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만 단편 전집 2 - 부클래식 Boo Classics 96

토마스 만 단편 전집 2 - 부클래식 Boo Classics 96

$15.00
저자

토마스만

자지:토마스만

토마스만은카프카류의초현실적소설이등장하기직전까지독일산문문학을최고의경지에까지끌어올린전설적스토리텔러로서세계적문호의반열에오른20세기최고의작가이다.북독뤼벡의시민계급가정에서태어났으나예술의도시인남독뮌헨에서주로작품활동을했다.강건하고성실하지만몰취미한시민기질의북쪽고향사람들과삶을경멸하면서방탕과사치를일삼는남쪽뮌헨의콧대높은예술가들사이에서이리저리방황하고고뇌하는가운데에그는자기만의독특한반어적세계관과반어적서술기법을선보였다.첫장편《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의작품성을인정받아노벨문학상을수상했으며,대표작은소설《마의산》이다.1938년나치정권을피해미국으로망명하였으며,미국에서소설《파우스트박사》를써서독일과독일인의죄과를자신의죄로서고백하고세계인의용서와은총을대신빌었다.동서로분단된두개의조국을피해스위스로귀환,취리히에서영면했다.



역자:강미란

서울대언어교육원선임연구원



역자:김효진

서울대,한국예술종합학교강사



역자:오청자

충북대학교독일언어문화학과명예교수



역자:이신구

전북대학교명예교수



역자:이숙경

서울대강사,성균관대초빙교수



역자:안문영

충남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



역자:조향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



역자:진일상

이화여대독어독문학과교수

목차

《토마스만단편전집》제2권을펴내면서/오청자7
트리스탄/오청자9
굶주리는사람들/강미란93
토니오크뢰거/오청자107
신동/이숙경230
어떤행복/안문영247
예언자의집에서/진일상269
산고(産苦)/김효진284
벨중족의혈통/이신구300
일화/조향357
작품해설367
역자소개390

