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사랑 (배효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유별난 사랑 (배효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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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남 창원에서 활동 중인 배효준 시인은 첫 번째 시집 『유별난 사랑』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창연출판사에서 펴냈다. 제1부 “할 말 있어요”에는 「벚꽃 피는 봄날에 오세요」 외 시 15편, 2부 “사랑을 위해”에는 「매미」 외 시 18편, 3부 “시인의 마음결”에는 시 「붉은 우체통」 외 14편, 4부 “나는 그날을 잊지 못하네”에는 시 「우주여행」 외 17편 등, 총 시 68편과 조현술 시인의 해설 ‘수채화 속에 꼬물거리는 언어들의 포획(浦獲)’이 실려 있다.
저자

배효준

배효준시인은경남함안에서출생했으며,일본sanyo반도체회사사무관리직으로30년간재직했다.2015년조선일보〈독자마당〉에투고하여채택되었고,2016년KBS-TV〈시청자의견〉에투고하여채택되었다.2020년종합문예지《유성》에서시부문신인문학상과2022년월간《한비문학》에서시부문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2021년과2022년대한민국대표명시선에선정되었고,2021년제1회가야문화전국백일장공모전에서운문부문에차상을수상했다.2022년한국문학예술진흥원대한민국명시에선정되었다.시집으로『유별난사랑』이있으며현재마산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005시인의말

제1부_할말있어요
013벚꽃피는봄날에오세요
014대화
015유별난사랑
016별나라
018행복싣고달리는자동차​
020할머니의환생
021슬픈일
022울어주던단한사람
023할머니사랑과동아전과​
024오!나의사랑태양!
025어버이날선물​
026내사랑그리워
027할말있어요​
028성빈이가선생님​
029뜨거운사랑​
030애들앞에서는찬물도못마신다

제2부_사랑을위해
033매미
034사랑을위해
035홀로걷던산책길
036품앗이
038아,우리어머니
039사랑스러운시인
040사랑의교감
041끝없는소망​
042암탉에게한수배우다
044다시돌아오지않을그날을위해
046심을때와거둘때
047목련화
048만나고싶은사람하나있습니다​
049낚시
050우리에게도
051빈젖가슴
052그녀를가졌을때​
053내행운의여인이여
054불꽃처럼터지는영산홍꽃잎이여

제3부_시인의마음결
057붉은우체통
058내짝
060고마운이웃
061시인의마음결
062마구간
064신이주신선물​
065아침기도
066아름답고푸른도나우의별들이여
068단풍
070성찬
071딱오늘하루만이라도
074풀리지않는수수께끼
076꿈을꾸어라,어떤꿈이라도
077신문
078시인은,하늘이불러주는대로받아쓰는도구​

제4부_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081우주여행
0823·15의거마산정신이여
084반전여행​
0853초의무게​
086살고싶은나라,살고싶은도시​
088아,얼마만인가​
090특권
092벼는익으면고개를숙인다
094도깨비방망이를쥔사람들
096속살은언제나금이었다
098군생활은세파를이겨내는백신이었다
100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101할머니떡국장사
102산호공원,나무처럼살고싶어라
103귀향​
1042023년한국의자화상한장
105쇠락하는도시마산
106겨울나무

■시집해설
107수채화(watercolor)속에꼬물거리는
언어들의포획(捕獲)
-조현술(교육학박사·시인)

출판사 서평

T.S.Eliot는‘시에대한정의의역사는오류의역사’라고시에대해말했다.또한‘시는감정의표출이아니라감정으로부터의도피이고개성의표현이아니라개성으로부터의도피이다’라고말했다.말그대로시는살아있는생물처럼시인의손에따라다양한변종처럼진화하고있다.또한시와미술은서로다른예술형태이지만,감정과사상을표현하는방식에서많은공통점을가지고있다.두장르모두인간경험의본질을탐구하고,감성적이고시각적인언어로이야기를전달한다.시는단어와운율을사용하여이미지와감정을전달하는반면,미술은색상,형태,구성을통해비슷한목적을달성한다.

