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머리말
벌써3년의시간이흘렀습니다.기독연구원느헤미야에입학한최종태선생님이제연구실을찾아오셨던날이후로말입니다.최선생님은의사로서호스피스사역을하시다가적지않은나이에기독연구원느헤미야의신학연구과정을시작하셨습니다.아직서로에대해충분한정보나인간관계도형성되기전이었지만,최선생님이저를찾아와꺼내신이야기는제게당혹스러움과흥분을동시에안겨주었습니다.“교수님.느헤미야교수님들이하나님나라를매우강조하시는데,하나님나라가이땅에실현된적이있습니까?만약그런적이있다면,그역사를정리해서책으로써주실수있으실까요?제가연구비를지원하겠습니다.”
매우도발적인이야기요황당한제안이었습니다.하나님나라가이땅에서실현되었으면세상과교회가이모양이겠습니까?하지만,저는그질문이매우흥미롭고감사했습니다.그질문을통해,제안에서하나님나라에대한열망과저에대한개인적신뢰를감지할수있었기때문입니다.그래서저는이렇게대답했습니다.“저는아직이땅에하나님나라가온전히실현되었다고생각하지않습니다.그래서선생님이요청하신책은쓸수없습니다.하지만하나님나라의실현을위해생애를바쳤던사람들은적지않았지요.그러므로그분들에대한글은쓸수있을것같습니다.최악의상황에서도그나라를앙망하며끝까지주님의제자로살았던그리스도인들의이야기말입니다.”저의제안에최선생님도흔쾌히동의하셨고,그순간저에게는무거운짐이주어졌습니다.
하지만도무지끝나지않는분주한일정때문에,약속한글을쓰는것이쉽지않았습니다.예상치못한‘급한작업들’때문에정작‘중요한약속’이계속뒤로밀린것입니다.그렇게1년이지났습니다.단한줄도쓰지못한채말입니다.시간은계속확보되지못했고,마음의부담은점점더커졌습니다.그러던어느날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교단지인「활천」에서제게1년간연재를요청했습니다.평소존경하는교단선배이시고「활천」사사장이신최준연목사님의특별한배려와요청이었기에,쉽게거절할수없었습니다.당시상황으로1년간잡지에연재하는것은현실적으로거의불가능한부담이었습니다.하지만글의주제를제가결정할수있다는제안에,이번이야말로최선생님과의약속을지킬수있는마지막기회라고판단했습니다.이처럼강제적인상황이아니라면,결코별도의시간을내어글을쓰지못할것이자명했기때문입니다.
그렇게해서2021년1월부터1년동안「활천」에서“하나님나라를산사람”이라는제목하에연재가시작되었습니다.먼저,교회사에서열두명의인물을선정했습니다.가능하면그동안상대적으로덜주목받았던,하지만오늘날새롭게조명될가치가있는인물들을주로소개하고싶었습니다.1세기부터20세기까지연대기적순서에따라다양한국가와민족,계급과사역,인종과성별을고려했습니다.그리고각인물의생애를서술할때,최대한객관적인거리를유지하면서그들의업적과한계,빛과그림자를서술하려고주의했습니다.그들의공헌과가치를충실히소개하되,그들도유한한인간이었음을분명히밝히고싶었기때문입니다.해당인물에대한서술을마무리한후,각자가이시대그리스도인들에게주는교훈과도전을각장의결론처럼간략히언급했습니다.그리고독자들이개인적으로혹은모임에서숙고하고토론할질문들도각장끝에덧붙였습니다.처음부터목회자와교인들을대상으로글을썼기때문에,각주는설명이필요했던몇경우를제외하고는달지않았습니다.
그렇게선택한열두명은성안토니우스,요한네스크리소스토무스,교황그레고리오1세,아시시의프란치스코,얀후스,메노시몬스,바르톨로메데라스카사스,프란치스코하비에르,조지폭스,존웨슬리,에이미샘플맥퍼슨,마틴루터킹2세입니다.물론,이들이교회사에서하나님나라의실현을위해수고한최고의인물들도,심지어유일한사람들도아닙니다.그래서12명을선정하는일이쉽지않았으며,선택의결과도완벽했다고자신할수없습니다.나름의기준을세우고공정한선택을시도했지만,그럼에도저의개인적인관점과기준이크게작용했음을부인할수없습니다.고민끝에한국인들은제외시켰습니다.마지막까지몇사람을포함하려다,차후에한국인들로구성된별도의책을쓰기로하고이번에는단념했습니다.또한,비서구권사람과여성의비율이턱없이부족합니다.이것은저를포함한교회사가들이극복해야할학문적·문화적한계요과제입니다.이런한계를극복한책도꼭쓰고싶습니다.
책의규모나수준을떠나,한권의책이집필되고출판되는과정은매번‘해산의수고’와다르지않습니다.이번책의경우도마찬가지입니다.이짧은책이기획되어원고를연재하고,마침내출판사의승인을얻어세상에나오기까지저개인뿐만아니라,주변의많은분들의도움과응원,희생이있었습니다.무엇보다제게이책의집필을요청하고연구비를지원해주신최종태선생님께깊이감사드립니다.최선생님덕분에제가용기를낼수있었고,이글을쓰는동안도전과감동을반복해서누릴수있었습니다.그래서이책을최종태선생님께헌정합니다.
또한이시대에기독교출판사를운영하는것자체가‘자기를부인하고십자가를지는’순교자적제자도의실천입니다.부족한저의원고를기꺼이출판하기로결단해주신세움북스의강인구대표님께진심으로감사드립니다.대표님의결정이결코무모하지않았음을독자들과역사가증명해주길기원합니다.끝으로이책이저자의머릿속에서책으로변모되는일체의과정동안곁에서때로는인내와관용으로,때로는응원과격려로함께해준저의생명같은가족들,함께꿈을꾸는기독연구원느헤미야동지들,그리고늘고맙고소중한백향나무교우들모두에게머리숙여사랑과감사를전합니다.그리고마음과힘과정성을다해주님께감사의찬양을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