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공원국의 유목문명 기행 (신화부터 역사까지, 처음 읽는 유목문명 이야기)

인문학자 공원국의 유목문명 기행 (신화부터 역사까지, 처음 읽는 유목문명 이야기)

$16.00
Description
“어떤 제국도 초원보다 넓지 않다!”
5,000년 인류 역사를 바꾼 유목문명 이야기
초원의 인문학자 공원국이 과거 제국을 자처한 국가들의 박물관부터 유라시아 초원의 유목민 텐트까지, 2년여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유목문명의 흔적과 이야기를 찾아 엮은 책이다. 이로써 유목문명이 정주문명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융화한 인류 역사의 한 축임을 밝힌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정주문명에 산다. 농사짓지는 않더라도 고정된 일터와 주거지가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눈감을 때까지 태어난 국가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국가' 자체가 울타리와 성벽, 도시에서 이어진 정주문명의 산물이다. 그런 우리에게 유목문명은 매우 낯설 수밖에 없다. 광활한 초원을 가축과 함께 돌아다니는 유목민의 모습이나, 말에 올라 세계를 지배한 몽골제국의 이야기 정도를 떠올릴 뿐이다. 우리에게 그들은 '아웃사이더'다.
하지만 유목문명을 협소하게 이해하는 우리야말로 진짜 아웃사이더일지 모른다. 이 책은 정주문명과 함께 인류 역사를 이끈 한 축으로서 유목문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원의 인문학자 공원국은 “지역적으로는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시간상으로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누비며 유목문명의 흔적을 찾는다. 그 흔적이란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 이야기이기도 하고, 원래 모습을 간직한 유물이나 유적이기도 하지만, '자유', '공유', '환대' 등 여전히 유효한 정신적 가치이기도 하다.
저자

공원국

서울대학교에서중국의역사와경제를,푸단대학교에서인류학을공부했다.기획과집필,출간에10년이걸린《춘추전국이야기》(전11권)를비롯해,《유라시아신화기행》,《여행하는인문학자》,《가문비탁자》(소설)등을쓰고,《중국의서진》,《말,바퀴,언어》,《조로아스터교의역사》,《하버드-C.H.베크세계사1350~1750》(공역),《리그베다》(전3권,근간)등을옮겼다.역사인류학의시각으로대안적세계사를제시하겠다는포부를품고,유라시아초원지대에서현지조사를수행하며《세계사의절반유목인류사》(전7권)를집필하고있다.

