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산의 봄 (이명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말이산의 봄 (이명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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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남 함안에서 활동 중인 이명호 시인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예술 지원을 받아서 창연출판사에서 창연기획시선 열두 번째로 시집 『말이산의 봄』을 펴냈다. 시집은 시인의 말과 1부 나무의 말에는 ‘단추 하나가’ 외 20편의 시, 2부 숲속 마을의 봄에는 ‘운현궁의 봄’ 외 19편의 시, 3부 말이산의 봄에는 ‘말이산 고분군·17’ 외 19편의 시, 4부 돌부처에는 ‘바람이 전하는 말’ 외 17편의 시 등 총 78편의 시와 공영해 시인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부르는 노래’라는 시집 해설이 실려 있다.
저자

이명호

경남함안(가야)에서태어나고한국방송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1992년《문학세계》에시「포구의노래」외4편으로등단하였다.한국문인협회함안지부장.《경남문학》편집위원과국제펜한국본부경남지역위원회부회장을역임했다.경남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이사,경남시인협회,남도시문학회,가락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경남문인협회우수작품집상을수상했고시집으로『나뭇골우화』(1998)함안문화유적시집『말이산』(2002)『잃어버린세월』(2005)『나무의소리』(2015)『방목장날』(2019)『말이산의봄』(2022)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나무의말
단추하나가
장사도
진주성에서
북촌리의봄
봄이오면
사월
청산도
회상
나무가그자리에서있는까닭은
봄비
나무의말
카톡새
첼로바다
성산산성에서
무심코
발바닥을위하여

거미
빈집·2
살아있는전설
봄의약속

2부숲속마을의봄
운현궁의봄
소나기·1
소나기·2
도봉산을바로눈앞에두고
가는봄
강명리마애불
초승달
손목시계
숲속마을의봄
서북산에서
나무의노래
강물
쑥떡
마침표를찍으며
코로나바이러스로오는봄
녹슨못
황간역
간절곶편지
가을하늘
폐가

3부말이산의봄
말이산고분군·17
말이산고분군·18
말이산고분군·19
말이산고분군·20
말이산고분군·21
말이산고분군·22
말이산고분군·23
말이산고분군·24
말이산고분군·25
말이산고분군·26
말이산고분군·27
말이산고분군·28
말이산고분군·29
말이산고분군·30
말이산고분군·31
말이산고분군·32
말이산고분군·33
말이산고분군·34
말이산고분군·35
말이산고분군·36

4부돌부처
바람이전하는말
목련연가
가을호수
나무의말씀
돌부처·1
돌부처·2
돌부처·3
돌부처·4
돌부처·5
겨울저녁

낙서를고함
코로나로의강
뿌리의힘
눈길
성전암의봄
자두나무밭에서
봄의안부

■해설
생명에대한경외심으로부르는봄노래/공영해(시인)