출판사 서평

<트리스탄>

《토마스만단편전집》제2권에수록된9편의작품들을모두관통하는한가지특징은삶과죽음의대립이다,이것은예술성과시민성의갈등,또는예술가기질과시민기질의충돌,삶과예술의대비와갈등으로표현되는데,이러한기본테마는단편<트리스탄>에서도나타난다.거의동시에쓰인<토니오크뢰거>에서는예술성이심리적혹은사회적병으로나타나는데비해,<트리스탄>에서는육체적질병및죽음이그자리를대신한다.
바그너의음악극<트리스탄과이졸데>를패러디한작품<트리스탄>은1901년봄에쓰여,<토니오크뢰거>와함께1903년단편집《트리스탄》에발표되었다.<트리스탄>의중심테마는병과죽음으로기울어지는예술성의정신과현실의시민세계,즉넘치는생명력으로생활의기쁨을누리는삶사이의갈등이다.이러한갈등은작가슈피넬과한자동맹도시의시민클뢰터얀이라는상인을통해대변된다.이중심테마는바그너의음악극‘트리스탄모티프’,즉죽음에이르게되는불행한사랑의상징인트리스탄모티프를통해견고해진다.
<토니오크뢰거>에서와는달리<트리스탄>에서는예술가도희화적으로그려진다.작가슈피넬은하루의대부분을자기방에서글을쓰면서보내는기이한인간으로독자에게소개된다.슈피넬은무슨광물인가보석인가하는별난이름을가진작가로요양원에서세월을축내고있는특이한인간으로묘사된다.그는작가이긴하지만책이라기보다는노트형식으로써놓은,장편소설비슷한것을펴낸것이외에는문학적으로내세울만한업적이없는사람이다.그가유일하게쓴책은늘그의책상위에놓여있는데,충직한요양원의집사폰오스털로양이일하다가잠시쉬면서15분안에다읽었을정도로폄하된다.슈피넬이란인간은전적으로자신의고유한미적아름다움을추구하는사람이다,환상속,꿈속의현상들만이그에겐현실성을갖는다.그는아파서요양원에머무는것이아니라이곳의건축양식때문에요양원‘아인프리트’에머무르고있다.그는주위세계를자기자신의미학적기준에따라측정하며,삶은그에겐모든아름다움의영원한적대자요,증오의대상이다.슈피넬과대비되는클뢰터얀은생활력이강하고넘치는생명력을구현하고있는인물이며동시에거칠고저속한사람으로서슈피넬이증오하는인물이다.
가브리엘레클뢰터얀은작품시작에서는전적으로남편의영향하에있고오로지‘클뢰터얀의부인’으로표현된다.슈피넬은가브리엘레라는인물에숨어있는예술가적욕망과동경을발현시키는데성공한다.그녀가요양원피아노에앉아슈피넬앞에서쇼팽의야상곡을연주하고난후<트리스탄과이졸데>악보집을발견하여‘그리움의모티프’에서출발하여‘사랑의모티프’를연주하는동안(8장)그녀의본래의존재가드러난다.이신비스러운사건은갑자기그녀를지배하여현실은그녀의존재에서희미해진다.이런현상은그녀를자신감에넘치는남편의세계에서멀어지게하고결국죽음에이르게한다,가브리엘레에게는슈피넬의냉정하고삶에적대적인유미주의는치명적유혹이된것이다.이지점에서슈피넬은정신적,예술적,종국엔육체적몰락의위험한전염균이됨으로써삶을망치는힘이된다.
슈피넬과클뢰터얀의논쟁(10장~11장)에서예술적기질과시민성사이의‘결투’는무승부로끝난다.슈피넬은클뢰터얀에게보낸편지에서그를천박한미식가로표현하며가브리엘레를추한세계로데려갔다고하면서“고상하게피어나는죽음의아름다움을저속한일상의용도로이용한다.”고비난한다.슈피넬이보낸편지를들고나타난클뢰터얀은슈피넬을비열한인간이라고하고,자기는이성적이고,합리적이고건전한사람이라고주장하며슈피넬의주장을반박한다.클뢰터얀자신도아내가단지기관지를앓고있다고생각하는낙관주의적환상속에살고있었는데,결국아내가폐병을앓고있었다는것을인식하게된다.그러자“그의눈에서눈물이넘쳐흘렀다.이때그의마음속에서선량하고인간적인감정이솟아오르고있다는것을알수있었다.”고표현하면서작가토마스만은클뢰터얀에게서일말의인간적인감성을드러낸다.이로써이작품의서술자는슈피넬이든클뢰터얀이든,어느누구도상대방을납득시키지못하게함으로써누구의편도들지않는다.오직가브리엘레만순수한예술세계로다시돌아가는대가를죽음으로치른다.
단편<트리스탄>에서토마스만은인간적감성이나사고,또인간의근심이나걱정을알려고하지않고인간과세계를판단하는예술가의세계를조야한삶을즐기고기뻐하며정신적고민이부재하는시민성과대비시켜폭로한다.내적으로견고하지못한시민적쾌적한삶과예술사이에서동요하는병든가브리엘레클뢰터얀에게끼치는예술의영향을통해,이사건은풍자로확대되고하나의비극적운명이기본테마에서파생된다.예술은더이상시민적현실의삶에낯선반대세계가아니고삶을위협하는무서운힘이된다.가브리엘레클뢰터얀이결국폐병으로죽지만그녀의죽음은‘트리스탄음악’의신비한마력과결코무관하지않다.광상속에서요양원의여러곳을유령처럼돌아다니는횔렌라우흐여사의등장에대해슈피넬이“목사부인횔렌라우흐여사군요.”라고말하자가브리엘레는“네,불쌍한횔렌라우흐여사예요.”라고말하고나서악보를넘기며작품전체의마지막부분,즉이졸데가사랑의죽음을맞이하는장면‘이졸데의사랑의죽음IsoldesLiebestod’을연주한다.그럼으로써그녀는결국자기자신의죽음을부르게된다.
【오청자】

