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 : 방구석 생각 일기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 : 방구석 생각 일기

$14.00
Description
생각 없이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조항록 산문집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 - 방구석 생각 일기』
남다른 언어 감각으로 시를 조각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조항록 시인이 올해 여섯 번째 신작 시집 『나는 참 어려운 나』(달아실, 2023)를 펴낸데 이어 이번에는 산문집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을 펴냈다.

산문집이라고 했지만, 조항록 시인의 이번에 펴낸 산문집은 기존의 산문집과는 결이 무척 다르다. 산문이라 하기에는 시의 몸피를 닮았고, 시라고 하기에는 산문의 정신을 닮았다. 시와 산문의 혼혈종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에둘러서 ‘시적인 에세이’ 혹은 ‘시로 풀어쓴 에세이’ 정도라 부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한 가지, 시인 스스로는 ‘방구석 생각 일기’일 뿐이라고 겸손해하지만, 동서양의 어려운 철학적 명제들을 쉽게 풀어 쓴 ‘철학적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철학에서 그간 던져왔던 질문들을 시인은 명쾌하게 그것도 아주 짧게 풀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조항록 시인은 작가의 말(‘책을 내며’)을 통해서 이렇게 얘기한다.

“시시때때로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우두커니 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다 인생의 무상함을 떠올리고,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다보다 추억의 한때를 불러낸다. 한창 바쁜 일상에서 문득 여기 아닌 먼 곳을 그리거나, 잠깐의 휴식에도 이러저러한 삶의 고민들로 머릿속은 분주하기 짝이 없다. 잠자면서도 자주 꿈을 꾸니 무의식의 공간마저 생각으로 북적하다. (중략)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생각들이 나에게는 반성이 되고, 시가 되고, 풀썩 주저앉지 않을 격려가 되었다.”

“생각은 생각할수록 넓어지고 깊어졌다. 생각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했고, 생각이 생각을 파고들어 또 다른 나를 발굴했다. 나는 생각하므로 성장했다. 나는 생각 때문에 몹시 괴롭기도 했으나, 생각으로 인해 이해하고 용서할 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나였다. 오직 생각 속에서만 나는 의연하고 자존했다. 그러므로 생각하지 않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었다. 밤하늘의 별들처럼 반짝이는 무수한 생각이 나를 지켜내 말없이 걷게 했다.”

“이 책에 160가지 생각을 담았다. 이 순간에도 쉼 없이 얽히고설키는 생각의 우주에 비하면 새 발의 피요, 구우일모요, 빙산의 일각이다. 제목 그대로 모두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일 수 있으나, 나를 비롯한 어느 누구에게는 한번쯤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독자도 적지 않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너그럽게 헤아려주면 좋겠다. 우리는 저마다 각각의 삶을 살아갈 뿐이니까. 자기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단 하나의 생애를 살아낼 뿐이니까.”

그러니까 조항록의 이번 산문집은 “생각에 관한, 생각을 위한, 생각에 의한” 시적 에세이며 철학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 실린 160편의 글이 모두 시보다 짧거나 시만큼 짧은 글들이라 읽기에 수월하고, 160편의 글들이 모두 철학적 생각을 담았으니 독자로서는 그만큼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에 나오는 몇 개의 글만 인용한다.

“후회는 대부분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망에 관한 아쉬움이지만, 반성은 어떤 대상 앞에 자신을 낮춰 스스로 꾸짖는 마음이다. 반성에는 실패한 욕망 대신 인간적 성숙이 깃든다.”(26쪽)

“인간은 단 하나의 집착에 삶을 송두리째 쏟아 붓기도 하는 비과학적 존재다. 그렇게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탕진하고 나서 타오르는 갈증에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는 불합리한 생명이다.”(28쪽)

“행복이란 관념어를 무슨 절대적 이데올로기처럼, 종교의 전능한 교리처럼 떠받드는 세태는 좀 수상하다. 행복이란 말이 없을 적에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았을 테니까. 행복이 삶의 필요충분조건도 아닐 것이다.”(43쪽)

“인간은 저마다 동굴에 갇혀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 사람 수만큼 많은 동굴이 있다.”(44쪽)

“우울이 깊은 인간은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고 무엇도 질문하지 않는다.”(47쪽)

“욕망의 유효 기간이 길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응달에 비치는 한 줌의 햇살만 있어도 더는 소망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서늘하고 습한 그늘에서 그가 살아간다.”(57쪽)

“사람들은 이제 누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하염없이, 저 너머를 바라보지 않는다.”(70쪽)

인용하고 싶은 문장들이 이보다 훨씬 더 많지만, 160편의 글마다 밑줄을 긋게 되는 문장들이 있지만, 전부 인용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여기서 줄인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가슴에 더 와 닿지 않을까. 책을 다 읽은 당신은 어쩌면 방구석 생각 일기를 적기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저자

조항록

시인조항록은1992년『문학정신』신인문학상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나는참어려운나』,『지나가나슬픔』,『근황』,『거룩한그물』,『여기아닌곳』,『눈한번감았다뜰까』를썼다.

