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삶

시와 삶

$16.05
Description
양재열의 시는 늘 열려 있다. 소박하고 따뜻하다.
도시 속 번화가를 바쁘게 기행하다가도 호방한 웃음을 터뜨리며 재래시장을 찾아야 직성이 풀리는 근성이 그의 시에는 펼쳐져 있다. 누구와도 얘기를 나누고,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그의 시는 내적인 사상도 겸양에서 출발한다.
그의 시는 유채색보다는 무채색에 가깝다. 번쩍거리는 화려함보다는 소탈과 깨끗한 순도의 순백(純白)을 지향한다. 이런 요소들이 그의 시 전시성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의 시 세계는 순수해야 하고 그걸 잘 아는 양재열 시인이기에 그의 시 세계는 언제나 올곧고 적극적이다. 그렇다고 그의 시에 페이소스(Pathos)가 없거나 늘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삶의 내면을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천착하고픈 욕망은 가장 원시적인 그리움이다. 이 같은 감정 즉, 마음속 깊이 도도히 퍼져 흐르는 애수(哀愁)나 향수(鄕愁)는 그의 시나 산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강을 소재로 한 시가 그렇고 갯벌을 이야기한 수필이 그렇다. 시는 의미를 압축해서 함의로 탄생시킬 수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 수필은 무형식의 형식인 만큼 자율 속에 감춰진 주제 의식의 발현에 더욱 힘써야 하고 메시지가 분명해야 한다.
양재열 시인은 이 모든 과정에 두 팔을 걷어붙인 용기 있는 시인이다.
저자

양재열

시인

문화예술교육사
갯벌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낭송문화위원회 위원
국가무형유산 대금산조 이수자
도시농업관리사, 사회복지사, 행정사

목차

책을 펴내며 09

제1부│경인문화 짠내향연
한강 따라 갯벌 사랑 14
갯벌 16
영흥도 가는 길목 17
함께 가자 18
낙조(豪雨) 19
두물머리 연가 20
대금大笒소리 21
백두산 설봉(雪峰) 22
갯벌에 살으리 23
꽃길에서 24
엄니 25
아카시아 향 날릴 때면 26
호우(豪雨) 27
레드크리스마스 28
고향가는 길 29
반환점 30
왕십리길 31
만찬 32
구채구(九寨溝) 34
가을 35
교정(校庭)에서 36
파이팅 찬가(讚歌) 37
청탁 38
환생 39
아무것도 아닌 것이 40
겨울의 길목에서 42
한계령 43
천국 여행 44
구채구(九寨溝)에서 46
강동 교정에서 48
시루 50
단잠 51
공복(公僕) 52
돌아오지 않는 영혼 54
그를 그리며 55
가락 56
미로(美路) 58

발문│김승만(문학박사) 59
추천사│서부길(수필가) 62

제2부│살며 생각하며
이생강 명인과의 만남 66
내가 공무원이 아니었다면 73
‘공무원=불친절’ 그 오명을 벗어버리자 76
열하(熱河) 가는 길 79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국제문화교류 84
중국의 앞날은 밝다 88
한ㆍ중 전통문화ㆍ공연ㆍ관광교류 사례 발표 92
가무악(歌舞樂) 화보 100
공영춘 사진 작품 111
인중(仁中) 김대진 작품 114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두물머리 연가

각자의 발원지
다른 모태에서 태어나
면역력을 키우고
인생을 출발한다

돌과 나뭇가지가 막아서고
바위를 돌고 뫼도 돌아 굽이굽이
성장통을 겪으며 간다
쓰러지고 머물다가 또 간다

다른 갈래에서 침범하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간다
아름다운 꽃과 물고기도 앞길을 막아도
모든 것을 헤쳐가며 성장한다

그리곤 더 큰 성장을 위해 준비한다
이윽고 배필을 만난다
두 물이 만나 완전체를 이룬다




호우(豪雨)

대책 없는 빗물
지겹도록 몇 날을 떠들어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는 하늘
드넓은 공간에
어느 화공이 붓을 놀렸는지
양 떼가, 새가, 솜사탕이
아기자기한 모양을 만들어 낸다.
장대비가 좋은 이유는
다음 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 출현하는 고통 또한
여름날 비처럼 그러하리라
오늘도 비가 온다
그리고 파란 도화지에
멋있는 손놀림으로
아름다운 작품하나 탄생하겠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인두로 동전 다리듯
고작 그만한 지식으로
무엇이든 다 아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더냐

아직 오르지도 못한 산을 두고
계곡을 논하지 말지니
한 걸음 한 걸음 애써 걸어라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단다
수백 세월을 버텨낸 나무
켜켜이 오른 나이테가
겸손히 원을 그리며
의연한 자세로 숲을 지킨다

가벼이 말하지 않고
뒤돌아보며 살아라

네 머리를 섬처럼 두지 말고
생각하며 살피면서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