<굶주리는사람들>

<굶주리는사람들>은먼저1902년《미래》지에발표되었다가1909년에단편집《키작은프리데만씨》에실렸다.바로그다음해에출판된<토니오크뢰거>의습작품이라고할수있는이작품은세상사람들에대한혐오와애착사이에서무기력함을느끼는한아웃사이더주인공의정신적갈등에대해서술하고있다.
주인공데틀레프는내향적인사람으로서자신의“힘과활기를앗아가는통찰”과삶의의미에대한끝임없는예술적·정신적추구로인해밝고소박하고단순한일상의삶의영역에들어가지못하고멀리서만동경한다.그러던중어느한극장에서“해맑은파란눈”을가진활달한릴리에게마음을빼앗긴다.그러나자신은“존재해서는안되고바라보고있어야만하고,살아서는안되고창조해야하며,사랑해서는안되고인식을해야하는”예술가의과업을안고있기때문에순간을즐기며단순하게살아가는릴리를동경하면서도동시에그녀에게다가가지못한다.
결국그는삶을즐기는인파와섞여있는것이부담스러워릴리몰래극장을먼저나와버리는데,그길거리에서몰골이누추하고황폐한시선을가진어느한남자와바로맞닥뜨리게되면서화들짝놀라게된다.흉측한외모의이남자가“욕구와쓰라림,시기와그리움이담긴엄청난경멸심을갖고”탐색하는듯한시선으로데틀레프를“모피외투에서부터에나멜가죽구두까지그의몸을죽훑었기”때문이다.여기서데틀레프는사고의반전을맞이한다.데틀레프가릴리를동경했듯이,이낯선남자는데틀레프를부러워하고동경하게된것이다.이두사람은“삶과어리석은행복에대한굴욕적인사랑에빠져있다.”이렇게자신이속한세계와는반대되는세계에대한그리움에굶주려있고그것을충족할수있다고착각한다는점에서두사람은데틀레프의말대로“형제”라고할수있는것이다.
마지막문단에서“얘들아,서로사랑하라”는말을통해주인공이이제는더이상이룰수없는비극적이고굴욕적이며절망적인사랑이아니라,그어떤것도배제하지않고포함시키며한계를뛰어넘는완전히다른차원의사랑을지향하고있음을알수있다.
【강미란】

