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표 고사인물도 - 한국의 채색화 모던하게 읽기 3

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표 고사인물도 - 한국의 채색화 모던하게 읽기 3

$25.00
Description
기억하고 싶은 옛이야기의 그림
고사인물도
『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표 고사인물도』는 민화와 궁중회화 등 우리나라 전통 채색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미술사 시리즈 ‘한국의 채색화 모던하게 읽기’ 3권이다.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는 옛이야기 중 우리가 기억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들의 훌륭한 행적을 담은 그림이다. 거기에는 교훈과 풍류가 있어, 이를 기억하고 즐기기 위해 그림으로 그려 생활공간에 펼쳐 놓았던 것이다.
이 책은 조선 중후기 고사인물도 연구로 정평이 난 유미나 교수(원광대학교)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월간민화』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새롭게 펴낸 것이다. 저자는 “한자 문화의 전통과 단절돼 고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우리 선조들이 고전으로 삼았던 옛이야기와 그림이 현대인들에게도 삶의 지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저자

유미나

저자:유미나
원광대학교역사문화학과교수.조선후기서화합벽첩을시작으로조선중후기의고사인물도와채색화를연구하며,근대기대중적으로향유된민화분야로관심을넓히고있다.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학교대학원에서미술사학석·박사학위를취득했다.전라북도문화재위원회위원,한국민화학회회장을지냈다.
저서로『동아시아미술,젠더(GENDER)로읽다』(공저),『예술의주체』(공저)가있으며,「채색선인도(彩色仙人圖),복·록·수를기원하는세화」(2019),「겸재정선미술관의《산정일장도》:조선후기에전래된구영(仇英)화풍의산거도」(2020)등다수의연구논문이있다.접기

목차

책머리에기억하고즐기고싶은옛이야기의그림,고사인물도
들어가는글고전학습에서삶과소망의표현으로_조선후기부터근대기고사인물도의흐름

1장현명하고충성스러운신하를맞으려면

01강태공,긍정과희망을기다리다_태공조위도
02훌륭한신하가있어야성군이된다_이윤경신도
03칼가는숫돌,배젓는노처럼_부열판축도
04왕업을이룬제왕의스승_이교수리도
05인재를맞으려면마음을다하라_삼고초려도

2장은자들의세상을그리다

06전설의은자들,허유와소부_영상세이도
07신선들의바둑놀이_상산사호도
08두임금을섬기지않는충정_수양채미도
09초야에묻힌청아한절개_부춘조어도

3장시인과문장가의아취를담다

10파교를건너매화를찾아나서다_파교심매도
11풍류시인,강물에비친달을잡다_시선농월도
12깎아지른계곡물줄기,세상먼지를씻어내리다_관폭도
13좌절은음주로풀고시로승화시킨다_취옹도
14매화를아내로,학을자식으로_방학도
15전원생활로돌아간은둔시인_무송반환도
16동쪽울타리아래서국화를따다_동리채국도

4장풍류군자의흥취를옮기다

17소나무아래서동자에게묻다_송하문동자도
18수레를세우고단풍을감상하다_풍림정거도
19거위를사랑한서예가_관아도
20기행일삼은문인서화가_제벽도
21거리낌없이자유분방하게_섬계회도도
22거문고음률에의미를실어서_탄금도
23인생은한바탕의꿈_오수도

5장성현의가르침은깊다

24도학의진리를추구하다_도학자들의고사인물도
25군자의꽃,연화를사랑한학자_애련도
26독창적인사상가이자은일처사_천진교완월도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교훈을주는그림에서
한국인의삶의이야기가되다

고사인물도는어떤그림인가

오랜세월이흘러도그가치가변치않는,후세에모범이되는것을‘고전(古典)’이라한다.조선왕조실록을보면임금에게요구된덕목은“한가지일이라도‘고전’에상고하지않음이없는것”이었다.이는군왕뿐아니라조선의모든군자에게요구된가치였다.우리선조들은옛사람들의본받을만한행적을기억하고본보기로삼아그들의삶이언제나정도에서벗어나지않도록경계했다.이를위해서역사와유교경전의학습이중요했으며,고사인물도는그학습과실천에도움이될수있는그림이었다.성리학을신조로한조선의문사들에게그림은도를수양하고도에도달하는매개로서가치를지녔다.

