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동기화, 자유 :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돌봄, 동기화, 자유 :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18.00
Description
『돌봄, 동기화, 자유』는 일본 후쿠오카의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의 숲’ 소장인 저자가 수많은 노인들을 돌보며 겪은 일을 바탕으로 돌봄의 본질, 그리고 돌봄과 자유의 공존에 관해 쓴 책이다.
격리, 통제, 과도한 투약을 하지 않는 ‘요리아이’에서 노인들은 일정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신이 쓰던 물건으로 방을 꾸며놓으며 언제든 원할 때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시스템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이곳에서 노인들은 수용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 존중받는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인지저하증(치매)을 겪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병이 아닌,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그들의 혼란에 기꺼이 동기화하고자 한다.
이 책은 특별한 요양원에서 지내는 여러 노인들의 일상을 통해 노화와 인지저하증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완전히 탈피함과 동시에 이론에 담기지 않는 돌봄의 본질,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상호작용, 돌봄과 자유의 공존, 시설의 탈시설화 가능성 등 ‘돌봄’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고찰한다.

저자

무라세다카오

저자:무라세다카오村瀨孝生

노인요양시설‘요리아이의숲’‘택로소요리아이’‘제2택로소요리아이’의총괄소장.

1964년태어났다.도호쿠복지대학교졸업후태어난곳인후쿠오카현이이즈카시의특별요양노인홈에서생활지도원으로8년동안근무했다.그후시타무라에미코를비롯한세명의여성이후쿠오카시에설립한‘택로소요리아이’에자원봉사자로관여하기시작했다.

‘요리아이’는인지장애가있는고령자들의자유와인권을우선하며,당사자가본래의생활리듬대로살다평온하게임종하도록지원하는것을목표하는곳이다.일정표를강요하지않고,격리하지않고,약물사용을최대한자제하는등‘요리아이’의방식은새로운돌봄의가능성을보여주어큰주목을받고있다.‘요리아이’의설립경위에관해서는『정신은좀없습니다만품위까지잃은건아니랍니다』(가노코히로후미지음,이정환옮김,푸른숲2017)에자세히쓰여있다.

지은책으로『소변의포물선』『정신나가도괜찮아』『할머니가노망났다』등이있다.『돌봄,동기화,자유』는한국에처음소개되는저서다.



역자:김영현

출판기획편집자로다양한분야의책을만들었고,현재는일본어번역을하고있다.옮긴책으로『매일의존하며살아갑니다』『나는옐로에화이트에약간블루1,2』『서로다른기념일』『나를돌보는책』『우연의질병,필연의죽음』『오작동하는뇌』『지속불가능자본주의』『은하의한구석에서과학을이야기하다』『목소리순례』『먹는것과싸는것』『마이너리티디자인』『물속의철학자들』『살아남기위해필요한고통』『프리즌서클』『양손에토카레프』『눈이보이지않는친구와예술을보러가다』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의말―‘활짝열린문’으로들어서면
시작하며

1부자유롭지않은몸끼리동기화하다

1장마음대로되지않는다
1이론과육성│2통하지않는느낌
3살아있는몸의한계│4먹지않겠다는선언
5‘싫어’에이끌려서

2장나
1자유롭지않게되자자유로워지다│2내몸
3‘체감’이라는사실│4기억폴더의불가사의

3장두사람의나
1사람의몸은쉽게건드릴수없다│2쾌락과폭력
3동기화는기분좋아│4동기화일까,탈취일까

4장시간과장소,우리들
1변화하는지남력│2타임슬립
3시간과장소를맞추지못하다│4발붙일곳은‘혼란’
5교감하는몸들│6말려들능력

2부동기화가어긋나면자유로워진다

5장집이육체가된할머니
오줌스위치│거리의기억과연결되는몸│행방불명
알게뭐야│용서│한사람을위한중계기지
고통분담│누워만있는게나아│천만에요│망가진장난감
집지키는할아버지│고군분투하는할아버지│반전하는몸

6장‘할머니’를찾는할머니
위험한음색│목소리의파동│신입의당직보고
나는모르는‘나’│내경우에는
재현할수없는일│터부를건드리다│터부에서해방되다

7장사람을죽인할머니
창작되는‘이야기’│살해당할뻔한하나코씨
이혼조정과유두와네덜란드인│되살아난어머니
약동하는지성

8장생각에잠긴할아버지
생각에잠긴자유로운영혼
정상과이상의틈새에서살아갈수는없을까
계약이냐,신뢰냐│투명돌봄│반복되는통장│자살지망
북극과오카야마에있는우체국│침수와열사병
유연과무연사이에서

마치며

출판사 서평

돌봄의한가운데에서자유를발견하다

조한진희,홍은전강력추천!

격리도통제도없는특별한요양원의자유로운노인들
‘나답게늙고병들고죽는것’을가능하게하는새로운돌봄

『돌봄,동기화,자유』는일본후쿠오카의노인요양시설‘요리아이의숲’소장인저자가수많은노인들을돌보며겪은일을바탕으로돌봄의본질,그리고돌봄과자유의공존에관해쓴책이다.
격리,통제,과도한투약을하지않는‘요리아이’에서노인들은일정표대로움직이지않고자신이쓰던물건으로방을꾸며놓으며언제든원할때밖으로나갈수있다.‘시스템보다사람을우선’하는이곳에서노인들은수용자가아닌한사람으로존중받는다.대부분의노인들이인지저하증(치매)을겪고있지만저자는이를병이아닌,노화로인한자연스러운현상으로받아들이며그들의혼란에기꺼이동기화하고자한다.
이책은특별한요양원에서지내는여러노인들의일상을통해노화와인지저하증에대한기존의시각을완전히탈피함과동시에이론에담기지않는돌봄의본질,현장에서일어나는불가사의한상호작용,돌봄과자유의공존,시설의탈시설화가능성등‘돌봄’을둘러싼다양한주제를고찰한다.

