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이말하는논리학
저자강진국은논리학을“틀린말을가려내는사후심판관”이아니라,“우리가생각하고말할수있게해주는생각의문법”으로정의한다.
그에게논리학은차가운기호체계가아니라,인간이세계를어떻게질서화하고,존재를어떻게‘말해지는것’으로만들며,그말들사이에서필연성을어떻게발견하는지를드러내는학문이다.
책의중심에는고전논리의핵심인정언명제와삼단논법이있다.저자는삼단논법을단순히‘옛날형식논리’로다루지않는다.
왜인간은“무엇이무엇이다”라고말하려하는가
왜두개의전제로부터하나의결론이‘당연한것처럼’따라오는가
이질문을끝까지따라가면서,삼단논법을존재를이해하고설명하는틀로풀어낸다.
“모든인간은죽는다/소크라테스는인간이다/그러므로소크라테스는죽는다”라는유명한예가왜단순한농담이아니라,설명과이해의구조를담은형식인지,저자는친절하게보여준다.
정언명제의네가지형식(A/E/I/O)이왜단지기호가아니라
“전체를말하는지,일부만말하는지”
“긍정인지,부정인지”
를가르는생각의최소단위인지를쉽게설명한다.
나아가중항(Middleterm)이왜단순한중간항이아니라,“왜그런가?”라는질문에답하는근거와원인의자리인지도차근차근해설한다.
크게세흐름으로보는책의구성
책은실제로는6부로나뉘지만,독자가흐름을이해하기쉽도록세줄기로요약할수있다.
1.말하기와구조
말이성립하려면이미어떤질서와형식이작동하고있어야한다.
저자는“어떤말은말이되는데,어떤말은왜말이안되는가?”라는질문으로시작해,언어와구조,필연성같은추상적인주제를일상적인예를통해풀어낸다.
이부분은1부논리학의출발-말해지는존재(로고스와존재의이해가능성,구조와형상)와
2부판단의형식-S-P구조와판단의탄생(S-P구조,사유와언어의형식)을포함한다.
이2개부는“우리가‘무엇이무엇이다’라고말할수있게되는조건”을사유하는부분이다.말하기,판단,주어·술어(S-P),언어의형식이서로어떻게엮여있는지를보여주며,논리학이단지추론기술이아니라사유가구조를이루는방식을드러내는틀임을설명한다.
2.정언명제와삼단논법
고전논리에서다루는A/E/I/O네가지명제형식,대당사각형,분배(주연)규칙,그리고네도형(figure)과여러타당한삼단논법형식을하나씩따라가며설명한다.이과정에서대다수교재에서생략되곤했던질문들-
“왜중항은최소한번은전체를대표해야하는가?”
“왜두개의부분적전제(I/O)만으로는결론이나오지않는가?”
“왜제1도형이‘완전한형식’이라고불리는가?”
-를피하지않고정면에서다룬다.
저자는각도형을단순한배열이아니라다음과같은이름으로읽어낸다.
제1도형:연쇄와전이의구조
제2도형:배제와경계의구조
제3도형:분기와교차의구조
제4도형:역전과긴장의구조
이를통해같은삼단논법이라도구조가어떻게달라지는지직관적으로이해하게된다.삼단논법은더이상“1도형,2도형…”의기호목록이아니라,세계를바라보는네가지다른방식-포함의전이,경계를통한배제,공통근원에서의분기,방향이비틀린긴장-을드러내는틀로보인다.
이줄기는책의다음부분을포괄한다.
*3부보편과타당성-논리의핵심전환(보편과범주,타당성의발견)*5부정언논리-보편의논리적구조(정언명제의구조,항term과대당사각형,주연과존재함축)*6부삼단논법-구조적필연성의완성(삼단논법의구조,타당성의규칙과1도형,다른도형과환원,체계의완성)등이다.
3.형식논리와존재론적해석
명제논리의기본연산과진리표를짚어본뒤,조지불의대수논리를통해전통정언논리가어떻게집합과연산의언어로옮겨지는지보여준다.“모든S는P이다”와같은문장이왜수식으로표현될수있고,왜현대논리학에서전칭명제가‘공허하게참’이될수있는지까지자연스럽게설명한다.
이어마지막부분에서는세계속관계,반복과보편,S-P판단,삼단논법,원인의드러남,필연성과지식으로이어지는흐름속에서논리학을존재를이해하는하나의길로다시묶어낸다.
이줄기는다음내용을포함한다.
*4부명제논리-형식논리의기초(논리연결사와진리표,조건문과논증형식,동치와대치),
*6부의존재론적정리와매듭글등이다.
이책의세가지특징
1.비전공자를위한논리학
이책은대학전공교재나연구서를목표로하지않는다.논리학을한번도본격적으로공부해본적이없는독자를주된독자로상정하고,개념하나하나를쉬운문장과일상적인예로풀어쓴다.수식과도표가등장하지만,각개념은철학전공이아니더라도따라갈수있도록설명한다.