이러한고사인물도를확인할수있는화첩이전해내려온다.《고사인물화보(故事人物?譜)》와《만고기관첩(萬古奇觀帖)》,《예원합진첩(藝苑合珍帖)》이다,그림제작에는진재해(秦再奚),한후방(韓後邦),장득만(張得萬),양기성(梁箕星)등18세기전반의화원들이다수참여했다.왕실주문으로제작하고감상된것으로보이는데,《만고기관첩》과《예원합진첩》의경우는해당고사의원전을발췌하거나관련된시문의텍스트를쓴서폭이그림과짝을이루고있어그림을감상하면서고사의내용을학습하기에용이하다.그림과글을통해고전을익히고본받아‘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유교적이상으로나아가도록하는것이기획의도였을것이다.

고사인물도에서다룬주제

그렇다면고사인물도에그려진이야기는무엇이있었을까.또한가장인기있는이야기는무엇이었을까.고사인물도의내용을살펴보면,다음네가지주제로분류된다.

첫째,새로운왕조를창립하는데큰공을세운뛰어난지략가혹은나라의중흥을이끈능력있는재상의이야기이다.한나라를개창하는데공헌한장량의고사나후한말제갈량을제사로모시기위해유비가남양의초당을세번이나찾아간삼고초려의고사,이윤,강태공같은신하를찾아내기용한고사가가장많이등장한다.인재를알아보고등용하는일이얼마나중요한지를말해주는이야기가인기있었던것이다.
둘째,은둔하며청절을지킨은자이야기이다.조선선비들은현실정치에참여할것인지은일하며도를연마할것인지를고민해야했다.역사속에는허유와소부,백이와숙제,상산사호등은일을택한현자들이다수있었으니,이들의삶과행적은좋은본보기가되었다.

셋째,인구에회자되는명구를지은시인들에대한이야기이다.문치시대였던조선조선비들은대문호에대한숭상이깊었다.수많은시인중에서도도연명,맹호연,이백,임포등이고사에많이등장한다.이중도연명은다양한도상으로그려져조선시대에가장인기있는시인으로여겨진다.

넷째,성현으로추앙받는학자들,특히유교의사상과교리를밝힌학자들의이야기이다.성리학을국시로삼은조선시대에주돈이,정호,정이,소옹,주희등유학자들의행적과언행이그림으로그려졌다.

고전학습에서한국인의‘삶의이야기’로

19세기말에서20세기전반,민간의그림수요가폭발적으로커지면서고사인물도병풍또한상당히인기였다.고사인물도는대부분중국의옛이야기를그린그림이지만,마치우리곁에서일어나는일처럼실감나게풀어놓아친근하게느껴지는점이흥미롭다.실제로등장인물들이한복을입고좌식생활을하는한국인으로표현된경우를마주치기도한다.

하지만고사인물도는가장다가가기어려운화목(畵目)이기도하다.과거에는너무나익숙하고잘알려진인물들이었지만,한자문화의전통과단절된요즘은더이상이들고사를떠올리거나이해하지못하기때문이다.그럼에도고사인물도의주인공들이보여준지혜와지략,용기와도전,인품과멋,재능과철학은시대를초월한지고한가치이다.이러한옛이야기가오늘에되살려져현대인이당면한문제를슬기롭게헤쳐나가는방편이되어줄수있을것이다.

우리의선조들이고전으로삼았던옛이야기가현대인들에게도“삶의지표”가되기를바란다.100점이넘는고사인물도작품과이야기가어우러진이책이단절된전통과현대를연결하는다리역할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