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서 꺼내다 (안명희 시집)

서랍에서 꺼내다 (안명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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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는 안명희 시인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첫 시집 『서랍에서 꺼내다』를 창연출판사에서 펴냈다. 시인의 말과 1부에는 「기억하다」 외 20편의 시, 2부에는 「주남 저수지의 하루」 외 19편의 시, 3부에는 「엄마」 외 20편의 시, 4부에는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외 21편 등 총 84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리고 류재신 박사의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 안명희’라는 시집 해설이 실려 있다.
저자

안명희

안명희시인은충남부여출생으로창원대학교에서아동학과를졸업했다.2020년《부산문학》으로수필등단,2021년《문학세계》로시등단을했다.현재창원문인협회,경남문인협회,동운문학협회회원이다.2024년《부산문학》우수시인상을수상했다.시집으로『서랍에서꺼내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ㆍ5

제1부_기억하다
불면증과시ㆍ13
엄마는바쁘다ㆍ14
요양병원ㆍ17
햇볕한줌ㆍ18
아버지의향기ㆍ19
산ㆍ20
내가꽃이되고보니ㆍ21
말냄새ㆍ22
안경ㆍ24
기억하다ㆍ25
지하방에서침착하게살아가기ㆍ26
중년의미소ㆍ28
달걀반쪽ㆍ29
밀고가는것끌고가는것ㆍ30
풀꽃ㆍ31
땡초남편ㆍ32
봉숭아꽃ㆍ33
주남저수지에오면ㆍ34
감자밭에묻어줄까ㆍ36
잠들의푸념ㆍ37
옥수수ㆍ38

제2부_주남저수지의하루
나무처럼생각하기ㆍ41
부부ㆍ42
밥ㆍ44
강하자할머니집대나무ㆍ46
6월에온손님ㆍ47
미역국ㆍ48
그여름의자두ㆍ49
주남저수지의하루·1ㆍ50
주남저수지의하루·2ㆍ51
늦은외출ㆍ52
혹시ㆍ53
경상도버전ㆍ54
유럽잠자리ㆍ56
코ㆍ57
고독ㆍ58
나팔꽃ㆍ59
죄송합니다ㆍ60
6월의기억ㆍ61
감자와아주ㆍ64
소망으로ㆍ66

제3부_엄마
서랍에서꺼내다ㆍ69
산자의탄식ㆍ70
꽃ㆍ71
단감ㆍ72
흙이로소이다ㆍ74
1970년라면ㆍ75
바람에게약속ㆍ76
아주와앵무새ㆍ77
그냥ㆍ78
100세의기도ㆍ79
그네ㆍ80
그리움ㆍ82
그꽃ㆍ83
국화옆에서쓴자서전ㆍ84
하얀목련ㆍ86
엄마ㆍ87
능소화ㆍ88
동백꽃ㆍ89
프리지어ㆍ90
마음ㆍ91
노란옷을입으셨네ㆍ92

제4부_당신을사랑하겠어요
시집가는딸ㆍ95
나무는가고꽃은피고ㆍ96
3살아주눈ㆍ98
별ㆍ99
2월에는ㆍ100
神만이나무를자라게한다ㆍ101
그러하외다ㆍ102
완두콩의하루ㆍ103
아들군대가는날ㆍ104
산그늘아래벚꽃ㆍ106
우물이야기ㆍ107
은행나무연인ㆍ108
행복과이별하지않겠다ㆍ109
눈물한방울ㆍ110
우리는강물처럼만나는사이ㆍ112
얼마일까요?ㆍ13
정ㆍ114
설렘ㆍ116
찔레꽃향기ㆍ117
당신을사랑하겠어요ㆍ118
우리딸ㆍ120
라일락꽃ㆍ122

■시집해설
사랑을노래하는시인안명희ㆍ124
-류재신박사

출판사 서평

[서평]

어두울수록간절해야했던마음속으로가만히

“꽃이되고보니/참좋더라”(「내가꽃이되고보니」)안명희시인의시가발화되는지점이다.얼핏나르시시즘을떠올릴혹자들도있을지모르지만아니다.아주특별한사유,파편화된언어가돌출되는시적전략에기대지않는그는우리가잃어버리거나잊어버린가치들을진정성이란거울로비춰낸다.그러니까“꽃이되고보니/참좋더라”는그의진술은사는내내“왜/웅크리고/뾰족이있었을까”라는회한에서오고그는그회한을언어로부린다.그리고지금여기,그마음을놓는다.“벌도/나비도/아가의손길도/붉은눈동자도/푸른얼굴도//모두가내앞에서웃더라”(「내가꽃이되고보니」)아름답지않은가.문득뒤돌아보면삶에깃든어둠이나슬픔마저…….그렇다.그게누군들돌이켜보면어두운순간들이있고그순간들에꽃이나빛을들인다는건쉽지않은일이다.가만히“어둠의단어들이죽지않게/조금씩책장을넘기고”(「지하방에서침착하게살아가기」)며사는시인.그는“나무의온기가내체온을데우며/나무의아주작은숨구멍에서/새잎이나오는봄을상상한다//겨울이다가기까지새잎이/떠난자리에서오돌오돌/떨고싶다”(「나무처럼생각하기」)며어둡고아픈삶에비친자신의마음을언어로다독여공감을이끌어낸다.

