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보리에게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보리에게

$16.50
Description
하늘로 떠난 아들에게 띄우는 편지
슬픔을 받아들이고 치유해가는 여정의 진솔한 감정을 담은 기록
“보리의 아버지가 되었으나
보리 잃음으로 나는 아버지 자격을 잃었다.
허나 그로 인해 참된 내가 되고,
아버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는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감정을 담은 치유 에세이다. 2015년 7월 교통사고로 이별한 어린 아들과 그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치유해 온 8년의 기록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는 동안 사랑하는 누군가를 반드시 한 번은 잃는다. 책에서 부른 이름, 보리는 아들을 부르던 애칭이자 우리가 떠나보낸 모두를 부르는 애칭이다.
책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시, 다양한 형식의 글이 수록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 떠나간 사람을 잘 보내 주는 것 또한 남겨진 사람이 해 내야 할 사랑임을 솔직하고도 담백하게 써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적 있는 사람이 느끼는 공통점 감정, 그 속에 새겨진 슬픔은 애써 외면하면 할수록 내면에 더 단단하게 자리 잡을 뿐이다. 저자는 그 슬픔을 책으로 펼쳐 내 아버지로서, 남겨진 사람으로서 이별에 당당히 용기를 드러낸다. 책은 슬픔을 드러내지만 그가 치유해 온 과정을 비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누군가에게 공감하며 살아낼 가치를 기억하게 한다. 이로써 삶과 죽음, 안전과 진실을 되짚어 보게 한다.

저자

조병준

보리아빠였다.여전히내안의아이와세아들의아버지가되어가는중이다.왜보리가아니고내가살아있는가를하루하루장님술래하듯더듬어가고있다.보리가떠난후죽음과상실에관한책을보고위로를받았다.상주들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면서가장위대한문학은나에게써내려가는나의삶이라는것을깨닫게되었고,아이를먼저보낸부모가그것을받아들이고참회하는8년의과정을솔직하게기록했다.매일참회기도를하며많은이들이자신과같은실수를하지않기를바라는마음으로이책을집필했다.보리를보내고8년째경북상주에머물고있으며자리잡기까지서른세번새둥지를틀었다.떠나오고떠나보내는게자신의일이라생각하며,온곳으로온전히돌아가는길이너무도멀지만보리를만나고온전히보내는것으로지구에서의일은마치는거라고생각한다.

목차

<1부>보리,오다

세상으로맞이하다/하얀호랑이/엄마선생님/‘엄마선생님’과/세살,홍선생님과·네살,현선생님과/문경에서

<2부>보리,보내다

그렇구나/부고/꿈이기를/침묵속으로/진인사,대천명/산소앞에서/어디로가지/밤바다/사망신고/간다온다하지만/장님술래/당연하지않다/언제까지나영원히/착한토마토/그런데아내는/알았겠지만/다시올거라그랬지/작별인사/나는보리아빠다/149일,무얼하고있나?/195일,시골에계신할아버지/200일,화해/210일,꼭다시만나자/211일,상실수업/218일,방생을하다/219일,진정한방생/223일,용서받을수있을까/226일,경주여행/231일,다섯번째생일전날/232일,다섯번째생일/233일,생일을보내고/235일,수사기록열람/237일,보리진열장/
240일,유치원활동사진/249일,이렇게빨리갈줄알았다면/256일,들문학/257일,들어본적없는말/258일,대천명형아/263일,배꽃/264일,보리의눈물/272일,보리와마루/273일,합쳐진감정/274일,심장마사지/277일,슬픔이얼마나쌓여야/288일,어버이날/293일,너도느끼려나/296일,시를써보겠다고/304일,아직도세아들이있으니까/307일,감정이라고하는것/309일,보리에게잘한일/330일,슬픔에게/1년전,오늘/1주기를보내며/377일,사고장면/마지막여행/금지곡/가슴에묻는다는것/여보,미안해/누가누가더슬플까/열흘전에알았다면/심폐소생술/또봄/용서하고싶다/합의/눈을감고/숨소리/마지막/막대기가족/설날아침/사진을보다가/사랑하는보리에게/알아보기를/그들만의/공무원헌
법/어느교사의방백/누님,형님들께소식전합니다/골짜기가된다/그들을용서할수없다/그날을함께했던교사들에게/기도/사랑,있는그대로

<3부>다만그러하다

고향집/그저감사하기/뒷걸음질/시를쓴다는건/업보/오늘/참새/엄마잘부탁해/11월11일,11시11분/구름/뽀로로욕실화/청모자/나를사랑하지않은나에게/내손안에/어떻게되어가고있나/지금은/다치고아물며/똥을누다가/왜슬프지/지금이대로/보살/할아버지와보리/보리,마루/우리/모래가솔솔/다만그러하다/기도한대로/숨쉬다가/강선생님께/귀를대보다/진짜숨/어느날,아내/허우적대지않을때까지/이뭐꼬/마흔넷,죽음을생각하다/나/귀가아파/문경중앙병원에서/내가더많이사랑해/비밀1/비밀2/부활/먼지를털다/그렇지/2021년7월23일/나의생명수업/잘보내준다것

출판사 서평

어린아들을가슴에묻고눈물흘리며웃는법을배우다.
슬픔과치유를통한아버지의성찰.