<토니오크뢰거>

토마스만의단편소설<토니오크뢰거>는1900년12월부터1902년11월까지쓰여져1903년<노이에도이체룬트샤우>에발표되었고,같은해단편집《트리스탄》에실렸다.소설<토니오크뢰거>는토마스만의자서전으로평가될정도로,주인공토니오크뢰거는토마스만의전형적인자전적특징을갖고있다.실제로고향뤼벡에서의학창시절토마스만의동급생아르민마르텐스는작품속한스한젠의모델로,절친인화가파울에렌베르크는리자베타이바노브나의모델로알려져있다.
<토니오크뢰거>는시민적삶을동경하는예술가토니오크뢰거가예술성과시민성사이에서겪는갈등을그린소설이다.총9장으로구성되어있는이소설의1~2장에서는발트해에있는고향뤼벡에서체험한토니오크뢰거의학창시절이그려진다.토니오는그의모든사랑이푸른눈을가진금발의동성친구한스한젠을향해있는,시민적세계에서의아웃사이더다.한스는모든면에서토니오와는상반되는인물이다,한스가성찰이나숙고와는거리가먼,자연스럽고건강한시민의삶을사는것과는달리토니오는예술성과시민성사이에서심한갈등을느끼는인물이다.토니오는토마스만의예술가상을대변하는인물로서어설픈예술가가아닌진정한예술가상이란무엇인가에대해진지하게고민한다.이렇듯예술가가삶과예술사이에서느끼는갈등은토마스만의초기작품을관통하는요소이다.
이작품의중심역할을하는부분은주인공토니오크뢰거와그의친구인화가리자베타와의긴대화이다.이두사람의대화로구성된4장은사실상대화체형식을빌린토니오의독백으로서,예술에대한그의고찰이기도하다.이것은예술과삶의관계,그리고그당시의미학에대한,작가토마스만의독백이라고평가된다.
주인공토니오크뢰거는이미문단에이름이알려진작가이고예술적으로매우유능하지만다른사람들과의교제나관계에있어서는어려움을겪는다.그는그들에게자연스럽게다가가는용기가자신에게결여되어있다는것을알고있다.지성인인토니오크뢰거는다른사람들보다더많이인식하고통찰하기때문에어쩔수없이아웃사이더가되어늘홀로남는다.토니오는예술가사이에서도,시민사이에서도불편함을느끼지만자신을시민적인것을부정하지않는예술가로본다.
토니오의문학은예술과삶을엄격하게분리시키는데서출발한다.토니오크뢰거에게세상은두부분,즉정신과자연으로나뉘어져있다.자연은시민성이고삶이다.그는예술적정서와관련해말하면서“감정이란,마음에서나오는따뜻한감정이란항상진부하고쓸모없는것”이라고고백한다.그의예술철학과반대로리자베타는정화시키고,신성하게만들어주는문학의효과를토니오에게환기시키면서그의사고에반박하는논거를제시한다.토니오는사실자신이정신과예술에대한영원한대립개념으로서의삶을사랑한다고하면서“정상적이고예의바르며사랑스러운것이우리가동경하는영역이며,그것이바로유혹적인진부성속에자리잡고있는삶인것입니다.”라고고백하며끊임없이시민적삶에대한사랑을동경하고갈망하는속내를드러낸다.
리자베타는예술가의무가치성과삶의가치를언급하는토니오의예술관에대한장황한고백을듣고대화의마지막에이렇게진단한다.“당신은길을잘못든시민입니다.―길을잃고헤매는시민이지요.”리자베타가자신을꿰뚫어보았다는사실을알고토니오는“이제난안심하고집으로갈수있겠군요.나는해결되었으니까요”라고,예술가로서자신의정리된입장을표현한다.
마지막9장에서토니오는리자베타에게보내는편지에서자신의새로운예술철학을요약해서“나는두세계사이에서있고,어느세계에서도안주할수없습니다.그래서살아가기가좀힘듭니다.”라고말한다.이와관련하여이소설에서주목해야할점은바로주인공이시민적세계에도,예술적세계에도정착하지못하고방황하지만예술가로서시민적삶을용인하려는그의노력을엿볼수있다는것이다.
주인공은이렇게말한다.“정말이지나로하여금모든예술성속에서,모든특이한것과모든천재성속에서무엇인가매우모호한것,매우불명예스러운것,매우의심스러운것을알아차리도록해주는것은바로이시민적양심이며,나라는인간의내부를단순한것,진심인것,유쾌하고정상적인것,단정한것에대한맹목적인사람으로가득채워주는것도바로이시민적양심인것입니다.”
【오청자】