이처럼배효준시인의첫시집에실린대부분의시들은‘오랜세월이지난뒤에도다시꺼내볼수있는사진처럼…’주변생활에서만나는익숙한이야기들을구어체(口語體)의문장과이미지(image)를문장으로풀어낸작품들이다.그만큼독자들에게는직관적으로편안하게읽힌다.늦깎이로시작한문학수업도열정적으로소화해내고있는중이다.문학의길은어차피도착점이없는머나먼여정만이남아있을뿐이다.다함께멈추지않고격려하며가야할길이다.

-임창연(문학평론가·시인)

[시집해설]

수채화(watercolor)속에꼬물거리는언어들의포획(捕獲)
조현술(교육학박사·시인)

하나.시적(詩的)변용(變容)의의미
시는예술이다.
열여덟소녀의가슴속에꼬물거리는순연한마음의언어들이반짝이는보석으로태어나는것이시(詩)라말하고싶다.그시의의미속에꼬무작이는정서를캐어내기위하여교육적차원에서잠재적교육과정(潛在的敎育課程)이론을도입해본다.
그여덟소녀의마음속에꼬물거리는언어들의군집이형성되어하나의시적감정으로탄생되기까지의과정을교육적차원에서살펴볼의미를가진다.시가탄생되기이전의의미를살펴보고자하는것이다.시의비유,압축등의시의의미가아닌시의탄생주변을살펴보고자하는것이다.
잠재적이란말속에는숨어있는(hidden),비가시적(invisible),내현적(covert)등의의미를내포하고있다.교육의물리적,사회적,심리적상황에서교육적으로계획한바가없으나은연중에학생이가지게되는정서적,물리적으로나타나는현상을잠재적인의미로말하고있다.시인소녀등의시적감정은내연적(covert)으로형성된감정의모티브이다.시인도그의시에서의도적으로말하지않았지만그시의정서에서나타나는의미속에나타난또다른의미를찾아보고자하는것이다.시의본래의의미속에없는시의시의의미속에나타나는의미를찾아보고자한다.
『유별난사랑』시집은시인배효준이마음의정원을한편,한편의시로옯겼다.이시집에꽃을피운예순여덟꽃송이들은그의얼굴이고그의숨소리이고그가걸어온발자국이다.의도적으로계획된감정이아니고잠재적으로형성된감정의현상들이다.

서울에명동이있다면,마산시민들에게
창동이자부심을주었는데

창동길을걸을때는발걸음이무거워진다
옛날의그명성어느새다어디로갔을까

창동고려당과황금당을둘러싸고
반경100~150m이내에있었던
증권회사와은행지점8~9곳이
최근몇해동안창동을다떠나버렸다

돈냄새를잘맡는6개증권회사는일찍이
먼저창동중심가를모두다빠져나갔다

여윳돈있는사람없어먹을게없다며
증권회사와은행들이푸념을하면서
-「쇠락하는도시마산」​​전문

이시에서시의본래의의미보다는시의풍경속에들어있는숨어있는의미를살피고자한다.시에는노래처럼호흡과장단이있어야한다.그시를읽으면노래처럼소리의장단과고저(高低)가어울려저절로응얼거리고싶은충동을느끼게되어야한다.굳이시적용어로차용한다면내재율로말하게된다.
〈서울에명동이있다면,마산시민들에게/창동이자부심을주었는데…〉
시의기승전결(起承轉結)이잘어울려다음에나오는구(句)를잘이어주고있다.시의생명인비유,은유의직유로원관념과보조관념이시를예술적가치로승화할수있는차원의시적(詩的)변용(變容)이아쉽기는하다.이는정서적인발생이서정시의자연발생적인기법에익숙한관습때문일것이다.또습작때흔히범실로있을수있는일이기는하다.시인의타고난시적감각도시간의흐름에따라세속에물들게되고그청순한감성을잃게되는것은어쩔수없기는하다.
시인배효준은「쇠락하는도시마산」시에서쇠락하는마산의얼굴을창동,고려당,증권회사에서찾고있다.어쩌면절규에가까운시인의울음인지모른다.시인은그주인을돈냄새로되받고있다.
마산의주인은누구일까?선거때만되면목이쉬도록고함을지르는그들일까!증권사에서돈다발을든돈주먹들일까!아니면시장바닥을누비는상인들까!진정한마산의주인은“쇠락한마산의창동길의수채화”속을쓸쓸하게걷고있는배효준시인이아닐까!이는시의의미보다는시인의고뇌를더살피고싶다.

