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늑대 (양장본 Hardcover)

빨간 늑대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지금, 여기, 우리’에 맞도록 새롭게 ‘뜨개질’한 ‘공주’ 이야기
어린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의 이름은 로젤루핀이었지요. 로젤루핀은 높은 돌탑 꼭대기에 갇혀 지내야 했어요. 왕이 딸 로젤루핀에게 늘 이렇게 말했거든요.
“로젤루핀, 세상은 너무 무섭고 험한 곳이란다. 귀하디귀한 우리 공주를 그런 험한 세상으로 내보낼 수는 없지 않겠니.”

《빨간 늑대》의 주인공 로젤루핀은 하트 창살이 박힌 돌탑에 갇혀 사는 공주다. 여기까지만 보면 높은 탑에 갇혀 누군가 구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옛이야기 속 공주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빨간 늑대》는 수많은 옛이야기 속 흔하고 뻔한 공주 이야기와는 다르다. 작가 마가렛 섀넌이 ‘지금, 여기, 우리’에 맞도록 새롭게 ‘뜨개질’한 ‘공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마가렛섀넌

화가이자작가·일러스트레이터로,뉴질랜드에서살고있습니다.《빨간늑대》는마가렛섀넌의세번째그림책입니다.
마가렛섀넌은《빨간늑대》의이야기를완성한뒤유럽을여행하던중우연히아름다운성이있는체코로케트지역에들렀다가그곳이《빨간늑대》이야기를펼치기에가장완벽한배경이라고생각하였습니다.그래서다음해다시로케트를찾아가일곱달정도머무르며《빨간늑대》의그림을그렸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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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누구도가둘수없는공주,로젤루핀
일곱살이되는날,로젤루핀은누군가에게갖가지색깔의털실이들어있는황금상자를선물로받는다.“무엇이든뜨고싶은걸뜨세요.”라고적힌쪽지와함께.그날밤,로젤루핀은황금상자를한참동안바라보다상자안에서빨간털실만을골라뜨개질을시작한다.밤새도록뜬것은빨간늑대옷.“나같은어린아이에게는세상이너무위험하단말이지?그렇다면내가커다란빨간늑대가되고말겠어!”빨간늑대옷을입고서주문같기도하고,다짐같기도한말을내뱉자마자로젤루핀은점점더커지고커져갇혀있던돌탑을부수고마침내세상밖으로나온다.자신의말처럼커다란빨간늑대가되어서말이다.
아마도로젤루핀은단단하고높은돌탑에갇혀서는더이상행복할수도,성장할수도없다는것을깨달았을것이다.스스로빨간늑대가되기를선택하고,아버지의금기와통제를시원하게깨뜨린로젤루핀은마침내아침햇살처럼빛나는자유를얻는다.그리고마음껏돌아다니며온종일늑대처럼먹고,늑대처럼춤추고,늑대처럼노래부른다.누군가의저주로괴물로변한공주가왕자에의해마법이풀리는여느옛이야기의공주와달리스스로결심하고선택하고행동하여원하는바를얻어낸것이다.
자유롭고열정적인늑대의감각으로세상속으로달려간로젤루핀의모습은아이들이꿈꾸는행복과도같다.그래서이책을읽는아이들은빨간늑대가돌탑을뻥뚫어버리고세상속으로뛰쳐나올때,마치자신이빨간늑대가된것같은해방감과후련함을느낄수있을것이다.
작가는빨간늑대가된로젤루핀의모습을통해부모또는세상이강요하는것들에짓눌려건강하고자유로운본성을잃어가는아이들을(여자아이뿐아니라)위로하고격려한다.바깥세상에무서운늑대가존재한다면,늑대를두려워하며집안에웅크리고있기보다는늑대처럼커다란힘을지닌존재가되라고,포근한자연의품에서자연의힘을온전히받아들여잃어버린본성을회복하고,더단단한모습으로나아가라고.그렇게마음이이끄는대로신나고즐겁게,자유롭게세상을품에안고행복해지라고말이다.

아직돌탑을부수고나오지못한수많은빨간늑대들을위한위로와격려
마가렛섀넌의목소리는작가가체코의아름다운마을에일곱달간머무르며그린신비롭고생명력이넘치는그림에서도선명하게드러난다.작가는공주가애처롭게바깥세상을바라보는장면과생쥐가된왕이바깥세상을바라보는마지막장면,빨강·초록의강렬한원색과검정·회색의무채색,담담하고침착한공주와다정한듯완고하며,권위적인듯우스꽝스러운왕의선명한대비를통해메시지에힘을싣는다.
위험가득한세상으로부터아이가안전하기를바라는부모의마음으로보면,아직돌탑을부수고나오지못한수많은빨간늑대들을격려하고응원하는이이야기가놀랍고불편할수도있을것이다.왕이생쥐가되어버린마지막장면(반전)에서는어쩌면심장이와르르무너져내릴지도(전복)모른다.
하지만어두컴컴한돌탑을부수고나가려는로젤루핀의욕망이얼마나강렬한것이었는지기억하면좋겠다.로젤루핀이공주옷과신발을나무에걸어둔채마을아이들을향해달려가는모습을바라보는,생쥐가된왕의눈빛을기억하면좋겠다.바깥세상은왕이말한것처럼무섭고험하지만은않다.로젤루핀을위해둥근원의한쪽을열어둔마을아이들이그것을확인시켜준다.어느한공주의이야기가아니라,한아이,한사람,나아가모든존재의이야기로본다면이책은얼마든지다르게읽을수있다.빨간늑대로살아가고싶은마음은아이들에게만있지않을것이다.세상의굴레와족쇄를벗어던지고한마리늑대처럼자유롭게살고싶은것은아이,어른할것없이모든인간의꿈일테니말이다.
좋은이야기는이야기를읽는모든이들이이야기안에서자신의모습을발견하게하고,위로받고깨달으며더나은쪽으로나아가려는마음을먹게한다.이야기가바뀌면살아가는모습이달라진다.‘지금,여기,우리’에맞도록이야기를쓰고읽는일은그래서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