출판사 서평

〈시집해설〉
생명에대한경외심으로부르는봄노래
-이명호시인의시세계
공영해(시인)
1.들어가며

팬데믹으로이태동안우울한나날을보내야했다.마스크로입과코를가린채이웃과의소통조차마음대로할수없는나날을보내야했다.그런가운데시인들은나름대로글로써소통의길을꾸준히모색해왔다.건강한서정이병든시대를꿋꿋하게지켜낼치료제가되기를바라며시인들은모국어를단련하는작업을멈추지않는다.
이러한소통부재의시대에함안의이명호시인이시집『말이산의봄』을발간하여우리들에게봄의역동적생명성을주사하고있다.지역에살면서도이시인은한국문인협회이사를맡아의욕적으로문학활동을펼치고있다.1992년《문학세계》신인상으로등단한이래다섯권의시집을펴낸바있으니시력30년의내공이만만치않을시인이다.시인의경력은따로소개되어있으므로이글에서는다루지않기로한다.대신시인이출판한다섯권의시집에서관심사가어디있는지를먼저살펴보는것이순서이겠다.
첫시집『나뭇골우화』는제공받지못해경남도민일보(2015.10.19.)기획특집기사를참고한다.“일상적인주변의소재들을대상”으로한시편들과「방목장날」연작시8편을담고있다.토속적인간미와사람사는생기를내용으로한시집이라한다.‘방목장날’은후일시인의집중적인관심사가된다.
제2시집『말이산』(도서출판경남,2002.)은함안의문화유적을답사한후답사수첩을정리하며그소회를90여편의시편과함께사진을곁들여발행한시집이다.1,500년전아라가야의혼을찾는시인의열정은이후도계속된다.이는향토함안정신의구현을위한이명호시인만의길이된다.제3시집은함안문화유적시편『잃어버린세월』(월간문학출판부,2005.)에서는함안의진산‘여항산’을연작시로담아내는한편불교문화유적에도관심을보이며사라져가는문화유산을우리들의앞으로불러낸다.이런일련의작업을거치며시인은이제생활의주변으로관심을가지며듬실댁과고성댁같은정겨운이웃의삶을보여주는가하면객관적상관물을통해시세계를확장해나간다.
10년의세월을잠행하는가싶더니시인은제4시집『나무의소리』(도서출판경남,2015.)를내놓는다.그야말로‘나무의소리’이다.인고와침묵,고독한기다림,포용의자유,관조의미학을내무를통해시인은노래하고있다.설명적관념적시상전개에서회화적감각적이미지의건강한서정시가자리잡는다.제5시집『방목장날』(도서출판경남,2015.)은5일장인‘방목장’을배경으로한연작시49편과‘말이산고분군’을제재로한연작시16편을담고있다.‘방목장’의입담은유장한판소리가락에다름아니다.서민들의애환이영상을보듯그려진다.누군가는다루어야할향토문화의산증언으로,풍물과세태인정,당대적지역사회의언어추구등누군가는증언하여야할내용의시집이다.‘말이산고분군’은고분군을통해아라가야의정신을불러온연작시편들이다.방목장의얼굴과말이산고분군의얼굴은배경적차이만다를뿐화자의시선은따뜻하다.
이상으로기발간한다섯권의시집을간략히살펴보았다.그는호흡이긴연작시에관심을보이며남다른역사의식과서민적삶의정직성을담아낸시편들을많이남기고있다.시인은수많은오브제를개성적안목으로투시하며거기서창조적자아의참모습을만나게된다.
우리가만나게될『말이산의봄』은시인이“살아온날의여섯번째흔적”이다.‘시인의말’에서“시를쓴다는것은죽어있는사물에도생명을불어넣듯숭고하고숙연한일”이며“하찮은것에도존귀한생명에의외경심을불러일으”키는작업이라밝히고있다.이제생명의노래,봄의노래를부르는이명호시인의시세계를만나보기로한다.‘말이산’과‘나무’와‘돌부처’,그리고수많은생명의‘봄’노래를찾아.


2.별처럼와르르쏟아지는말의나이테

나무는함부로말을내어뱉지않고
속으로삼키며새겨두었다
날이면날마다하고싶은수많은말을
차곡차곡곡간에양식을쌓아놓듯
안으로안으로만쌓아두었다

이따금바람이몹시불어올때나
강물이급류를타고황급히떠나갈때
아!하고단말마비명을
지를때도있기는하지만
일생을준엄하게말을삼키며산다
말의홍수로넘쳐나는인간을비웃기라도하듯
오늘도말문을굳게닫고산다

