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품속 가야 이야기

백두대간 품속 가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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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철과 봉화의 유적으로 알아보는,
전북가야, 세상에 드러나다

금남정맥(錦南正脈)과 호남정맥(湖南正脈)은 전북을 동부의 산악지대와 서부의 평야지대로 구분 짓는다. 전북 동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이 북쪽의 금강과 남쪽의 섬진강 분수령을 이룬다. 영호남의 자연 경계를 이룬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동쪽에 운봉고원과 서쪽에 진안고원이 위치하며, 진안고원은 달리 호남의 지붕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전북 동부는 지정학적인 이점을 잘 살려 선사시대부터 줄곧 전략상 요충지이자 교통 중심지를 이루었다. 가야 소국들이 백제의 중앙과 교류하는데 대부분 이용해야 하는 중심이 되는 옛길이 전북 동부를 통과하여 교역망의 허브 역할을 담당했으며, 전북 동부를 무대로 불길같이 맹렬하게 전개된 가야와 백제, 신라의 역학관계는 대체로 철산지의 장악 혹은 사통팔달했던 교역망의 관할과 관련이 깊다. 그리하여 가야와 백제, 신라, 고구려의 유적과 유물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곳이다.
전북 동부는 마한 이래로 내내 백제 문화권에 속한 곳으로만 인식됐다. 1972년 임실 금성리에서 나온 유개 장경호가 전북 가야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고, 1982년에는 남원 월산리 고분군 발굴조사에서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에 가야 세력이 존재한다는 고고학 단서를 제공했다. 가야 고총에서 금과 은으로 상감된 환두대도 손잡이가 출토되어 당시 역사학계를 충격 속에 빠뜨렸다. 최고의 위세품으로 전북 가야의 존재를 신고했지만 전북 가야의 기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90년대 이르러서는 백두대간 서쪽 진안고원을 대상으로 가야계 문화유적을 찾고 알리는 지표조사와 그 성격을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가 추진됐고, 이후 해마다 군산대학교 고고학팀이 자체 지표조사를 실시하여 유적과 유물로 전북 가야의 존재를 꾸준히 알렸다. 전북 동부에 지역적인 기반을 둔 가야세력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규명하는데 꼭 필요한 고고학 자료도 상당량 축적됐다. 전북 동부를 모두 다 대가야 영역에 속했던 곳으로 인식하고 가야 소국 기문국己汶國이 임실, 남원 등 섬진강 유역으로 비정된 견해가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섬진강 유역에서는 가야 소국의 존재를 고고학 자료로 확증해 주는 가야 중대형 고총의 존재가 여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가야 관련 최고의 위세품도 거의 출토되지 않았다. 오직 임실·순창 봉화로를 근거로 장수 가야가 섬진강 유역으로 일시적인 진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금강 최상류에 지역적인 기반을 두고 가야의 소국으로까지 발전했던 장수 가야와 관련된 고고학 자료가 가야사 복원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종래에 전북 동부에서 축적된 고고학 자료를 문헌에 접목 시켜 가야 소국의 위치 비정도 다시 시도되고 있다. 백두대간 품속 운봉고원과 진 고원의 전북 장수군에서 가야세력이 4세기 말 처음 등장해 계기적인 발전 과정을 거쳐 마침내 운봉고원의 기문국과 진안고원의 장수 가야, 즉 반파국으로 발전했다는 주장도 발표됐다. 따라서 가야 소국 기문국과 반파국은 전북 가야의 아이콘인 것이다. 무엇보다 금동신발[金銅飾履]과 금제이식(金製耳飾), 철제초두(鐵製?斗), 편자(鞭子), 꺽쇠 등이 전북 가야의 고총에서 출토되어, 삼국시대 위세품을 파악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제 계수호(鷄首壺)와 수대경(獸帶鏡), 일본열도에서 바다를 건너 온 나무로 만든 빗 등이 전북 가야의 고총에서 함께 나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야와 백제, 신라, 마한계 최상급 토기류도 거의 다 모여 있다. 한마디로 전북 가야의 타임캡슐이다. 엄밀히 표현하면 전북 가야는 동북아 문물 교류의 허브로서 다양성 과 역동성, 국제성으로 상징된다.
그런가 하면 전북 동부에서 120여 개소의 가야 봉화도 그 존재를 드러냈다. 가야 봉화는 국가의 존재와 국가의 영역과 국가의 국력을 대변한다. 가야 봉화로 문헌 속 가야 소국의 존재를 방증해 주었다. 아직은 가야와의 연관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전북 가야의 영역에서 250여 개소의 제철유적도 발견됐다. 앞으로 머지않아 철의 왕국 가야를 제철유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백두대간 품속에 가야문화를 당당히 꽃피운 전북 가야는 한마디로 첨단 과학 기술로 요약된다.
저자