둘,시의형식적구조
시의구조는대개가3단,4단,5단으로나눈다.물론이것은편의상,통용상일반적의미이지어떤공식적의미는아니다.그러나시의호흡,시의의미를극대화하여형상화해가는과정에서이러한단계를거치는것이무난한것인지대개가이러한과정을밟고있다.시인은시의상상력을독자에게전달하고
누구나쉽게시의의미를이해할수있어야한다.그러한의미에서시에는그시를극적예술작품으로창작하기위해서는발단,전개,긴장,위기,절정,결말의단계를거치게된다.이러한흐름을굳이강조하는것은갈등과감동을고조시키기위한예술적장치로보면될것이다.그구조는대개가3,4,5단으로나누고있으나이것은어디까지나극대화과정에서하나의호흡적단계일뿐이지공식적의미는결코아니다.

동네서점두곳이오래전에사라졌고
내아들녀석둘이태어나고치료받던산부인과와소아과두곳도
소리소문없이없어졌다

동네버스정류장과
초등학교정문앞을지키며
그리움덥석받아주던빨간우체통도
어느날인가슬그머니자취를감춘지오래

길을조금만걷다보면보이는간판은
늘어나는요양원과요양병원
요양보호사모집한다는노인복지센터

어린이들이왁자지껄뛰놀던놀이터와
재잘거리던골목에는길고양이들이
눈치없이어슬렁거리고있다
-「2023년한국의자화상한장」​​전문

이시는4단으로형성되어있다.배효준시인은시의단락을이렇게4단으로지은것은의미가깊을것이다.
시의구조와함께알아두어야할형식은프레임(frame)이라는것이다.굳이우리말로하면틀이라는말이적당할것이다.이프레임(frame)은엄격하게말하면구조(構造)와같은뜻이지만시의성공과실패를가를수있는중요한요소이기때문에특별하게강조하는의미가있다.구조를흐름과얼개로나눈다면흐름은진행상의순서라할수있고,얼개는세부적인구조즉연이나행을짜맞추기등시의제목과내용이라고할수있다.
시인배효준은시‘2023년한국의자화상한장-쇠락하는마산풍경​’을구성하면서‘쇠락하는마산풍경’을사라져가는병원(산부인과,빨간우체통),빨간우체통등의요소를향수처럼시적요소로서클로즈업시키고있다.이요소를시적구조에배치하여시적감정을높이고있다.적절한시어의선택이중요한것을알아야한다.가곡의밤에트롯을연주하거라부르는것은분위기를만들지못하듯이시에도시어(詩語)의선택이생명과같다.아주적합한시어가선택된뒤에시의구성이필요한것이다.굳이말한다면프랑스프로베르의일물일어설(一物一語設)의말을빌려서말하고싶다.하나의사물을나타내는데에는단하나의단어가있을뿐이다.우리시인은그러한단어를찾기위해서고뇌하는것이시인의책무일것이다.

