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종과 별종들 (김현식 소설집 | 도망쳐라, 잡히면 죽는다)

독종과 별종들 (김현식 소설집 | 도망쳐라, 잡히면 죽는다)

$14.00
Description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현식 소설가의 첫 소설집. 2018년 1960년대의 한국 사회상을 그린 장편소설 〈북에서 왔시다〉 출간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소설집은 세 편 「후리가리」, 「흡혈인간」, 「좀비, 디 오리진」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단국대학교 오민석 교수는 이번 소설집을 “총체성의 미학”이라 정의하며 다음과 같이 평한다. “김현식은 명백한 리얼리스트이고 반(反)부르주아적 사유의 소유자이다. 그는 장편 『북에서 왔시다』(2018)에 이어 이 소설집에서도 여전히 ‘총체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그의 개인은 늘 사회적 개인이고 역사적 개인이다. 그는 사회적, 역사적 맥락 속에 있는 개인을 본다.”
저자

김현식

소설가김현식(金賢植)은강원도춘천에서태어났으며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했다.1982년『소설문학』으로등단하였고,월간『태백』발행인을역임했다.국민대교수정선태와공편저로『‘삐라’로듣는해방직후의목소리』(소명출판,2011)를냈고,장편소설로『북에서왔시다』,『1907-네개의손』,『1907-일몰』을냈다.

목차

후리가리
흡혈인간
좀비,디오리진

해설_총체성의미학을향하여ㆍ오민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해학과풍자로그려낸우리사회의일그러진자화상
-김현식소설집『독종과별종들』


춘천에서활동하고있는김현식소설가가첫소설집『독종과별종들』을달아실출판사에서펴냈다.2018년1960년대의한국사회상을그린장편소설『북에서왔시다』출간이후5년만에펴낸이번소설집은세편-「후리가리」,「흡혈인간」,「좀비,디오리진」-의단편소설을묶었다.

시인이자문학평론가인단국대학교오민석교수는이번소설집을“총체성의미학”이라정의하며다음과같이평한다.

“김현식은명백한리얼리스트이고반(反)부르주아적사유의소유자이다.그는장편『북에서왔시다』(2018)에이어이소설집에서도여전히‘총체적’시선을견지하고있다.그의개인은늘사회적개인이고역사적개인이다.그는사회적,역사적맥락속에있는개인을본다.”

“「후리가리」는‘유신’으로불리는1970년대한국파시즘의황량한풍경을재현하고있다.모든사람을‘간첩’으로몰고가는짐승같은현실을그린장편『북에서왔시다』에서도김현식은해학과풍자로파시즘의‘나쁜진지함’을박살낸다.그옛날프로권투선수알리처럼그는나비처럼경쾌하게날아벌처럼가볍게파시즘을가지고논다.파시즘은그자체최악의코미디였으므로그는그것을최악의잔혹한코믹터치로그려내면된다.이것이그가1970년대한국의파시즘을재현하는방식이다.”

“「흡혈인간」은식민주의혹은제국주의적타자성이어떤방식으로가동되는지를보여준다.이소설의주인공인블라드와루시는‘흡혈인간’이다.그러므로이소설은흡혈인간에관한이야기이다.그런데이소설을흡혈귀내러티브로만읽으면이소설의껍데기만쫓아다니게된다.이소설의흡혈인간은권력의최상부에위치하며자본의대부분을소유하고있는현대판부르주아권력의은유이며,흡혈인간으로대표되는신식민주의권력담론과이미다강세성의복잡한사회로변해버린한국사회사이의근본적불일치를보여준다.”

“「좀비,디오리진」은좀비에관한이야기이다.이소설을떠받쳐주는일차적인힘은카지노공간과이곳의인물들에대한작가의핍진성넘치는묘사에서나온다.그는마치영화의장면처럼카지노의풍경들을매우사실적으로재현한다.덕분에카지노에한번도가보지못한독자들도이소설을읽으면카지노의풍경에매우익숙해지고도남는다.카지노에몰리는사람들은‘최종승자’인카지노에끝내패배할것을알면서도요행의일확천금을바라며카지노에몰려든다.자본이이들을궁극적으로구원해주지못한다는점에서자본은사실상‘죽은몸’,즉시체이다.그러나자본은카지노인간들의욕망을끊임없이부채질하며이들을파멸의길로몰아간다는점에서,역설적이게도살아있는시체,즉좀비이다.이런독법은이작품에서좀비를자본의은유로읽을수있게해준다.”

“돈을갖고튀는자들,그들도이렇게좀비가된다.좀비는‘낙원랜드’에만있는것이아니다.돈을‘낙원’으로간주하는모든곳에좀비자본이우글거린다.김현식은이엄정한현실을향해짐짓경쾌한잽을날린다.그러나그의잽은세계의부분이아니라항상몸통전체를향해있다.그주먹이어떻게가볍고즐겁기만하겠는가.이소설집의외곽에서해학의북이울릴때파시즘과제국과자본의세계에어둠의조종이함께울린다.”

김현식소설가는〈작가의말〉을통해이번소설집에대해이렇게얘기한다.

“우연이겠지만공교롭게도세작품모두정상의인간에서벗어난인물들을그리고있습니다.어쩌면‘나’안에살고있는또‘다른나’일수도있는‘독종과별종’의모습을보여주고싶었는지도모르겠습니다.‘소설같은’세상에서‘소설보다더한’이야기가넘치다보니‘소설다운’소설은오히려외면을받고있습니다.그런까닭에‘소설다운소설’은점점더희소해지고있습니다.그렇다면‘소설같지도않은’막장이야기나마제대로해보자는욕심의결과물이이책입니다.”

한편이번소설집을편집하기도한시인박제영은이렇게얘기한다.

“소설가김현식은〈아무말도하지않으면서모든말을하는〉사람이다.그는하나님처럼파랑새처럼유토피아처럼〈아무데에도없지만어디에나있는것과곳〉들을주로쓴다.그는〈뱉자니달고삼키자니쓴〉것들만골라쓴다.〈웃자니슬프고울자니웃긴〉것들만찾아내어쓴다.〈소용은없으나버리기에는아까운닭갈비같은〉것들만기어이발라내어쓴다.그렇다고왜그런소설을고집하는지지레짐작으로〈엉덩이가가벼운까닭〉아니냐묻지도마시라.그는다만〈엉덩이에뿔이나서〉〈똥구멍에털이나서〉그런거니까.그러니그를만나시거든〈도망쳐라,잡히면죽는다〉는얘기다.”

김현식소설가는농담을통해진실을전달하는특별한능력을지녔다.그의소설은해학과풍자로가득하지만마침내우리사회의일그러진자화상을보여주기에마냥웃을수만은없는노릇이다.물론그것이김현식소설을읽은재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