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타 벵가 (박제영 시집)

안녕, 오타 벵가 (박제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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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발문을 쓴 민왕기 시인은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풍자와 해학도 깊어지면 서글픈 블랙코미디가 된다. ‘안녕, 오타 벵가!’. 이 인사는 이미 세상의 모든 체위를 경험한 후 체념해버린, 웃는 듯 우는 듯한 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시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어 보일 수 있을까. 영화 〈모던 타임즈〉 마지막에서 여주인공이 ‘살려고 노력해봤자 무슨 소용이죠?(What's the use of trying?)’라고 묻는 장면처럼, 웃음은 도무지 웃음이 되지 않고 울음도 도무지 울음이 되지 않는다. 이 삶을 건드리며 시인 박제영이 서 있다. …(중략)… 이번 시집에서 나는 「안녕, 오타 벵가」와 같은 해학과 풍자를 넘어선 서글픈 블랙코미디를 봤고, 〈장돌뱅이 우리 할매 술만 자시면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연작에서 무당의 언어를 체험했다. 이 뚜렷한 성취의 양쪽과 그가 그간 일궈왔던 생활의 시들은 자연스레 섞여있다. 해서 그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예상하긴 힘들다. 30여 년의 시력과 의지들이 말해주듯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글을 써온 사내이기 때문이다.”

박제영의 시편들을 단순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요약하자면, “‘서사(敍事)와 사설(辭說)’이라는 뼈대에 ‘풍자와 해학’이라는 살을 입히고 있으며, 그 안을 흐르는 피(리듬)는 판소리에 가깝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제영의 시편들은 신명난 한판 굿을 보는 듯, 마당놀이를 보는 듯, 혹은 시트콤을 보는 듯하지만, 그렇게 한바탕 웃으면 될 듯하지만, 그 뒷맛은 결코 유쾌하고 달콤하지만은 않다. 그의 시편들을 “서글픈 블랙코미디”라 부르는 까닭이겠다.
저자

박제영

가끔은잡문도쓰지만아직까지는시가가장재미있어서주로시를쓰고있다.시집으로『그런저녁』(2017,솔),『식구』(2013,북인),『뜻밖에』(2008,애지),『푸르른소멸』(2004,문학과경계)등과산문집으로『사는게참꽃같아야』(2018,늘봄),『소통의월요시편지(2009,늘봄)』등과번역서로『딥체인지』(2018,늘봄),『어린왕자』(2017,달아실)등이있다.월간『태백』편집장을역임했고현재달아실출판사편집장으로일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장돌뱅이우리할매술만자시면들려주던옛날이야기
백여시간나
혼자만착하믄뭐하노
아라리
어림반푼
복은받는기아니다
우금치
보릿고개
환장
만주
가는날이장날

2부.에라만득아,에라구신아
가리봉동58년개띠가만덕씨
가리봉동61년소띠마귀순씨
그궁뎅이좀치워줄래
와유
팁이라니까자꾸그카네
난리블루스장롱면허탈출기
첫사랑아니래도그카네
新오동추야
영찬이와영심이는누구를닮았나
백년전쟁

3부.할수없이사람이라는희귀종이서식하고있다
안녕,오타벵카
밥값
코로나씨는어떻게신이되었나
할수없이사람에관한이야기
러키서울,오피스코리아,우주피스공화국
사는게지랄맞을때면풍물시장에간다
오륙도
우연
아르바이트생A양이최저임금을계산해줄것을요구하자편의점주는이튿날A양을비닐봉지절도혐의로신고했고경찰은혐의가없는것으로결론을내렸다
지는세계
이편한세상
카톡왔숑,왕년은어디로갔나
세균론世均論
아귀찜을먹는저녁
불평등이순리다
취매역
그여자수박을샀을까못샀을까

4부.사랑이독이라면기꺼이그독을마시라
세상에서가장어려운책
그래도사랑,그래서사랑
꽃들에게미안하다
지척
사랑의역설
애월,독한년
보라,색의기원,각시투구꽃
봄날은간다5절
시좀봐달랬더니
치르치르미치르
옛날비디오를보면서
춘천이니까
시집읽는남자
난독증

5부.가짜시인은언제나가짜문제에대해말한다
살라가둘라메치카볼라티루카카꾸루꾸루칸타삐아비비디바비디부
옥타비오빠스냐옥탑위의빤스냐그것이문제로다
누가도아닌당신께서
평론가들이뽑은올해최고의시
고진하시인에게시를물었더니
개뿔아니개뿔보다못한
야반도주
시답잖은시론
달마가동쪽으로간까닭은
근황
시파는놈이시좀팔겠다는데
끝내실패할수밖에없는그길을
개밥그릇
박남철선생하나면족하지아니한가
나비도아닌나방도아닌나비를찾아서
그마해라
잔혹동시

