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18.00
Description
모든 사물이 상품이 되고 온갖 행위를 서비스로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우리는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몰래 건네는 선물부터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 타인을 돕는 행위까지.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는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증여’의 원리를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이 세계의 구조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 삶의 의미와 잃어버린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 토머스 쿤의 변칙현상,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카뮈의 시지프 신화, 셜록 홈즈의 추리 기법,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까지 광범위한 인용과 흥미로운 사례를 바탕으로 증여의 본질에 다가간다.
젊은 철학자의 데뷔작으로 출간과 동시에 현지에서 ‘증여 열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문가와 독자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야마모토 시치헤이상과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독자가 선정하는 비즈니스서 그랑프리 교양 부문 등에서 수상했다.
저자

지카우치유타

저자:지카우치유타
1985년가나가와현에서태어났다.교육자,철학연구자.게이오기주쿠대학교이공학부수리과학과를졸업했고,니혼대학교대학원문학연구과석사과정을수료했다.전문분야는비트겐슈타인철학.현재통합형교육기관‘지창학사’의강사로가르치고있다.교육현장에서부터교양과철학을확립하며다양한학문분야를넘나드는‘지식의융합’을실천하고있다.
『우리는왜선물을줄때기쁨을느끼는가』는저자의첫책으로출간과동시에화제를모으며제29회야마모토시치헤이상장려상,기노쿠니야인문대상20215위,독자가선정하는비즈니스서그랑프리2021교양부문4위에선정되었다.그외에지은책으로『이타·돌봄·상처의윤리학』이있다.

역자:김영현
출판기획편집자로다양한분야의책을만들었고,현재는일본어번역을하고있다.옮긴책으로『나는옐로에화이트에약간블루1,2』『서로다른기념일』『나를돌보는책』『우연의질병,필연의죽음』『지속불가능자본주의』『목소리순례』『먹는것과싸는것』『마이너리티디자인』『눈이보이지않는친구와예술을보러가다』『돌봄,동기화,자유』『꽃을위한미래는없다』『빌어먹을어른들의세계』『밑바닥에서전합니다』『몸은,제멋대로한다』등이있다.

목차

시작하며

1장‘돈으로살수없는것’의정체
2장주고받기의한계
3장증여가‘저주’로변할때
4장산타클로스의정체
5장우리는언어놀이속에서살아간다
6장‘상식에대한의심’을의심하라
7장세계와다시만나기위한‘발산적사고’
8장이름없는영웅이떠받치는일상
9장증여의전달자

마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돈으로살수없는것들이
우리의일상과세계를지탱하고있다

소중한사람과의관계,좋은걸공유하는마음,
건전한부채의식,그리고이름없는영웅들...
대가를바라지않고주는‘증여’라는행위에대하여

★김겨울작가·김소연시인강력추천
★2021기노쿠니야인문대상·제29회야마모토시치헤이상·아마존베스트셀러

모든사물이상품이되고온갖행위를서비스로만드는자본주의사회이지만,우리는세상에‘돈으로살수없는것’이존재함을알고있다.누군가에게몰래건네는선물부터자신의이익을포기하면서타인을돕는행위까지.
『우리는왜선물을줄때기쁨을느끼는가』는비트겐슈타인철학을전공한저자가돈으로살수없는것,‘증여’의원리를밝혀내는과정을통해이세계의구조를파악하고나아가우리삶의의미와잃어버린가능성을일깨워주는책이다.저자는비트겐슈타인의언어놀이,토머스쿤의변칙현상,멘델레예프의주기율표,카뮈의시지프신화,셜록홈즈의추리기법,만화『테르마이로마이』까지광범위한인용과흥미로운사례를바탕으로증여의본질에다가간다.
젊은철학자의데뷔작으로출간과동시에현지에서‘증여열풍’을일으키며베스트셀러가되었고,전문가와독자의호평을동시에받으며야마모토시치헤이상과기노쿠니야인문대상,독자가선정하는비즈니스서그랑프리교양부문등에서수상했다.

