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라 쓰지 않고

우울이라 쓰지 않고

$16.00
Description
“우울을 데리고 먼 데까지 갔다”

오래 내디딘 걸음과 섬세한 눈으로
우울의 지형을 새로이 펼쳐 보이는 마음의 지도
★고수리·신유진 작가 추천
“나는 저물어가는 저녁을 지켜보는 사람처럼 글을 읽어나갈 때마다 아쉬워했다.
멈춰 서는 문장마다 내 마음 같아서. 그저 오래도록 읽고 싶어서.” _고수리 작가

“그의 문장은 나와 보폭이 비슷한 사람의 옆모습 같아서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그의 풍경이 나의 것이 되고, 그의 표정이 나의 풍경이 된다.” _신유진 작가

여기 우울을 데리고 먼 곳까지 걸어본 이의 아름답고도 너른 지도가 있다. 감정과 마음을 깊고 넓게 살피는 오후의 소묘 새 산문 시리즈 ‘마음의 지도’ 첫 권으로, 이 책은 제목처럼 진실로 ‘우울이라 쓰지 않고’ 우울의 다채로운 풍경을 섬세히 보여준다. 우리는 우울이 그의 시선과 마음을 어떻게 벼리고 넓혔는지 확인하며, 한 존재의 깊고 낮은 곳부터 지층처럼 쌓여온 우울의 지형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데 놀라고 만다. 작은 기쁨과 차분한 격정의 언덕을 오르내리고, 상처의 골목을 매번 새로이 헤매고, 다시금 사랑의 바다로 나아가는 그의 걸음에, 닮고도 또 다른 나의 걸음을 겹치며 먼 데까지 가보기를. 자신만의 마음의 지형을 새로이 그려보기를. 그 특별하고도 불가해한 기쁨을 기꺼이 누리기를. 이 책이 ‘우리에게 하는 약속’과도 같다.
저자

문이영

걷고쓰는사람.여러도시와동네를전전하며그장소들을사랑하기위해걸었다.걷는동안마주한것,알게된것은새로운풍경만이아니라제우울의다채로운지형이어서익숙하고도생소한그면면을연신들여다보며이책을썼다.엉뚱하고,잘웃고,궁금한게많고,눈을좋아한다.

목차

프롤로그:우울의지형
태양|나무|햇밤|삼청동|파란대문|옥상|여름|겨울|버스|유월|눈|서점|새벽바다|한시절

출판사 서평


“나는저물어가는저녁을지켜보는사람처럼글을읽어나갈때마다아쉬워했다.
멈춰서는문장마다내마음같아서.그저오래도록읽고싶어서.”_고수리작가

“그의문장은나와보폭이비슷한사람의옆모습같아서그를따라고개를돌리면
그의풍경이나의것이되고,그의표정이나의풍경이된다.”_신유진작가

“걷는다는것은내가장소를사랑하는방식이다”

우울을극복하거나치료해야할질병으로서의증상이아니라나를이루는장소로여기며사는사람.그장소를“밑창이얇은신발을신고,계절에따라달아오르고식는땅을발바닥으로가장먼저느”끼며걷는사람.그는우울이“내면에갇히는방식으로작동”한다는,”단절과고립을가져오는동굴같은곳”이라는우울에관한흔한오해에관해할말이있다.그곳에동굴말고도밤나무가무리지어사는산이,작게노래부르며걷기좋은서쪽바다가,늦여름잔향이오래맴도는들이,골목이미로같은북동쪽동네가있다고.계속해서흔들리며열려있게하는것또한그풍경들이라고.언덕을넘고강을끼고걷고또걸으며그는벗어나지않고도멀리간다.최초의나무로,비밀을갖게된유년으로,홀린듯열어본낯선곳의문앞으로,나를찾던엄마의목소리로,사랑이막태어나려는유월의밤공기로,아버지와나사이에놓인바다로….매번새로운나선을그리며익숙하고도생소한우울의얼굴을연신들여다본이가진실로고백하는것들은,그장소에없다고여겼던,그리하여그가믿지않았던혹은믿기어려웠던모든것들.그러니까새로이보게된위로와용기,특별하고불가해한기쁨,마침내사랑.

“산책이야말로익숙한장소에서이방인이되는가장쉬운방법이므로,내가아는사랑과위로와용기가새로운무언가로보일때까지걷고또걸었다.걸을수록아는것은줄고모르는것이늘었다.지난시간과나자신에대해서도마찬가지였다.한참걷다돌아오면무언가가달라져있었다.익숙했던풍경이눈에설게느껴졌다.”

읽고쓰는일의아름다움에대하여

“읽고쓰는일의아름다움은나약함을인정하는과정에있다.”
‘우울이라쓰지않고’그가말하는것들은이런것.나약함을인정하는일,당신의앞이아니라옆이나뒤로들어가는일,그리하여나를잃어버리는일,아무도해치지않는실수를많이하는일,그런이야기를몸에가지고다니는일,모르는문장을기다리는일,아버지에관한새로운생각을하는일,다시내가되는일.그것은“연한마음으로잎사귀의떨림을감각하다가세상을다시사랑하고마는일”.어쩌면끝끝내‘쓰지않고’는할수없었던모든일.장소를사랑하기위해걷고또걸을수밖에없던그는삶을사랑하기위해이이야기를쓰고또고쳐쓸수밖에없었으리라.그일이얼마나아름다운지는그의글을읽어보면알게된다.이책이그의첫책이어서더없이각별해지는마음을,그의다음책을기다리게되는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