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나에게 물어온 것들 : 시간의 틈에서 건져 올린 집, 자연, 삶

집이 나에게 물어온 것들 : 시간의 틈에서 건져 올린 집, 자연, 삶

$19.50
Description
기발함과 넉넉함을 담은 집
기윤재(奇潤齋)의 집, 자연, 일상 이야기
남편과 함께 1년 4개월에 걸쳐 지은 집 ‘기윤재’는 아침에는 빛으로 밤에는 어둠으로 꽉 차는 집이다. 불안을 넘어서는 문지방(현관), 빛의 산책로(창문), 정주의 말뚝(문패), 너와 나의 별세계(다실), 변화의 구조(스킵 플로어), 별 헤는 방(옥탑방), 수컷의 바람(비밀의 방), 머리와 가슴의 시가 흐르는 공간(책장)……. 집의 공간들은 각각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며, 그곳에 머무는 사람과 삶을 함께한다. 집은 삶을 반영하고 삶에 영향을 주기에, 집의 여러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은 깊은 사유의 원천이 된다. 내 몸이 딛고 부딪히고 어루만지는 나의 공간, 나의 집이 불러일으키는 생각과 마음을 담아낸 이 책은 공간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돌아보게 해준다.

저자

장은진

창밖의사람과세상에관심이많았다.그들을더아름답게만드는디자인을배우고업으로삼았다.민들레홀씨처럼방방곡곡부유하며살았다.산사에들어가고,사막을거닐며,물건너이국에서살기도했다.문득홀씨의꿈은깊고굵은뿌리를내리고제삶을아름답게꾸리는것임을깨달았다.
결혼을했고,아이를낳았고,기윤재를지었고,그안에산다.문장의쉼표사이에숨어있는질문을길어올려글로엮기시작했다.머리는시원하고가슴은따뜻해지는글을쓰길소망한다.매일창가에서차를마신다.여전히창밖을보길좋아하지만,창에비친나를들여다보는일에도소홀치않으려고한다.

★인스타그램@round_ej

목차


프롤로그_자세히,오래

1장집이라는이름의공간에서
현관_불안을넘어서는문지방
창문_빛의산책로
다실_너와나의별세계
이름_집의정신
상량문_상량을상량하는시간
베란다_손실의감정을불러일으키는곳
복도_고정관념을깨는길
다용도실_본질을엿보는공간
대지_멸실되지않는기억
스킵플로어_변화의구조

2장온기를나누는사람들
옥탑방_별헤는방
정원_교감의장소
아이방2_선택의공간
비밀의방_수컷의바람
차고_중간장소
거실_나누는공간
샌드박스_창조의장소
부엌_살리는공간
소파_엄마의자리
미끄럼틀_마주서는장소
게스트룸_포용의공간

3장그렇게삶과대화한다
문패_정주의말뚝
데크-외면받는자들의도시
침대_죽음의연습
욕실_흘려보내는장소
계량기_다른세상을만날기회
콘센트_되돌릴수없는것을대하는자세
석축바위_타자의자리
마을_수면아래연결된섬들
방_실존의갑옷
그림_집으로의프러포즈
책장_머리와가슴의시가흐르는공간

에필로그_다락에서

출판사 서평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23년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작

아침에는빛으로,밤에는어둠으로꽉차는집‘기윤재’

현대사회의많은사람이전원생활을꿈꾸지만,도시를벗어난삶은로망에가깝다.직장문제,자녀교육환경,각종인프라가주는도시의편리함을포기하기란쉽지않다.인생이란하나를놓아야다른하나를얻을수있다는진리를잘알면서도,자본주의논리에지인의걱정까지더해지면불안이증폭한다.하지만결심하지않으면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다.저자에게집을짓는다는건,내일로미뤄지는자유대신오늘의자유를찾는일이었다.그렇게교외에집을짓기로선택한순간,로망은현실이되었다.

