,우리는누구도그어떤것도정당화할수없다는것을정당화하거나보여줄수있을뿐이다.흄은십만명의동양인들이학살당하는것보다자기의새끼손가락이따끔따끔아픈것에사람들이더마음을쓰는것은“비이성적”이지(즉이성의명령에반대되지)않는다고단언할때이요점을강력하지만가차없이강조했다.이성은오로지정념을통해서만인간의가치들과접촉한다.이성은단지개인의가치들과정념들이없는특정한형태의이성―객관적추론―일뿐이다.이성이방법론상으로개성과주관성을모두벗어버리는것은“자연”에따른것도아니고논리에따른것도아니라,대단한노력을기울인덕분이다.객관적추론은(심지어자의식속에서도)자기자리를가지고있다.하지만객관적추론은이성전체가아니다.이성자체는추상성과보편원칙에대한호소때문에이데올로기와개인적서약이전혀없는것이아니며,개인적편견과편애로부터자유로운것도아니다.
---「2장새로운낭만주의」중에서
생리적인원인들이외에도감정을불러일으키는다른원인들이있다.상기한두개의명제를적절하게옹호하기위해서는더일반적인설명이나올때까지기다려야할것이다.여기에서내목적은감정과생리기능의관계를다루는흔한두가지방법의어수룩함을보여주는것뿐이었다.이방법들은감정을생리기능이의식층위에서표현된것으로축소하거나생리기능과감정의관련성을완전히부정한다.문제는그렇게단순하지않다.우리는수압메커니즘이나전압실또는보일러가결코아니다.우리는보일러위에설치되어있는전지나밸브에부착된검류계처럼,압력을수동적으로내부에기록하는의식이라는진기한부속품을우연히가지고있다.하지만,우리는뇌의기저부에있는작은선안에있는가느다란통로를통해서펌프작용을하고맥박이뛰는우리의신체에붙어있는데카르트철학의정신이아니다.데카르트철학의정신에게는물질세계가흥미의대상이지만,우리의정념에대해서는아무런관련이없다.우리가알고있는것이우리가“느끼는”것을일부결정하고,이것은우리의환경에해당하는것만큼우리의뇌작용에도해당한다.
---「4장생리기능과느낌,행동」중에서
보면,이두논리는참으로아주다르다.감정의신화는쉬르리얼리티를극적인형태로구성한것이다.그러므로동물들과식물들과우상들에게인간의속성들을부여하든인간의형상들을신과같은지위로격상하든,감정의신화는언제나의인화를포함한다.(인간을신의지위로격상하는것과신성한것을인간의용어로세속화하는것사이의차이는거의없다.)물론,그러한의인화의범위는다양하다.목적론으로설명하기를선호하는일부사람들은어디서든그것을되는대로사용할것이다.객관적설명은되도록인과관계를나타내는것이어야한다고주장하는다른사람들,특히우리들자신은목적론적인설명을무모한설명수단으로남겨둔다.114.이런사람들에게의인화의범위는정말로지극히제한적이어야하고다른사람들에게만한정되어야한다(왜냐하면그들을다루는방법은,몇몇행동주의자들과과격한환원주의자들을제쳐놓으면,적어도항의받을우려없이“의인화될”수도있기때문이다).
---「5장주관적정념이론」중에서
그렇다면감정이란무엇이고어떤역할을수행하는가?솔로몬에따르면감정은맹목적이거나비합리적인힘이아니며이성의통제를받아야하는것도아니다.핵심만간략하게말하자면,감정은우리가세계에조율되는방식이자,우리의현실에형태와구조를부여하는판단들이다.판단으로서감정은삶을구성하고삶에의미를제공하며우리의관심사들과목적들을만들어낸다.더나아가솔로몬은감정자체가삶의의미이고우리의세계라고까지말한다.물론여기에서말하는세계는객관적인세계가아니라우리의주관적인세계를뜻하지만,주관적인세계는객관적인세계와연동되어있으며주관적인세계에서의변화는객관적인세계에서의변화로이어질수있다.따라서감정은수동적인것이아니라우리가능동적으로하는행동이고,그러므로우리자신이책임을져야하는것이다.이책의초판본이나왔던1970년대당시에아주도발적인감정옹호론이었으며,우리시대의관점에서봐도여전히도발적인견해이다.
---「옮긴이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