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 안심을 담는다 (강필중 시집)

상자에 안심을 담는다 (강필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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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 오는 아파트의 창가, 현관문에 붙은 전단지, 낡은 선풍기 같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이 이 시집 안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강필중 시인의 『상자에 안심(安心)을 담는다』는 보통의 사물에 숨어 있는 기묘한 울림을 붙잡아 언어의 은거처로 이끌어낸다.

시인은 “의문은 제자리에서 정진한다”는 고백처럼, 질문을 서둘러 해소하기보다 머무르게 한다. 그 머무름 속에서 사소한 것은 오히려 깊어지고 무거운 사회적 현실 또한 언어의 실험으로 전환된다. 분노와 자유, 퇴보와 진보 같은 시대의 문제들이 날선 산문적 호흡으로 배어들다가, 이내 최소한의 단어와 침묵으로 수렴하며 새로운 울림을 만든다.

『상자에 안심(安心)을 담는다』는 일상의 숨은 틈에서 시작해 사회와 시대의 무게를 지나 다시 극도로 절제된 언어의 미학으로 도달하는 한 권의 여정이다. 붉게 달아오른 말의 질주처럼 독자는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질문하고 머물고 응시한다. 그리고 책장을 덮는 순간 자신 또한 어디선가 정진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저자

강필중

저자:강필중
인제대학교명예교수
직전시집『이곳에서이곳으로』2024

목차


자서自序005

1부
입문019
비의무게020
능험(能險)021
육포022
세심023
괴근(怪根)024
전가025
풍경의압박026
행목(幸木)027
행목(幸木)풀어쓴버전028
만하(晩夏)029
사소(些少)030
은거031
폭우032
입장033
스톡홀름034
대상(對象)035
진적(盡赤)036
적인(赤吝)037
홍풍(紅風)038
무심039
친구040
개현(開現)041
극한(極旱)042
풍경(風磬)043
심화(尋花)044
무종(無終)045
몽각(夢覺)046
화암(花暗)047
성장048
배롱나무049
안부050
선(禪)13051
선(禪)12052
선(禪)11053
선(禪)10054
선(禪)9055
선(禪)8056
선(禪)7057
선(禪)6058
선(禪)5059
선(禪)4060
선(禪)3061
선(禪)2062
선(禪)1063
이명(耳鳴)064
2시11분전065
피뢰침066
푸르른날067
님은침묵인가068
해탈069
유랑070
전망071
비가그치고072
이발073
작은창밖이074
우적(雨滴)075

2부
유격(有隔)079
분노081
사월(四月)082
관(觀)084
꺾여서086
부정선거088
자유?089
첨단091
과거로나아간다093
파도094
해당화096
시린기쁨098
하루에한번099
비선대100
당신(當身)102
달104
오랜만에106
이상(李箱)108
겨울의마음110
동언록(凍言錄)112
왜빛은113
안팎114
시린양말115
춘래(春來)116
사후(死後)라는액자‘춘래(春來)’해명118
슬픔의성소121
눈물123
눈물124
구김살126
숫자가바뀌기직전127
소박한행복이라니뭔소린가129
미얀마강진131
스피노자완전(完全)이란무엇인가133
모나드(單子)흠결도완벽의일부인가135

3부
추색139
김민기추모의현재성141
자만142
쿠팡143
최명희화백144
그건가145
득명146
석양147
칠순148
까마귀149
조/오150
오감도151
시초152
혼돈153
아침154
위로155
풍경(風磬)156
적적(寂寂)157
한강158
등천(登天)159
와인160
물동161
먼동을보아라늦잠에관하여162
눈눈163
딥페이크164
뇌과학165
캡슐166
바칼167
폭우168
이명169
배경170
우주171
자족172
친서(親暑)173
여행174
핀에어175
플롬176
피요르드177
노르웨이178
소확행179
전체180
구체(具體)181
나무182
플라스틱183
유물(唯物)184
ARROWHEAD선무(鮮無)185

본서「이상(李箱)」에붙이는사족187
시집소개188
덧말189

출판사 서평

강필중시집『상자에안심(安心)을담는다』를세상에내놓으며,한권의시집이독자에게줄수있는가장본질적인선물은사유의정진이라고생각합니다.

이시집은일상에서출발합니다.아파트의전단지,낡은선풍기,비오는창가와같은흔한사물들이시인의언어를통과하는순간,그것들은더이상평범한물건이아니라존재의자취를비추는거울로변합니다.시인은의문을섣불리흘려보내지않고그자리에머물게함으로써우리가매일지나치는풍경속에깃든본질을더듬어가게합니다.

동시에이책은시대와사회를외면하지않습니다.분노와자유,퇴보와진보같은문제들을시인의날선시선으로직조해내며산문적호흡과시적긴장을교차시킵니다.그러나이러한발언조차도선언으로멈추지않고다시금언어의실험속으로흘러들어가조용한물결을남깁니다.
마지막에이르면언어는거의침묵에가까울만큼절제되어몇낱말만으로도깊은울림을전합니다.그절제는곧무게이며,침묵은곧사유의깊이입니다.시인은언어의가장가벼운형태로가장무거운질문을던집니다.

『상자에안심(安心)을담는다』는일상의은거와시대적응시그리고언어의절제라는세축이교차하며독자로하여금삶의자리에서다시한번‘나의의문은어디에서정진하는가’묻게하는시집입니다.이시집이독자에게단순한시읽기의즐거움이상을줄것이라확신합니다.삶의가장사소한부분에서불현듯피어나는기이한아름다움그안에서정진하는언어의힘을경험하시기를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