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 (박용하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 (박용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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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절벽에서의 투기, 위험한 초월
- 박용하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강릉 출신의 박용하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50번째 시집으로 나온 이번 시집은 1991년에 펴낸 첫 시집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중앙일보사)를 개정 복간한 시집이다. 박용하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 되겠다.
첫 시집을 개정 복간하면서 제목을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로 바꾸었고, 미발표 초기시 3편과 첫 시집에 실리지 않은 초기시 3편을 추가했다. 해설도 초판은 박철화 평론가의 글을 실었는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김정란 평론가의 글을 실었다.
저자

박용하

시인

1989년『문예중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1991),『바다로가는서른세번째길』(1995),『영혼의북쪽』(1999),『견자』(2007),『한남자』(2012),『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2022)가있다.

목차

개정판시인의말

초판시인의말

미발표초기시
가을2
작문
조부祖父

초판에실리지않은초기시
순간의질식
나무
용서합시다

1부.파도를믿는저녁

측백나무
나무앞에서
연기
27
구부러지는것들
비오는날굴성屈性의식물들은
전화보다예감을믿는저녁이있다
청동구릿빛나무들의노래1
청동구릿빛나무들의노래2
대관령의자작나무는괜찮은듯이서있다

서울의밤과비와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默視
청동구릿빛나무들의노래3
풀잎

여름강
단편24시
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

2부.이슬심장
춘천비가1
춘천비가2
춘천비가3
북한강에서
막차
데스마스크
추억의푸른비뒤의검은빵
춘천비가4
춘천비가5
겨울강
죽음의집
겨울1970속초
잊혀갈것이다
봄비의묵시록
안개
삼십세
열등생

3부.피뢰침은낙뢰와함께잠든다
겨울산
낭떠러지앞에서
겨울산화악산
죽은시인들
동해안포구를위하여
지금그곳에선
서시

해설.절벽에서의투기,위험한초월_김정란

출판사 서평

절벽에서의투기,위험한초월
-박용하시집『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


1989년『문예중앙』으로등단한강릉출신의박용하시인이여섯번째시집『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를펴냈다.

달아실시선50번째시집으로나온이번시집은1991년에펴낸첫시집『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중앙일보사)를개정복간한시집이다.박용하시인을좋아하는독자들에게는무척반가운소식이되겠다.

첫시집을개정복간하면서제목을“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로바꾸었고,미발표초기시3편과첫시집에실리지않은초기시3편을추가했다.해설도초판은박철화평론가의글을실었는데,이번개정판에서는김정란평론가의글을실었다.

박용하시인은1991년첫시집『나무들은폭포처럼타오른다』(중앙일보사)와1995년두번째시집『바다로가는서른세번째길』(문지)를펴내며세상과문단에이름석자를깊게각인시켰고,세번째시집『영혼의북쪽』(문지,1999),네번째시집『견자』(열림원,2007)그리고다섯번째시집『한남자』(시로여는세상,2012)을펴내면서지난30년동안통렬하고질박한남성의시세계,박용하만의시세계를구축해왔다.

초판의해설에서박철화평론가는박용하의시를“죽음과의싸움-광기의시학”이라함축하면서이렇게평했다.

“그가시집전체를통해‘연신불을물펌프질’(「청동구릿빛나무들의노래1」)하는나무를예찬하는것은바로그나무는온몸이불순이고온몸이반동이며,반항으로써복수하는주체,바로그것이기때문이다.그가되고자하는‘나무는제살과피의꿈을불사른다’(「측백나무」).그것은‘안으로불타는정신에의해서해방되는세계’(「측백나무」)이다.그것을통칭하여그는광기라부른다.따라서나는‘광기’를향하여자신을연소시키는박용하의시세계를광기의시학이라부르겠다.왜아니겠는가.죽음과싸우는데에는광기가필요한것이다.그것은‘취한삶’의흔적들이다.흔적은도처에자신의그림자를남긴다.”

