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가는 길 (어느 신비한 숲 속 유쾌한 목욕탕 | 양장본 Hardcover)

목욕탕 가는 길 (어느 신비한 숲 속 유쾌한 목욕탕 | 양장본 Hardcover)

$19.00
Description
목욕탕을 가 본 적이 있나요? 누군가의 등을 밀어 주던 조금 따끔하고 오래 따뜻하던 순간을 기억하나요. 물이 차오른 탕에 어깨까지 몸을 담그면 세상은 잠시 느려집니다. 김이 자욱한 공기 속에서 어른도 아이도 말수가 줄어듭니다. 누구의 몸이 더 큰지, 누가 더 빠른지, 오늘 무엇을 이루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같은 온기를 나눌 뿐입니다. 목욕은 몸을 씻는 일이지만, 때로는 마음을 쉬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목욕탕 가는 길》은 그런 시간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글자 없는 이 책은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독자에게 조용히 손을 내밉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건네는 초대처럼 말입니다. "자, 우리도 같이 갈까?"

숲속 친구들은 바구니를 들고 길을 나섭니다. 꽃이 핀 길을 지나고, 나무 사이를 지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 모두 함께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누군가는 앞서 걷고, 누군가는 뒤따르지만 아무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하는 것보다 함께 걷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목욕탕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사실은 함께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속도를 재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일. 그리고 마침내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듯 누군가의 곁에서 편안해지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장을 따라 천천히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친구들 곁에 서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에는 따뜻한 목욕을 마치고 나온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포근하게 데워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자

야나

한국과프랑스,이탈리아에서그래픽디자이너로일하며웹사이트와애플리케이션,애니메이션시리즈를만들었습니다.지금은‘야나(YanaLee)’라는이름으로회화와그림책작업을이어가고있습니다.
‘야나’는“YouAreNotAlone(넌혼자가아니야)”라는문장에서가져온이름입니다.혼자가아닌마음,함께있는감각을그림속에담아내고자합니다.

목차

이책은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목욕탕은점점사라지고있습니다.그러나그곳이우리에게남긴감각은쉽게사라지지않습니다.

목욕탕은옷을벗는곳입니다.옷을벗는다는것은직책도나이도체면도잠시내려놓는다는뜻이기도합니다.그안에서는누구의몸도특별하지않고,누구의몸도부끄럽지않습니다.모두가같은물에몸을담그고같은온기를나눕니다.이책은목욕탕을단순히씻는장소가아니라함께머무는장소로다시바라봅니다.

어른에게이책은오래전기억한장면을불러옵니다.김이서린거울,따끔하게등을밀어주던손,목욕을마치고마시던시원한바나나단지우유.빠르게사라져가는동네목욕탕의풍경속에서우리는누군가와함께씻고쉬던시간이얼마나따뜻한위로였는지를새삼떠올리게됩니다.아이와나란히책장을넘기는시간은,어쩌면작은목욕과도같은휴식일지모릅니다.

아이에게이책은글보다먼저그림을읽는즐거움을알려줍니다.페이지마다숨어있는동물친구를찾고,누가누구의등을밀어주는지살펴보고,다음장면을상상하며이야기를이어갑니다.목욕탕이낯선아이에게는다정한첫경험이되고,익숙한아이에게는반가운추억이됩니다.그림을읽는힘은그렇게자연스럽게자라납니다.

이책에는토끼와고양이,코끼리와하마,곰과생쥐가함께등장합니다.몸집이산처럼큰코끼리와손바닥만한생쥐가같은물에몸을담그고,똑같이눈을감고노곤해집니다.누군가는앞서걷고누군가는뒤따르지만아무도서두르지않습니다.큰존재는작은존재를기다리고,빠른존재는느린존재의속도에귀기울입니다.어쩌면우리가살아가고싶은세상도이런모습에가까울지모릅니다.

우리는더빨리가는법을배우며살아갑니다.더높이올라가는법을배우고,더많은것을이루는법을배웁니다.하지만《목욕탕가는길》은그바쁜세상곁에조용히앉아다른이야기를들려줍니다.먼저도착해야할이유도,누구보다뛰어나야할까닭도없다고.친구들은함께길을걷고,함께목욕을하고,함께쉬었다가다시집으로돌아갑니다.

책장을덮고나면오래도록마음에남는것은목욕탕의풍경이아니라그길위의시간입니다.누군가와나란히걷던순간,같은방향을바라보던순간,서로의속도를기다려주던순간말입니다.

그리고우리는문득깨닫게됩니다.

함께간다는것은생각보다따뜻한일이라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