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역사 (피부색을 넘어 권력과 위신, 아름다움으로)

백인의 역사 (피부색을 넘어 권력과 위신, 아름다움으로)

$28.00
Description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정치사, 과학사, 경제사, 문화사를 아우르며 역사를 종합하고 있는 논쟁의 여지 없는 걸작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피부색을 넘어 권력과 위신, 아름다움으로

누가 백인인가? 누가 미국인인가? 언뜻 보기에는 자명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자명하지 않은 이 질문에 답하는 넬 어빈 페인터의 연구는 서구 2천 년 역사를 가로질러 현재의 미국으로 당도한다. 〈백인의 역사〉는 비백인에 초점을 맞춘 역사 문헌 속의 거대한 빈틈을 메우며 백인의 정체성을 둘러싼 많은 이론과 논란을 촘촘하게 분석하고 종합한다. 책에는 고비노와 골턴 같은 잘 알려진 인종주의 이론가들만이 아니라 카이사르에서 에머슨, 칼라일, 시어도어 루스벨트, 헨리 포드 같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앵글로색슨족, 북유럽인, 게르만 종족을 추켜세우며 때때로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인종, 특정 인종을 비난하고 혐오한다.
페인터는 인종 관념의 발명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목적에서 여러 백인종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온갖 시도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백인과 백인성이라는 관념이 얼마나 모호하고 배타적이며 허구적인지 드러낸다. 백인은 단순히 피부색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권력과 위신, 아름다움의 표지로서 선택적으로 누구에게는 허용되고 누구에게는 거부되었다.
저자

넬어빈페인터

NellIrvinPainter
프린스턴대학교미국사명예교수.미국역사가협회및미국남부사학회회장을역임했으며현재미국과학아카데미회원이다.지은책으로「흑인미국인만들기:아프리카계미국인의역사와그의미,1619년부터현재까지CreatingBlackAmericans:African-AmericanHistoryandItsmeaning,1619tothePresent」,「서저너트루스:삶,상징SojournerTruth:ALife,ASymbol」,「아마겟돈에서다:진보시대의풀뿌리역사1877-1919StandingatArmageddon:AGrassrootsHistoryoftheProgressiveEra,1877-1919」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그리스인과스키타이인
2로마인,켈트인,갈리아인,게르만인
3백인노예
4아름다움의이상으로서의백인노예
5과학으로서의백인의아름다움이라는이상
6블루멘바흐가백인을‘캅카스인’이라고이름짓다
7제르멘드스탈이가르친독일
8미국초창기백인에대한관찰
9외국인의첫번째대규모유입
10랠프월도에머슨의교육
11잉글랜드인의특성
12미국백인역사속의에머슨
13‘미국학파’인류학
14미국백인성의두번째확대
15윌리엄리플리와『유럽의인종』
16프란츠보아스,이의를제기하다
17루스벨트,로스,인종자살
18퇴화한가족의발견
19퇴화한가족에서강제불임시술로
20새로운이민자들의지능검사
21거대한불안
22도가니.실패?
23인류사회학:외국인인종을연구한학문
24인종학에대한이의제기
25새로운백인종정치
26미국백인성의세번째확대
27흑인민족주의와백인소수민족
28미국백인성의네번째확대
옮긴이의말

도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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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백인은자유롭고노예는흑인이라는관념은허구다

이책의이야기는백인이라는관념조차존재하지않던고대그리스와로마에서시작한다.당연히인종이라는개념조차존재하지않던시대였다.사람들을구분하게하는것은지리,즉어디에사는가뿐이었다.백인은자유로운존재이고노예는흑인이라는관념또한존재하지않았다.왜냐하면이당시에노예들은대부분백인이었기때문이다.당대에노예제는사회를지탱하는하나의제도였다.이민족에정복당한사람들은그들의노예가되었고,흑해에서시작된이노예무역은20세기에오스만제국이종식될때까지지속되었다.
바이킹은뛰어난노예상인이었다.그들은5세기에서11세기까지북부유럽과러시아를수백차례습격하여가는곳마다약탈하고수천명씩노예를잡아들였다.노브고로트같은정착지주변과브리스틀과더블린에상설시장이섰다.더블린은11세기에유럽최대의노예시장이었다.1300년대중반흑사병으로노동력이부족해진동부지중해의기독교도십자군왕국들이발칸반도에서사람들을잡아들이면서‘슬라브Slav’란낱말이‘노예slave’로바뀌었다.
그렇다면백인노예에관한이야기는고대와중세로끝나는것일까?그렇지않다.영국과포르투갈은부랑아,기결수,가난한여성들을아메리카로보내사실상노예나다를바없이일하게했다.그들은주인의완벽한통제속에언제라도가재도구처럼팔릴수있었다.“17세기의그시점에브리튼인남녀는미국담배농장에서아프리카인보다많았다.버지니아의정착민숫자가약1만천명이었던17세기중반에도아프리카인은대략300명뿐이었다.아프리카인,잉글랜드인,스코틀랜드인,아일랜드인가릴것없이이들중계약기간을마치는행운을누리지못했다.1619년에서1622년사이에브리튼에서배를타고넘어온300명의아이중고작12명만이1624년에도여전히살아남아있었다.”18세기에아프리카인노예무역이호황을이루기전에서반구의영국식민지로이주한초기백인이주민은절반내지3분의2가부자유한노동자로,그수는30만에서40만에달했다.

