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향한 여행 (머묾과 떠남)

빛을 향한 여행 (머묾과 떠남)

$19.00
Description
한국문학 연구가 드크레센조의 ‘사진을 읽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헌사
“공기의 입김을 받아 쓴 이 책은 빛을 향한 여행이다.
움직이지 않아도 사진 속 인물들은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표현한다.
나는 사진이 지닌 이 같은 상승의 위력에서 모든 존재에게 필요한 빛을 찾으려 했다.”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2023 한국문학번역상’ 대상(프랑스어) 수상자!

프랑스 국립대학 한국학 창설자이자 문학비평가,
한국문학 공동번역가로 활동하는 장클로드 드크레센조의
흑백 사진첩에 피어나는 인간에 대한 미학적 단상

한국 사진작가 김기찬, 조세희, 마동욱 작품 세계에서 만난 흑백의 삶!
사라져버린 것들의 흔적을 찾으면 찾을수록 커져만 가는 그리움 속에서
머묾과 떠남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발터 벤야민은 카메라에 찍히는 것은 “인간이 의식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무의식의 공간이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승우는 추천의 글에서, 그가 거리 풍경을 담은 사진들에서 “그 시대의 기운을 읽고,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마침내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을 획득해낸다”고 설명한다.

오랫동안 한국 정치,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저자는 특히 한국 사진작가 김기찬, 조세희, 마동욱의 작품 세계에서 70~80년대의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고 읽으며,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그 시절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의 오랜 한국 사랑이 이제는 사라지고 모든 것이 바뀐 세계를 재구성하며 우리의 기억을 되살리고 근원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마르세유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어느새 마르세유 골목과 서울 골목 풍경을 오가며 정다운 이웃들의 일상을 훔치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가교 역할을 한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70~80년대의 흑백 사진 속 서울 골목 풍경, 좁은 비탈길, 어느 한적한 마을 풍경들은 우리네 정겨운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본질에 대한 추억으로 이끈다. 그가 관찰한 거리는 아이들 세상이며 길은 사적 공간의 연속이고 집 문턱의 연장이다. 그가 만난 흑백 사진 속 아이들의 웃음은 고단한 삶에 한 줄기 햇살처럼 반짝이고 있다.

프랑스 국립대학 한국학 창설자이자 문학비평가, 한국문학 공동번역가로 활동하는 그는 최근 이승우 장편소설 『캉탕』을 프랑스어로 공동번역하여 ‘2023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만이 사라진 현실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우리를 이미지 앞에서,
그 명백한 진실 앞에서 더욱더 홀로이게 한다.
우리가 그 시간의 일부였기에.”

그가 관찰한 김기찬의 사진은 사라짐을 연출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존재를 되비추고 상황의 이전과 이후를 포작하며 시선에 순간의 감미로운 격정을 선사한다고 말한다. 조세희의 사진 작업에는 80년대의 삭막한 풍경, 고된 노동이 담긴 “오직 생생한 현실의 포착만 존재할 뿐”이다. 이미지에 잠식된 시대에 마동욱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여행으로의 초대이고 시선은 드넓은 풍경에서 낱낱의 그리움으로 길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가 포착한 세계에서 그의 언어는 눈부시도록 명징하다. 문학비평가이자 오랜 한국문학 연구가 장클로드 드크레센조는 최근 〈2023 세계한국어한마당〉 국제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언어의 가장 빛나는 종착지, 문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 책은 평범한 거리, 일상의 모습들이 담긴 사진들에서 그가 찾아낸 평범하지 않은 의미들의 기록이다. 말하자면 “시각이 미처 인지하기 전에 명치에 가하는 한 방의 타격”(김기찬의 사진에 대한 표현) 같은 것이다. 그에게는 한국의 거리와 사람들이 찍힌 이 사진들이, 한국 작가들이 쓴 소설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텍스트였던 것이다. 그의 사랑은 오래전부터, 그 기원과 연유를 헤아리기 어렵지만 한국에 붙들려 있다. -이승우(소설가)

“흔적과 추억은 돌아오지 않을 과거를 아쉬워하기보다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준다.”