곽장근

우리나라전통지리학의지침서로알려진『산경표』에담긴문화권및생활권을고고학자료에접목시켜전북고대문화의역동성을탐구하는데몰두하고있다.전북동부산악지대에지역적인기반을두고가야소국으로까지번창했던운봉고원기문국과진안고원반파국의정체성,후삼국맹주후백제의탁월성,새만금해양문화의국제성을알리는데온힘을다하고있다.군산대학교역사철학부역사전공교수로있으면서가야문화연구소장,전라북도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위원회위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문화재청문화재위원과호남고고학회회장을역임했다.
주요저서로는『호남동부지역석곽묘연구』『장수군의교통문화』『호남의문화유산그보존과활용』(공저)『대가야와섬진강』(공저)『전북전통문화론』(공저)『백제와섬진강』(공저)『새만금도시군산의역사와삶』(공저)『전남지역마한과백제』(공저)『진안도통리청자』(공저)『후백제와전주』(공저)『고고학으로본임실』(공저)『대외관계로본후백제』(공저)『전북의해양문화』『백제웅진기영역과지방통치』(공저)『전북에서만난가야』(공저)『봉수왕국전북가야』『동북아문물교류허브전북』『장수군가야문화유산』『전북고대문화역동성』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_백두대간에도가야가있다

1부_전북가야,세상에드러나다

1장_백두대간양쪽에꽃피운가야문화
2장_고고학으로찾은기문국과반파국
3장_동철서염의무대,전북
4장_전략상요충지,진안군
5장_신라와반파국의각축장,무주군
6장_백제와전북가야의국경,완주군
7장_전북가야교역망의허브,임실군
8장_전북가야서쪽국경선,순창군
9장_봉화망을복원하다
10장_백제복속과멸망
11장_백제지방통치거점,섬진강유역
12장_제철유적의보고
13장_가야봉화와조선봉수병존하다

2부_운봉고원의철의왕국,기문국

14장_반달모양달궁터를찾다
15장_제철유적의보고,지리산달궁계곡
16장_운봉고원내가야왕국기문국
17장_세계유산도전,남원유곡리·두락리고분군
18장_전북가야요람,남원월산리고분군
19장_기문국철의장인들의첨단기술력
20장_철제품유통과명품토기박물관
21장_왕은금동신발을신고떠났다
22장_철생산과유통망의중심지
23장_동북아문물교류의중심이되다
24장_삼국의격전지,그리고아막성철의전쟁
25장_철기문화의백미,실상사철불을찾다
26장_섬진강철집산지와남원경의탄생

3부_진안고원의봉화왕국,반파국

27장_금강최상류에자리한봉화왕국
28장_첫국가사적,장수동촌리고분군
29장_가야고총에서나온말편자
30장_반파국사람들의윤택한삶
31장_백제와반파국의관문,와정토성
32장_지붕없는철박물관이있다면
33장_제철유적과봉화망구축
34장_만경강철가공,단야구이야기
35장_제철유적과반파국의숙명
36장_봉화왕국,무쇠를두드리다
37장_철의고장무주군,그리고신라
38장_국경선을감시하다,무주당산리산성
39장_제동유적의메카가되다,진안대량리
40장_제철유적의피날레,장수침령산성

에필로그_전북동부,야외박물관이다

출판사 서평

백두대간에도가야가있다

『산경표』우리나라전통지리학의지침서이다.이책에실린백두대간은한반도의척추이자자연생태계의보고로큰사랑을받았으며,달리전북동부에기반을둔가야세력의보금자리였다.백두대간품속운봉고원과금강최상류에지역적인토대를둔가야세력이가야소국으로까지발전했기때문이다.
전북동부에서그존재를드러낸가야봉화망에근거를두고‘전북가야’라는신조어를만들었다.전북가야는420여기의마한의분구묘와가야중대형고총,120여개소의가야봉화로상징된다.이제까지전북가야의영역에서축적된고고학자료를문헌에접목시켜운봉고원에지역적인기반을둔가야정치체를기문국으로,금강최상류가야정치체를반파국으로비정했다.중국및일본문헌에한묶음으로등장하는기문국과반파국은역동성과다양성,국제성으로상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