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이 나를 뒤적일 때 (송병숙 시집)

뿔이 나를 뒤적일 때 (송병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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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사적 존재로서 시인이 던지는 실존적 질문들
- 송병숙 시집 『뿔이 나를 뒤적일 때』
춘천의 송병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뿔이 나를 뒤적일 때』를 펴냈다. 송병숙 시인은 원통중·고등학교장을 끝으로 평생 몸담았던 교직을 마치고, 지금은 오로지 시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에 펴낸 시집 『뿔이 나를 뒤적일 때』는 송병숙 시인이 앞으로 매진하려는 시의 노정(路程)이 어떤 길일지, 앞으로 구축할 송병숙 시인의 시세계가 어떤 모습일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

송병숙

시인

1982년『현대문학』초회추천부터작품활동.원통중·고등학교장으로퇴직후춘천에서시를쓰고있으며,시집으로『문턱』,『‘를’이비처럼내려』가있다.제17회강원여성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어떤뿔이나를뒤적이는지
뿔의기억
돌의호더스증후군-규화목
인동초
꽃,나팔을풀다
침묵
돌의발성법
거미
만개滿開
‘같다’와도롱뇽
슴베찌르개
퍼즐놀이
빗살무늬토기
’싶다’의방향
안과는중의적이다

2부.구멍의힘으로
기도,구멍의힘-구멍1
폭포앞에서-구멍2
새-구멍3
뻐꾹나리-구멍4
결박-구멍5
자라-구멍6
떡-구멍7
터치-구멍8
애면글면-구멍9
뜨덕국-구멍10
회전문에들다-구멍11
숭숭,아프다-구멍12
전원주택-구멍13
비-구멍14
톡,빨간털장갑을-구멍15
마스크-구멍16
자가격리-구멍17
데스매치-구멍18

3부.꽃뒤의꽃,저봉두난발
꽃뒤의꽃
압화壓花
구름일기
벌목
흙탕물의날갯짓
비밀번호
수화手話
모래부
박태기꽃
의암호,꽃피다
‘ㄴ’의각
호접란한촉
요선암
할머니거기계세요?-청령사오백나한상

4부.귓불을아프게잡아당기는,방동리
방동리
깨어있는날개는철썩거린다-석사천1
용대리,얼부풀다
입암리의달
미시령
한계령
양양
연鳶-석사천2
양구
호박꽃지다
오대산선재길
당산나무,금줄을끊다
신남하숙집
두둑뿌리

해설_존재사건의언어ㆍ오민석

출판사 서평

동사적존재로서시인이던지는실존적질문들
-송병숙시집『뿔이나를뒤적일때』


춘천의송병숙시인이세번째시집『뿔이나를뒤적일때』를펴냈다.송병숙시인은원통중·고등학교장을끝으로평생몸담았던교직을마치고,지금은오로지시작활동에전념하고있다.

이번에펴낸시집『뿔이나를뒤적일때』는송병숙시인이앞으로매진하려는시의노정(路程)이어떤길일지,앞으로구축할송병숙시인의시세계가어떤모습일지를잘보여주고있다.

이번시집의해설을쓴오민석평론가는송병숙시인이걸어가고구축하게될시적노정과시세계를이렇게얘기한다.

“시의언어는은폐된존재를탈은폐하는,존재사건(Ereignis;生起)(M.하이데거)의언어이다.시인은존재사건의주체로서존재를불러내고,존재는시인을부른다.송병숙은무엇보다도먼저망각상태에있는존재에주목한다.그것은고체화된시간이며,정지된공간이다.송병숙은망각시간과망각공간의모서리를파고든다.그녀는얼어붙은망각의강에실금을내고,죽은실핏줄에온기를불어넣으며존재들을불러낸다.이런점에서그녀의시는존재사건의언어이다.”

“‘물고기한마리꼬리를친다/꽁꽁언가슴이출렁,실금이간다//놀란듯성난듯입을쩍벌린채화석이된물고기/활처럼휜등뼈와참빗같은잔뼈사이/육탈한말의뼈가댕강댕강미끄러진다//절명의순간을잡아챈돌의발톱//화석에서붉은새한마리날아오른다/하늘과땅이뒤섞여회오리치던우주의낭떠러지에서/공포로떨던한줌의목숨//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정적을깬물음에바람이인다’(「침묵」부분)
송병숙의시선은(이토록빈번하게)은폐된망각의공간에가있다.그녀는화석화된시공간에갇혀있는존재를탈은폐화한다.그녀의언어는망각의각피에‘실금’을내는언어이다.그는‘꽁꽁언’기억의강을뚫고‘절명의순간’을끄집어낸다.레테의강물에손이닿기전,모든존재는얼마나다양한움직임으로생생하게살아있던가.그녀는존재를현존재로끄집어낸후,‘어디로와서어디로가는가’라는실존의질문을던진다.이런점에서그녀의시는사라진존재의‘정적을깬물음’이다.화석에서날아오르는‘붉은새’는존재의귀환을상징한다.”

“‘상원사문수보살이빙그레웃는다//문수전아래고양이도몸을떠는늦가을//서둘러밤이내려오고/지혜를찾아떠난선재동자도급히하산하고있다//오르는이나내려오는이나/지혜는얻는것이아니라/제안의것을끄집어내는것//계곡물에서걸어나오는비로毘盧가/저녁햇살에붉다’(「오대산선재길」전문)
이시는실천된장소로서의공간안에서,존재물음을던지는현존재의모습을고요하게보여준다.존재는공간을오르거나내려오면서질문을던지고,‘지혜는얻는것이아니라/제안의것을끄집어내는것’이라는답을얻는다.‘저녁햇살’에붉은‘비로毘盧’는그런현존재의빛나는현현의순간을보여준다.
이렇게보면,송병숙은존재망각의사태에서존재를불러내고(존재사건!)그것에실존적질문을던지는시인이다.그녀가살려낸가장활력있는실존은춘천을중심으로한강원도-공간속에서현재완료태로존재한다.이시집은이렇게망각-소환(생기)-현사실성의연속체를건드리는존재사건의아름다운언어로구성되어있다.”

오민석교수의말을짧게요약하자면이런것이겠다.
“우리의삶은고정불변의명사적삶이아니라시간과함께매순간변하는동사로서의삶이며실존이다.그러니까이번시집은인간이명사적존재를깨고동사적존재로서세계와조화를이루기위해던지는질문들이다.”

그러니까이번시집은“돌아볼줄몰라눈이멀”(「새-구멍3」)어버린존재에대한고찰이고,“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침묵」)에대한모색이고,“당신의안쪽,우리의바깥”(「전원주택-구멍13」)을찾기위한물음이다.또한우리는답을통해미래로순간이동하는초월적존재가아니라,질문을통해조금씩아주조금씩전진하는포월적존재라는것을보여주고있다.

속도의경쟁속에서과열된세상은점점더파국으로치닫고있다.이쯤에서우리는속도를줄여야한다.브레이크가파열되기전에,더늦기전에.우리의뿔이뿌리째뽑혀나가기전에.송병숙시집을권하는까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