백인이라고다같은백인이아니다

인종주의적사고는고비노나골턴같은인종주의자들만의전유물이아니었다.넬페인터는지성사의거물들조차얼마나인종주의적으로사고하고,가난한종족을얼마나열등한종족으로경멸했는지보여준다.또한백인이라고해서다같은백인이아니었다.
우월한인종에대한열망은백인안에서도위계를나누었다.「유럽의인종」에서윌리엄Z.리플리는유럽의인종을머리지수를기준으로튜턴인,알프스인,지중해인으로나누고순서대로위계를부여했다.
넬페인터는인종의도가니인미국에서일어난일들에주목한다.앵글로색슨족으로구성된옛이민자들은나중에들어온이민자들과자신들을구별하려했다.특히기근으로미국으로엄청나게많은수가이민을온가난한가톨릭교도아일랜드인들은경멸의대상이었다.19세기미국지성을대표하는인물인랠프월도에머슨은1829년에이렇게말한다.“솔직한사람이라면누구든지아프리카인종이인간집단에서아주높은자리를차지한적이있다거나그럴가망이있다고주장할수없으리라고나는생각한다.그들의현재상태가그럴수없음을보여주는가장강력한증거다.아일랜드인도,아메리카인디언도,중국인도그럴수없다.코케이션인종의에너지앞에서다른모든인종은기가죽어복종했다.”에머슨은사실상아일랜드인을코케이션인종즉백인에서배제하고있다.
1852년에쓴다음과같은에머슨의글은오늘날의관점에서보면매우충격적이다.“박애가가진최악의측면은우리에게보호를요청하는생명들이보호할가치가없다는사실이다.하층민은재난이다.나는어떤하층민도원하지않는다.정직한사람들만,재능있는사람들만,사랑스럽고친절하며교양있는여성만원할뿐,거친손을가진아일랜드인이나파이브포인츠,성자일스같은이들,술취한패거리,양말짜는이들,200만명의구호대상극빈층과궁핍한공장노동자들,라차로니따위는전혀원하지않는다.”에머슨과많은지식인이앵글로색슨족의우월함을찬양하고그렇지못한종족을경멸했다.에머슨과앵글로색슨족의위대함을공유한칼라일은아일랜드인을“인간돼지”라고불렀다.19세기미국에서아일랜드인은흑인과막상막하의존재였다.에머슨이‘미국인’이라고말할때그가의미한것은일정한사회경제적지위를갖춘백인남성이었다.‘미국인’이되려면흰피부색이필요했지만,흰피부색이충분조건은되지못했다.누구에게도정복당한적이없는옛정복자인강인한게르만인-스칸디나비아인혈통에뿌리를둔튜턴인,색슨족,앵글로색슨족이어야했다.
하지만남북전쟁을계기로상황은바뀌기시작한다.이민자들이연방군에참여해남부연합과싸우면서아일랜드인들은서서히외국인이아니라미국인으로취급받기시작했다.그리고아일랜드노동자들은새롭게얻은자신들의백인성을조금도주저하지않고타자에맞서는무기로휘둘렀다.넬페인터는이렇게말한다.“‘인종’폭력은경제적경쟁과관련된문제였다.”1870년대와1880년대에들어서면서정치는미국생활의여러영역에서아일랜드인과독일인이민자의경제적이익에봉사했다.
많은이민자가미국으로쏟아져들어오면서새로운위계질서가구축되었다.앵글로색슨족이맨위에있고,그바로아래의아일랜드인은조만간북서유럽인으로이루어진상층에통합되어‘북유럽인Nordic’이된다.19세기중반에아일랜드인은‘옛’이민자인잉글랜드출신앵글로색슨족과대비되는‘새로운’이민자였지만,20세기에들어설무렵이면아일랜드인가톨릭교도와독일인은‘옛’이민자의자리를차지했다.그리고남유럽과동유럽에서온‘새로운’이민자들이원래아일랜드인들이차지하던자리로들어서며힘든노동을하게되고인종적으로열등하다는낙인이찍히게된다.