번번이생각한다.그럼에도생각이끊이지않는다.아무리생각해봐도그게다아무것도아닌것들이다.아무것도아닌것들의뜨거움이며,차가움이며,미움이며,사랑이며,그리하여단하나의삶이다.
드넓은생각의툰드라를떠돌며,가까스로『나는참어려운나』를비롯해여섯권의시집을썼다.적막을되새김질하며한무리의순록들이지나간다.

목차

책을열며

Side1.보다
관점의차이|독주?독주?독주|맨날반성이야|단하나때문에|그러면좋겠지만|제몫의어리석음|슬픈안주|인생도서관|말하는것,말하지않는것|밀실의힘|내마음은저수지|그믐달|가장좋은이불|3월의눈|자코메티였던이유|햇살취향|행복이뭐기에|동굴의우상|쓸모없음의쓸모|공기를먹고사는생명|우울증에관해|노인이된다는것|발을연민하다|유리창이있어나는|보이지않아보이는것|평균과비교|혼자먹는밥|몰입하는기쁨|더는꽃이아니라서|우주와나의관계|이끼의광합성|내가잃어버린것들

Side2.듣다
내가없으면|저잣거리인생|달린다,고로존재한다|새해맞이소감|산사람은살게마련이다|누구를기다리는방법|가시많은사람|제멋대로해석하기|?|나를기억하는나|추억으로가는길|제철과일의맛|배타적동반자관계|지상최고의재활용|나를향한자문자답|아,굴레방다리|엔딩크레딧이있는이유|폐업안내문|생명의무게|안부를묻는일|공동체라는집단|산보다샛길|엄살떨지마|빈둥거리는재미|동물보다어리석어서|인간은생각하는갈대|위악에대해|막차를타던날|새벽녘어스름이싫어|해질녘어스름이좋아|마중하는즐거움|내가나를바라볼때

Side3.맡다
물끄러미바라보는옛날|길은없다|알다가도모를일|쓸쓸한풍경|한번뿐이고하나뿐인|녹슬어버린쇠붙이|모성은본능만으로도|샘|웃겨야산다|두얼굴의인간|사탕을먹는방법|내눈에는내안경|다시도돌이표|처음부터다시하기|천성은못말려|또다른예의|인간에대한예의|인생이흘러간다고|봄날은간다|불쌍한것|순간의묘미|직선과곡선|보이는것이다가아니므로|단언컨대|세상에없는체중계|생활을지고먹는밥|구구절절한상념|겨울나무스케치|먼것이가까운것|사랑받는슬픔|미필적고의|비누칠을하다가

Side4.맛보다
다음이라는말|느티나무예찬|혼자끙끙앓기|질문의시작|비와눈|식어버린마음|불나방같은수컷|마음의거문고|반박자느리거나빠르게|볼륨을낮춰요|참한결같구나|같은공간다른일상|서로를기억하는남남|인간은웃는다|환멸이나를|혼자가는먼집|타인을만나는방식|아름다운꽃밭|두가지가르침|참담한고독|풍경은지워졌다|앞뒤없는플래시백|음악없는거리|내가나에게기대어|버려진책|노인의소일|나는나의집이|아무것도아니네|인류의콤플렉스|밥벌이|라이프가삶이지|어떤예의

Side5.느끼다
아름다운단어|혁명을지운지오래|표절과복사의생애|나는떠나지않고|나의변화를몰라|나무박사가되면좋겠어|점하나만찍으면|놀라운일|이해란무엇인가|은둔형외톨이유감|좀더그럴듯하게|잘못한것만잘못이아니야|속절없다|부질없는짓|자발적고립|아름다운슬픔|덮어버리기|아직도천동설을|녹슨그네|세상을그리는색깔|일신상의이유|담는것,담기는것|약력은약력일뿐|그곳이어디든|행복한계산|성선설보다성악설|관성의지겨움|뿌린대로거두기|분재는싫어|나의기억과너의기억|절망에대처하는법|인생관이있다면

출판사 서평

조항록시인은작가의말(‘책을내며’)을통해서이렇게얘기한다.