한편개정판의해설에서김정란평론가는박용하의시를“절벽에서의투기,위험한초월”이라함축하며이렇게얘기한다.

“오디세우스는바닷가바위위에앉아머리를빗으며항해자들을꼬드기는아름다운세이레네스의유혹에저항하기위하여돛대에자신의몸을꽁꽁묶는다.그는수직성의원칙에기댐으로써여성의수평적유혹에저항한다.여기수평의삶을거부하고오로지수직의삶만을살신탁을부여받은또한명의오디세우스가있다.박용하에게존재는단지수직방향을따를때에만의미를획득한다.그것은이시인이그토록증오하는‘시시하게살기’가‘전복’되는방향이다.그것은주어진삶,박용하에게는단지‘소문’,남들이그렇다니까그러한삶에불과한,타인들의판단기준에매여있는‘너그들’의삶을‘어디까지나/넘어서’려는자가취할수있는유일한방향이다.그는수직적인모든것,새의비상,나무들의직립,내리꽂히는비,폭포,타는불에자신의몸을칭칭비끌어맨다.넓은초월은없다.모든초월은높거나깊다.초월은면적이아니라높이이거나깊이이다.그것을갈망하는자에게옆으로살기는가장추악한추문이다.박용하는잘라말한다.‘길이나를데려가주지는않는다’(「삼십세」).”

“1990년대문학은위대함을포기함으로써그목소리의시대적변별성을추구해가고있는것같다.나는그시도의문학적의미를과소평가하지않는다.그것은명백히의미있는시도이다.1980년대의들뜬정치적메시지에눌려질식되었던개인의목소리들이얼핏보기엔아주잡다한여러형식들을통해발성되고있다.박용하의목소리는그목소리들가운데에서어쩌면가장이질적인요소들을가장많이가지고있는지도모른다.그는위대함의꿈을버리지않은거의유일한젊은시인이다.그래서그의시에는어떻게보면시쳇말로‘폼’만너무센터프가이의거친매너를닮은부분이가끔돌출되어드러난다.그러나그것은그의젊음의열정의흔적이다.오히려그세련되어지지않은열정은도시적감수성으로만얄팍하게무장한“내면이없는”세대가가장결하고있는덕성일수도있다.“

“박용하는이미어떤자신의어법을구축하는데성공하고있다.그리고그것은그의치열한내면추구를통하여탄탄한상상적통일성을보여준다.어조의단조로움이라든지이미지들의조합이도식적이라든지하는결함을지적할수는있겠지만,그것은그가지닌위대함의꿈,그리고그것을수행해가면서구축한그의견인주의적상상력이이룩한성과에비하면그리크게문제삼을바는아니다.게다가그는젊은시인이아닌가.젊음의거칠음은오히려신선하다.그것은어떤의미에서는내일의형식적우아함보다훨씬더가치있는것인지도모른다.”

누군가는서른살의박용하를“죽음과의싸움-광기의시학”(박철화)으로읽고,또누군가는“절벽에서의투기,위험한초월”(김정란)로읽고있지만,이제서른살의박용하는없다.30년의세월이훌쩍지난지금서른살의박용하는육십세에접어든박용하가되었으니까.

하지만시집『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가전하는메시지는삼십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유효하다.세계는삼십년동안진보(進步)한것이아니라답보(踏步)아니퇴행했으니까.아직도세계는“은유보다설명이더대접받는시대”((「27」)이고,“어둠이지배하는곳”(「27」)이니까.서른살의박용하의자조-“전화보다예감을믿는저녁이다.그래예감보다폭력을믿는저녁이다.폭력보다돈을믿는저녁이다(중략)국가보다오래전부터밀려오는파도를믿는저녁이다”(「전화보다예감을믿는저녁이있다」)-또한여전히유효한세상이니까.

박용하의시집『26세를위한여섯개의묵시』를다시읽어야하는까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