목차

머리말│유토피아,우리가만들어떤것

프롤로그│제국의기획,그너머를꿈꾸다
‘위대한환상’이라는환상│문명의두얼굴,정주와유목│유목문명이보여준‘작은환상’의가능성

1유목문명이전의여신신앙
정주문명의철저한여신살해│세계곳곳에서발견되는여신이미지│물부터태양까지,자연과하나된여신│삼라만상을끌어안는탄생과창조의힘

2초원으로간여신
국가이전에대충돌은없었다│전차와수레,싸움과융화│말을가진이들은왜서쪽으로떠났을까│초원에서더오래살아남은여신

3말탄문명인의탐욕
사막부터극지까지,말을따라가다│말과전쟁,그비극의역사│‘만족을모르는’말탄문명인│말이사람의말을알아듣는다면

4누가,왜말에올라탔는가
인간은왜말에올라탔을까│처음말에올라탄초원의사냥꾼들│무기인가제기인가,말머리전곤의의미

5파괴와창조를아우르는도덕률
장애물을거침없이짓밟는전신인드라│생존이곧정의인파괴의법칙│폭력을반성하는창조의법칙

6모든부족신을포용한신학혁명
유목민,신에대한인식의틀을깨다│땅에묶이지않은,우주에편재하는신│하나의신,하지만다른얼굴

7스키타이,유목국가의탄생
볼가강을건넌기마궁술의달인들│강력한힘과미숙한통치력│자유의아킬레스건,유목문명과노예

8흉노,최초의유목제국
스키타이를찾아황야를헤맨다리우스1세│장성이심은유목제국의씨앗│때를기다려유목세계를통일한흉노

9승자없이공멸한흉노와한나라
흉노와한나라,정치로갈등을관리하다│천하호구의반을줄인한무제의‘이중타자화’│공멸이낳은새로운기회,실크로드

10끝나지않은길,실크로드
문명과문명이교차하는위대한길│이육사의포도는어디에서왔을까│사과로다시쓴실크로드의작은역사

11유럽을떨게한유목민의대이동
떠남으로써싸움을피하다│기후변화에떠밀린‘신의채찍’│정복의역풍,완충지대의역설

12나와남을아우르는통치술
유목과정주의융합을시도한정치적무아론│예술혁명을촉발한문화적무아론│유라시아를가로지른쿠샨왕조의유산

13자유를가둔정주문명의중세
하층민배제와착취의역사│군국주의의강화,농노의탄생,기독교의확장│유목문명에다시한번길을묻다

14돌궐유목민대對선비반半유목민
민심이곧천심이라는선정의정치사상│많이싸우는자는결국패배한다│‘못난카간’과천가한

15피를흘려평화를사는지혜
국경에서궁정으로,황제의위엄이머무는곳│군대가커지면나라가위태롭다│반란에무너지는당나라와기회를잡은위구르│두세계를지탱한피의대가,견마무역

16몽골,거란과여진에게배우다
‘동강서약’이라는초원의법칙│초원과농지를모두차지한폭풍의핵,거란│여진의비밀병기는실용적인법│사냥꾼의윤리를공유한여진과몽골

17칭기즈칸,그비틀린신화
초원과바다에모두길을낸몽골제국의힘│몽골제국은왜그토록넓혔을까│몽골제국은왜그토록살육했을까│자유를포기하고강함을얻다

18티무르,신을악용한군주
대몽골울루스의위대한유산,보편규범의확립│복마전의한복판에서태어나다│죽이고,죽이고,또죽이고│유목세계와너무나멀어진변종

19카자흐의유목민주주의
카자흐가되살린자유의가치│환대의모범을보여준초원사람카슴칸│고려인에게음식과터전을제공하다

20시대의희생양이된중가르
몽골고원의분열과만주족의등장│칭기즈칸의권위가끝나고청나라가서다│포위되고,또포위되는유목국가│자멸을부른신의없는인간들

21오늘의유목문명과성性
유목문명속‘더많은다른길’│혹독한자연환경이낳은평등한성역할│아마존은초원에산다│유목문명이라는거울에정주문명을비추다

22미래의유목문명과공유
모든살아있는것을지키는윤리적장│‘공유지의비극’을꺾는‘목장의공유’│생명을불어넣는공유의가능성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우리안의유목민을찾다”
유목과정주,두문명의끊임없는상호작용
인류가처음으로삼림에서나와초원을밟은서기전3500년경부터제국주의가횡행하던19세기까지유목문명의긴이야기는정주문명과의충돌과융화로점철되어있다.두문명은서로에깊은영향을미치며인류역사를끌어왔다.
저자는그러한상호작용의첫번째계기로여신신앙을지목한다.고대에는지구곳곳에서자연의원초적생명력을찬양하는여신신앙이부흥했다.그런데자연을착취하는생산양식(농사)과“폭력적인위계체제(국가)”에바탕을둔정주문명이힘을얻으며여신신앙또한핍박받게된다.이에여신은,석기시대가끝나고청동기시대가시작될즈음“(척박한)환경에서동물의욕구를맞추며탄생한”유목문명에서마지막안식을누린다.저자는여신신앙을둘러싼이'대립'에주목한다.여신신앙자체는곧자취를감추지만,착취와비착취라는두문명의근원적차이가드러나기때문이다.예컨대,최초의유목국가를세운스키타이는정복해도지배하지않았다.페르시아와충돌할상황이되자그들은이렇게경고했다.“우리는잃을도시도곡식을심을땅도없다.”
유목문명과정주문명이충돌만한것은아니다.때로는융화하며역사에다른길을제시했다.저자는흉노와한나라,위구르와당나라의관계에서그예를살핀다.서기전200년화친을맺은후부터한무제등장전까지70여년간흉노와한나라는충돌하지않았다.그들은대립과타협으로,즉정치로위기를관리했다.위구르와당나라도비슷한경우다.안녹산의난으로위기에처한당나라를위구르가돕자,두세력간견마무역이시행된다.전성기에는1년간말1만마리가거래될정도로거대한시장이었다.경제에기반한평화체제가정착한것이니,이또한유목문명과정주문명이충돌대신융화를택한결과다.
이처럼얽히고설킨충돌과융화의실타래를풀며,결국저자가찾고자하는것은'우리안의유목민'이다.우리가누리는정주문명은홀로만들어지지않았다.오랜세월유목문명과상호작용한결과다.