발신인을숨긴선물이자과거에서도착한메시지
증여는어떻게시작되고완성되는가

증여란무엇일까.이책은철학자지카우치유타가익숙한듯낯선개념인‘증여’의원리를이야기하며시작한다.흔히‘재산증여’나‘증여세’등법률용어로소비되는증여.저자는‘증여는돈으로살수없는것과그것의이동’이라고일단정의한다.또한증여는자본주의시장경제를움직이는교환의논리와대척점에있으며상품으로치환되지않는행위다.하지만그것만으로는완전한정의라고할수없다.‘증여에는반드시전사가있어야한다’,‘증여가상대에게닿을수있을지는확신할수없다’,‘즉각적인보상과효능감을원하는순간증여는실패한다’등증여의특성을독자들이이해할수있도록저자는느리지만흥미로운풍경이가득한우회로를택한다.저자가제시하는광범위한인용과다양한사례를읽다보면독자는어느새증여가무엇인지깨닫게된다.우선다음이야기를살펴보자.

한남자의어머니가인지저하증(치매)을앓고있다.어머니는웬일인지매일오후4시가되면바깥으로나간다.아들이어머니의외출을막으려하면어머니는절규하며폭력을휘둘렀다.고민하던아들은한베테랑요양보호사에게상담을청했다.사연을들은요양보호사는어머니의오빠에게연락을해‘오후4시’라는시간에대해아는지물었다.이야기를들은어머니의오빠는대답한다.“오후4시는아들이어렸을때유치원버스에서내리던시간이었어요.”

위사례는증여의의미와원칙을정확히드러낸다.어머니는인지저하증의흔한증상인‘배회’를하는것으로오해받았지만실은‘아들을외롭게둘수없다’는자신만의이야기속에서살아갔다.‘어머니의사랑’이라는증여는수십년의시간을뛰어넘어아들에게도착했다.아들이깨닫기전까지어머니의증여는이세상에존재하지않았다.
발신인이자신의정체를드러내지않고건네며,수취인이받고있음을인지하지못하다가뒤늦게혹은오랜세월이지난뒤깨닫게되는것.그리고그수취인이받았음을깨달은뒤에다시다른사람에게건네게되는것.그것이바로증여다.산타가없다는걸알게된뒤에비로소깨닫게되는부모님의선물,누군가와헤어진뒤에야자신이얼마나큰사랑을받았는지느끼게되는순간들.발신인을숨긴선물이자뒤늦게도착한편지.여기에서증여에대한이해가시작된다.

