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실
1998년강원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시집으로『고래와한물에서놀았던영혼』,『숨쉬는계단』,『누가저쪽물가로나를데려다놓았는지』가있다.
시인의말1부딸랑거리는저녁|어디에도없는빨강|나의작은창窓|두근거리네|무를씻네|봄의암내|첫울음이캄캄하게|속빈나무|실금|흰점이있는아침|황금똥|심심한의자|질그릇섬|참새곳간|열꽃2부여름밤의망명|금빛잉어가있어|쥐똥나무|소를찾아서|한줄의힘|망각이라는곳간|포스트잇|서성이는봄|눈깜짝할새|가을이걷네|용암|마차는언제멈출까|도피안사到彼岸寺|억지춘향|톡,톡안부를묻네3부얼레지|이나무의먼여정|주먹도끼|그언덕에영혼있어|치열한봄|구름의무게|스타킹|단한송이|그대를낳아요|훨훨잘보인다|마르지않는샘|눈먼무사―영화<동사서독>을보고|모두가사라진것은아닌달|인형극|반짝반짝4부북극에서|멸칫국물냄새타고|내사랑|빈종이에엎드려|섭소천|내다정한울화들이여|봄꿈|콩새|달버스|스미다|내말은어디있나|봉의산에정박하다|가을담쟁이|커밍아웃|구름운전사발문_콩새는날아가고|전윤호
내생의단한사람,이제떠나보내려하네―김순실시집『어디에도없는빨강』1998년강원일보신춘문예로등단하여춘천에서시작활동을하고있는김순실시인이네번째시집『어디에도없는빨강』을펴냈다.달아실기획시집31번으로나왔다.세번째시집『누가저쪽물가로나를데려다놓았는지』(2017)이후6년만에펴내는것인데,김순실시인은<시인의말>에서이번시집에대한소회를이렇게얘기하고있다.“유난히비가잦은올해.물방울로가득한책을읽고비를타고오는그대생각에시읽기로보낸나날.시에게입은은혜가크다.시는어둠의심연에서올라오는꽃이라는데,시로와준모든연민들이여.그눈빛의목록에집중하는것,마음에이는파동을잘살피는것,앞으로의과제가될것이다.내생의단한사람을떠나보내고,이시집이세상에보내진다.6년만이다.글썽이는눈시울을다독여주신모든분들께이시를바친다.”풀풀날리는함박눈덩이뭉쳐서로에게던지는저녁뜸잘들인눈한수저뜨네눈을맞고서있는목련나무오늘밤폭설에꽃피우겠네―「딸랑거리는저녁」전문파르르돋아나는그대생각따라어린밤은점점피어나네어둠이어둠이아닐때까지나는당신이밀어주는그네에흔들려여름밤으로망명해버리네―「여름밤의망명」부분누구는도서관에서영혼의고래같은사람만났다는데나는창가에앉아고래가드나드는꿈을꾸지고래와생각사이를넘나들던새들순간솟구쳐올라가없이사라지네새들의창은얼마나넓을까새들이조망하는세계에서나의창은얼마나작을까―「나의작은창窓」부분머리가핑돌아남편을낳았고배가아파딸을낳았어요그래서파란만장을낳았죠―「그대를낳아요」부분춘천교대를졸업한후30년간교직에몸담았던시인은만50세라는늦은나이로등단하였고,지금까지펴낸세권의시집을통해나이는단지숫자에불과하다는것을증명해보인바있는데,평생의동반자였던남편을먼저떠나보낸애별리고(哀別離苦)를딛고마침내6년만에펴낸이번시집은더욱단단해진시편들로가득하다.가령“눈을맞고서있는목련나무/오늘밤폭설에꽃피우겠네”“나는창가에앉아고래가드나드는꿈을꾸지”“어둠이어둠이아닐때까지여름밤으로망명해버리네”“남편을낳고딸을낳고파란만장을낳았죠”등등의문장만보더라도이를증명하는데부족함이없다.시인전윤호는이번시집에대해이렇게얘기한다.“인간김순실은참교과서적인사람이다.언행이너무착해서글에도그런모습이자꾸드러나‘제발실밥뜯는얘기는밖에나와서하진마시라’는잔소리도듣곤했다.하지만이번시집을읽으면서그런걱정은기우였다는것이드러났다.인간김순실이아닌시인김순실의마음속에는우리가미처캐내지못했던기원과발칙한욕망들이숨어있었던것이다.김순실시인은이제콩새가되어날아가겠다고선언했다.박수를!그리고점점더대담해져서커밍아웃도한다.시인을잘알고지켜보는입장에서이런변화는무척이나바람직한것이다.이제떠난다는선언을했으니다음시집에서는떠난자의여정에대해말해주기를은근기대하는것이다.”김순실시인의시는76세의나이가믿기지않을만큼젊고,마치벤자민버튼의<시간은거꾸로간다>처럼지금도계속젊어지고있다.그의다음시집이기대되는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