“시시때때로생각이끊이지않는다.우두커니계절의변화를바라보다인생의무상함을떠올리고,창밖으로지나가는사람들을내다보다추억의한때를불러낸다.한창바쁜일상에서문득여기아닌먼곳을그리거나,잠깐의휴식에도이러저러한삶의고민들로머릿속은분주하기짝이없다.잠자면서도자주꿈을꾸니무의식의공간마저생각으로북적하다.(중략)남들이보기에는아무것도아닌생각들이나에게는반성이되고,시가되고,풀썩주저앉지않을격려가되었다.”

“생각은생각할수록넓어지고깊어졌다.생각이미처생각하지못한것을생각하게했고,생각이생각을파고들어또다른나를발굴했다.나는생각하므로성장했다.나는생각때문에몹시괴롭기도했으나,생각으로인해이해하고용서할줄알았다.생각해보면,나는아무것도아닌나였다.오직생각속에서만나는의연하고자존했다.그러므로생각하지않으면나는존재할수없었다.밤하늘의별들처럼반짝이는무수한생각이나를지켜내말없이걷게했다.”

“이책에160가지생각을담았다.이순간에도쉼없이얽히고설키는생각의우주에비하면새발의피요,구우일모요,빙산의일각이다.제목그대로모두아무것도아닌아무것들일수있으나,나를비롯한어느누구에게는한번쯤곱씹어볼만한이야기일것이라고기대한다.나와다른생각을가진독자도적지않겠지만이렇게생각하는사람도있구나,하고너그럽게헤아려주면좋겠다.우리는저마다각각의삶을살아갈뿐이니까.자기가보고듣고느끼고생각하는대로단하나의생애를살아낼뿐이니까.”

그러니까조항록의이번산문집은“생각에관한,생각을위한,생각에의한”시적에세이며철학적에세이라고할수있겠다.책에실린160편의글이모두시보다짧거나시만큼짧은글들이라읽기에수월하고,160편의글들이모두철학적생각을담았으니독자로서는그만큼생각의지평을넓힐수있을것이다.

이해를돕기위하여책에나오는몇개의글만인용한다.

“후회는대부분자신이이루지못한욕망에관한아쉬움이지만,반성은어떤대상앞에자신을낮춰스스로꾸짖는마음이다.반성에는실패한욕망대신인간적성숙이깃든다.”(26쪽)

“인간은단하나의집착에삶을송두리째쏟아붓기도하는비과학적존재다.그렇게자기가가진모든것을탕진하고나서타오르는갈증에숨이턱턱막히기도하는불합리한생명이다.”(28쪽)

“행복이란관념어를무슨절대적이데올로기처럼,종교의전능한교리처럼떠받드는세태는좀수상하다.행복이란말이없을적에도많은사람들이행복하게살았을테니까.행복이삶의필요충분조건도아닐것이다.”(43쪽)

“인간은저마다동굴에갇혀밖으로나오려고하지않는다.여기에사람수만큼많은동굴이있다.”(44쪽)

“우울이깊은인간은아무것도집착하지않고무엇도질문하지않는다.”(47쪽)

“욕망의유효기간이길지않은사람이있다.응달에비치는한줌의햇살만있어도더는소망하지않는사람이있다.서늘하고습한그늘에서그가살아간다.”(57쪽)

“사람들은이제누구를하염없이기다리는방법을알지못한다.하염없이,저너머를바라보지않는다.”(70쪽)

인용하고싶은문장들이이보다훨씬더많지만,160편의글마다밑줄을긋게되는문장들이있지만,전부인용하면스포일러가될테니여기서줄인다.

“생각하는대로살지않으면사는대로생각하게된다.”라는말이있다.이책을읽게되면가슴에더와닿지않을까.책을다읽은당신은어쩌면방구석생각일기를적기시작할지도모르겠다.

■작가의말중에서
생각해보면,나는아무것도아닌나였다.오직생각속에서만나는의연하고자존했다.그러므로생각하지않으면나는존재할수없었다.밤하늘의별들처럼반짝이는무수한생각이나를지켜내말없이걷게했다.
이책에160가지생각을담았다.이순간에도쉼없이얽히고설키는생각의우주에비하면새발의피요,구우일모요,빙산의일각이다.제목그대로모두아무것도아닌아무것들일수있으나,나를비롯한어느누구에게는한번쯤곱씹어볼만한이야기일것이라고기대한다.나와다른생각을가진독자도적지않겠지만이렇게생각하는사람도있구나,하고너그럽게헤아려주면좋겠다.우리는저마다각각의삶을살아갈뿐이니까.자기가보고듣고느끼고생각하는대로단하나의생애를살아낼뿐이니까.

2023년11월
조항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