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침한 저녁이 더듬어 오던 시간 (김영희 시집)

침침한 저녁이 더듬어 오던 시간 (김영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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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달아실시선 47권. 유년의 상처와 향수, 가족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삶의 천착, 홍천이라는 공간을 원천으로 한 사물에 대한 관찰과 진술이 주조를 이룬다는 점에서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의 시 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시적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영희 시인의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자연과의 교감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인간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다. 그러는 사이 자연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훼손되었고, 인류는 지금 그에 따른 심각한 대가를 치르고 있지 않은가. 코로나19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앓고 있는 병들은 자연의 훼손에 따른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병증을 치료하는 근본책은 결국 자연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것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것에 있다.
저자

김영희

강원도홍천출생.2004년에『강원작가』로등단하였고,시집으로『저징헌놈의냄시』,『신남가는막차』가있다.한국작가회원,강원작가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송진이뛰어들어
봄,꽃다지
바람의메일
화살나무
수룸재의봄
접목은어렵다
노란봄
정자씨의봄
수타사에갔다
해가지면꽃들도집으로간다
터미널연가
아버지의노래
표고-백화고
헛개나무

2부
환상통을앓았다
폭우
춘분
무지외반증
통증은흐린날과동행한다
가슴뼈아래묻었다
상처가아물지않는다
빈방
온몸으로운다
우두망찰하다
초로기치매
춘천?그겨울의안개-죽림동언덕길을걷는다
1970.정릉산1번지
시월,?시위의현장을가다
노숙
귀향
문상
빈집
알츠하이머-11월이깊어간다

3부
팔월
여름강은세다
버드나무부처
木耳
貧寒
수도관이터졌다
홍도야우지마라
깻묵
동행
不眠
해고는아무나하나
트로트를끓이는아침
배기량은백일향보다화하지
그남자의엘레지
나의딸은목마가키웠다
홍천강1
홍천강2
한라산

4부
개똥이네
아이러니
둥근기억
설해목
동쪽으로머리두고잔다
자리끼얼까걱정하던그겨울밤엄마처럼
이남순뎐
눈에홀리다
주방칠우쟁론기柱房七友爭論記
그런시절2-보릿고개
역병이창궐하니
초근목피로살아가다
뒤돌아보지말고가시게!
맨천신들의집이되어서

해설_생의통증과시간을역류한언어들ㆍ김정수

출판사 서평

인간은자연의일부라는순한이치를밝혀주는시편들
-김영희시집『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

김영희시인이세번째시집『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을펴냈다.시집에대한얘기를하기전에먼저김영희라는시인에대해이야기를해야겠다.왜냐하면전국에김영희라는이름으로활동하고있는시인이여럿있기때문에혼동을피하려는까닭이다.

먼저2014년『문학과의식』으로등단한김영희시인이있다.1959년정선출신으로원주에서활동하고있으며,달아실시선으로시집『여름나기를이야기하는동안』(달아실시선35)을낸바있다.
그다음1967년대구출신의김영희시인이있다.2009년동아일보신춘문예시조부문당선으로등단하였다.
그리고제주도에서활동하고있는김영희시인이있다.85세라는고령(1931년생)에도불구하고2015년『서울문학』에「그리움」이라는시로등단하여당시언론에서화제가되기도했다.

이렇듯김영희라는이름으로검색을하면동명의여러시인이나오는데,이번에세번째시집『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을펴낸김영희시인과는분명히다른시인들이다.독자들께서는착오없기바란다.

해설을쓴김정수시인은이번시집을이렇게얘기하고있다.

“김영희시인의세번째시집『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은유년의상처와향수,가족을중심으로한유기적인삶의천착,홍천이라는공간을원천으로한사물에대한관찰과진술이주조를이룬다는점에서첫시집『저징헌놈의냄시』와두번째시집『신남가는막차』의시세계를더욱심화발전시키면서새로운시적방법론을모색하고있다.”

“김영희의시는낯선이미지나난해의세계로독자들을이끌지는않는다.시인의시선에노출된시선은낯선것이아니지만,아픔이녹아있는삶,자연의순환에서깨달은존재론,오래농축된경험과언어로변주된시세계는낯선풍경을연출한다.사물은늘그자리에있지만,그것을바라보는시인의시각과감성,계절의변화에의해사물은하나의의미가되어세상에드러나기때문이다.”

“김영희시의특징중하나는계절의변화에민감하다는것이다.자연에들어,자연과더불어사는삶인지라당연하다고생각할수있다.하지만단지물리적변화의관찰에그치지않고이를시적대상으로삼는동시에경험적사유를통한삶의변화의폭을넓히는한편이를긍정에너지로전환한다는점에서주목된다.자연에서만나는사물은계절에따라다른모습으로변하는데,시인의눈은이를놓치지않고예리한감각으로포착한다.”

그러나무엇보다김영희시인의시집에서눈에띄는것은자연과의교감이아닐까싶다.그동안인간은자연을정복의대상,극복해야하는대상으로여겼다.그러는사이자연은회복하기어려울만큼훼손되었고,인류는지금그에따른심각한대가를치르고있지않은가.코로나19뿐아니라현재우리가앓고있는병들은자연의훼손에따른것들이대부분이다.이러한병증을치료하는근본책은결국자연을자연그대로유지하는것그리고자연과인간의삶이조화를이루는것에있다.

김영희시인의시집『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은이러한자명하고도순한이치를환기하고있다.그렇다고김영희시인은“자연으로돌아가자”는루소의말을되풀이하는것은아니다.단지인간은결코자연위에존재하는것이아니며오히려자연의일부일뿐이라는사실을덤덤히보여줄뿐이다.가령「정자씨의봄」이라는시를보자.

정자씨는요
수룸재첫머리에사는데요
물소리바람소리함께사는데요
오랍뜰곰취며나물취고라니랑함께먹고사는데요
마당아래는요
고라니가물마시러내려오는계곡인데요
다래넝쿨우거진계곡인데요
그다래넝쿨이봄한철효자라네요
지난봄다래순따서삼십만원했다고
정자씨자랑하던걸요
넝쿨이가려하늘이보이지않는그곳은요
경칩이지나도개구리겨울잠을자는데요
수룸재진달래박새이로흐드러져야
허둥대고나와몸을푼대요
가재들돌밑에숨어보는줄도모르고요
쑥캐던정자씨도보았대요글쎄
-「정자씨의봄」전문

정자씨는“물소리바람소리”와함께산다.“오랍뜰곰취며나물취고라니랑함께먹고”산다.정자씨야말로인간본래의모습을보여주지않는가.아주오래전부터인간은자연의일부였다는그순한이치를,자명한이치를보여주고있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