<신동>

토마스만의단편<신동>은오스트리아빈에서발간된문학잡지《노이에프라이에프레세NeueFreiePresse》의크리스마스기념호(1903.12.25)에발표되었다가작품선집《신동》(1914)에수록된작품이다.토마스만이자신의단편가운데가장애정했던작품으로전해지는<신동>은중편소설<토니오크뢰거>(1903)의유머러스한후속작으로평가받기도하는데,굵직굵직한사건을묘사한다기보다는어린예술가와연주회청중들이머릿속으로무슨생각을하는지기술하면서반어적으로다양한허영심을비판하는데초점이맞춰져있다.
토마스만의초기단편에속하는<신동>에서도천재적인소질과역량을지닌예술가유형이등장한다.비비자켈라필라카스라는이름의8세소년은작곡도겸하는피아노연주자이다.그는예술성과시민성사이에서고뇌하는토니오크뢰거와는결이다른인물이다.그리스소년비비는시민세계를동경하지않는다.토마스만은그를아기예수나무녀파티아를떠올리게하는예술가유형으로언급하고있다.흥미로운점은하늘이주시는재능을지닌비비도오만함을지닌인간이라는것이다.그는섬세한감각의예술을후원하는공주와대면한자리에서자신의연주를감탄해마지않는공주의질문에맞장구를치지만,속으로는그녀를‘바보같은늙은공주’로폄하한다.물론그는청중을즐겁게해주어야한다는걸알고있고,청중을위한표정을지을줄아는연주자이다.실제로그는피아노앞에앉을때짜릿한행복감과벅차오르는은밀한희열을느낀다.
이단편에서는비비의연주에열광하며박수갈채를보내는청중들의다양한생각과반응또한흥미롭다.이에해당하는인물들로는연주를듣기전인데,지도자로보이는남자를따라박수치는사람들,고액의앞쪽자리에착석한고상한사람들,신동에게비상한관심을보이는최상류층사람들,‘꼬마녀석’의감미로운연주에감탄하는백발의사내,비비의연주에엄격한잣대를들이대는중년의피아노여교사,비비의열정에감탄하는호기심가득한어린소녀,성공적인신동에게예를갖춰존경을표하는장교,비비를예술가유형으로완성되었다고평가하면서도,‘예술가는어릿광대이고비평이최고’라는자신의생각을겉으로드러내지않는노년의평론가,‘우리모두,창작하는사람들모두가신동’이라고말하는‘머리손질을하지않은소녀’등이있다.<신동>은‘머리손질을하지않은소녀’가자신이경멸하는세명의귀족남매를그들이시야에서사라질때까지바라보는것으로마무리되고있다.
【이숙경】

<어떤행복>

토마스만의단편<어떤행복>은‘습작’이라는부제와함께1904년문학잡지《노이에룬트샤우》첫호에발표되었으며,10년후에간행된작품선집《신동》(1914)에수록되었다.토마스만은막역한친구쿠르트마르텐스에게서들은‘장교클럽이야기’를메모해두었다가《노이에룬트샤우》잡지사의위탁을받은단편소설에사용하였다.작품서두에일인칭서술자가말하는“우리는옛날의피렌체에서왔다.”는구절은토마스만이이당시에희곡<피오렌차>를쓰고있었다는사실을암시한다.여행중이라주인공의영혼을충분히들여다볼시간이없다는서술자의해명은‘습작’이라는부제에대한변명을포함하고있는듯하다.
<어떤행복>은무도회가열린장교클럽에서기고만장한귀족출신젊은장교가유랑합창대‘제비아가씨들’의일원에게자신의결혼반지를공공연히끼워주는장면을목격하고치밀어오르는분노와수치심을억누르며자리를박차고홀을떠날때,그녀의남편을단호하게물리친미모의‘제비아가씨’가용서를구하며되돌려주는남편의반지를받고느끼는,소극적이지만뜻밖의달콤한‘행복감’을묘사하는단편소설이다.이소설의도입부와끝부분에화자가직접개입하는데,토마스만자신을암시하는이화자는이소설이다른작품을쓰던도중에잠시집필된작은에피소드임을설명하고있다.
【안문영】

