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쌓는 마음 - 마음의 지도

매일을 쌓는 마음 - 마음의 지도

$14.28
저자

윤혜은

저자:윤혜은

10년일기장두권을빈칸없이채워가면서,빼곡하게쌓인오늘들로부터내가단지내가된다는자명한사실을유감없이받아들였다.망원동에서‘작업책방씀’을운영하며,팟캐스트〈일기떨기〉를진행하고있다.걷기와별자리운세와노래를몹시좋아하고,지금은소설과가사를쓴다.에세이《일기쓰고앉아있네,혜은》,《아무튼,아이돌》을지었고,〈일기떨기〉를책으로묶은《엉망으로열심히살고있습니다》를함께썼다.

목차

프롤로그:기억을쌓는문장

1부씀으로부터
일기인간|카프카식일기쓰기|쓰는마음,쓰는자리|책방이있으니까괜찮아|잘보이고싶었어|백색왜성|별자리운세와소설

2부삶의실감들
밤마다걸으며|실감하는말들|엄마의취향한켠에서|인기가요대신일기가요|좋은가사를쓰기위한덕목|일기떨기의목소리들

3부나로사는재능
좋아하는마음이|기분관제탑|재능유전자|도망치기전에떠나기|혜은더하기

출판사 서평

“정성껏움직여보는하루.
하나하나찬찬히작은것부터쌓아올리며전진합니다.”

하루라는단위가얼마나커다랄수있을까.‘무수한오늘이양옆으로,또위아래로짜여있는10년일기장’두권을빼곡히써나가는혜은작가에게는하루를감각하는삶의거리가어제와내일,과거와미래를잇는삶의거리만큼늘어나있다.단독적인하루가아니라퇴적되는시간가운데펼쳐지는하루라는이러한인식에는오늘을성실히살게하는책임감과더불어오늘이쌓여내일이된다는당연한홀가분함이공존한다.그러므로혜은은일기를쓰면서뭔가달라지기를기대하기보다지금껏쌓아온나‘들’과행진으로기분으로제삶의부피를착실히키워간다.누구보다정성껏,그러나무거워지지는않은채하루하루를작은것부터찬찬히쌓아올리는마음,그러니까‘살수록사는운’을쌓고있다고믿는귀여운마음은이로부터비롯될것이다.

“이미쓰고있는사람만이무언가를쓰자고,
써야한다고매번다짐한다”

매일을쌓는마음의가장큰지분은무엇보다‘씀’이다.혜은작가에게쌓다와쓰다는언뜻동의어처럼보이기도한다.“아무것도쓰지않고그냥살아왔던시간도중요하다고말해주고싶다”라는박완서선생님의말에아무것도쓰지않고살아왔던시간이별로없다는걸깨닫고소스라치는사람.그에게글은맨마지막을상상할수있는유일한것,그렇기에얼마든지무리할수있는것이다.아무리어렵더라도그글은반드시하나의작은마침표로마무리될테니까.그런작은마침표들을축적해오면서쓰고있는나에대한믿음또한단단해진다.사는일이괜찮을때에도,그렇지않을때에도쌓아온이야기들이꼭필요한때에징검다리처럼나를내일로넘어가게해준다는것을알기에,그는오늘도어김없이꾹꾹마침표를찍는다.
“쓰는일은흔들리며흩어져있는것을붙잡아자리를만들어주는일같다.쓰고나면나만그곳에서부터조금떨어져있다.마치내가이다음으로건너가기위해스스로징검다리를놓은것처럼,비로소지면밖으로나온다.”

“살면서한번은더지망생이될필요가있었다”

《아무튼,아이돌》의작가인만큼‘무언가에감탄하는마음,무언가를안아주는마음’이언제나넘치는사람.단지좋아하는마음으로그치지않고끝내그일부가되고마는사람.소설읽기를좋아하다소설을쓰고노래부르기를좋아하다노랫말을쓰는그는‘되고싶은마음’이즐거움을앞지를까두려워하면서도결코뒷걸음치지않은채되고싶은나에가까워지고자기꺼이지망생이된다.그의매일을오래도록옆자리에서지켜봐온‘작업책방씀’의동료작업자이미화작가는이렇게말한다.“혜은이아무것도아니었던날들에도매일써내려가던일기가그의첫책이되고,소설읽는마음에서소설쓰는마음이되고,노래를부르던사람에서부르기쉬운노랫말을써내려가게된오늘이되기까지.혜은의매일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봐온사람으로서나는오늘이쌓이면내일이된다는시시한말의증인이될수밖에없다.”