“남편을잃은아내를과부라고부른다.아내를잃은남편을홀아비라부른다.부모를잃은아이를고아라고부른다.하지만자식을잃은부모를가리키는단어는없다.자식을잃은사람에게는…아무것도없기때문이다.”미국의희곡작가테네시윌리엄스의말이다.어린자녀를먼저하늘을떠나보내는것은어떤심정일까.그어느부모도아이의죽음을지켜보기란쉽지않을것이다.지병이있어서가아니라,예상치못한불의의사고로어린아이의죽음을받아들여야하는고통은그무엇에도비할수없을것이다.

『그립고그립고그립다』는교통사고를다섯살아들을잃은한아버지의이야기를담은에세이이다.함께있었음에도사고로부터아이를지키지못한죄책감과아이가떠난후에겪어야했던슬픔과아픔,고통,상실의시간을보내온과정들이매우솔직하게쓰여있어저자의마음이독자들에게고스란히전해진다.더구나초등학교캠프내에서발생한교통사고임에도그누구하나사고에대한책임을지지않고종결되었다는것에저자는자신을탓하기도하며,더큰좌절감에빠지기도한다.보리가떠났지만,저자는잔인한현실앞에보리를놓지못한채하루하루괴로운나날들을보낸다.그어떤위로의말들도저자에게는위안이되지못했다.떠난아이를놓지못해고통받았던순간들,가슴에묻는다는것,잘보내준다는것은생각만큼쉽지가않았다.

저자는아들의죽음을받아들이기위해책을택했다.죽음과상실에관한책을보며그안에서위안을받았고,보리를잃고가슴에응어리진자신의이야기를덤덤하게시와수필로써내려간다.글을쓰며상처입은마음은점차치유되어갔고,자연스럽게보리의죽음을받아들이게된다.때로는누군가의죽음이자신을나락끝까지밀어버리기도하지만,때로는죽음을받아들임으로서보다성숙해질수있는계기를주기도한다.받아들임으로써우리는보다성숙해질수있다.어린아들을잃었지만자신의감정과생각을글로표현하며깊은성찰을해나간저자처럼말이다.

저자는그과정을이렇게고백한다.“보리의아버지가되었으나보리잃음으로나는아버지자격을잃었다.허나그로인해참된내가되고,아버지가되어가는중이다”이책은우리에게죽음을어떻게받아들일것인가,어떻게극복해나갈것인가에대한메시지를던지고있다.

책속에서

고집이센보리는가는내내울면서몸을돌려보고벨트를밀어내지만아빠는벨트를풀어주지않는다.어쩔수없다.안쓰러워도.마음이쓰리고너무안됐지만.어린이집앞에차를세우고안아주니눈썹이눈물에촉촉이젖은채로배시시웃는다.어린이집선생님이보리를안는다.아빠가빠이빠이를하며뭔가설명을한다.불안하다.울기시작한다.우는소리를뒤로하고회사로향한다.회사에서도등이랑배가허전해보리생각뿐이다.-p.21

아내가토라지고성질을부릴때는‘절대임신하면안된다,우리는물론아이도불행해진다’고생각했다.절대아니기를신께기도했다.그런데마음이풀린지금은또생기면낳아감사히잘돌봐야지하고있다.새벽에몰래배에손을얹고마음속으로물으니생명이있다고했다.보리에게물어보니남동생이라고한다. -p.69

몸을두고떠났다
안아주고볼을부비던보리
깨어진채있다
아무리안아도“아빠”하며안아주지않는다
멈추었다
이안에없다
-p.79

보리가떠날때다섯살이었다.나에게남은건아무것도없었다.보리가태어날때받아안던기억과떠날무렵보리의일상이외에는.보리는느닷없이태어나갑자기사라진것만같았다.보리와보낸시간이보리의부재로무의미해졌다.내가가장수치스럽게여겼던‘무의미’.받아들일수없었다.나를용서할수없는이유가내안과밖에빈틈없이들어차있었다. -p.108

사진속보리몇달째
같은표정같은몸짓
가짜다
찢어지면그만인데
볼때마다새롭다
내인생도사진처럼가짜라면
돌아가는영사기꺼서그만이면
지금은좀슬퍼도괜찮을텐데
누구의누구를위한영화일까
-p.197

아내와아이들을보면서보리가나에게바란게결국이거였다는생각을하게되었다.내가되는것.수없이실패를반복하고부족한점이많은,있는그대로의나를사랑하는것.지금까지의모든과정,보리를보내주는길은결국나로돌아오는길이었다. -p.254

떠나간사람은무조건빨리보내줘야한다는데동의하지않는다.처음엔‘님은갔지만나는님을보내지아니하였’기때문이었다.시간이지나면서는어떻게하면되살릴수있는지그길을더듬어온것이다.몸이야어쩔수없더라도참된보리말이다.보리를붙잡고있는것은아닌지,보리를위한진정한기도는,보리를잘보내주는것은,보리를진정으로사랑하는것은무엇인지묻고또물었다.결국보리를잘보내주는일은이제그만잊고살아가는것이기보다내삶에그리고주변에보리의빛을보태는것이었다. -p.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