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16.80
Description
모두가 기다려온 정세랑의 첫 에세이!

친구의 도시를 걸으며 정세랑이 만난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았던 순간들
덧없이 사라진다 해도 완벽하게 근사한 순간들에 대하여
모두가 손꼽아 기다려온 책,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정세랑의 첫 번째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우리 앞에 도착했다. 정세랑 작가는 여행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뉴욕까지 날아가고, 이벤트에 당첨되어 런던에도 가고, 남자친구의 유학을 따라 독일에도 가게 되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여행기가 어쩌다가 9년 동안 계속되었고, 누구나 여행을 그리워하게 된 이때에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덕분에 시간이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쌓여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 묘한 여행기가 탄생했다.

이 책에는 정세랑의 소설들이, 정세랑이라는 작가가 어떻게 탄생하고 만들어졌는지 ‘정세랑 월드’의 모든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가지 않았더라면 쓰지 못했을 것들에 대한 기록이 가득하다. 과거와 미래, 동서 문명, 인간과 환경을 아우르며 이 시대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이런저런 이유들을 투덜투덜 털어놓다가, 결국 조각조각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해버리고 마는 사랑스러운 지구 여행객 정세랑. 좋아하는 것을 한껏 좋아하는 가장 순정한 사람들, 그 순정한 마음에 대한 다정한 기록을 담았다.

작가는 어느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속속들이 시선을 건넨다. 정세랑의 다정한 세계 속에서 우리 모두는 그 순간 가장 특별한 주인공이 된다. 사랑하는 이들의 세상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기를, 어디선가 다정한 대화들이 계속되기를, 지구 구석구석 모두의 반짝이는 안녕을 간절히 바라며, 자신의 ‘최대 가능성’을 향해 빛과 사랑의 방향으로 걸음걸음 걸어나간다. 엉망진창인 세상도 정세랑 작가의 필터와 렌즈를 거치면, 보이지 않던 희망이 발견된다. 같은 지구가 맞나 싶게 특별해 보인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면 일상도 여행이 된다. 여행이 멈춘 시대에,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 더 큰 사랑을 향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걸음 나아가는 여행. 바로 그때 이 책이 가장 든든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정세랑

1984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0년『판타스틱』에「드림,드림,드림」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3년『이만큼가까이』로창비장편소설상을,2017년『피프티피플』로한국일보문학상을받았다.소설집『옥상에서만나요』,『목소리를드릴게요』,장편소설『덧니가보고싶어』,『지구에서한아뿐』,『재인,재욱,재훈』,『보건교사안은영』,『시선으로부터,』산문집『지구인만큼지구를사랑할...

목차

뉴욕
아헨
오사카
타이베이
런던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독자들이만든작가,독자와함께만든책

『지구인만큼지구를사랑할순없어』에는유명인의추천사가아닌이책을먼저읽은‘독자’들의추천사가실려있다.정세랑작가하면빼놓을수없는수식어가바로‘독자들이만든작가’다.정세랑작가를향한독자들의사랑은각별하다.
“천부도겨우팔렸지만그때도강렬하게지지해주는독자분들이계셨다.책한권없이몇편의단편뿐이었을때부터가장좋아하는작가라고말해주시던분들이…….독자와작가사이의사랑은세상의그어떤사랑과도달랐다.어떨때는커다란방패고,또어떨때는완전연소하는연료라서한번경험하면다시는그것없이살수없게된다.아무것도아닌나를선택해사랑하기로마음먹은분들이의기양양하실수있게어떻게든살아남고싶었다.”
『지구인만큼지구를사랑할순없어』는바로그독자들이만든책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이책은전국10개의독립서점을기반으로100명의독자가참여한위즈덤하우스사전독서모임‘SSA비밀요원프로젝트’를통해만들어졌다.
SSA비밀요원프로젝트는자신만의특별한경험을중시하는밀레니얼독자들에게‘비밀’콘셉트로독특하고재밌는경험을선사하고,숨어있는좋은서점을발굴하여독자와연결함으로써독립서점을활성화하고자하는취지로기획되었다.사건파일콘셉트의스페셜에디션가제본을미리읽은독자들은비밀기지(독립서점)에모여“스토리로세상을구하라!”라는미션을수행하며책을중심으로강력한연대감을나누었다.『지구인만큼지구를사랑할순없어』는독서가단순히혼자서책을읽는행위에그치는것이아니라,자기만의방식으로이야기를다양하게즐기며,책을통해사람을만나고더나아가자기자신을만나는여행임을알려주는책이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이시대에가장필요한진정한‘여행에세이’가아닐까.



∥이책을먼저읽은독자들의다정한말들∥

세상에는정세랑을사랑하거나,아직정세랑을잘모르는사람만이존재한다.무한한절망을느끼다가도,이책을읽으면다시한번두주먹을불끈!쥐어보게된다._박보리

어쨌든정세랑의첫에세이를읽어둬,무슨일이일어날지모르니까!있는힘껏살아갈수있을것만같은용기가솟아났다.이책을좋아한다고말하는사람들과는친구가될수있는것만같다._변예림