2.형식규칙을암기과제가아니라‘구조적이유’로보여준다
단순히“이런규칙이있다”고나열하는대신,
어떤형식이왜타당한지
어떤조합은왜반드시배제되는지
를구조적으로설명한다.
독자는규칙을‘정해져있으니까’가아니라,‘그럴수밖에없어서’받아들이게된다.형식은논리외부에서내려온명령이아니라,포함·배제·분배구조에서필연적으로나오는결과라는점을자연스럽게이해하게된다.
3.논리학을존재와인식의문제와연결한다
논리학을단순한도구나기술이아니라,인간이세계를어떻게질서화하고이해해왔는지를보여주는사유의틀로제시한다.
서문과마지막장에서저자는논리학을고전읽기와연결해설명하며,논리학을조금이해하면고전철학텍스트를읽을때
왜그결론이‘필연적’으로따라오는지
왜어떤개념이다른개념을요구하고,어떤규정이다른규정을배제하는지
를훨씬잘볼수있게된다고말한다.
논리학은‘틀린말을잡아내는기술’이아니라,“우리가어떻게세상을이해하고설명하는지”를드러내는구조라는메시지가책전체를관통한다.
이런독자에게추천합니다
논리학을한번쯤제대로이해해보고싶었지만,기존교재가너무딱딱하고어렵게느껴졌던분
철학·인문학책을읽을때논리부분에서자주막히며“왜이런결론이나오는지”궁금했던분
삼단논법과정언명제가‘지금나에게어떤의미가있는지’를알고싶었던인문학도와일반교양독자
수식과도표가부담스럽지않은수준으로등장하며,모든개념은일상언어와비유로다시설명된다.
이책을통해독자는“논리학은사실우리가이미쓰고있는생각을천천히들여다보는일”이라는사실을확인하게될것이다.
‘틀린말잡기’가아니라,생각이생겨나는구조를보여주는논리책
편집자로서이원고를읽으며가장인상깊었던점은,이책이논리학을‘필요한기술’로만가르치지않고,이미우리의말과생각속에작동하고있는숨은구조로보여준다는점이다.
보통논리학책은이렇게시작합니다.
“정언명제는A/E/I/O네가지가있다.A는전칭긍정,E는전칭부정…”
그리고곧바로규칙을나열하고연습문제를푼다.독자는외워야할목록만늘어나고,왜이런형식이필요한지,이형식이우리생각과세계에대해무엇을말해주는지는잘보이지않는다.
이책은출발점이다르다.첫장부터끝까지붙잡고있는질문은단순하다.
“논리학은도대체무엇을하는학문인가?”
저자는논리학을‘틀린말을잡아내는도구’로만설명하지않는다다.말하기,구조,판단,보편,범주,정언명제,삼단논법을차례로따라가면서,논리학이사유가구조를이루는방식자체를드러내는작업임을보여준다.
특히삼단논법을다루는부분은이책의백미이다.가능한여러형식을놓고,특칭전제가가진한계,부정전제가끌어오는제약,중항분배규칙,결론분배규칙등을하나씩적용해가며“어떤형식은왜탈락하고,어떤형식만남는지”를설득력있게보여준다다.독자는‘원래그렇게정해져있어서’가아니라‘구조상그럴수밖에없기때문에’그형식이타당하다는사실을이해하게된다.
또한저자가네도형(figure)에붙인이름들도인상적입니다.제1도형은연쇄도형,제2도형은배제도형,제3도형은분기도형,제4도형은역전도형으로읽어내며,각도형이세계를바라보는서로다른관점을반영하고있다는점을보여준다.중항M이어디에놓이느냐에따라,포함이전이되는구조,경계에서안과밖이갈리는구조,공통근원에서분기하는구조,방향이뒤틀려긴장이생기는구조가만들어진다는설명은,추상적인기호를실제사유의모습으로바꿔준다.
후반부에서다루는불의대수논리역시이책의장점이다.조지불(GeorgeBoole)이정언명제를집합과연산의언어로옮기며논리학을‘계산가능한체계’로만든과정을소개하면서도,이론만나열하지않고“왜이런전환이필요했는지”,“전통논리와현대논리가어떻게서로를비춰주는지”를쉽게설명한다.언어와의미의층위와,집합과연산의층위가서로다른방식으로포함·배제·존재라는같은문제를다루고있다는점을자연스럽게느끼게된다.
마지막장에서저자는삼단논법을다시존재와인식의언어로옮겨놓는다.세계속관계에서출발해,반복과보편,S-P판단,전제와중항,삼단논법,원인,필연성,지식으로올라가는긴사다리를따라가다보면,삼단논법은더이상시험에나오는형식이아니라“우리가어떻게세상을이해하고설명하는지”를보여주는구조로보이기시작한다.
이책은대학전공교재를대체하려는책이아니다.오히려교재에서설명하지못한“왜그렇게되는지”,“그형식이무엇을의미하는지”를인문학적인언어로천천히풀어쓴책이다.논리학에입문하고싶지만기호와공식이부담스러웠던분,철학책을읽을때마다논리부분에서자꾸막히던분,삼단논법이도대체지금나에게어떤의미가있는지궁금했던분께이책을자신있게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