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남기고 다 봄 (노미영 시집)

봄만 남기고 다 봄 (노미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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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슬픔으로 상한 영혼을 위한 처방전
- 노미영 시집 『봄만 남기고 다 봄』
1995년 『현대시』로 등단한 노미영 시인이 신작 시집 『봄만 남기고 다 봄』을 펴냈다.
첫 시집 『일 년 만에 쓴 시』(현대시, 2002)와 두 번째 시집 『슬픔은 귀가 없다』(시인동네, 2016)에 이어 세 번째 시집으로 달아실시선 63번째 시집으로 나왔다.

노미영 시인은 이번 시집이 “‘봄다운 봄’이 오기를 바라는 영혼들에게 처방전 같은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시집을 다음과 같이 자평했다.

“자신 안의 반딧불이 같은 빛을 잃는다면 슬픔의 근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근원을 밝혀야 슬픔의 새장에서 놓여날 수 있다는 것, 타인의 슬픔들도 녹여낼 수 있는,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자는 것, 그런 ‘봄다운 봄’이 오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봄다운 봄을 기다리는 모든 독자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

노미영

시인노미영은실향민2세대부모님무릎밑,아들없는집3자매중맏딸로서울에서태어났다.대부분미국으로이민간일가붙이들의부재와고향없음,이데올로기와근현대사,분단의소용돌이를읽어나가며배태된정체성의혼란속에서유년시절과청소년기를지나며이화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및동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노을때문에붉은색을좋아하고해바라기때문에노란색도좋아하기시작했으며봄,가을,겨울,라일락,모과향기,카푸치노,인사동오랜점포들을좋아하고보름달,눈썹달,반딧불이들,파아란어둠이내려오는저녁무렵,장작불이주는온기와열기,중력을거스르는새들과돌고래,제주도의물빛들을사랑한다.1995년월간『현대시』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슬픔은귀가없다』와『일년만에쓴시』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봄만남기고다봄
래퍼rapper
쉼표가많은시
화성에이름을
타투스쿨tattooschool
그림자꼬리
차단
오늘의운세
@
모음조화
홍보대사
이모티콘
비상구
비밀을두드리는귀
등대앞의섬
물의뒷모습
아보카도의일기
어제-오늘-내일
식물성인간
칙사勅使
분채粉彩
육즙
봄밤

2부
공소시효-기억의박물관7
#나비스타그램-기억의박물관8
으스러진변주곡-기억의박물관10
봉쇄구역-기억의박물관11
상처의법칙-기억의박물관12
검박물관-기억의박물관13
풍문-기억의박물관14
노래의역사-기억의박물관16

3부
끌수없는이야기
입의몸
조음장애치료프로젝트
미명微明
브런치
머리맡에빨간양말
1박2일
식물을기르기위하여
애플파이
코스모스의시간
보호색

4부
물이드는풍경
선잠
하늘위의하늘
바다의기원
물의얼굴
입문入門
착륙
가면무도회
해바라기는
이름에게
단비
좋아요

해설_갇히고닫힌세계의영혼들을위한진혼곡ㆍ황정산

출판사 서평

문학평론가황정산은이번시집을“갇히고닫힌세계의영혼들을위한진혼곡”이라명명하며다음과같이평한다.
“우리의삶은모두무게로이루어졌다.모두어깨에무거운짐을얹고살고있다.당장해야할일이어깨를짓누르고있고,가족에서의역할,직장과조직에서의위치,사회적으로얻은명망과영예가모두무게가되어본인의삶을압박하고있다.때문에,우리는한없는가벼움을추구하고있는것처럼말하지만사실은이모든무거움으로갇히고닫힌세계에살고있다.노미영시인의이번시집은바로이닫히고갇힌세계안에살고있는존재들을위해쓰여졌다생각된다.”

“인간은없는것들을꿈꾸는동물이다.없는것들을표현하기위해말을만들고없는것들을재현하고자예술을발전시키고없는것들에대한욕망을채우기위해문명을발전시켜왔다.어쩌면우리모두는지금내가가지고있는것들로사는것이아니라,내가못가진아니면내가잃어버린,이없는것들을위해살고있다고해도틀린말은아니다.없는것들을위해일을하고,없어서지금은아직경험하지못한세계를위해사랑을한다.한사람에대한진정한평가는그가가진것에의해서가아니라그가갖지못했다고생각하는것이무엇인가에의해내려진다.이시집의표제작이기도한다음시는이없는것들의세계를아주잘보여주고있다.”