이렇게탄생한기윤재는아침에는빛으로,밤에는어둠으로꽉차는집이다.서른한개의창문으로들어오는빛이이끄는대로따라가며창너머를내다보면자연스레사계절을느끼고24절기를알게된다.목련꽃이조금더풍성해지고,은행나무가지에초록빛이늘어나는것을그저보기만해도삶은충만해진다.어제와오늘,시간의틈에서집과자연,삶을읽어내려노력하면세상을바라보는시선은저절로부드러워진다.

2층집이8층집이되는마력

“엄마~!어디있어?위에있어,아래에있어?”
“거실에있지.”
“아4층에있구나!”
“우리집2층인데?”
“우리집은8층이야,엄마.”

일반적인기준으로보아2층집인기윤재를아이는8층집이라고한다.지하층인차고에서시작해다이닝룸,평상,거실,서재,그물침대,다락,옥탑방까지스킵플로어로이루어진공간은아이가보기에완벽한8층집이다.다이닝룸에서시선을돌리면미끄럼틀이딸린평상을지나거실이보이고,거실소파에앉으면그물침대에서노는아이가보인다.서재의낮은벽너머로아래를내려다보면식탁에서바둑을두는남편과아이가보인다.『집이나에게물어온것들』은서로연결되는공간들안에서이루어지는크고작은경험들이일상을흔드는하나하나의질문이되어,삶의내용이고유한형식을빚고형식이다시내용을채워주는특별한관계에대한이야기를들려준다.

그렇게공간은삶을변화시킨다

티소믈리에로활동중인저자는차를마실때만큼은독립적인공간에서일상이씌운관념을벗어나주체적이고싶다는마음에별채로다실을짓고,이곳에서차한잔과함께자연의너른마음에안기고내면의깊은우주로들어간다.나만의별세계에성큼발을들여줄진실한친구와의차한잔을고대하며물을끓여차를우리고있으면혼자라도외롭지않다.마음을열면수많은‘나’를만날수있기때문이다.

도시의삶을동경하며차가운도시남자로살고싶어한남편은다락으로올라가는계단아래숨은공간에‘비밀의방’을만들어누구에게도방해받지않는혼자만의시간을보내고,기윤재의기발함이돋보이는출동봉을타고위층에서아래층으로내려온다.뜬금없이레몬나무를심어지극정성으로키우고,손톱만한레몬이열리던날이리저리사진을찍고레몬을맛보며“정말레몬인데!”하고황홀한표정을짓는다.

아이는복도에앉아블록을쌓아알록달록한집을만들고장난감자동차들을몰아신나게질주한다.복도는그저지나가는공간으로생각하는어른과달리,다른방들처럼오크마루가깔린복도는아이에게놀이방으로안성맞춤이다.아이에게장갑은추울때끼는것이아니라정원에서풀뽑을때끼는것이고,미끄럼틀은내려가는것이아니라올라가는것이다.이렇듯공간에대한고정관념을깨는일은그곳에머무는사람을변화시키고,변화는언제나전보다조금더나은쪽,좋은쪽으로향하리라는믿음을더욱견고하게해준다.

당신은어떤공간에살고있나요?

교외의주택에서사는일은자연과의교감,뜻하지않은동물과의만남,조심스레다가오는이웃들로삶을더없이풍성하게해준다.밤하늘의별,벽돌담틈에서피어나는꽃,어디든제집처럼드나드는길고양이,말없이문앞에애호박한꾸러미를놓고가는이웃에이르기까지자연이라는공유지를채우는모든것이서로의경계를존중하고배려하면서살아간다.기윤재안과밖의이야기를담은이책은내가머무는공간,그공간을채우는사람과사물,그리고나와집을둘러싼바깥세상의작고소소한것들이함께공존하며날마다조금씩성장하는모습을따듯한시선으로바라보게해준다.

자세히,또오래당신의집을둘러보세요.
삶을지나온당신과삶을걸어갈당신에대해
집이물어올것입니다.
“당신은어떤공간에살고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