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발견 (색은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색의 발견 (색은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36.00
Description
“색은 소통하고 판단하고 위계화한다.
색에 관한 궁극의 인문학적 탐구.”
왜 노란색 연필이 다른 연필보다 잘 팔리는 걸까?
왜 몬드리안은 그림을 그릴 때 초록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까?
왜 장례식장에서는 검은색 옷을 입을까?
푸른색은 파란색에 가까울까, 초록색에 가까울까? 아니면 그 둘 다일까?

이탈리아의 저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리카르도 팔치넬리는 이 책에서 현대인의 시각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색의 역사를 깊이 파고든다. 회화와 문학,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취한 400개가 넘는 이미지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 속에서 팔치넬리는 우리가 색과 맺어온 기나긴 진화 과정을 추적하며, 산업 혁명과 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시각이 어떻게 영구히 바뀌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모니터의 화려한 색상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더는 과거와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없다. 어쩌면 현대인은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작품을 보면서도 무의식중에 심슨 가족의 노란색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아름다우면서도 지혜와 통찰로 가득한 이 책은 명암과 색조, 염료와 안료 픽셀에 관한 이야기이자 색이 어떻게 세상을 사유하는 방식의 필터로 작용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색에 관한 궁극의 인문학적 탐구

색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습에서부터 뇌가 색을 인식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과학, 이론과 신화, 예술과 상품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 속에서 팔치넬리는 색이 어떻게 의도를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며 판단하고 위계화하는지, 합성염료의 탄생과 인쇄술의 발달이 어떻게 색의 대중화를 가져와 패션 산업과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예술 사조의 등장과 성공에 밑거름을 제공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그러면서 우리 눈에 언뜻 자명해 보이는 색의 본질과 특성이 실제로는 역사적, 기술적, 경제적 진화 과정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색에 관한 우리의 앎 또한 여전히 매우 불완전하고 단편적인 사실에 불과함을 드러낸다.

요즘 아이들은 두 가지 노란색 화학물질이 반응해 파란색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매우 놀라워한다. 하지만 파치넬리가 보기에 정말 놀라워해야 할 것은 파란색 물감과 노란색 물감을 섞으면 언제나 초록색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물감이 항상 일관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팔치넬리는 주어진 현상을 그것이 과연 절대 불변하는 것일까 의심하는 비판적 사고의 대상에서 색처럼 중립적으로 보이는 대상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규칙과 취향, 금기 등 모든 것은 변한다. 팔치넬리에 따르면 비판적 사고는 색처럼 사소해 보이는 사실들에서 시작할 수 있다.


색은 의도를 가지고 소통하며 판단하고 위계화한다

왜 성모 마리아의 망토는 파란색이고 유다의 망토는 노란색일까? 중세에 파란색은 라피스라줄리라는 값비싼 재료로 만든 고귀한 색이었고, 노란색은 황금이 변색한 것으로 기만과 거짓을 상징하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19세기까지 서양에서 파란색 옷을 입는다는 것은 그만한 돈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했다. 플로베르의 소설 〈보바리 보인〉에서 엠마가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것은 그녀의 귀족적인 삶에 대한 동경과 열망을 의미하고,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파란색 재킷을 입은 것은 그가 상류사회의 일원임을, 그리고 당시 정점에 달한 낭만주의 사조에서 그가 고귀한 영혼을 가졌음을 의미했다.

색의 역사는 1856년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당시 겨우 열여덟 살에 불과하던 젊은 화학자 윌리엄 헨리 퍼킨이 실험실에서 최초의 합성염료를 개발한 것이다. 퍼킨은 이 새로운 물질을 ‘아날린 퍼플’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등록하고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다. 빅토리아 여왕이 이 형광색에 가까운 색의 옷을 딸의 결혼식에 입고 등장했을 때, 색의 역사는 전환점을 돌아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회화용이 아니라 섬유용 색소가 화학적으로 만들어지면서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인 패션 산업의 문이 열린 것이다.

회화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튜브 물감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색은 가격이 저렴해지고, 쓰기 편리해졌다. 경제적인 요인은 회화 양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모네와 르누아르 같은 화가들은 캔버스에 물감을 두텁게 발라 질감을 살렸다. 물감값이 비쌌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이다. 인상주의는 대중과 똑같은 물감을 사용한 최초의 예술 사조로, 이때부터 예술가와 대중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색은 가치 중립적이지도 않고, 독립적인 변수도 아니다. 색은 의도를 가지고 소통하며, 판단하고, 위계화한다. 우리의 색에 대한 인식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이며, 경제적이다.
저자

리카르도팔치넬리

1973년로마에서태어났다.디자인스튜디오Falcinelli&co를설립해혁신적인그래픽디자인및북디자인작업을내놓고있다.또한로마의고등산업예술학교(ISIA)디자인학과에서인지심리학을가르치고있다.저서로『디자인을위한신경학:바라보기,생각하기,프로젝트만들기』(2011)가있으며마르타포지(MartaPoggi)와공저로그래픽노블『카르디아페라니아』(2000),『그라포그리포』(2004),『행복의농장』(2007)을출판했다.현재에이나우디출판사의스틸레리베로총서의디자인디렉터로활동중이다.

목차

1부시각
산업의노란색:디자인사회
단색빨간색:21세기의시각
다양한검은색:산업적인색의잠재력

2부역사
값비싼파란색:근대이전의염료와안료
상징적인자주색:고대의신화와사상
스펙트럼의남색:혁명의시대
보바리블루:사랑받고인정받기위한의상
근대적인모브색:소비사회와스타의탄생
불법적인녹색:원색의전설
석판화의시안:색채기술약사
조화로운회색:현대인의일상을바꾼위대한상상

3부인공물
뉴런의갈색:뇌는색을어떻게인지하는가
깨진자주색:명도와색상
동시대비하늘색:주요색상대비
의미를부여하는빨간색:사물의색
신맛이나는초록색:식음료의색
식민지시대의베이지색:그리고마케팅의다양한문제들
도덕적인하얀색:과거에탄생한오늘의신화
어지러운녹색:앨프리드히치콕의「현기증」

4부지각
뜨거운주황색:눈으로보는온도
특허받은터키색:감각에대한저작권
복숭아색:살색을표현하는법
호메로스의파란색:색지각에관한가설
유다의노란색:기술과시각
에필로그:사고의도구로서의색

부록A과학적개념
부록B주요색체계
도판목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매혹적인이미지들과이야기들을완벽한디자인에담아낸탐나는책.팔치넬리는책은무엇을위해존재하는가라는본질적인질문에이렇게답한다.불변하는것은아무것도없음을상기하기위해서라고.취향과규칙,금기등모든것은변한다고.-라레푸블리카

이탈리아에서가장중요한그래픽디자이너중한명인리카르도팔치넬리는우리를색의의미를찾는여정으로이끈다.그는만화와건축,영화와일상의사물등에서취한400개의이미지를가지고우리가색을어떻게지금과같은방식으로이해하게되었는지에관한이야기를들려준다.-일리브라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