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정진호목사님의『기다림과만남』은제목그대로‘기다림과만남’을주제로다양한글들을버무린책들의향연입니다.‘기다림과만남’은누구나관심을가질만한주제입니다.사람들은기다림을가지고서살아갑니다.그기다림의대상은여러가지일수있습니다.하지만정진호목사님은그기다림이라는주제에서,궁극적인만남의대상을주님으로설정하고있습니다.저는정진호목사님의책을읽으면서다양한시인들과문학자들의이야기가신학적인주제들과자연스럽게녹아들어가는인문학과신학의만남이라는즐거움을경험합니다.
이책은그와동시에기다림과만남이라는주제를통해서시간의의미를깊이있게천착해갑니다.그뿐만아니라기다림과만남에대한다양한현대신학자들과과학자들과철학자들의담론들이자연스럽게녹아들어가면서우리의마음을풍요롭게합니다.이책의진정한진수는이러한모든것들이함께융복합되면서궁극적으로주님과의만남과그를통한시간의완성의의미를체득하게된다는것입니다.이가을에『기다림과만남』을읽으면서,우리의가장사랑하는임이신주님과의만남의기쁨을깊이체험하는가운데,우리의실천의기록으로서신앙의삶을살아가기를기대하며이책을추천합니다.
∥이은선(안양대학교역사신학명예교수)
저자는영혼의질문을가진뜨거운사람입니다.그는하나님앞에서무엇이옳은지를늘묻습니다.그는하나님을향해기도하며무엇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지를묻습니다.그가갈급한마음으로성경을묵상하고따스한시선으로일상의삶을관찰합니다.그리고풍성한독서로진리의길을찾습니다.저자가글을쓰는이유는무엇인가를가르쳐주거나일깨워주기위해서가아닙니다.저자가책을쓰는이유는하나입니다.자신의영혼이진리에갈급하기때문입니다.그는길을찾는사람이고진리에목마른사람입니다.그는또수많은좌절의시간을견딘사람입니다.그래서저자의글에는영혼을감동하게하는감화력이있습니다.연약한영혼을울리는따뜻함도있습니다.
저는저자의글에자주놀랍니다.그의목마름의깊이를보고놀라고,그의풍성한묵상과관찰과독서량에놀랍니다.본서는그리스도인이란누구이며,무엇을하는사람인지를저에게일깨워주었습니다.또한믿음으로깨어있다는것이무엇인지를깊은묵상과따뜻한관찰그리고폭넓은독서로풍성하게드러냅니다.많은그리스도인이자신앞에무엇이기다리고있는지를잊어버리고살고있습니다.많은그리스도인이믿음의방향을잃어버리고방황하고있습니다.이책을읽고믿음의길을바로가기를원하는분들이믿음의방황을끝내길소망합니다.
∥이준구(화도시온교회담임목사,『요나의기도』저자)
“시인은천개의눈을가진사람”이라고말합니다.그만큼시인은자연과사람과사물을보는눈이남다르다는뜻입니다.저자역시‘시인의눈’을가진게분명합니다.특히이책에서는‘기다림과만남’을해석하는경이로운안목을보여줍니다.저자정진호목사님은드러난것보다감추어진것을더깊이볼줄아는사람입니다.글좀쓴다고하는저자와책좀쓴다고하는저자들도쉽사리용기내지못하는‘기다림’이라는주제를이번에도겁없이꺼내들었습니다.저자스스로지독한‘기다림의고통과무기력’을경험하고이겨냈기에이런글이나왔겠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기다리다지쳐도보고,아파도보고,쓰러져도본사람만이이런글을쓸수있기때문입니다.
이책에서저자는모든인간을하나의‘섬’으로봅니다.그섬들은말없이누군가를기다리고,무언가를기다리고,언젠가를기다리는‘기다림덩어리들’로살아갑니다.하나님이왜우릴이런기다림의존재들로지으셨는지저자는그이유를이렇게설명합니다.“기다림이만남의마중물”이기때문이라고.저는그지점에서이책을추천해야할이유를확실히찾았습니다.이책은오늘날기다림으로고통받고신음하고있는수많은현대인들에게샘물같은책이요,반가운손편지가될것이라확신합니다.
∥이진호(안산예일교회담임목사,브솔영성아카데미원장,전국민일보기자)
시작하며
‘기다림’이라는말은청소년기를지난지금도저에겐가슴떨리는말입니다.정진규시인은무엇을만나고자한다는것은결국무엇을‘꿈꾸기’라고말합니다.또한그것은어디로‘다가가기’이며,그간절함입니다.만남을향한기다림은열망이며,사랑그자체이기도합니다.사랑한다는말을수없이속으로되뇌며연인(戀人)을기다리는이가아닐지라도,기다림이란말에전율이온다면,머리카락이하얗게성성한이일지라도청춘이아닐는지요.소설가쓰시마유코는그리운마음일때“IMissYou”라고하는것은내게서당신이빠져있기(miss)때문에나는충분한존재가될수없다는의미라고말합니다.쓰시마유코의이말도그리움의체득에서건져올린말이아닐까요?그리운마음을더욱아리고애잔하게,그렇게기다림은그리움을동반합니다.
