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회복을 희구하는 상처의 미학
2014년 시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로 등단한 이후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황은경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아스페리타스의 외출』이 애지시선 시리즈 132번째로 나왔다.
이번 시집은 상처와 고통에 근원을 두고 있다. 특히 사라진 뒤에도 남아있는 아픔들에 대한 예민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산다고 다 살아 있는 게 아니다”(「구겨진 계절 앞에서」), “숨 쉬는 일도 두려운 출렁거림”(「하얀 나비」), “상처는 깊고 푸르게 잠들었어”(「겨울꽃」) 등의 구절이 빈번하다. 그만큼 견뎌야 할 슬픔의 무게가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황은경 시인은 상처를 응시하고 마주하며 사물과 장면, 말의 궤적과 계절의 리듬에까지 다층적으로 변주한다. 상처와 통증은 삶의 징후들이며 살아있음의 감각으로 열어놓는다. 개인의 상처는 공동체의 아픔으로 연결되고, 통증은 두려움이 아니라 윤리적 배려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급하지 말기, 가까워지되 쉽게 하나가 되기를 멈추기, 누수의 통로를 마련해 두기, 빛을 기다리는 법을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리하여 겨울에도, 통증의 밤에도 빛을 잃지 않는 느리지만 확실한 식물성의 시간으로 빚어낸다.
황은경 시집_ 아스페리타스의 외출
가령 표제작 「아스페리타스의 외출」에서 ‘아스페리타스’는 먹구름을 의미한다. 시인은 먹구름과 연옥, 레테와 새벽, 자유·평화·평등의 밝기 등 대립항들을 식물적 감응으로 그려낸다. “네가 바라는 자유는 어둠보다 밝고/내가 바라는 평화는 새벽만큼 조용하고/평등은 아침만큼 당당하다”는 자유·평화·평등의 구호는 자연의 변화 리듬에 맞물려 재정의 된다. 이때 예술가는 “꿈틀거리는 세상을 그리는” 존재, “낯선 성자”로 호명된다.
황정산 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을 관통하는 정조는 슬픔이지만 그것은 우울의 정지 상태가 아니라 윤리적, 생태적 민감성으로 확장되는 슬픔이다.”, “시집 곳곳에 뿌리, 잎, 겨울눈, 광합성, 나무, 꽃, 초록 같은 이미지가 질료처럼 배치되고, 그 식물성의 견딤, 가꿈, 되살림의 순환적 리듬을 제공한다. 이 리듬이야말로 황은경의 시가 개인의 서정을 넘어 공공의 윤리로 확장되는 주된 방식이다.”라고 말한다.
최은묵 시인은 이번 시집을 두고 “세상에 흩어져있는 감정을 변주하여 삶을 투과시키는 기록”, “냄새 없는 그림자의 물음”이라고 읽으며 “황은경의 시편이 조곤조곤 깔리는 목소리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림자로 남은 것들의 떨림을 고스란히 옮기려는 긴장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번 시집은 상처와 고통에 근원을 두고 있다. 특히 사라진 뒤에도 남아있는 아픔들에 대한 예민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산다고 다 살아 있는 게 아니다”(「구겨진 계절 앞에서」), “숨 쉬는 일도 두려운 출렁거림”(「하얀 나비」), “상처는 깊고 푸르게 잠들었어”(「겨울꽃」) 등의 구절이 빈번하다. 그만큼 견뎌야 할 슬픔의 무게가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황은경 시인은 상처를 응시하고 마주하며 사물과 장면, 말의 궤적과 계절의 리듬에까지 다층적으로 변주한다. 상처와 통증은 삶의 징후들이며 살아있음의 감각으로 열어놓는다. 개인의 상처는 공동체의 아픔으로 연결되고, 통증은 두려움이 아니라 윤리적 배려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급하지 말기, 가까워지되 쉽게 하나가 되기를 멈추기, 누수의 통로를 마련해 두기, 빛을 기다리는 법을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리하여 겨울에도, 통증의 밤에도 빛을 잃지 않는 느리지만 확실한 식물성의 시간으로 빚어낸다.
황은경 시집_ 아스페리타스의 외출
가령 표제작 「아스페리타스의 외출」에서 ‘아스페리타스’는 먹구름을 의미한다. 시인은 먹구름과 연옥, 레테와 새벽, 자유·평화·평등의 밝기 등 대립항들을 식물적 감응으로 그려낸다. “네가 바라는 자유는 어둠보다 밝고/내가 바라는 평화는 새벽만큼 조용하고/평등은 아침만큼 당당하다”는 자유·평화·평등의 구호는 자연의 변화 리듬에 맞물려 재정의 된다. 이때 예술가는 “꿈틀거리는 세상을 그리는” 존재, “낯선 성자”로 호명된다.
황정산 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을 관통하는 정조는 슬픔이지만 그것은 우울의 정지 상태가 아니라 윤리적, 생태적 민감성으로 확장되는 슬픔이다.”, “시집 곳곳에 뿌리, 잎, 겨울눈, 광합성, 나무, 꽃, 초록 같은 이미지가 질료처럼 배치되고, 그 식물성의 견딤, 가꿈, 되살림의 순환적 리듬을 제공한다. 이 리듬이야말로 황은경의 시가 개인의 서정을 넘어 공공의 윤리로 확장되는 주된 방식이다.”라고 말한다.
최은묵 시인은 이번 시집을 두고 “세상에 흩어져있는 감정을 변주하여 삶을 투과시키는 기록”, “냄새 없는 그림자의 물음”이라고 읽으며 “황은경의 시편이 조곤조곤 깔리는 목소리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림자로 남은 것들의 떨림을 고스란히 옮기려는 긴장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스페리타스의 외출 (황은경 시집)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