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일기장 (한정우 시집)

우아한 일기장 (한정우 시집)

$10.30
Description
달아실시선 66권. 2019년 남구만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혜성같이 시단에 등장한 신예 시인 한정우가 첫 번째 시집이다. 이름과는 사뭇 다르게 죽음이라는 씨실과 삶이라는 날실로 지은 한 권의 무덤 같은 시집이다. 죽음의 양식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보여주는 독특한 형태의 시집이다. 무척추의 언어로 빚은 시집은 집요하게 죽음을 응시하는데 그 끝에 닿으면 놀랍게도 삶의 기미가 보인다.

〈섬은 파도의 시작〉이라는 언명은 〈파도의 끝이었던 그 섬〉이라는 언명과 맞물려 삶과 죽음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순환의 고리, 〈우리들을 연결하고 끝내, 끝나지 않을 겨울을 건너려는〉 순환의 고리를 보여준다. 시집 『우아한 일기장』은 한마디로 비스듬히 흔들리는 바람, 즐문(櫛文)의 사구(砂丘), 비스듬히 내리는 〈비의 서체〉로 기록한 비가이며 비망록이다.
저자

한정우

시인한정우는강원도춘천에서출생하였고2019년남구만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김윤배,이경철,손택수3인의심사위원은“한정우의시는독창성이어떤유형에의해결정되는것이아니라질감의문제라는인식을뒷받침하는지표다.이시인은‘시’로규정된미학체계를수렴하면서도‘시적’인것을향해폭발한다.여기에시적사유의깊이와명료한이미지,세련되고활달한어법이돋보였다.또한응모작중엔드물게세계의부조리와날카롭게맞서면서도내성을잃지않는균형감이있고,「바람의장지葬地」나「마분馬糞」에서보듯묵직한문명사적제재들을다룰때조차시적부력을잃지않는힘에기대와신뢰를갖게한다.”고평했다.

목차

1부.무척추의언어,무척추의날개
나비는뼈를버렸네|빈방|죽거나혹은,|대문|산국|떼뿌루여|묘묘猫墓|노루실사람들|노루실사람들,그후|파시|마분馬糞|순환버스|카페同人1985|어비울을아시나요?

2부.국지성소나기가극성으로퍼부었다
우아한일기장|누가저가느다란둘레를오갈까|검은별|전설|잠시후,버스가도착합니다|새1|새2|새를낳는남자|골목마다당신이사라진다|뻔한꿈꾸기|비의무덤|밤의질서|애인|만조

3부.오래머물지않기로했다
칼랑코에|바깥|사이|독|마둔지에빈달있다|제비꽃|별리|정류장|두드러기|우리집에놀러와|핑크손가락|적도의언어|하루종일하지|푸른간판|스케치북|고래섬

4부.산새들의목덜미에작설이돋기시작했다
바람의장지葬地|갯바위|금성이떴다|말말말|너는|고지를위하여|미술관은내부수리중|백악기를건너|틀|배꽃이야기하나|배꽃이야기둘|북천|백사마을|녹

해설_새를낳는남자의날개ㆍ김윤배

출판사 서평

죽음을응시하여삶의기미를살핀다
-한정우시집『우아한일기장』

2019년남구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면서혜성같이시단에등장한신예시인한정우가첫번째시집『우아한일기장』을펴냈다.달아실시선66번시집으로나왔다.

시집해설을쓴시인김윤배는이번한정우의시집을각각이렇게평한다.

한정우의시편들은“시는순수이며비순수이고신성하며저주받았고다수의목소리이며소수의목소리이고집단적이며개인적이고벌거벗고치장하고말하여지고색칠되고씌어져서천의얼굴로나타난다”는옥타비오파스의언표를껴안는다.그녀의시는순수이며비순수이고신성한가하면저주받은것이고다수의목소리를대변하는가하면소수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고집단의식을말하는가하면개인적이다.
한정우는남구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문단에나왔다.그녀는유려한문장과선명한이미지와고급한은유를구사하며자신의시세계를확고하게구축해왔다.그녀가바라보는곳은사물의본질이며시가닿고자하는그너머이다.이러한그녀의시적태도가그녀의문학적성장을담보하는것이라고믿는다.
-김윤배(시인)

여고졸업이학력의전부이고김밥집을운영하고있는시인한정우는“먹고사는일이우선이라남들보다늦게시작했지만주6일,하루15시간의고된노동을견디면서지난5년동안치열하게시를썼다”며“이번시집은한마디로비의서체로쓰여진일기장”이라며시에입문한지오년만에첫시집을펴낸소감을이렇게밝혔다.

“죽음같은삶의끝에서어느날시가찾아왔다.운명처럼찾아온시가나의숨통을틔웠다.시를통해나는숨을쉴수있었다.김밥을말면서詩를말았다.잠을자면서도詩를꾸고詩를썼다.그렇게시에매달리자죽음같은삶의끝에서실낱같은삶의기미가보였다.굳게닫혀열릴줄모르던시의빗장을이제겨우열었을뿐이다.이제첫발을내딛었을뿐이다.시가어디까지나를데려다줄지모르겠지만,시는끝끝내닿을수없을미지일지모르겠지만,기꺼이가볼작정이다.”

시를통해숨을쉴수있었다면서,시가살려낸삶이라면서,죽음의끝에서삶의기미를찾아낸것도시때문에가능했다는시인의고백이어찌시인에게만해당하는고백이겠는가.생로병사의순환버스에올라탄이상누구도예외일수없다는것을또한시인은펼쳐보인다.

한밤중폭우에문득당신이흘러가고
난폭했던폭우도흔적없이떠내려가고

먼물소리따라
무작정떠나온땅이원통이었네
원통해서주저앉아북천에서울었네
흰물새한마리북천을꺾어흘렀네
저물길흐르고흐르다설악의깊은골짝
어느바위틈에산산이찢길까
물소리따라먼저떠내려간미유기떼는또,
어느단애를뛰어내리다흩어질까

내투명했던눈동자찌르고눈앞에서없어진것들
내가떠나보내고떠나온것들
세상의비의와세우지못한문장과가물대는어떤약속들
떠난것들은다시거슬러오지않아

가문강바닥,북천의푸른물소리그만그쳐버렸네
-「북천」전문

〈메멘토모리,죽음을기억하라〉는책에서김열규선생은말했다.죽음을잊으면삶이덩달아서잊어진다고.그렇다면한정우의시편들을읽는당신은문득죽음을살려야삶도산다는말을떠올릴지모르겠다.

시집『우아한일기장』은이름과는사뭇다르게죽음이라는씨실과삶이라는날실로지은한권의무덤같은시집이다.죽음의양식으로과거와현재와미래의삶을보여주는독특한형태의시집이다.무척추의언어로빚은시집은집요하게죽음을응시하는데그끝에닿으면놀랍게도삶의기미가보인다.삶을어루만지는죽음이랄까.

〈섬은파도의시작〉이라는언명은〈파도의끝이었던그섬〉이라는언명과맞물려삶과죽음의떼려야뗄수없는순환의고리,〈우리들을연결하고끝내,끝나지않을겨울을건너려는〉순환의고리를보여준다.

시집『우아한일기장』은한마디로비스듬히흔들리는바람,즐문(櫛文)의사구(砂丘),비스듬히내리는〈비의서체〉로기록한비가이며비망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