퇴화한가족에서강제불임시술,이민자들에대한지능검사까지

앵글로색슨족을진정한미국인으로추켜세우는데는한가지문제가있었다.앵글로색슨족이우월하다면,가난한백인,본토태생인수백만명의불쾌한앵글로색슨족백인은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가?남부의떠돌이나사냥꾼,겨우입에풀칠이나하면서살아가는농민들과도시언저리에서간신히생계를꾸리는자들말이다.앵글로색슨족에속하기는하지만확실히열등한이들에대해뭔가다른식의설명이필요했다.그렇게해서등장한개념이‘퇴화한가족’이다.즉이들은유전적으로퇴화한존재라고설명하는것이다.원래부터떠돌이,빈민,범죄자의혈통을가진자들이백인종에지울수없는결함을물려주는상황을가만히두고볼수는없었다.단호한조치,단호한과학이필요했다.
그렇다면이들로부터사회를어떻게보호해야할까?정신적으로장애가있는자들을격리하는것도한가지방법이었지만,비용이너무많이들었다.마침내강제불임시술이대안으로떠올랐다.1924년버지니아주에서강제불임법이처음으로통과되었다.이법에따라열여덟살의캐리벅이처음으로불임시술을받았다.미국연방대법원은버지니아주강제불임법제8조1항이유효하다고판결했다.대법관올리버웬들홈스는판결문에서이렇게말한다.“퇴화한자들의자손을범죄를이유로처형하거나저능함을이유로그들이굶어죽기를기다리는대신,사회가명백히건강하지않은자들이자기부류를존속시키지못하도록예방할수있다면그것이온세상에더좋다.”“백치는삼대로충분하다”는그의결론은이후수없이인용된다.그결과강제불임시술은여러주에서법률로안착했다.1968년까지약6만5천명의미국인이본인의의사에반하여불임시술을받았다.나치는1933년권력을잡자마자신속히유전질환을가진아이의출생을예방하기위해법을제정했다.캐리벅은가난한백인을악마로취급하는퇴화한가족연구가낳은최초의희생자들중한명이었다.
1890년대이래로,미국연방법은‘미치광이’,‘백치’,정부의구호대상자가될가능성이있는사람,정신이상자,간질환자,거지,무정부주의자,‘치우,정신박약자,신체나정신에결함이있어서생계를꾸릴능력에영향을받는사람들’을배제하고자했다.1917년매일5천명의이민자들이엘리스섬을통과하는상황에서,이민국은입국거부절차의속도를높이기위해지능검사법을미국에도입한헨리고더드에게도움을요청했다.이임무을수행한고더드보고서의몇가지결론중하나는이렇다.“유대인의83퍼센트,헝가리인의80퍼센트,이탈리아인의79퍼센트,러시아인의87퍼센트가정신박약자다.유대인의60퍼센트는노둔이다.”요컨대최근에들어온이민자대부분이정신박약자라는얘기였다.1922년로스럽스토더드는〈문명에맞선반란:하등인간의위협〉에서계급과인종에따른지능검사결과를다음과같이제시한다.사회적지위에따라미국인의IQ는125에서92사이,평균은106,이탈리아인은84,유색인은83(본문406쪽도표23.2참조).우월함의비율은잉글랜드인19.7,아일랜드인4.1,이탈리아인0.8,폴란드인0.4(본문407쪽도표23.3참조).지금으로서는너무나어처구니없는이러한결론이당대에는과학이라는이름으로행해졌고,그과학은이민제한이라는정치적목적에봉사했다.

우리는얼마나다른가

백인의우월함을강조하는이론들은모두과거의유물에불과한가.그렇지않아보인다.최근까지도인종혐오에바탕을둔공권력의폭력과백인우월주의자의테러가종종뉴스를탄다.도널드트럼프는인종주의적발언을일삼으며백인우월주의를자극하기도했다.그저미국의일인가.우리는인종주의와무관한가.많은외국인이우리와더불어살아가고있다.우리는과연백인과비백인을같은시선으로바라보고있다고자신할수있는가.백인이아님에도우리는백인을더우호적으로보는경향이있음을부인하기힘들것이다.반면우리는외국인노동자를어떻게바라보는가.혹시그들을앵글로색슨족‘옛’이민자들이가난과굶주림에서벗어나고자신세계로이주한아일랜드인을바라보듯이바라보고있지는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