셋,시(詩)에서상상력의문제
시(詩)에제기되는문제중에상상력의문제라는것이있다.굳이예술에상상력은시(詩)에만국한되는문제는아니다.
우리는시에서상상력을어떻게생각하고있을까?구조가표현의형식이라면상상력도표현을하는도구이고방법일것이다.상상력은상상이란말의어의가말하듯이그상상력의근거가실제사물과인과성을가져야한다.이점이우리가말하는허무맹랑한공상이라는의미와확연히구분되는것이다.
우리는시에서상상력이란실제존재하는혹은실제움직이는힘을나타내게하는힘이보이게된다.그힘이란것의실체는주제가나타내고자하는동력의원천이되는것이다.상상력그자체는형상화할수없지만나타내고자하는주제의식을통하여그시의내용을극대화할수있기때문이다.그점에서시에서상상력의생명이있는것이다.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달님도우릴위해한눈을감아준
동구밖느티나무아래그날밤
살며시안아본가슴벅찬포옹을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바닷물도찰랑찰랑은빛손짓하며
우리만남반겨주던따스한봄날
팔짱을끼워주던가슴떨린오솔길을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진달래만발한꽃동산에파묻혀
세상이온통분홍빛으로물든꽃잎속에서
황홀한꿈을꾼키스의순간을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만나지못할것같았던사람의뜻밖의전화
전화를하고편지를주고받고손을잡고
둘만의시간속으로여행하던그날들을

황홀한꿈을꾼키스의순간을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만나지못할것같았던사람의뜻밖의전화
전화를하고편지를주고받고손을잡고
둘만의시간속으로여행하던그날들을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
-「나는그날을잊지못하네」​​전문

이시에서배효준시인은열여덟소년의마음으로상상의날개를펴고있다.

진달래만발한꽃동산에파묻혀
세상이온통분홍빛으로물든꽃잎속에서

시인은그의상상력을동원하여진달래만발한뒷동산을떠올리고세상이온통분홍빛으로물든꽃잎속의세계를상상으로창조해낸다.이상상력의단계다음에오는‘황홀한꿈을꾼키스의순간을’상황을극대화장면으로이끌어가고있다.진달래가시인의개성이나어떤속성에따라어떻게해석되느냐에따라어떤상상의날개를다느냐를알아볼수가있다.진달래가만발한꽃동산을도입하였기때문에그다음에오는‘세상이온통분홍빛으로물든꽃잎속에서’시가형상화로가는다리를놓게되고그다음에오는‘황홀한꿈을꾼키스의순간을’의장면을극대화로이끌어가고있는것이다.
시인의진솔한삶속에서건져올린시적상상력은고도의작업으로시를추상적이고상상력이풍부한시가될것이다.

넷,시(詩)서화자(話者)의문제
우리가시를읽으면서간혹느끼는일이있다.그것은시의주제나주인공의이미지가통일되어있지않고흐트러지는경우를보게된다.주제가흐트러지게되면시전체의이미지가불투명하게되고표현의시창작의서투름을보게된다.그로인하여전달하고자하는이미지가흐려지게된다.시의이미지를전달하기위해서는참신하고창의적인표현을찾아야할것이다.
시의배경등을신중하게살펴볼의미가있다.

그녀를가졌을때
나는온세상을다가진것처럼
구름과구름사이를날고있었다

그녀가“나를다가져”라며
나직히속삭여줬을때
마치내가꿈을꾸는듯
내정신은아찔했고
내머리는몽롱해졌다

세상은온통
연분홍꽃빛으로순식간에물들었고
봉실봉실했던무수한꽃봉오리들이
내주변을에워싸고꽃잎을터뜨렸다

그녀의첫키스에
내몸은녹아내렸고

그녀를가졌을땐
내가바라는것들이
순식간에모두사라져버렸다

그녀를가졌을때
나는온세상을다가진것처럼
구름과구름사이를날고있었다
-「그녀를가졌을때」​​전문

그녀를가졌을때/나는온세상을다가진것처럼/구름과구름사이를날고있었다
그의시에서시의진입과정이다.시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