그러던어느날나무가입을열었다
우람한둥치를톱으로쓰러넘어뜨리자
굽이치는나이테물결에새겨진무수한말이
별처럼와르르쏟아진다
-「나무의말」전문

이번시집에서시인은‘나무’를노래한작품을다섯편이나보여줄정도로나무에대한관심이많다.제4시집『나무의소리』(경남문협우수작품집상수상시집)에서‘나무’를불러와14편의연작시를썼고,그러고도모자라시집『방목장날』에서도몇편을더보여준다.이번시집에서만난여섯편의‘나무’는필자가볼때앞의시들에대한종합편이며절정의시편들이아닐까싶다.시「나무의말」을본다.
‘나무’는감각이없는무정물.시인에의해유정물화,의인화된다.시인은이러한무정물을통해자아의세계를에둘러표현한다.
이시를내용전개상3연으로나누어읽는다.1연은5행까지.2연은6행에서12행까지.13행에서16행까지가3연이다.1,2연은어떠한경우라도말을함부로하지않는나무의의지를보여준연이다.나무의지나친침묵은불안하다.
“함부로말을내어뱉지않”기,하고싶은말이있어도“속으로삼키며새겨두”기.그리하여“곡간에양식을쌓아놓듯”“수많은말”을쌓아두기.그런데쌓아둔나무의말이궁금하다.속담에“구슬이서말이라도꿰어야보배”라한다.말도그러하다.할말을가슴속에묻어만둘것이아니라해야할말은털어놓아야한다.그럼에도화자는왜침묵하는나무들의세계를우리들에게보여주는것일까.
2연을본다.시인은너무처절하도록꼿꼿한나무의의지를우리들에게각인시켜주고있다.“바람”과홍수“는역경이거나천재지변을의미한다.역경이닥쳐도나무는”아!하고단말마비명“을/지를때도있기는하지만/일생을준엄하게말을삼키며”살아왔다.2연에서시인이하고자하는말은“말의홍수로넘쳐나는인간을비웃기라도하듯/오늘도말문을굳게닫고산다”에있다.나무가‘말문을굳게닫고’사는이유를‘인간을비웃’음에두고있다.‘말의홍수’속에서사는인간에대한경종이다.‘비웃음’의대상은차라리인간이아닐까.
3연을본다.“그러던어느날나무가입을열었다”이첫행에서우리는아연긴장한다.절대나무는입을열지않으리라는우리들의믿음이흔들린다.짧은순간나무의죽음을예감한다.그러나다시확인해보면입만열었을뿐스스로말을뱉어낸것은아니다.
다음행에서우리는나무에대한믿음이무너지지않았음에안도한다.반면톱으로‘우람한둥치를’‘쓰러넘어뜨’린인간의비정성에대하여서는분노하고절망한다.파괴의도구인‘톱’을동원한시인의의도가궁금하다.궁금증을풀어본다.
첫째는묵언정진하는나무의확고한의지를극적으로보여주기위한의도적장치가아닐까.죽음앞에서도떳떳한나무의순절.그순절의징표로“나이테물결”을보여주는것이다.무수한말이새겨진나이테,“별처럼와르르쏟아지”는나무의말들이신비롭다.
둘째는자연파괴에대한인간성고발을의식한것은아닐까.시인이의도하지않았다하더라도우리들은그렇게감상할수도있다.나무의‘우람한둥치’는거대한자연을비유하는말.‘톱’은문명의산물.말의곳간인나무를쓰러뜨림은야만적행위.나무는‘나이테물결’로그의개인사를기록하고있다.
나이테는나무의말이다.“별처럼와르르쏟아”지는나무의말이보석같은언어라면미적결말이다.‘별’이인간의자연파괴적인행위에대한화자의양심인‘눈물’을내포한다면이에서비애미를느낄수도있다.
‘톱’은주제의양면성을보여주려는시인의의도적소도구.시각과청각의복합감각적이미지는이시의우화적전개에시선을끌게한다.이시를읽으며우리는훼손되어가는아마존의밀림을생각해도좋다.사라져가는아마존의무수한나무의말들이기후온난화를비웃고있음을잊지는말자.
「나무의말」은인간에대한나무의경고이다.비장미가감도는극적마무리에안도한다.이시는,표면상으로는나무의묵언정진을미화하며이면상으로는자연을파괴하는인간에대한경고이다.
시「나무가그자리에서있는까닭은」은자존과천명에의순응을노래한작품이다.자존과순응은‘나무’라는객관적상관물을통해얻어낸시인의삶의태도이다.이는올곧은정신의자아를다스리고자하는시인의목소리이기도하다.「나무의노래」는참아름답다.그러면서도아프다.푸른메아리가득넘치는,새로운생명탄생의노래라는점을기억한다.나무의공동체적삶을노래한「숲속마을의봄」은‘봄’을주제로한시에서다루기로한다.「나무의말씀」을본다.