함민복시인은침묵위에떠있던말들이침묵속으로다시녹아드는것도그리움의한표현방식이라며,본체에서떨어져나온것들은다섬이며섬에는그리움이가득차있다고말합니다.어쩌면우리는본향을사모하며예수그리스도를기다리는작디작은섬들입니다.이작디작은섬들에는그리움이가득차있습니다.그리움은기다림을애틋하게하며침묵을배우게합니다.
낚시를좋아하는분은낚싯대를드리워놓고대어를기다리고,취업을준비하는취업준비생은취직통보를기다리고,예쁜얼굴을위해붕대를감고있는분은눈도반짝,코도반짝,입도반짝한내얼굴을기다리겠지요.인생은선택의연속이라고하지만생각해보면산다는건그렇게기다림의연속이기도합니다.
그렇기에기다리되어떻게기다리느냐,그기다림자체를어떻게채우느냐는매우소중합니다.우리그리스도인들은기다림에둘째가라면서운한사람들이죠.우리만큼평생대를이어가며기다리는이들은없습니다.그기다림은오로지예수그리스도를만나기위함입니다.생각만해도너무좋아눈물나는예수님을말입니다.기다림은또한속절없이흔적을남기기마련입니다.반칠환시인은「어머니5-검버섯」이라는시에서,어머니는평생온몸에남긴흔적이있다고말합니다.
고생을고생인지도모르고희생을희생이라유난떨지도않으시며그저자식들을잘키우기위해산넘고물을건넌엄니,때로는불속일지라도마다하지않는엄니,그런엄니가어느새넘나들던산등성이닮아허리가굽으셨고,야속한강물닮아눈물괴는노안이시라.그삶을잘살아내신엄니의몸에는흔적이곳곳에작물되어맺힙니다.찬란한황금은아니지만아내로서엄니로서살아낸아름다운흔적,검버섯입니다.세상에서가장진귀한버섯이라.엄니의삶의결실인검버섯은누구도훔쳐가자기것인양자랑할수없는엄니만의것입니다.이온몸으로일구신검버섯밭은사랑하는사람을위해일군평생의흔적입니다.어디시인의엄니만이겠는지요?우리모두의엄니들과아부지들이평생살아내며온몸을다해가꾸어온아름다운검버섯이아닐는지요.
선생이아닌아비가되기를원했던바울도“내가내몸에예수의흔적을가졌노라”(갈6:17)라고말씀합니다.승천하신예수님을기다리며전도자로살아낸자기몸에흔적이있다고말입니다.그렇습니다.기다림은흔적을남깁니다.그몸에나타난기다림의흔적은만남을마중합니다.우리는인생여정내내다시오실예수님을기다리며세월에도흔적을,역사에도흔적을,급기야우리몸에도흔적을일구며살기를즐거이감내합니다.그리고그얼굴과얼굴이마주대할그날의만남을손꼽아소망합니다.이기다림은정말위의것을생각하고땅의것을생각하지않게합니다(골3:2).그렇게찬송가“구주를생각만해도내맘이좋거든주얼굴뵈올때에야얼마나좋으랴”는늘들어도,늘불러도가슴뭉클한설렘과떨림이있습니다.우리모두예수님의다시오심을기다리는흔적을새기며이만남을마중하기를소망합니다.이글을통해새록새록기다림이솟아오르는청춘이시기를말입니다.
토마스아켐피스는심판의날에우리는세상에서무엇을읽었느냐에따라심문당하지아니하고무엇을행하였느냐에따라심판받을것이며,얼마나훌륭하게열변을토했느냐보다는얼마나성실하게신앙적으로살았느냐에따라서심판받을것이라고말합니다.그렇습니다.우리가읽은그많은지식과박식한열변이우리를구원하지는못합니다.남의지식으로학자야될수있다손쳐도,우리자신의지혜가아니면지혜로울수없다는미셸드몽테뉴의말처럼,남의인생살이를아무리꿰고있다고한들우리자신의인생살이는자기가스스로살아내지않는한아름다울수없습니다.지식과정보를한숟가락더하는게아니라,다시오지않는인생을사랑하며아름답게살아낼용기를내보는것입니다.
칼바르트는이렇게말합니다.“천사들이늙은칼바르트를보고웃는다.그들이그를보고웃는이유는그가한권의교의학책에하나님에관한진리를담으려고노력했기때문이다.그들은그뒤에한권의책이더나오고,그렇게매번책이한권씩더쓰일수록이전의것들보다더두꺼워진다는사실에실소를금하지못한다.그들은웃으면서서로에게이렇게말했다.‘저것좀봐.그가작은손수레에교의학책들을가득싣고오는구먼.’또한그들은칼바르트가쓰려고했던것에관해쓰지않고,그에관해서만많은글을쓰는사람들을보고웃는다.진실로,천사들이웃고있다.”
세상에쌓이는수많은책위에한권의책을더얹으면서저는자그마한소원을품어봅니다.최승자시인의말처럼“살아있음의내나날위에무엇을쓸것인가?무엇을더보태고무엇을더빼야할것인가?”를고민하며,다만이글이우리자신을우리주님께온몸으로밀고가“아멘”하게하는작은도구가되기를간절히바랄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