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를 수집합니다 (이중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좋아요를 수집합니다 (이중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4.21
Description
1987년 《소설문학》과 1988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중현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근대산업사회의 근간인 인간의 노동력과 생산을 무너트리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날카롭게 포착하며 문명사적 성찰을 오롯이 담고 있다. 시적 소재들은 택배기사, 무인 편의점의 인공 지능, 일당 생활 노동자, 배달 라이더 16살 고등학생,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 등 소시민들과 셀프 커피숍, 엘리베이터, 스팸문자, 시장 동향 보고서, 클릭, 유튜브, 티비 요리 프로그램, 데이터 소진, 비밀번호 변경 메시지 등 현실 자본주의의 모든 일상이다.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과 디지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노동과 소비 형태, 소비주체로서 수행하는 무임 노동, 상품화와 이윤 추구의 그늘에 가려 소외된 인간 주체로서의 ‘나’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밀고나가는 사회적 통찰은 예리하다 못해 아프게 다가온다. 문명의 풍요로움과 외롭고 쓸쓸한 감정들이 길항작용을 하며 우리 생활의 내면을 밀도 있게 돌아보게 하는 서사와 서정의 울림은 흡인력 강하게 독자를 끌어당긴다.

이중현 시인은 “지금 여기, 우리 삶을 길들이는 것들을 만나 그들을 알고 싶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모두를 만나지는 못했으나 대화는 불편했고, 내가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거나 오역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은 명랑했고, 나는 아팠다.”고 이번 시집을 내게 된 소회를 밝힌다.

해설을 쓴 김진경 시인은 “이중현의 시가 서 있는 자리는 ‘디지털 자동화 시대 민중시의 진화’”이고 “그의 시가 서 있는 자세는 ‘버리지 않고 넘어서기’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꿈꾸는 것은 아마도 이윤 코드로 세팅되어 인간을 옥죄는 디지털 플랫폼의 세계로부터 인간이라는 코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예측한다.

박두규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중현의 이번 시들은 현실 자본주의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누리는 현대인의 도시 정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위해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을 치열하게 드러낸다. 편편의 시들을 읽으면 지금 여기의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일상 삶의 절망과 희망들이 서로 교차되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한 자본의 문명에 대한 부정성과 존속성 그리고 대안적 성찰 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저자

이중현

시인
경북의성에서태어났다.1987년≪소설문학≫신인상(시),1988년≪세계의문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물끄러미바라본세상」「아침교실에서』「사람을보면눈물이난다」가있으며,동시집으로「공부못하는이유』「힘도무선전송된다』「나는나」,동화집으로「나의비밀친구」「여울각시」「마지막은어낚시」「운동장에멧돼지가나타났다」등이있다.한국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차단기가열렸습니다
번개배송/즉석요리/그림자/과속/봄,커피숍을나서며/잡아당기지마세요/나를사가세요/자영업자/인공지능무인편의점/구의역9-4승강장에서/로봇노동자를보며/질주/하이패스

제2부업데이트중입니다
생계부生計簿/포장/고용계약서/마케팅/종합격투기/자동업데이트/고객마저팝니다/청년백수/사과문/추억쇼핑/쇼핑유전자/가을신상품/내가스팸문자였다/커피가격표

제3부‘좋아요’를수집합니다
시장동향보고서/‘좋아요’를수집합니다/인공지능면접관/백화점문화센터/신상품/먹방을보다가/나를정리한다/하루32시간/소비자기본법제5조/내가아닐지도모른다/구글위성지도를보며

제4부나를떠날것입니다
샤넬백/을지로지하상가에서/의심/양봉업자/짜장면한그릇/자가격리/아바타/다른이름으로저장하기/신탁/밤하늘보호공원

제5부외로움으로외로움을버티는시절
오늘의요리/드디어고독을벗어났다/접속/도난당하고싶어요/사회적거리두기/메신저/데이터가소진되었습니다/좋은시절/밤하늘별들도독거한다/비밀번호변경/속도/전철에서/나를심었다/반려로봇장례식/미륵불과메시아

출판사 서평

코드화되어디지털상에서배분되는단순하고균질적인노동은정규직노동자와비정규직노동자사이에불평등하게배분되며무급노동의잉여를발생시키는것만이아니소비자에게도배분된다.그래서이시의화자는자동주문기앞에서자동화이전같으면종업원이했을노동을대신하고,커피를다마시고는매뉴얼에따라뒤처리를하며역시이전같으면종업원이했을노동을대신하며,이것이“몸에밴놀이일까,노동일까/약속일까,고용일까를의심”한다.하지만식당,주유소,대형마트등일상이이미소비자에게배분된노동으로가득차있어서화자는결코이무임노동에서벗어날수가없고“셀프커피숍에서애써사표를쓴들/봄은여름으로인계하거나/식당,주유소나대형마트말단부서로/가차없이고용승계”될뿐이다.(「봄,커피숍을나서며」해설에서)

디지털플랫폼은콘텐츠를생산하기위해노동하지않는다.콘텐츠를생산하는노동은플랫폼네트워크에접속된소비자들이한다.소비자들은관계에대한욕망때문에자발적으로콘텐츠를만들어올리는노동을하고그노동은다른소비자들로부터좋아요정도를받는헌신적인무급노동이다.디지털플랫폼은이관계에대한번민과헌신적인무급노동,그에대한소비자들의좋아요반응을수집하고관리한다.이렇게수집된번민과헌신은“감정과사상까지골골샅샅이뒤적이면서/그대위한맞춤형제품을보여드려”소비자의상품소비패턴을조작하고관리하는자료가된다.(「‘좋아요’를수집합니다」해설에서)

일정한트랜드로세팅된시스템속에서그시스템을넘어서는변화를추구한다는것은무척어려운일이다.그는그때문에많은상처를안고교육과관련된공직에서은퇴하여포천의어느산중턱에산방을마련하였다.그는산방에서그간의일을회고하며“내가없어도세상은안녕하고/내가있어불화였다”고자신의집착을깨닫는다.그리고거리라는여유를가지고세상을본다.그러면더넓은시야에서“벌거벗고유혹하는네온사인/쓰러질때까지퍼붓는광고의폭풍우/더많은조회수를삼키려고구토하는뉴스”로시끄러운세상이보인다.그리고무엇보다더잘보이는것은“햇빛의융단폭격,폭발하는꽃들/바람의인해전술,진격하는초목들/사방에서침략하는봄의군사들//내심신거침없이점령하여/향기로운유언비어로통치할봄”이다.이중현시인은봄즉자연에자신을신탁하기로하고그에근거하여급변하는세상을문명사적으로성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