“문명의마지막척도를세우다”
자유를새긴유목문명의역사
책은여신의마지막안식처가된유목문명의다음행선지로서기전2500년경의우랄산맥을조명한다.그곳의목축민은초지를향해점점남하하면서정주민과충돌하기시작한다.충돌의과정은파괴일색이었으나,저자는이후벌어진어떤현상에주목한다.유목문명안에서폭력을반성하고창조를모색하는도덕률이탄생한것이다.실제로《리그베다》등에기록된고대인의설화를살펴보면전신(戰神)으로추앙받던인드라가악신(惡神)으로폄하되고,대신창조의신인“하늘과땅과모든살아있는것을떠받치는이”가등장한다.
저자는창조를모색한다는데서유목문명의제일척도인자유의가치를본다.이때자유는이동의자유만을뜻하지않고,생각의자유를포함한다.이는창조행위와타인을아우르는행위로이어지는데,우랄산맥의목축민에이어소개되는페르시아인의역사가좋은예다.유목민출신인그들은이방의모든부족신을인정하고아우르는유일신개념을창안해인류정신을하나로묶는데성공한다.생각의자유가없었다면불가능한일이다.
물론모든유목민이자유의가치를수호한것은아니다.책은유목집단에서유목국가로,다시유목제국으로강성해지는유목문명의역사를따라가다가,그끝에서어떤'변종'을소개한다.바로칭기즈칸이다.저자는말한다.그는“자유를포기하고강함을얻었다”고.칭기즈칸은기존의씨족,부족체제와완전히다른호(戶)단위로몽골제국을조직하고,평시와전시를가리지않고늘이상태를유지하니,이로써'병영국가'가탄생한다.자유를잃은유목문명은의의를잃을수밖에없다.칭기즈칸이죽고티무르라는더악독한자가잠시위세를떨친뒤사라지자유목문명은뚜렷한존재감을잃고만다.

“함께살아가는법을고민하다”
유목문명이보여준공유와환대의모범
그렇다면유목문명은'배드엔딩'을맞은것일까.책은그렇지않다고말한다.유목문명의거대한주체들이사라진뒤에도우리가눈여겨볼집단이남았으니,바로카자흐다.티무르사망이후중앙아시아에서두각을드러낸이들은나름의방식대로민주주의를실천했다.카자흐도칸이있었으나,그는부족장들의의견을모아일을처리했고,부족장들또한부족민의의사를존중했다.정주문명의열강을자부하던러시아의관리들은차르에게절대복종하는데익숙한탓에,이처럼“느슨한지배체제를이해하지못했다.”
또한그들은지역의평화를유지하기위해애썼다.16세기중앙아시아가극심한혼란을겪는와중에카자흐는러시아와외교관계를,모굴리스탄칸국과우호관계를맺었다.여기에서저자는유목문명특유의공유와환대의가치를발견한다.역사내내그들은'사냥꾼의윤리'를견지했다.사냥꾼은함께잡고똑같이나눈다.이와비슷하게유목민은모두의목숨을소중히여기고똘똘뭉친다.척박한환경에서는그래야살아남기때문이다.
오늘날에도자유와공유,환대의가치를지키며살아가는많은유목민이있다.기행길에그들을만난저자는유목이라는삶의방식자체가그러한가치를낳았다고강조한다.실제로이슬람을믿는유목민여성은,유부녀는말을타선안된다는율법을따르지않는다.이것이그들의자유다.척박한땅에서거둘수있는것은적고,세간은가축에실을만큼만챙길수있으므로모든함께나눈다.이것이그들의공유이고환대다.이가치들은선의가아닌생존과실용의차원에서이해할수있고,바로그렇기에“지구도약자도한계상황에”이른오늘날더큰의의를지닌다.“이것이(저자가)유목을다시불러내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