<예언자의집에서>

<예언자의집에서>는1904년빈에서발간되는잡지,《노이에프라이에프레세NeueFreiePresse》의의뢰를받아쓴단편으로<신동DasWunderkind>과더불어작가가뮌헨에체류하던시기의체험이녹아있다.이야기의배경은당시뮌헨의유명한작가루트비히데를레트LudwigDerleth(1870-1948)와관련된-문하생블뤼멜RudolpfBlumel이주최한-행사이다.상징주의시인슈테판게오르게StefanGeorge파에속했던데를레트는1904년예언과전투적인선언이혼재하는<선언문Proklamationen>을썼다.
토마스만은이작품에서예술이종교의자리에들어서고,예술가가스스로선지자,종교적인설교자,성인,심지어새로운예수임을천명하는당시시대분위기를반어적인시선으로서술하고있다.
성금요일,인적도드문도시의변두리임대주택의꼭대기층에다니엘의선언문낭독을듣기위해열두명의다양한인물들이모여든다.이그룹에속하지않는유일한인물이면서“삶과분명한연관성을맺고있는”단편소설가는작가토마스만을투영하고,부유한댁의부인은뮌헨의메세나인헤드비히프링스하임HedwigPringsheim,소냐는딸카티아Katia가모델이다.이글이발표된이듬해1905년에카티아는토마스만의부인이된다.
【진일상】

<산고>

<산고>는토마스만이1905년프리드리히쉴러FriedrichvonSchiller(1759-1805)서거100주년을맞아발간된《짐플리치씨무스》특별호에기고한작품이다.늦은시간,절망과회의속에서홀로깨어치열하게창작의고통을감내하고마침내작품을탄생시키는‘예나작가’의하룻밤을토마스만은섬세한내적독백으로그려내고있다.작품에서실명은전혀언급되지않지만그용모와제스처,집필공간묘사를통해이작가가쉴러라는것은어렵지않게파악할수있다.또한주인공이좌절속에집필을중단한채바라보고있는작품이희곡《발렌슈타인》(1799)이라는사실도‘군대묘사의어려움’,‘영웅다움의부재’와같은내용으로짐작할수있다.
토마스만은괴테와쉴러를‘소박시인과성찰시인’의대립구도에놓고비교하고있다.주인공‘예나작가’쉴러는‘바이마르의그사람’,곧외적인형식과형상을따라‘소박’한방법으로신처럼수월하게창작을하는괴테를동경한다.그럼에도예나작가는내면의순수한추상적인사고에서출발하여심상이단어와문장으로표출되기까지치열한투쟁과고난이요구되는‘성찰시인’의영웅적인창작방법을따르겠다고다짐한다.이같은주인공의고백을통해우리는고통없이창작하는딜레탕트들과는선을긋고진정한예술가로서쉴러처럼피흘리는고통을감내하면서어렵게창작하는길을택한토마스만의자부심의원천을확인할수있다.
〈산고〉는대중적으로그리큰관심을받은작품은아니다.그럼에도이작품이토마스만에게갖는중요한의미는25여년후의자서전《약력Lebensabriß》(1930)과그의마지막글〈쉴러시고VersuchuberSchiller〉(1955)를통해확인할수있다.그는“젊은시절에썼던주관적인쉴러연구<산고>가자신에게오랫동안공감의느낌을주었다”고하면서그가이작품에서그려낸진지한예술가쉴러가평생자신의문학적모범이되었다는사실을고백하고있다.
【김효진】