“그모든곳에서로다른친구들이있다”

쌓는마음의가장깊고낮은곳에서혜은작가의하루하루를보이지않게떠받치는토대는어머니로부터온‘사는재능’일테고,가장넓게퍼져곳곳에서제존재를드러내며혜은작가만의고유함을이루는형태는단연우정으로부터올테다.그는자신을‘마치모자이크아트처럼아주많은친구들로구성된인간’이라고정의하기도한다.‘얼마든지쌓고,모으고,새롭게빚어낼수있는’이사사로운관계속에서그는누군가와함께걸어보고싶어서모험을하고여행을하며,함께한궤적을더듬는동안비로소이삶을실감해나간다.동시에무엇이든쌓는데재능이있는그가우정앞에서는종종허물어지기도하는데,그것은분명모종의진화일지모른다.
“나는우리가넘어온시간이진화에가깝다는생각을했다.(…)
손을잡고나란히걷는길은언제나여러갈래로펼쳐진다.그렇게이삶을설명하는이정표가늘어나는것이좋다.그복잡한길들을나는오래,아주오래걸어야지.”

마음의지도시리즈
감정과마음을깊고넓게들여다본이들이길어올린문장으로마음의물성을살피는산문시리즈.우울을시작으로쌓는마음을펴냈으며,허무는마음과작은마음이예정되어있다.

추천사

천선란소설가의추천의글
모두가모래성을쌓을때,윤혜은은파도에부서진모래성을본다.그리고그부서진모래성으로담을만든다.담에모래성을무너트린파도를가둔다.윤혜은이만든담은부서지거나사라질위험이없다.파도가치면칠수록더단단해질뿐이다.그렇게단단해진담은더많은파도를담겠지.언젠가바다를담을것처럼.나에게윤혜은의쌓음은담는다와같다.삶을이토록잘담는사람이또있을까.자신의하루에게잘보이기위해끊임없이마음을다듬고,정리하는사람.그렇게삶이라는파도,나를무너트리는그삶을가두어담아꾹꾹눌러쓴이책은,마치파도에쓸려온거대한유적을,빛을잃고도의미를갖는그유적같은마음들을보관해둔박물관같다.쉼없이걸으며버려진마음을발굴하고다니는사람이만든거대한박물관.
내안에아무것도남아있지않다고느껴질때이책의한꼭지를몰래훔쳐내마음에넣고싶다.흘러가는것들을잘담아두는사람의글이나를들여다보게한다.나도내삶에잘보이고싶다는생각을들게하며._천선란

이미화작가의추천의글
오늘이쌓이면뭐가될지,뭐가되긴되는건지불씨형제(불안이랑불만이)가불쑥솟아나려할때고개를조금만돌려옆자리를바라본다.거기엔늘혜은이앉아있다.자신을부르는소리에바쁘게움직이던손을멈추고언제든뒤돌아볼준비가되어있는,시답잖은얘기에도곧장몰입해버렸다가다시작업으로돌아가는혜은의뒤통수를보아온지도4년차.맞아.오늘이쌓이면혜은이되지.혜은이아무것도아니었던날들에도매일써내려가던일기가그의첫책이되고,소설읽는마음에서소설쓰는마음이되고,노래를부르던사람에서부르기쉬운노랫말을써내려가게된오늘이되기까지.혜은의매일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봐온사람으로서나는오늘이쌓이면내일이된다는시시한말의증인이될수밖에없다.?
그래서일까,이책의제목인‘매일을쌓는마음’이내게는지망생의마음으로읽힌다.그건무언가가되지못한상태로써의의미가아니라혜은이지망생의마음으로매일을대하기때문이다.되고싶은나에가까워지기위해애쓸오늘의지망생.오늘보다조금더나을내일의지망생.그러니까내삶의지망생.혜은은가수를,소설가를,작사가를지망하고있지않을때도꼭그런마음으로매일을쌓는다.그기록을따라가다보면지망생이었던적이없는나도실은내삶의지망생이었음을알아차리게된다.?
늘천재를부러워하는나는우리가성실듀오가아닌천재듀오였다면어땠을까상상한다.그럼쌓는마음같은건모르고살아도될텐데.쌓는동안자주무너뜨리고싶은마음같은것도모를수있을텐데.그런꼬깃꼬깃한마음이들면이제는혜은을부르는대신이책을펼치면되겠지.밤새조용히내려앉은눈처럼소복이쌓인혜은의오늘에가장먼저손자국을내는사람의마음으로.물론혜은은언제든뒤돌아내말을들어줄준비가되어있을테지만.?_이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