정세랑작가의가방에키링처럼달려함께걷고여행한것같다.같은지구가맞는가싶게특별하다.별볼일없는것들도특별하게볼수있는힘을나눠받았다._한수진

정세랑의사랑은연약하고소중한것에대한사랑으로고독한이들에게큰위로를준다.우리는이제더큰사랑을할수있을것같다._박정란

캄캄한우주속기적처럼밝은지구를,친절하고다정한친구들과함께여행하고있다.정세랑월드로연결된지구의모든친구들과함께이책을읽고싶다._정지연

사려깊고명징한사유들이갈피갈피가득하다.요즘시대를어떻게관통해낼지골머리아픈사람이라면힌트를얻을수도있겠다.지구여행의든든한벗을얻은기분이다._로라




<본문에서>

어쩌다가여행에세이를9년째쓰고있는지모르겠다.종종소설보다뒤에붙은‘작가의말’이재밌다는말을들어서에세이도쓸수있을줄알았더니,예상과달랐다.쓰다가멈추고쓰다가지우고쓰다가고치며시간이흘러버렸다.이지난여행의기록들은사실여행그자체보다는여행을하며안쪽에축적된것들에중점을두고있는듯하다.좋아하는친구들을만나러멀리가서맞닥뜨린,이야기보다더이야기같았던순간들을마음속거름망으로걸러내정리해두고싶었다.-8쪽

어쨌든많이보고싶었으므로여행을크게즐기지않으면서도뉴욕까지날아갔다.웬만큼만가까운친구라면스리슬쩍변명하고가지않았을텐데,누군가를좋아하면확실히무리하게된다.아끼는마음의척도를얼마나무리하느냐로정할수있지않을까?2012년5월의일이었다.그때쓰기시작한에세이를아직도쓰고있는것이다.이게웬일이람.덕분에시간이크레이프케이크처럼쌓여더더욱묘한글이되고말았다.-12~13쪽

스물아홉살의내가몰랐던것을지금의나는알고있다.사랑때문이었다.천부도겨우팔렸지만그때도강렬하게지지해주는독자분들이계셨다.책한권없이몇편의단편뿐이었을때부터가장좋아하는작가라고말해주시던분들이…….독자와작가사이의사랑은세상의그어떤사랑과도달랐다.어떨때는커다란방패고,또어떨때는완전연소하는연료라서한번경험하면다시는그것없이살수없게된다.아무것도아닌나를선택해사랑하기로마음먹은분들이의기양양하실수있게어떻게든살아남고싶었다.-21~22쪽

사실여행을하는사람들은알게모르게최악을각오하고여행하는지도모른다.예민한사람들은그사실을명확하게인지하고있고,조금더신경이굵은사람들은무의식깊이묻어놓았겠지만.아름다운해변에도맹독성해파리들이있고,환한잔디밭에서도흉기가칼집에서빠져나온다.세계는,인류는,문명은순식간에백년씩거꾸로돌아가기도하고그럴때슬픔을느낄수있는사람들이그렇지않은사람들을견뎌야만한다.같은장소에서언제나같은일들이벌어지지는않는다는걸알고,지금이그리좋지않은시대라는걸인정하면서도어디선가다정한대화들이계속되고있길바라는마음만큼은버릴수가없다.-47쪽

지구는45억년되었는데,이모든것은결국항성과행성의수명이다하면아무흔적도남지않을텐데,우리는짧은수명으로온갖경이를목격하다가가는구나싶었다.경이를경이로인식할수만있어도아무렇지않은것들이특별해질것이다.덧없이사라진다해도완벽하게근사한순간들은분명히있다.-75쪽

내가아끼고사랑하는친구들이차별과모멸을겪으며깎여나가지않는세계를절실히바란다.행복은연결망위에놓여있는듯하다.가까운사람들이행복하지않을때그누구도혼자행복할수없으니까.누구나조금씩의모멸을견디며살지만지금우리사회에서퀴어들이매일맞닥뜨려야하는모멸은매우심각한수준인것같아우려가크다.우정에서출발하는신념이있고,나는어느도시에서눈뜨건무지개깃발을흔들준비가되어있다.-160쪽

여자들의삶에대해자주생각한다.세계곳곳의여자들의삶에대해.세계가이렇게망가지고무너져가는것은,이세계를복원하고개선할가능성을가진여성들이교육과사회활동의기회를얻지못해서가아닐까두려워하며추측하기도한다.그여성들이잃은가능성은결국인류가잃은가능성이될확률이높아조급해지지만,여성이극도로억압받는지역에서도의미있는움직임들이보이고먼곳에서도지지를보내기예전보다쉬워진시대에살고있다는것은희망이다.모여서강해지는것들이있다는사실을잊지않으려인권단체에기부를하고오지은의「작은자유」를들으며마음을다진다.-227쪽

가끔인류가문명의끝에서있는지초입에서있는지고민할때가있다.떠올리기만해도감미로운사람들과마음을나락으로미는사람들이동시에만들어가는이기묘한점묘화가멀리서볼때어떤형태일지궁금하다.점묘화의점이어서영원히스스로는볼수없을,고정되지않은채끊임없이변화할상의전체를소설로어설프게모사할뿐이다.아끼는사람들에게기댄채,지나치게좌절하지는않으려노력하면서.-262쪽

만나고싶은마음,달려가서안아주고싶은마음을잘다스리면서길고어두운시기를지낼각오를한다.오래전의여행을꺼내어보니얼마나많은것들을당연히여기고누려왔는지새삼스럽다.쑥스럽지만어떤날,우리가함께보냈던짧은낮과길게붙잡았던밤이나를구했다고C에게꼭이야기하고싶다.-292쪽

좋아하는대상을정교하게좁혀나가는데는특별한즐거움이있다는걸알았다.그사람내작가야,내화가야,그그림내소유는아니지만내그림이야…….모호함을덜어내고확신을보석처럼꽉쥐는일의충족감이있었다.무엇을좋아한다고말하는것보다싫어한다고말하는것이쉬워진세상이지만,좋아하는것이많은사람이분명더행복하지않을까?-3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