-김륭시인

[시집해설]
사랑을노래하는시인안명희

류재신박사(남아공노스웨스트대학교·교육철학전공)

안명희시인의삶과시의주제는‘사랑’이다.위로그리스도를사랑하고,옆으로가족과친구와이웃을사랑한다.온천지를둘러싼자연을사랑한다.그래서그녀의시는온통신과인간과자연을사랑하는노래이다.

「당신을사랑하겠어요」는그리스도의큰사랑에부르르떨만큼민감하다.낙망한제자들을찾아와생선을구워주며격려하는그리스도.아무도찾지않는소외된사마리아땅여인을만나위로하는그리스도.세번부인한베드로를용서하는그리스도,십자가의쓴잔을마다하지않는그리스도의사랑앞에자신의고난은아침이슬처럼가벼워감히그리스도를사랑한다고고백하지못하는슬픈입술을한탄할만큼솔직하다.

국경을넘어/벧세메스로가는가시밭길//멈추거나뒤돌아보아지지않는암소의/두어깨에드리운/쓰디쓴잔
-「눈물한방울」중에서

「눈물한방울」은젖먹이새끼를두고도사명완수를위해뒤돌아보지않고목적지벧세메스를향해앞만보고달리는암소의슬픈눈물을형상화한시다.구약성경암소의슬픈눈물을신약성경의십자가에서흘린그리스도의눈물과비교한다.성경은구약과신약을통틀어‘사랑’을그린책이다.시인삶의큰방향은그리스도의사랑을좇아가는삶이다.그녀는평생을두고자신의시의우물곳곳에서십자가의사랑을길어올린다.

Nocross,Nocrown.십자가의고통없이영광의면류관도없다.시인은생명의근원인대지에뿌리를내리는고통끝에빨간동백꽃을피우는나무의산고(産苦)를이렇게표현한다.

흙으로가는길이/멀고고된슬픈일임을/나무는안다//(-중략-)이렇게오고가는것이/너만은아닐텐데//추운겨울을한잎베어문듯시린가슴은//봉곳이새살돋은동백꽃되어/빨갛게수줍어핀다
-「나무는가고꽃은피고」중에서

결국봉곳이돋은새살처럼아름다운빨간동백꽃을피운것은땅속에서인고의세월을견딘나무의희생적사랑이다.
오늘은샛노란정장을입으시고/나에게오셨네요//가을내음한다발꺾으시어/온몸으로웃고서계시네요//이계절을몽땅내게안겨주시네요
-「은행나무연인」중에서

사랑하는연인처럼가을사랑에빠진시인은노란잎이무성한한그루의은행나무를추계(秋季)전체로흠뻑받아들인다.

「주남저수지에오면」에서시인은철새,파란물언저리,버무린햇볕,억새,노을,청둥오리등을시구에담아가을주남저수지를눈앞에선명히그려낸다.이어서아름다운자연속을거니는연인을통해자연사랑은사람사랑으로연결된다.

주남저수지에오면/흔들리는연인들의머리카락스치는소리//청둥오리깃털처럼반짝여/나는어느새/그뒤를따라걷고
-「주남저수지에오면」중에서

안명희시인은「산그늘아래벚꽃」,「별」,「노을」,「꽃도」등에서아름다운자연사랑을노래한다.

사랑받고싶은/사람들에게오래도록기억되는/잊혀짖않는사랑받고싶다//오래두었던것들을/서랍에서꺼내며/깃털이내려오듯/등가벼운그런사랑느끼고싶다//묻혀지고싶은것들을/그냥묻혀두자고할때/말없이눈빛나누는/편한사랑하고싶다
-「서랍에서꺼내다」중에서

이순(耳順)을훌쩍넘긴내가아는안명희시인의삶은평생그렇게사랑받고싶고,사랑느끼고싶고,사랑하고싶은사람이다.성경을좋아하고,예배를사모하고,사람만남을좋아하고,김치며나물이며밑반찬나누어주기를좋아한다.몸이약하고마음이아픈사람을보면그냥스쳐지나가지못한다.가까이다가가손내밀고등두드려주고기도해준다.자연속의떨어지는낙엽하나에도,반짝이는우물속물방울하나에도깊은사랑을준다.결국인생은사랑이다.사랑만하고가기에도짧은인생,아등바등싸우고미워하고한을품고산다면얼마나허망한지시인은안다.그래서다품고,다참고다용서하며사랑한다.시인은그리스도의십자가를통해그사랑을절절히통감하고배운다.그래서시인은무엇을보든사랑으로녹여낸다.하나님사랑,이웃사랑,자연사랑을넘어자기사랑에게까지나아간다.

사랑하겠어요/내가겪는고난이아침이슬처럼가벼워/당신을사랑한다고/차마고백못하는입술로//그래서/나는/슬퍼합니다//당신을사랑하겠어요
-「당신을사랑하겠어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