품안의산새들도
고요히잠들었다

적막은홀로깨어
숲을다스린다

질풍노도묵언수행
인생사길라잡이

오늘도나무의말씀
부끄럽게새겨듣는다
-「나무의말씀」전문

인용시는앞의시「나무의말」의정조와다르다.‘말’을‘말씀’이라달리쓰고있다.1연에서우리는나무의생명성을확인할수있다.‘나무’는자연으로의미확장된다.자연은어머니이다.어머니품에안겨포근히잠드는새를통해나무의모성을만난다.2연에서우리는정령신앙(精靈信仰)을만난다.‘적막’은정령의세계이다.나무의혼이다.밤에도깨어‘산새’는물론‘숲’을다스린다.모성애의확장이다.3연은나무의역동적삶과정태적삶의확인이다.질풍과노도같은청춘의삶이어찌나무에게없었으랴.「나무의말」에서보았듯묵언수행하는나무의결연한의지를우리는잊을수가없다.나무의이와같은남성적삶과수행자적삶을“인생사”의“길라잡이”로삼겠다는자아의내면세계를만나기때문이다.마지막연에와서현재적자아는“나무의말씀”을“부끄럽게새겨듣는다”1,2연에서는모성애를,3연에서는남성적이미지를만난다.교시적지향은바람직하지않으나시인의긍정적삶의의지를확인함은독자의몫이다.


3.왁자한말이산의봄봄봄

시인의주관심사는‘말이산고분군’이다.말이산고분군은‘아라가야(안라국)’때의유물이출토된,유네스코문화유산등재를기다리는우리나라최고의고분유적이다.시인은제4시집『방목장날』에서「말이산고분군」연작시16편을발표한바있다.본시집의「말이산고분군」연작시는그후편에다름아니다.
말이산고분군은시인의행동반경에드는생활공간이어서고분군산책에서얻은영감을독창적상상력으로담담히그려낸시가「말이산고분군」연작시이다.갓골,자사랏골언덕,도음실못골길,삼기마을옛길,관음사비탈길,박물관뒷길,질목마을과질목못그리고당산나무와느티나무가는길은시인이즐겨찾는배경이된다.말이산고분군은늘시인의가슴에다새로운시의산책로를내게하나보다.
시인은말이산고분군일대를산책하며만난물상들을사랑한다.개망초꽃,할미꽃,제비꽃,양지꽃,매화꽃,산수유,복사꽃과목련꽃,보랏빛하늘을향해파안대소하는꽃무릇,엄동설한에피는쑥부쟁이꽃을사랑하고풀벌레울음과박물관연못의왜가리,외딴집순한개들을시인은사랑하고있다.이것들은모두말이산의구성원이며자연의일부이다.「말이산고분군·21」을본다.

호호백발할미꽃이피었구나
허리굽은할미꽃이붉게피었구나
천오백년전
할미꽃이되살아피어나는
18호고분능선길을숨차게넘어서면
몰래숨어사방을경계하듯
여기저기피어있구나
안라국병사들의잔혼들일까!
한무리병사들이길을잃고
우왕좌왕갈팡질팡하다
속수무책패전하여화살을맞고
파란하늘보며숨을거두었을까!

고향집홀로늙어가는
홀어머니를생각하듯
섬섬옥수다듬이소리
댓돌아래치맛자락스치는소리
옥양목버선발소리
구월상달푸른달빛
멀리부엉이울음소리
댓잎에사운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