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저자서문
본서는필자의이준에대한개인적인관심에서시작되었다.이기항,송창주선생께서관장으로계시는헤이그의‘이준평화박물관’에서이준열사(1859-1907)의행적을보고가슴이뜨거워졌고,한국인으로서많은자부심을가지게되었다.그는필자에게있어영웅이었고,한명의진정한애국자였으며,희생의아이콘이었다.
필자는박사학위연구주제인네덜란드의내각총리아브라함카이퍼(AbrahamKuyper,1837-1920)의활동시기가이준열사와겹친다는것을발견하고서연구에흥미를느꼈다.카이퍼가한국에대해어떤인식을가지고있었는지,과연이준열사의방문에관하여알고있었는지자연스레의문을가지게되었다.이러한질문들이본서의집필로이어지게되었다.
필자는개인적으로두역사가에게서깊은영향을받았다.한명은‘주체적수용사관’을주창하신故박정신교수다.박교수님은생전역사학개론수업에서재미있는이야기를많이해주셨다.특히서구중심주의와학벌계급주의를경계해야한다고끊임없이가르쳐주셨다.한국역사를이해함에있어한국민중들이주체적으로개혁을꿈꾸며서구문물을받아들였다는지배적인선교사관,민족주의사관과는다른사관을설파하셨다.다른한명은네덜란드의조지하링크(GeorgeHarinck,위트레흐트신학대학교총장)교수다.그가강조하는것은사관에사로잡히지않는역사서술이다.하링크교수는특정역사관에사로잡히는것에대해경계하며역사적인사료들을편견없이접하되,보다논리적인주장을펼칠수있도록지금도필자를연단시켜주고있다.하링크교수는“역사가란,역사학이라는분야에부름을받은하나님의소명자”이기에,역사의신이된것처럼모든것을다아는태도로접근하기보다는겸손하게그분야에조금이나마기여를하는태도가중요하다는것을일러주셨다.필자는현재네덜란드근현대개신교연구에서독보적인위치를차지하고있는조지하링크교수로부터겸손함과소명의식을가랑비에옷젖듯배워가고있다.
그래서이글은전통적인역사적접근방식이라할수있는“어떤사관으로현상을이해하는것이더적절한가?”라는질문에서벗어나,“과연필자가바라본이준과아브라함카이퍼는어떤사람인가?”에대한개인적인소신에기반한이야기라할수있다.부디역사학계에서도이와관련된활발한토론이일어나필자의미력한주장을비판적으로살펴주시길바란다.
얼굴이너무많이닮아네덜란드현지에서쌍둥이로불리는장난꾸러기두아들김노아김건아에게아버지의깊은사랑을표하고,태중에셋째를잉태하고도남편의연구와집필에격려와지지를아끼지않으며무한한희생의거름을뿌려주고있는사랑하는아내김성은에게이책을바친다.
네덜란드로향하는벨기에의R4고속도로에서,
아내가운전하는스코다옥타비아조수석에앉아…
2023년6월30일김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