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새가 와서 사랑처럼 울었다 (조성림 시집)

멧새가 와서 사랑처럼 울었다 (조성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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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달아실시선 55권. 조성림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수학 교사로 4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고 홍천여자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조성림 시인은 남은 40년(백세시대 아니던가)은 오로지 오롯이 시를 살고자 하는 사람이다. 시를 모시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는 발길이 닿는 모든 곳, 눈길이 닿는 모든 것을 이제 시로 모실 작정이다.
저자

조성림

1955년강원도춘천출생.2001년『문학세계』로등단.시집『지상의편지』,『세월정류장』,『천안행』,『겨울노래』,『눈보라속을걸어가는악기』,『붉은가슴』,『그늘의기원』.시선집『낙타를타고소금바다를건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소양강
백야
쉬리
망각의지층
자화상
고수동굴
굴참나무
복고풍
쪽물들이기
발에게
오백나한
곡우
가보자국밥집
부담롱
부추꽃
죽방멸치
만월
발자국

2부
그대의손끝
보자기

안동역
수레국화
옷핀
마두금
고모
소양강에나를씻다
위대한마술
트로트사랑
네팔?여자
천개의별
지구의눈물
결혼기념일

3부
시인의집
심사평

황금나무
아름다운발-백윤기조각가
바리미초당
매화시회
느티나무
부탄
비석
환생
허공에사는사람
소설가의집
테라코타-권오현조각가

4부
울진금강소나무숲에물들다
만휴정에들다
무주구천동
백령도두무진
동강
통리역
영산포
모슬포
정라진
두들마을에젖다
청암정가을에빠지다
화령전작약
광릉숲
사천물회

발문_장소너머,사랑그리고풍화ㆍ김창균

출판사 서평

‘시를살겠다,시를모시겠다’는자기다짐
-조성림시집『멧새가와서사랑처럼울었다』

2001년『문학세계』로등단하여춘천에서활동하고있는조성림시인의여덟번째시집『멧새가와서사랑처럼울었다』가달아실시선55권으로나왔다.

수학교사로40년동안학생들을가르쳤고홍천여자중학교교장을끝으로정년퇴직한조성림시인의현재공식직함은춘천시사북면지내2리3반장이다.조성림시인을일러최돈선시인이“시쓰는반장님”이라부르는까닭이다.최돈선시인은또한언젠가조성림시인과그의시에대해이렇게얘기했다.

“조성림시인을만나면누구나아름다워진다.바람같은미소와잔잔한말씨를어느결엔가닮게된다.손가락끝으로그의시를훑어내리면드르릉소리가나듯아름답다.그의시는소금꽃처럼짜고눈부시다.”

이번시집의표4글을쓴한승태시인은이렇게얘기한다.

“(조성림)시인은오랜세월수학을가르친선생이었다.「호숫가학교」라는시부터그의팬이었는데학생에게도내게도두고두고즐길별빛이었다.별은詩고詩는잘익은감이며,그것이뿜어내는빛을이웃과나누는것으로그는행복하다.「천개의별」이나「부추꽃」「굴참나무」「보자기」「심사평」「네팔여자」「죽방멸치」는고스란히조성림을보여준다.그는붉은감을품고이웃과나누려다마침내감빛시가되었다.마음다쳐외롭고분할때에는그를만나면위로가되었다.그의눈동자가뿜어내는감빛에분노는금방녹아버리기때문이다.‘장차시인이되어서도/시인보다도시의따뜻한마음을/소유한사람이되었으면좋겠다’(「심사평」)는심사평대로평생따뜻한마음을견지한시인,삶이그대로시가되는것도어렵고시를살아내기는더어렵지만,그렇다한들그들모두가행복하지는않지만적어도그가행복했으면좋겠다.”

그리고시집의발문을쓴김창균시인은이번시집을한마디로“장소너머,사랑그리고풍화”라정의하며이렇게얘기하고있다.간략한다.

“이시대예술의대부분은자본의논리나어떠한시대적경향및시류에따라생산되거나소비된다.그러나이러한경향에서자유로운사람중하나가조성림이다.과도하게인위적이지않고시류나경향에편승하지않는시인!그는몇년전교직생활을마치고교외에소박하고아담한집필실을마련하여집과작업실을오가며시쓰기에전념하고있다.

작년산골산방에
매화두그루를모셔왔는데

올햇봄엔
햇살처럼매화꽃이터져
몇몇시인과화백을모셨다

시인은청매화꽃을처음보았다했으나,
사실은매실을보았으니
매화꽃을놓친듯했다

꽃들이사람을부르니
더욱귀한자리아닌가

사람도꽃잎처럼
잠시라도
술잔에꽃잎띄워
한수씩읊고갔으니

옛날의풍류가되살아오고
꽃잎이창문에어리어
그윽한향기의시간에다다랐다
-「매화시회」전문

매화가핀산방에시인과화가를초대하여술잔을기울이고시를얘기하며취하는시인!자신을꽃잎처럼술잔에띄워친구에게권하는풍류객!이렇듯그는늘넉넉하게사람을모시거나시를모실줄아는시인이다.이글을쓰는나또한그눈앞에선한풍경에동참하고싶은마음을감출수없다.”

늙는다는것이아름답다는것을보았는가

수십억년의늙음이
마치무사의머리같다는바위에
바다의파도가하루도쉬지않고
새기고새긴세월의주름이
저토록빛나는것을보았는가
-「백령도두무진」부분

“늙음의아름다움을아는시인,빛나는주름을볼줄아는시인,이렇게깊고세심한눈과고양된정신을가진시인을만난다는것은참으로그윽한삶의즐거움을얻는것이리라.(…중략…)늙음은무엇인가를완성하기위한시작인것이다.그러므로낡고늙어가는것은부정할현상이아니라필연적으로긍정해야할현상이다.이제시인을포함한이땅의나이들어가는예술가들은아름답게풍화되어야할때이다.아니아름답게무엇인가를시작해야할때이다.우리,우리가알고있는모든사람들이아름답게풍화되어가며둥글게사랑할수있길이시집을읽으며서로에게빌어주자.시인의앞날에지극한사랑과시가깃들길기원한다.”

40년학생들을가르쳤으니이제조성림시인은남은40년(백세시대아니던가)은오로지오롯이시를살고자하는사람이다.시를모시고자하는사람이다.그는발길이닿는모든곳,눈길이닿는모든것을이제시로모실작정이다.아예시를살아낼작정이다.이번시집『멧새가와서사랑처럼울었다』는그러니까조성림시인의일종의자기다짐인셈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