상실을 메우고 추억의 빈틈을 채우고자 회귀할 때는 존재하기 위한 장소가 필요하다. 한데 돌아간 곳은 꿈꾸던 그곳이 아니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 무엇도 알아볼 수가 없다. 사진만이 사라진 현실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우리를 이미지 앞에서, 그 명백한 진실 앞에서 더욱더 홀로이게 한다. 우리가 그 시간의 일부였기에. 살아본 적 없는 나라와 시대에 대해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을까? 붙잡아둘 기억조차 없는데도 그리움이 솟아나는 원천은 무엇일까? 정치, 사회 문제에 늘 관심이 많았던 나는 먼발치에서 한국의 어려운 시절을 지켜보았다.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이 사진들을 만났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었고, 그 속에서 영혼들이 떠돌고 있었다. 사진 속 인물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들 중 몇몇은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잊힌 사람들, 인연의 기나긴 끈으로 끝없이 이어져 사진 속 인물로 표상된 바로 그들이다.

좁은 비탈길, 폭이 넓은 넥타이를 맨 남자, 하품하는 할머니, 장난꾸러기들, 나팔바지 입은 아가씨들로 이루어진 이 세계는 사라진 듯하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벗어나 시골 마을로 발걸음을 돌리면 이 장면들은 늘 살아 있고, 우리의 기억도 되살아난다. 멀리서 말 없는 가교를 꿈꾸었을 때 나는 그들을 만났고, 그들의 존재를 알아보았다. 이제는 이 사진들을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존재할 수도 있었던 것’을 그리고자 한다.
-서문, 〈흑백의 삶〉 중에서
저자

장클로드드크레센조

(Jean-ClaudeDeCrescenzo)

엑스마르세유대학교(Aix-MarseilleUniversité)한국학창설자.문학평론가,번역가.1952년프랑스남부마르세유출생,릴제3대학교대학원박사.엑스마르세유대학교아시아학연구소(IRASIA)객원연구원.2002년엑스마르세유대학교한국학과를창설하고2018년까지주임교수로재직했다.2017년서울대학교사회발전연구소객원연구원.2009년부인김혜경교수(엑스마르세유대학교한국어과교수,한국어보급의산증인이다)와함께프랑스어판한국문학문예지‘글마당’(www.keulmadang.com)을창간하고프랑스출간한국문학작품을정기적으로소개하고있다.2011년에는한국문학출판사‘드크레센조’(DecrescenzoÉditeurs)를설립하고한국소설가이승우,한강,은희경,김애란,정유정등과고전문학가박지원,이태준,그리고아동문학가권정생의작품을출간하였다.

한국문학공동번역가로활동하고있는그는문학평론가,번역가,출판인으로20여년간프랑스에한국문학을알리는데기여해왔다.그의다수작품이한국어로번역되었으며,이승우작품의상징과주제를해석한『다나이데스의물통』(문학과지성사,2020)과『프로방스숲에서만난한국문학』(문학과지성사,2023)이출간되었다.2016년문화체육관광부프랑스내‘한국의해’감사패,2016년한국문학번역원공로상수상.2023년김달진문학관이주관하는제14회창원KC국제문학상을수상했으며,국립국어원과문화체육관광부가공동주최하는〈2023세계한국어한마당〉국제학술대회개회식에서‘언어의가장빛나는종착지,문학’을주제로기조강연을했다.최근장클로드드크레센조·김혜경,두번역가는이승우의장편소설『캉탕』을프랑스어로번역하여‘2023한국문학번역상’대상을수상하는영예를안았다.

목차

추천의글:이승우
서문:흑백의삶


골목풍경을사랑한
김기찬을기리며

-우리가잃어버린것1
-우리가잃어버린것2
-돌계단의미소
-의정부의오막살이
-죽음의도시
-거리는우리들세상
-길모퉁이복덕방
-개만안웃는다
-우산을짚고있는소녀
-그시절그몸짓
-하품하는할머니
-통증을없애드립니다


생생한현실의포착,
조세희를기리며

-열린문,닫힌문
-아이의존엄성
-널뛰기
-창문에대한사회학적단상
-한푼은한푼일뿐
-공기와꿈


겹눈의사진작가
마동욱을기리며

-어느한적한마을
-사라진유년시절에바치는글
-일을마치고
-망중한(忙中閑)
-소달구지

이름모를이들과
또다른이들을기리며

-골목에바치는시
-시장에서
-할머니,나의할머니
-노래하고춤추는두아이
-두아이를품에안은엄마
-움직이지않는장면

끝맺으며
감사의말
사진작가연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