문을잠그지않는특별한요양원의노인들
정상과이상의경계에서살아갈순없을까

“우리는고령자를부담스러운짐처럼여기지않습니다.격리하지않습니다.구속하지않습니다.약에찌들게하지않습니다.노화의시간과리듬에어우러지며고립되기쉬운어르신및그가족들과함께합니다.”
‘요리아이’가홈페이지에내건설립이념이다.1991년시설들에거부당해갈곳을잃은한노인을위해사찰의작은방을빌리는것으로시작된‘요리아이’는노인들을일정표대로움직이도록통제하지않고가두지도않는다.‘요리아이’의노인들은자신이원할때먹고잘수있고식판이아닌그릇에담긴음식을먹으며함께모여차를마시고이야기를나눈다.
돌봄과자유는공존할수없다고하지만,‘요리아이’의문은활짝열려있다.노인들은언제든원할때밖으로나갈수있다.직원들이따라나가노인들과동행하지만,혹시직원이모르는사이에나간다해도괜찮다.인근주민들이홀로걷는노인을발견하면시설로전화해주기때문이다.이런‘지역돌봄’체계를만든것도‘요리아이’의직원들이다.
저자는시설에사는사람/시설밖의사람,이상이있는사람/정상인사람으로세상을양분하고다른사람에게불편을끼치는사람은가둬도된다고말하는이사회에질문을던진다.정신이흐릿해진노인을왜가둬야할까?조금오락가락할지라도그혼란에어우러지며함께살수는없을까?정상과이상의경계에서사는노인을이사회가지켜봐줄순없을까?

동기화에서발견한돌봄의본질
돌봄과자유는공존할수있을까

돌보는이들은돌봄을효과적으로해내기위해당사자와‘동기화’를시도한다.동기화가성공하면일은수월해지고,돌봄을하는이도받는이도편해진다.그러나저자는동기화만을목표하면상대를지배하고통제하게될수있으며,오히려동기화에실패했을때자유롭게해방되었다고말한다.동기화하기위해두사람이노력하는그시도자체에돌봄의의미가있다는것이다.
인지저하증을겪으며혼란에빠진사람을돌볼때무조건통제하려할것이아니라그혼란에함께어우러지는노력이필요하다고저자는말한다.때로는상황에맞지않고오락가락하는당사자의언동에대해무엇이사실이고무엇이정상인지판단도교정도하지않고그저그혼란에함께할수있을때,돌봄을하는‘나’와돌봄을받는‘나’,두사람의‘나’가자유로워질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
저자는인지저하증당사자의자유만이아니라돌보는이의자유역시강조한다.‘요리아이’에서는돌봄을하던직원이육체적·정신적한계에몰릴때언제든도망치라고당부한다.돌봄을하다보면스스로제어할수없는감정,윤리로는뛰어넘을수없는한계에직면하게된다.상냥한줄만알았던자신에게서낯선‘나’가튀어나오며‘나’가붕괴되는순간이다.자칫하면학대와방치로이어질수있는그위험한상황에서저자는‘요리아이’의시설장으로서직원들에게최후의수단으로‘도주’를인정해준다.최선을다해돌보지만위태로운순간에는도망칠수있는자유.‘자유’가돌보는이와돌봄받는이,두사람을구원한다.
‘요리아이’에는아침회의시간이있다.지난밤당직직원이어떤일을겪었는지이야기하는자리다.직원은지난밤“‘나’가어떻게붕괴하고재생했는지”자신의체험을고백하고다른직원들은함께들으며때로는위로하고때로는축복한다.그리고웃으면서그모든걸날려버린다.

노화와인지저하증에대한새로운정의
언젠가다가올노인을위한나라를꿈꾸며

노화는곧기능상실이자쇠퇴이며부자유라고우리는믿고있다.그러나저자는노화가번데기속에서형체를바꾸듯완전히다른모습이되는역동적인변화이자,규범과이념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과정이라고말한다.흔히인지저하증을사회적죽음이라고말하기도하지만,저자는인지저하증으로인해상황을파악하지못하고인간관계를잊어버리고기억이희미해지는증상이오히려당사자에게‘나는이런사람이어야한다’는믿음을해체하며새로운자유를부여한다고말한다.인지저하증은나를잃어버리는것이아니라몰랐던새로운나를만나는일인것이다.
인지저하증에걸리면본래의내가사라진다고믿는사람도많다.그러나오랜세월수많은노인을돌봐온저자는인지저하증이그사람의고유한특성과인품은앗아가진못한다고말한다.노인들은각자다른형태로찾아온혼란속에서자기다움을잃지않고살아가는것이다.

각자의유구한역사를품고있는‘그사람다운’노인들을인지저하증이라는하나의방에가둘순없다.인지저하증은어쩌면우리모두의직간접적인미래가될것이다.저자는고령화사회를살아가는우리에게화두와도같은질문을던진다.나이가들고병들면사회로부터소외되는게당연한일일까?인지저하증에걸리더라도고립되지않고억압받지않고자기다운모습으로계속살아갈수는없을까?
소수의시설과전문가에게돌봄의책임을떠맡기는사회에서는자유와인권이훼손될수밖에없다.우리사회는지역단위로돌봄의영역을확장하고개인들은언제든타인의돌봄에기꺼이“말려들”자세를가져야한다.우리모두가돌봄의한가운데에서살아가고있기에.‘요리아이’(한데모임)라는이름처럼,우리역시한데모여고민하고돌봄을모두의일로,모두의책임으로나눠가질때서로가서로를구원할수있을것이다.노인을위한나라는그렇게시작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