해설_풍자와해학이서글픈블랙코미디가되기까지ㆍ민왕기

출판사 서평

풍자와해학으로빚은서글픈블랙코미디
-박제영시집『안녕,오타벵가』

등단30년째를맞은박제영시인이여섯번째시집『안녕,오타벵가』를펴냈다.30년동안여섯권의시집을펴낸것이니,5년에한권꼴로시집을묶은셈이다.본인은다작(多作)이라하지만과작(寡作)이라해도무방할듯하다.

박제영시인은이번시집을이렇게자평한다.

“치열한시인들을생각하면나의작품들은치졸하기짝이없다.그비굴을견디며치열에다가가려노력했다.처연한시인들을생각하면나의작품들은치기에가깝다.그비참을견디며처연에다가가려노력했다.그렇게수년의노력끝에겨우작은집하나지은셈인데,솔직히말하자면,형편없다.이런허술한집에속아넘어가줄독자가과연있을지모를일이다.”

시인의지나친겸손이겠다.이번시집에대해임우기평론가는이렇게평한다.

“인간과사회에대한희망과전망이닫힌시대에기존제도와가치는의심과전복의대상이된다.시의정체성도예외는아니어서기왕의시적가치와형식은풍자의대상으로변한다.‘시가욕돼버린세상’에서‘시는개밥그릇이니/개밥그릇이라먹다남은찬밥이대부분이니’시인은‘비참’과‘비굴’을견딘다.그럼에도시인박제영은고향‘春川’을‘靑春’으로읽는다.이환유적읽기는그의시들이‘청춘’의간이역을떠도는맑은영혼의비망록임을알려준다.시인은고향'터주’이다.그래서시인의비망록에는‘나비도아닌나방도아닌나비’같은시혼들이훨훨날아다닌다.‘춘천터주’의자유롭고무위로운혼이움직이는이시집에는유역민들이전습해온방언의생명력이생생하고마땅히지킬도리로서인심의근본으로돌아가는‘원시반본’의그림자가역력한것은결코우연이아니다.”

또한유용주시인은이렇게평한다.

“귀명창이판소리한대목을듣고깜작놀란다.동편제구나.예상을했지만,중저음의목소리가대단하다.걸쭉한너스레가허스키(수리성)까지하다.배꼽잡고웃다보면슬프다.요즘말로웃픈현실이다.나는30년넘게스산에서살아,내포지방말을거의안다.이문구선생이살아돌아온듯하다.박제영은한국문단의특이한존재,현장에누구보다강하다.그것을장돌뱅이할머니버전으로노래한다.책상물림들은그냄새와빛깔을죽었다깨어나도모를것이다.”

발문을쓴민왕기시인은또이렇게이야기한다.

“풍자와해학도깊어지면서글픈블랙코미디가된다.‘안녕,오타벵가!’.이인사는이미세상의모든체위를경험한후체념해버린,웃는듯우는듯한자의얼굴을하고있다.이시앞에서사람들은어떤표정을지어보일수있을까.영화〈모던타임즈〉마지막에서여주인공이‘살려고노력해봤자무슨소용이죠?(What'stheuseoftrying?)’라고묻는장면처럼,웃음은도무지웃음이되지않고울음도도무지울음이되지않는다.이삶을건드리며시인박제영이서있다.…(중략)…이번시집에서나는「안녕,오타벵가」와같은해학과풍자를넘어선서글픈블랙코미디를봤고,〈장돌뱅이우리할매술만자시면들려주던옛날이야기〉연작에서무당의언어를체험했다.이뚜렷한성취의양쪽과그가그간일궈왔던생활의시들은자연스레섞여있다.해서그가앞으로어떤방향으로나아갈지를예상하긴힘들다.30여년의시력과의지들이말해주듯자신이원하는대로의글을써온사내이기때문이다.”

박제영의시편들을단순히정의하기는어렵지만거칠게요약하자면,“‘서사(敍事)와사설(辭說)’이라는뼈대에‘풍자와해학’이라는살을입히고있으며,그안을흐르는피(리듬)는판소리에가깝다.”라고할수있지않을까.

박제영의시편들은신명난한판굿을보는듯,마당놀이를보는듯,혹은시트콤을보는듯하지만,그렇게한바탕웃으면될듯하지만,그뒷맛은결코유쾌하고달콤하지만은않다.그의시편들을“서글픈블랙코미디”라부르는까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