나의화첩에서
사라진봄을찾아내는것은오랜습관

꽃잎들을찾다가시계를잃어버리고
새순을찾느라물감을잃어버리고
하늘을찾다가초록을놓치고

지쳐서나는,나비
혼자서나비
노래도없이,식목일

빈화분들이
빗줄기를두들겨맞고있는만화경萬華鏡

봄만남기고다봄
이름만남고다뜯겨진봄
-「봄만남기고다봄」전문


“봄은욕망의비유이다.그것이계절로서의‘봄’이건‘보다’라는동사의명사형으로서의‘봄’이건마찬가지이다.봄은우리가바라는것이기도하고바라는행위자체이기도하다.하지만그것은동시에부재하는것이기도하다.‘본다’라는것은‘바란다’는의미를가지고있고계절로서의봄은아직다가오지않은기다림을부르는부재의존재로서가장큰의미를갖는다.결국‘봄’은없는것들의세계이다.이시제목의〈봄만남기고다봄〉은이런욕망의아이러니를잘말해주고있다.우리가보고바라고욕망하는것이사실은채울수없는결핍이고부재하는존재로서의봄일뿐이라는것이다.〈빗줄기를두들겨맞고있는만화경〉은바로이허망한욕망의환유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산다는것은이없는것들을견디는것이다.없는것을채우려할때없는것들이우리를지배한다.시인은없는것들을불러내호명함으로써부재를부재로인식하여그것에대한욕망을지우고자한다.어쩌면시를쓴다는것은,이없는것들을써서지우는작업이다.노미영시인에게시를쓴다는것은이렇게없는것을불러내그것을확인하는작업이기도하다.”

“문명이발전하고각종삶의이기가만들어지고우리의삶이편리해질수록우리의삶은더벗어날수없는결핍의감옥이된다.우리의욕망은더욱커지고욕망이채워야할결핍은더늘어나고그만큼없는것들이더많이생겨나기때문이다.먹을수록더허기가지는것그것이바로현대문명의특성이다.그리고이런허기가세상을불행하게하고닫힌세계를강요하고폐허로만든다.노미영시인의시는이닫히고갇혀온통폐허가된세계를보여준다.하지만그안에서도차이를가진존재로서의정체성을잃지않으려는간절한노력이기도하다.한마디로노미영의시는‘닫히고갇힌세계의영혼들을위한진혼가’라할수있다.이진혼가를통해닫히고갇혀존재를상실한모든불행한영혼들에게이름을부여하여위로한다.”

노미영시인은첫시집이후두번째시집을내는데까지13년이걸렸다.그리고두번째시집이후세번째시집을내는데에는7년이걸렸다.시집발간주기가13년에서7년으로줄었다고는하나보통2~3년에혹은3~4년에시집을내는것에비교하면오랜시간이다.이에대해시인은시인의말을통해이렇게밝히고있다.

“동어반복이길어지는것같아서/시간이필요했다.//하지만말[言]들은여전히견고한담장안에갇혀있었다.//빠져나오지못하는사람들,/빠져나오지못하는마음들에게/이말[言]들을선물한다.//영원한내편,영혼의동반자가/빠져나가지못하는말[言]들을/부디,녹여주었으면좋겠다.”

오래걸린시집인만큼,동어반복을피해심사하고숙고한만큼,시집속의문장들은각각의개성을지녔으며사유는깊다.두번째시집『슬픔은귀가없다』를통해자신의의지와상관없이세상에던져진존재들의슬픔을담담하게보여주고어루만졌던시인은이번시집을통해한걸음더나아가슬픔의근원이어디에서왔는지를살핀다.

문학평론가황정산은노미영시인의살피고있는슬픔의근원을거시적차원에서“욕망과결핍”에서찾아내고있으며이로인한불행한영혼들을달래는진혼곡이라고의미를부여하고있다.물론미시적으로살피자면개개인이처한상황에따라슬픔의근원은다다를것이다.그러나분명한것은슬픔을치유하는어떤처방전도원인(근원)을알지못한다면미봉책일뿐이라는것.그러니스스로그연유를찾아야한다는것.시인이말하고싶은것은바로그지점이아닐까.“이름만남고다뜯겨진봄”이란화두는슬픔의근원을찾으라는메시지가아닐까.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달의계곡(月谷)이라는뜻의순우리말입니다.“달아실출판사”는인문예술문화등모든분야를망라하는종합출판사입니다.어둠을비추는달빛같은책을만들겠습니다.달빛이천개의강을비추듯,책으로세상을비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