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언어들을 위한 시간 - 달아실 기획시집 30

갇힌 언어들을 위한 시간 - 달아실 기획시집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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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늦은 만큼 더 단단히 다져 세운 문장들
- 서옥섭 시집 『갇힌 언어들을 위한 시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20여 년 동안 시 창작 활동을 해온 서옥섭 시인이 첫 번째 시집 『갇힌 언어들을 위한 시간』을 펴냈다. 달아실기획시집 30번으로 나왔다.

이번 시집에는 일상생활에서 건져 올린, 시인의 축적된 내공이 다채롭게 구현된 67편의 주옥같은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초기작 「비」에서 「왕벚나무」, 「The Boxer」, 「어머니의 마당」 등에 이르는 여러 작품에서 시인의 뛰어난 재능과 수준 높은 예술적 성취를 발견할 수 있다.

서옥섭 시인은 2005년 월간 『예술세계』로 등단하였으니, 등단 후 18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첫 시집을 내기까지 무척 오랜 세월이 걸렸다. 그만큼 소회가 클 것인데,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렇게 소회를 얘기한다.

“나에게 있어 시란 나의 표현이자 성찰이고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이다. 시를 쓰면서 삶에 더 다가갈 수 있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생과 더 치열하게 맞서며 삶을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었다. 시는 나의 나무이자 꽃이다. 오래 묵혀두었던 작품들을 이제야 세상으로 내보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나의 시가 드디어 때를 만난 것이 아닐까 싶다. 살구가 익을 대로 익으면 그냥 땅에 툭 떨어지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저만의 때가 있는 법이다.
봉생마중 불부이직蓬生麻中 不扶而直… 요만큼이나마 내 자신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시를 통해 만난 모든 인연들 덕분이 아닐까 한다. 깊숙이 묻어놓았던 작품을 묶을 수 있게 용기를 북돋아주시고 도와주신 소중한 모든 시절 인연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옆에 있어 든든한 가족들, 언제나 깨어 있도록 격려해준 우리 남매들께 감사한다. 흩어져 있던 시들을 한 곳에 반듯하게 담아내주신 달아실출판사와 박제영 편집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만큼 허망한 게 없지만, 또한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시는 시인을 떠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시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시란 무엇인가로 끝나는 것이 마침내 시의 길이기도 한 것인데, 이를 두고 서옥섭 시인은 “(시는) 나의 표현이자 성찰이고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라 고백하고, “시를 쓰면서 삶에 더 다가갈 수 있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생과 더 치열하게 맞서며 삶을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었다”며 “시는 나의 나무이자 꽃”이라 말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서준섭은 “시적인 것과 생활적인 것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집”이라면서 이렇게 평했다.

“서옥섭의 시는 생활 속의 시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근 시단의 중요한 성취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오랜 시 창작을 통해 시와 정신 양면의 큰 진전을 이룩하면서, 양양한 시의 바다-크나큰 독자적 시 작품들이 이룬 드넓은 시의 꽃발을 펼쳐 보인다. 생활인으로 열심히 살면서 시 작품도 잘 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시인은 이 두 가지를 어느 수준까지 다 이룬 것 같다. 이 점은 독자로서 칭찬할 만하다. 시집을 내는 것은 독자들 앞에 자신의 예술 세계를 남김없이 드러내는 순간이다. 뛰어난 시적 성과,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쓴 서옥섭은 이 시집 수록 작품들에서 보듯, 활동적이고 학구적이고 열정적인 남다른 시적 재능을 타고 난 것 같다. 20여 년의 세월을 그냥 보낸 게 아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라는 팝송 가사처럼, 시인은 주어진 일, 하고 싶었던 일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냈다.”

서옥섭 시인은 “삼밭에서 자란 쑥,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며 이만큼이나마 자신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재능이 아니라 시를 통해 만난 모든 인연들 덕분이라고 한다. 물론 겸양의 말이겠다. 시집을 읽어보면 지난 20여 년 서옥섭 시인이 얼마나 지독하게 시에 매달렸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늦었다고 서두르지 않고 시를 두드리고 담금질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갇힌 언어들을 위한 시간』 속에는 그런 역정과 노정이 담겨 있다. 남들보다 늦은 만큼 더 단단히 다져 세운 문장들이다.
저자

서옥섭

저자:서옥섭
강릉시성산면에서5남매의넷째딸로태어났다.우연히지인을따라강원도18개시군에서매년동시에열리는강원도여성백일장에참가했다가입상하면서본격적으로시창작공부를하게되었고,2005년월간『예술세계』로등단하였다.2022년한국생활문학대상을받았다.한국생활문학회강원지회,강원도여성문학인회사무국장을역임했다.현재강원도여성문학인회이사이고강릉문인협회,관동문학회에서활동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
가난한남편에게|바다로간암탉|광합성|왕벚나무―허초희|그리운누님께―허균|헌시―허난설헌|유柳가들고온네프리솔250|무실사거리|블루스크린|삶|에티오피아모카하라|게발선인장꽃|배호,특집가요무대|4월햇살은빛나고|길위에서쓰는편지―고흐전람회|독도블루스|낮잠