비트겐슈타인부터셜록홈즈까지
증여의정체를밝혀내는흥미로운지식의여정

‘증여는수취인이발견하는순간비로소완성된다’는논리를입증하기위해저자는비트겐슈타인의‘언어놀이’를가져온다.언어놀이(languagegame)란한언어에대한이해는그낱말에대한이해가아니라그낱말을사용해다른사람과소통을할수있을때성립된다는개념이다.누군가의“창문을닫아줘.”라는말에다른사람이창문을닫았을때,어린아이가그상황을통해창문이라는단어를이해하게되는것이바로언어놀이에기초한학습이다.
언어놀이의토대가되는것은‘상식’,비트겐슈타인이말하는‘세계상’이다.이를테면,저울한쪽에3그램과5그램추를놓고다른쪽에8그램추를놓았을때균형이안맞는다면(불합리성),우리는‘3+5=8’(세계상)이틀렸나의심하지않고저울의고장을깨닫게된다(발견).과학사에서이러한불합리한현상은수많은발견을이끌어냈다.멘델레예프는63개의원소를배열해보고주기율표가미완성임(불합리성)을깨달았지만주기율(세계상)을확신했기에아직발견되지않은원소들을빈칸으로남겨둔채주기율표를발표한다.그로인해비웃음을받았지만,훗날멘델레예프의예언대로빈칸의원소들이차례차례발견된다.주기율표의빈칸이라는불합리성이여러원소들의발견이라는합리성으로이어진것이다.윌리엄하비역시심장이매일6000킬로그램의혈액을내보낸다는사실과혈액이심장에서만들어진다는기존이론의모순(불합리성)을합리적으로설명하기위해‘혈액순환론’이라는새로운세계상을발견한다.토머스쿤이‘변칙현상’이라고규정한이불합리성은과학이라는언어놀이에서탐구를진전시키는역할을한다.
과학뿐만이아니다.작가아서코난도일이창조해낸인물,셜록홈즈역시오랜세월축적한지식(세계상)을바탕으로변칙현상을검출해내며숨겨진진실을밝혀낸다.홈즈는파트너왓슨을처음만난자리에서손목은하얀데얼굴은구릿빛인왓슨의인상착의(변칙현상)와영국군이아프가니스탄에서전투를벌였다는지식(세계상)을바탕으로군의관이라는그의직업을추리해낸다.그리고앞서인용한‘오후4시의배회’일화로돌아가보자.아들과상담했던베테랑요양보호사는자신이가진전문적인지식에기초해어머니의배회를변칙현상으로판단해낸다.
주기율표의빈칸,6000킬로그램의혈액,얼굴이그을린의사,그리고특정한시간에밖으로나가는어머니.이런변칙현상을알아채는능력이바로증여를깨달을수있는능력인것이다.
저자는토머스쿤의‘수렴적사고’와‘발산적사고’개념을동원해서논지를이어간다.앞서언급한셜록홈즈와‘오후4시의배회’속요양보호사가바로수렴적사고능력을가진인물로,수렴적사고는상식의틀안에서변칙현상을깨닫고설명하려하는사고법이다.그에비해발산적사고란‘상식을의심’하고세계상에의문을제기하는사고법으로,현실에서일어날리없는일(변칙현상)을묘사함으로써세계상을파괴해버리는SF문학의기초가된다.우리는수렴적사고를통해변칙현상인증여를깨달을수있고,발산적사고를통해당연하게여겼던이세계와다시만날수있다.

일상의혼란에서,자본주의의빈틈에서발견되는증여
우리삶의의미를어떻게찾을수있을까?

정전과일용품의품절부터화재와범죄에이르기까지,우리는갑자기크고작은혼란이찾아왔을때안정된일상이무너지고비정상상태가되었다고생각한다.그러나실은우리의일상자체가보이지않는외력덕분에아슬아슬하게균형을잡고있는불안정한평형상태는아닐까.저자는우리의평온한일상을가능하게만들어주는수많은사람들의증여를말한다.남모르게재앙을없애고사회를유지시키는숨은공로자,바로‘이름없는영웅들’이다.앞서언급한수렴적사고/발산적사고같은다양한상상력을동원해불안정한평형상태인우리의일상이라는변칙현상을깨달은사람만이,이름없는영웅들의존재를알아챈사람만이또다른이름없는영웅이되어증여를전할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
자본주의적교환의논리가마치세상의진리처럼여겨지는현대사회,‘쓸모없는것은세상에존재할이유가없다.’라는극단적인생각까지점점퍼져가는오늘날,이책은자본주의보다훨씬오래된사회구조인‘증여’를부활시킨다.증여의윤리는결코이상주의에함몰되지않으며오히려자본주의의빈틈에서만탄생할수있는,자본주의와공존하는가치라고저자는강조한다.
우리는어떻게해야자신이받은증여를깨닫고스스로증여의전달자가될수있을까?삶의의미와일의보람은어떻게우리에게찾아올까?책의결말에이르면우리는우리가살아온일상과당연하게여겼던삶의조건들이실은과거로부터받은무수한증여의결과였음을깨닫게된다.교환의논리로작동한다고믿었던자본주의사회가실은증여로이루어진세계였음을,그리고증여란,증여를깨닫는사람에게만주어지는선물이라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