〈벨중족의혈통〉

토마스만의〈벨중족의혈통〉은바그너의음악극4부작《니벨룽의반지》의2부<발퀴레>의패러디이다.다시말하자면,이작품은독일의웅장한신화의세계와유대계의부유한시민사회를대위법적으로연결하여19세기말독일의시민사회를비판한것이다.
바그너의《니벨룽의반지》는그의음악극가운데서가장완벽하게라이트모티프로짜인작품이다.토마스만도<벨중족의혈통>이란문학작품에다서사적라이트모티프를이용함으로써바그너의음악극<발퀴레>와교묘하게연결시키고있다.
토마스만은<벨중족의혈통>을1906년에출판하려고했지만,부인카차의가족과분쟁에휘말리까봐염려해서출판을보류했다.부유한유대인가정의쌍둥이남매가근친상간을범하는이소설의내용이유대인가정에서태어난부인카차와그녀의쌍둥이형제인클라우스간의근친상간적인관계로자칫곡해될염려가있었기때문이다.이작품은결국1921년에출간되었고,1958년이되어서야전집에수록되었는데,근친상간과유대인문제를다루었다하여토마스만의작품중비교적많은논란을불러일으켰다.
<벨중족의혈통>에서쌍둥이지크문트와지클린데의아버지아렌홀트씨는독일의아주궁벽한마을에서태어나부유한독일상인의딸과결혼하고,대규모광산계획에참여하여“엄청난황금물결이그의계좌로흘러들도록조정하여”큰부를축적한전형적인유대인‘시민’이다.대저택에서사는그는딸지클린데의결혼일주일을앞두고그녀의약혼자폰베케라트를당시상류계층의두번째아침식사에초대한다.
훌륭한가문출신으로정부청사에서공무원으로근무하는베케라트는화려한식사가진행되는동안그의예술적둔감함으로인해대화의속도를따라잡지못하게되자아렌홀트씨의자녀들로부터무자비한공격의표적이되고‘가장통속적인존재’로,심지어는‘게르만인’으로조롱을받게된다.“아침식사가끝날때는그의눈은충혈되어있었고거의혼이빠진모습을보이고있었다.”그때지크문트가베케라트에게‘은혜와자비’를바라면서결혼식전에‘단둘이서만’바그너의<발퀴레>공연을관람하고싶다며허락을요청했고,베케라트는그것을공손하게허락한다.
지크문트와지클린데가오페라하우스공연장2층특별석에앉자마자,저아래에서는“거칠게요동치는전주곡이시작된다.”그들은즉시음악에집중한다.독일신화에서최고의신인보탄이낳은쌍둥이지크문트와지클린데의열정적인사랑의이야기를같은이름의쌍둥이가2층특별석에서관람하고있는것이다.2층특별석과음악극이공연되는‘저아래’의두세계가대위법적으로펼쳐진다.
막이오르면서다른종족과의싸움에서상처입고추적당하고있는지크문트가어느집안으로피신해들어온다.그집에는그의쌍둥이누이지클린데가살고있다.어린시절산적에게납치되었던그녀는훈딩과강제로결혼하여우람한물푸레나무가서있는그집에살고있는것이었다.그물푸레나무에는보탄이꽂은검이번쩍이고있었다.지클린데는지친지크문트를보살펴주면서,그가“물푸레나무에박혀있는검을빼내도록유일하게운명지워진오직그한사람”이길바란다며도취된듯노래한다.“둘은곰털가죽위에웅크리고앉아서서로를쳐다보며감미로운사랑의노래를서로불러주었다.”지크문트가보탄이꽂은검을뽑아휘두르자,지클린데는극도로도취되어그를향해“자기가바로쌍둥이누이지클린데”라고노래부르며그의품에안긴다.지크문트는”당신은오라버니에게신부이며누이.이렇게벨중족의혈통이피어나기를!”이라고노래부르며지클린데를열정적으로포옹한다.막이내려오면서오케스트라는“폭풍과같은맹렬한열정을내뿜고날뛰면서소용돌이치고또소용돌이치다가꽝하는굉장한일격과함께갑자기뚝그쳤다.”1막이끝나고휴식시간에그들은음악에도취되어체리브랜디가든초콜릿과초콜릿사탕을빤다.
2막이오르면서2층특별석에서지크문트는저아래에서열성적으로연주하는오케스트라와지클린데의고통스러운노래를들으며“창조는열정의산물이고다시금열정의형상을하고나타난다는사실”을통찰한다.그리고자신의삶을바라본다.‘사치와모순’,‘부유한안정감과장난스러운증오’,“체험은없고단지논리적유희만있으며,어떤감정도없이다만촌철살인적인표현만있는그삶을바라본다.”
지크문트와지클린데는오페라를관람한후대저택으로돌아와식탁위에차려진적포도주와차를마시고각자의방으로들어간다.지크문트는침실로들어가침대앞에펼쳐진곰털가죽위에방금본게르만족의무대에서처럼몸을눕힌다.그때다시지클린데가들어와그들은애무하기시작한다.그들은베케라트에게‘복수’라도하듯“희망없는사람들처럼서로도취했다.그들은깊은애무에빠져들기시작하여그애무가도를넘어섰고성급한몸동작으로이어져결국에는흐느낌만남게되었다.”
그들은종족의우월성과선민의식에사로잡혀아무죄책감없이남매간의근친상간을저지른후,지클린데가이제베케라트는어떻게되느냐고묻자지크문트는이렇게대답한다.“그는우리에게고마워해야해.그는덜통속적으로살아가게될거야,이제부터는.”
토마스만의소설〈키작은프리데만씨〉,〈트리스탄〉,《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에서처럼이작품에서도바그너음악에도취된사랑은죽음과몰락을암시하며,이것은베케라트와같은평범한시민의세계와는정반대에놓여있는예술가의세계이다.하지만,생산적인결실을맺지못하는지크문트와같은예술가기질의인간은자신이특별하고고귀하다는자부심이외에는별로내세울것이없다.그는자신들의근친상간으로인해이제부터베케라트가보다‘덜통속적인’삶을살게될것이라고,즉좀더고귀한세계에한발을들여놓게될것이라고말하고있는데,이말에는작가토마스만의반어(反語,Ironie)가들어있는것은말할것도없다.토마스만은여기서생산적열매를맺지못하면서화장과외출준비에시간을허비하며예술가흉내만내고있는지크문트를은근히비판하고있다.물론,여기서우리는베케라트라는‘통속적’시민역시작가토마스만에의해꽤우스꽝스러운인간유형으로묘사되고있음을잊어서는안될것이다.이무렵(1906년경)의토마스만은이렇게예술가기질과시민기질을모두비판적으로바라보고있던중립적,반어적작가였다고하겠다.
【이신구】