2부
은빛바다―안목에서|안목바다―저무는바다를눈앞에열어놓고|오후4시반―그섬에가고싶다|초가을강가에서|카랑코에와자벌레|협죽도그아래엔―삼다도|간디|TheBoxer|바다의노래|나의해운대|짝사랑|갇힌언어들을위한시간|가을운동회|11월밤|가을달|조금무겁구나|미황사종소리

3부
꽃|기다림|춘삼월|봄길|개여뀌는피고지고|유월|겨울숲에서|토란잎가을|삼천포선착장에서|꽃피는봄|오월의숲|여름1|여름2|유채꽃|군자란1|군자란2

4부
비|네잎클로버|어머니의마당|아베마리아1―큰아들에게|아베마리아2―둘째에게|나무는|노크소리1|노크소리2|작은아이와엄마와람보르기니|강물은오래도록쉬지않고흘러왔다|행복한오월|처음오시는것들1|첫눈오는밤|처음오시는것들2|즈베즈다|신화전민|함박눈내리는밤

해설_시적인것과생활적인것|서준섭

출판사 서평

늦은만큼더단단히다져세운문장들
―서옥섭시집『갇힌언어들을위한시간』

강릉에서태어나강릉에서20여년동안시창작활동을해온서옥섭시인이첫번째시집『갇힌언어들을위한시간』을펴냈다.달아실기획시집30번으로나왔다.

이번시집에는일상생활에서건져올린,시인의축적된내공이다채롭게구현된67편의주옥같은시가수록되어있으며,초기작「비」에서「왕벚나무」,「TheBoxer」,「어머니의마당」등에이르는여러작품에서시인의뛰어난재능과수준높은예술적성취를발견할수있다.

서옥섭시인은2005년월간『예술세계』로등단하였으니,등단후18년만에펴내는첫시집이다.첫시집을내기까지무척오랜세월이걸렸다.그만큼소회가클것인데,시인은<시인의말>을통해이렇게소회를얘기한다.

“나에게있어시란나의표현이자성찰이고세상으로나가는통로이다.시를쓰면서삶에더다가갈수있었고,용기를낼수있었고,생과더치열하게맞서며삶을진실하게사랑할수있었다.시는나의나무이자꽃이다.오래묵혀두었던작품들을이제야세상으로내보내게되는것은,아마도나의시가드디어때를만난것이아닐까싶다.살구가익을대로익으면그냥땅에툭떨어지는것처럼.세상의모든것은다저만의때가있는법이다.
봉생마중불부이직蓬生麻中不扶而直…요만큼이나마내자신을세울수있었던것은시를통해만난모든인연들덕분이아닐까한다.깊숙이묻어놓았던작품을묶을수있게용기를북돋아주시고도와주신소중한모든시절인연들께깊은감사를드린다.
돌아가신부모님과옆에있어든든한가족들,언제나깨어있도록격려해준우리남매들께감사한다.흩어져있던시들을한곳에반듯하게담아내주신달아실출판사와박제영편집장님께깊이감사드린다.”

시란무엇인가,라는질문만큼허망한게없지만,또한시란무엇인가,라는질문을잃어버리는순간시는시인을떠나고마는것이다.그러니시란무엇인가로시작해서시란무엇인가로끝나는것이마침내시의길이기도한것인데,이를두고서옥섭시인은“(시는)나의표현이자성찰이고세상으로나가는통로”라고백하고,“시를쓰면서삶에더다가갈수있었고,용기를낼수있었고,생과더치열하게맞서며삶을진실하게사랑할수있었다”며“시는나의나무이자꽃”이라말한다.

이번시집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서준섭은“시적인것과생활적인것이절묘하게결합되어독자들의공감을이끌어내는시집”이라면서이렇게평했다.

“서옥섭의시는생활속의시를높은수준으로끌어올린,최근시단의중요한성취의하나라할수있다.오랜시창작을통해시와정신양면의큰진전을이룩하면서,양양한시의바다―크나큰독자적시작품들이이룬드넓은시의꽃발을펼쳐보인다.생활인으로열심히살면서시작품도잘쓰기는쉽지않다.그러나시인은이두가지를어느수준까지다이룬것같다.이점은독자로서칭찬할만하다.시집을내는것은독자들앞에자신의예술세계를남김없이드러내는순간이다.뛰어난시적성과,성취를보여주는작품들을쓴서옥섭은이시집수록작품들에서보듯,활동적이고학구적이고열정적인남다른시적재능을타고난것같다.20여년의세월을그냥보낸게아니다.프랭크시나트라의<마이웨이>라는팝송가사처럼,시인은주어진일,하고싶었던일들을자신의방식으로해냈다.”

서옥섭시인은“삼밭에서자란쑥,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며이만큼이나마자신을세울수있었던것도자신의재능이아니라시를통해만난모든인연들덕분이라고한다.물론겸양의말이겠다.시집을읽어보면지난20여년서옥섭시인이얼마나지독하게시에매달렸는지단박에알수있다.늦었다고서두르지않고시를두드리고담금질한흔적들이역력하다.『갇힌언어들을위한시간』속에는그런역정과노정이담겨있다.남들보다늦은만큼더단단히다져세운문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