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데 뫼링

마틸데 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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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819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도시, 노이루핀 Neuruppin에서 태어난 테오도어 폰타네가 작가로서 첫 소설을 발표한 것은 57세라는 늦은 나이였다. 전업 작가로 창작에만 전념하기까지, 그는 종군기자, 저널리스트, 여행작가, 연극평론가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쳤다. 요약하자면, 테오도어 폰타네는 19세기 후반 프로이센이 수차례의 전쟁을 통해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던 시기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재현한 독일의 작가이다. 이 시기에 독일은 농업 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모했고, 도시로 몰려든 시민계급의 분화도 당연한 결과였다. 작가는 이러한 시대 사회적인 변화의 중심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보고한다. 따라서 폰타네의 본령은 ‘사회소설’이다.
이 소설도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시민계층과 프롤레타리아 사이의 소시민 계층,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대학생에게 방을 세 주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신분 상승의 길은 결혼이다. 그러나 지참금도 없고, 옆얼굴의 완벽한 선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는 그녀가 성공적인 결혼을 할 기회는 그리 크지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에게는 영리함과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 즉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내면의 무기가 있다.
여기에 잘생긴 대학 졸업생, 법관 지망생 후고가 등장한다. 시장의 아들로, 넓은 어깨와 멋진 수염을 가진 후고의 본질은 곧 마틸데에게 간파당하고 만다. 그는 편안하고 즐겁게 사는 것, 행복만을 추구하는 미성숙한 남자일 뿐이다. 후고의 미성숙함과 유약함은 홍역이라는 질병으로 표면화되고, 홍역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완벽하거나 모범적인 사람은 없다. 투기 붐을 타고 한몫 잡은 집주인 슐체의 천박한 자본주의, 모든 것을 계산하며 살아가는 뫼링네, 삶의 소명의식을 상실한 채, 안락함과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후고와 리빈스키, 억센 생존본능만 있는 룬첸, 뒤에서 입방아를 찧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팍팍한 산업사회의 대도시 베를린의 이면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세기말 독일의 정치, 사회적인 변화도 읽어낼 수 있다. 소설의 배경은 1888년부터 1890년 사이로, 특히 1888년은 빌헬름 1세의 사망과 뒤를 이은 프리드리히 3세의 99일간의 재위와 사망, 그리고 젊은 빌헬름 2세로 이어지는 ‘세 황제의 시기’로 일컬어진다. 이때 빌헬름 1세 시기에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위치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젊은 새 황제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변방의 소도시 볼덴슈타인에서 벌어지는 진보와 보수, 유대인 기업가와 토지 귀족, 가톨릭과 개신교, 유대교 간의 갈등, 그리고 비스마르크의 실각은 다가올 유럽대륙의 위기를 예견하는 듯하다. 종교 간의 화합과 관용을 상징하는 현자 나탄으로 칭송받기도 하는 후고는 너무나 빨리 시장직을 떠난다. “인간은 계획을 세우지만, 그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노모의 암시적인 말은 결과적으로 마틸데를 겨냥한 것이 된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상황에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인물은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약혼과 결혼, 사별을 겪고 다시 베를린의 노모 곁으로 온다.
저자

테오도어폰타네

테오도어폰타네는1819년독일브란덴부르크주의작은도시,노이루핀Neuruppin에서프랑스이주민가정에서태어났다.약사였던아버지의뜻에따라생계를위해약사가되지만,틈틈이신문에글을기고하는등문학적인활동을이어나갔다.그가시민적인직업을버리고전업작가로서첫소설을발표한것은57세라는매우늦은나이였다.작가로서창작에만전념하기까지,종군기자,저널리스트,여행작가,연극평론가등다양한활동을거쳤으며,이런경험은그의창작에도많은영향을주었다.1898년9월베를린에서사망하기까지,폰타네는총17편의장편및단편소설을발표했으며,독일문학사에서‘시적사실주의’의대표작가로자리매김한다.테오도어폰타네는19세기후반,프로이센이수차례의전쟁을통해독일제국을건설하고유럽의강대국으로부상하던시기에급변하는정치,사회적인변화를겪어내고살아가는다양한계층의모습을관찰하고문학적으로기록한다.독자는소설의제목에등장하는주인공의삶을통해전통적인가치와사회변화와의갈등을함께체험하게된다.그의사회소설에등장하는다양한인물들은그시대를투영하고,등장인물의대화를통해간접적으로전달되는사회상은복잡한사회현실에대한다양한시각과비판적인성찰을가능하게한다.테오도어폰타네는독일문학을대표하는괴테와토마스만을이어주는중요한작가로서,국내에는《에피브리스트》,《얽힘설킴》이번역되었다.

목차

마틸데뫼링ㆍ7
테오도어폰타네의《마틸데뫼링》ㆍ175
-진일상

출판사 서평

폰타네는1891년처음구상한이후5년이상을이소설의작업에매달렸다고한다.“나의문학작업의4분3은주로수정작업과정리”라고한작가는4년반만에수정작업에착수하지만,어떤이유에서인지그작업은중단되었고,폰타네는이원고를마무리하지못하고1898년에사망한다.이소설은시민계층을위한문예지《가르텐라우베Gartenlaube》(1906)에폰타네의유고로처음으로공개되었고,2008년에작가의육필원고를바탕으로새롭게출판되었다.
이소설은《포겐풀스Poggenpuhls》,《제니트라이벨부인FrauJennyTreibel》과함께‘베를린소설’로분류된다.작가는세기말베를린의모습이눈앞에그려질수있도록기록하고있다.여기에는베를린의지명이나문화생활을짐작하게하는다양한고유명사뿐만아니라,계층별언어사용도포함된다.베를린의지명은최대한원어를그대로사용했고,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각주를달았다.그러나번역과정에서베를린방언과사회계층과교육수준이드러나는언어적인특징은불가피하게배제되었다.

마틸데뫼링은폰타네의작품에나오는다른여성인물과는차별화된다.작가는왜이소설을미완성으로남겨두었을까?자신의인생을스스로설계하고결정하고그결과를담담하게받아들이는틸데가그시점에는여전히너무앞서가는인물이어서였을까?나이든폰타네는여성의역할이확대되어가는시대적인변화를감지하고있었던것일까?마틸데뫼링의삶에서우리는무엇을읽어낼수있는가?삶에서진정한행복이란무엇일까?뫼링의이야기는자본의힘에종속된삶을살아가는우리에게주는시사점이있는가?

15장에서마틸데는폐렴으로앓아누운후고를간호하던중,잠시멈추고주변을관찰하는시간을갖는다.시장관사의창가에서그녀가관찰하는대상중에는시장님의약을지은후하릴없이하품하는약사가있다.테오도어폰타네는전업작가가되기이전,아버지의뒤를이어약사교육을받고약사로근무했었고,노이루핀의생가1층에는뢰벤약국이자리하고있다.젊은시절약사폰타네는아마도약국에서지루해하면서,자신의소설에소재가될사람들,예를들면잠재적인마틸데뫼링을관찰하고있지않았을까추측해본다.
문학사적으로현실에대한객관적인묘사를시도하는사실주의는폰타네의시기에주류적인흐름이었다.그러나문학도결국예술이어야한다는작가의믿음은문학은현실의예술적변용이라는자신만의개념을남겼다.현실에대한객관적인묘사가가능한지,폰타네가생각하는현실묘사는어떤것인지,그의시선을따라세기말베를린에서마틸데뫼링이살아가는모습을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