<일화>

<일화Anekdote>는토마스만의초기단편소설들가운데하나로,1906년에헤르만헤세가편집인으로참여하고있던잡지《3월Marz》을위해쓰였다.서로어울리지않는부부,빛나는외양과다른실제결혼생활의폭로등등장인물의구도와주제상토마스만의다른초기단편소설인<루이스헨Luischen>(1900)과비슷한점이많다.작품의틀이야기는쇼펜하우어의철학을바탕으로하는데,이에의하면우리눈에보이는현상세계의다양성과개체성은기만에불과하다.이를그는우파니샤드철학의영향을받아“마야(m?y?:산스크리트어로망상이나환상을뜻함)”라고부르며,이마야는“인간의눈을덮고이것을통해세계를보게하는거짓된베일”(《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이라고설명한다.이‘표상’으로서의세계밑에실제로존재하는것은삶을향한맹목적‘의지’이다.이야기가진행됨에따라이름처럼천사같이아름답고사랑스러운앙겔라에게현혹된한소도시의사교계사람들모두가‘마야의베일’에싸여있다는사실이밝혀진다.서술기법상으로보면틀이야기의화자가어떤친구들모임에대해이야기하고,그모임에참가한누군가가‘진짜있었던’사건을이야기한다.대개익명의화자가어떤사람의삶에서일어났던사건을위트있게묘사하며포인트가있는이야기인‘일화(逸話,Anekdote)’라는장르의특징을잘보여주는이단편소설에서는이장르의명칭이그대로제목으로사용된다.쇼펜하우어의철학에서예술적인관조가삶의본질을잠시나마통찰할수있는계기를제공하듯이,‘마야의베일’에사로잡힌사람들에대한이이야기는미적체험을통해독자가환영에서잠시나마벗어날수있는가능성을열어준다고볼수있다.
【조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