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느린 눈으로 오시네 (조현정 시집)

그대, 느린 눈으로 오시네 (조현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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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9년 계간지 『발견』으로 등단한 조현정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그대, 느린 눈으로 오시네』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60권으로 나왔다. 이번 시집은 시인 조현정이 (첫 번째 시집과 마찬가지로) 맞닥뜨리고 있는 안팎의 무수한 타자인 당신(들)에게 보내는 위로이며 연서인 셈이다. 지독 지난한 삶이지만 견대내자고, 지면서 이겨내자고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다.
저자

조현정

시인


춘천에서태어났다.2019년계간《발견》으로등단.시집으로『별다방미쓰리』가있다.민예총문학협회,강원작가회의,시문,A4동인으로할동중이다.2021년강원문화예술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아주긴장마가시작될거예요
결로結露
거머리
소요유逍遙遊
파치의시간
겨우살이
폭설暴雪
까마귀이는저녁
생존율15프로
그깟
미미
봄바다에서
유품에대한사적견해
다시는못볼까봐
ONAIR

2부
지나간여름이야기
파이트클럽을보는저녁
그나무어디로갔을까
엉엉우는여자를본두여자
아니와응
끈에관한농담
중복
휜나무
주도권
쥐잡기요령
허울

어떤변절
비누도둑
시집전문서점실비아

3부
약藥사리고개
일요일의감자꽃
파리풀꽃
청평사산책
가을의환幻
4월의눈
시詩
슬픈긍정1
슬픈긍정2
새벽에온바다
신비의도시
어디쯤이건어디에있건
이팝나무꽃젯밥
미생未生
어리바리세계관

4부
말,화살을날리다
꿈과춤
두부를만들다
이상한영농일지
비법祕法
유쾌한제사
전가복
개명改名
나의빽
자전거를탄오토바이
슬픈긍정3
슬픈긍정4
내려놓기1
내려놓기2
복기復記

발문과해설사이_겨울에서봄으로공간과관계의안과밖ㆍ김정수

출판사 서평

마침내느린눈으로오시는그대를마중하는시간
-조현정시집『그대,느린눈으로오시네』


2019년계간지『발견』으로등단한조현정시인이두번째시집『그대,느린눈으로오시네』를펴냈다.달아실시선60권으로나왔다.

첫번째시집『별다방미쓰리』(북인,2019)를낸지3년만에펴내는시집인데,조현정시인은시인의말에서이렇게얘기한다.

“괜찮아?/아직은.//당신께두번째연서를보낼수있어/다행입니다.”

그러니까이번시집은시인조현정이(첫번째시집과마찬가지로)맞닥뜨리고있는안팎의무수한타자인당신(들)에게보내는위로이며연서인셈이다.지독지난한삶이지만견대내자고,지면서이겨내자고어깨를두드리는것이다.

이번시집을시인박용하는이렇게얘기한다.

조현정의시에는어느시편할것없이그만의목소리가덤덤하고담담하게울려나온다.그말투는조근조근뭉근하기도한데,어떨땐까짓것!그러며털털하게세속의먼지들을한꺼번에털어내버리듯뒤끝이없다.“네말에내가얼마나아픈지알아도/내말에네가얼마나아픈지는”모르는말사용법이흥건한세상에남을이기려/제압하려드는자의말투가아닌,지는사람의말투가시곳곳에서비근하게펼쳐진다.이기는자들(의말투)치고세계의깊이에가닿는자들을본적이있는가.그것은지는자의말이되“생존율15프로”로‘생존하지않을85프로’를너끈히감당하는/감당하겠다는긍정이자결의의말이기도해서우리의마음가짐을돌아보게만든다.그긍정이‘슬픈’이라는수식어를달고있어도긍정에변함이있을수없다.저지는사람의말의근저와기원엔,상실에관한불안한흔적과다시는못보게될지도모를두려움에관한기억이지문처럼묻어있다.“선택할무엇도없는저녁”의어떤기억에뿌리를두고있을이상실과불안은“밤이무서워늘형광등을켜고자던아이”를불러내고,“비웅덩이를피해가는법을”모르는“세상에던져진아이”를호출한다.그러니아이는마법을염원했을법하다.떠난엄마가보내온맞지않는‘초록신발’을신고다니던‘소녀’는슬픔과쓸쓸함의비밀한연대였던‘그녀와그녀’의시절을지나자분자분이세상의빛과그림자에말의의미와존중을더하는‘시녀(詩女)’가되어있다.“잠깐동안저승의눈과마주쳤다”는이긍정의귀재는자신의장점을발휘해“최대한무의미한하루를지내고자나선길”에서“숨만쉬어도산것들의의미가되어가던식구들”이라는내치기어려운전언을우리일상의식탁위에올려다놓는다.그것은겸손의말이되잘났다고으스대는자들을무안하게하는승리의말이기도하다.(박용하)

이번시집을편집하기도한박제영시인은조현정시인과그의시집을뭉뚱그려이렇게얘기한다.

“조현정의시는지는별에서지는방식으로별의중심까지내려가보겠다며제가슴에무덤을파는삽이다빛의중심에다다르기위해그림자가되어어둠을빚고있는손이다오늘은지겠지만내일은이기자며오늘은어둠이되겠지만내일은빛이되자며후후부는입김이다마침내느린눈으로오시는그대를마중하는시간이다”

그러니화살이무슨소용이에요.당신안에더강력한화살이있어도소용없어요.무시무시한혀를타고나온화살은형태도냄새도없이그저상대성에충실할뿐이지요.같은화살을쏴도누가누구에게쏘느냐에따라그파장은재미있거나재미없거나둘중하나죠.애석하게도그게다예요.결국돌고돌아제자리로온화살을껴안고우는건닳아빠진당신이에요.

스스로반열을높인,변하지않는시인나부랭이가있어요.

빈시위를당겨보고있어요.
-「말,화살을날리다」전문

첫번째시집『별다방미쓰리』에서조현정시인이자신의재기(才氣)를보여주었다면,이번시집에서는재기를넘어발효된말의진면목을유감없이보여주고있다.눙치듯던지는그의말들이이풍진세상을건너는당신에게작으나마힘이되고위로가되어줄것이니일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