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중학생에대해얼마나알고있을까?
중학생이겪는맵고쓰고달달한이야기
한국에서절대건들면안되는아이들이있다.바로‘중2’다.중2병이라는말까지생겨났을정도로,아이들은까칠하고반항적이고예측불가다.하지만이말은어른들의입장에서다.한번쯤중학생에입장에서그들을바라본적이있던가.중학생의세계는어렵고복잡하다.어린이도,성인도아닌중간에서매일불안해하며지낸다.학교와의관계,선생님과의관계,부모와의관계,친구와의관계….중학생들에게는그어느것도쉬운것이없다.청소년이라고불리지만,실상중학생들은어린이를갓졸업한아이들이다.그러다보니,중학생은어린이도아닌,성인도아닌애매한포지션을갖고있다.하지만많은어른들은아이들에게서어른처럼생각하고행동하길바란다.그러다보니중학생들은더욱엇나가고불안해한다.
『중학생의세계』는20년차중학교교사가직접마주한중학생들의이야기를담은에세이다.어른으로서는도저히이해못하는행동을하는중학생의모습에화도내고눈물도흘려가며보냈던시간들은저자에게결코무의미하지않았다.아이들의행동에는모두이유가있었고,원인이있었다.하지만어른들의외면에아이들은엇나가고비뚤어지고,때로는입을닫아버리기도한다.저자는자신의겪었던이야기들을거침없이풀어냄으로써,자신이잘몰랐던아이들의모습을하나씩발견해나가는과정을고스란히담아냈다.중학생이어쩌다공포의대상이되었는지,조금만들여다보면까칠하고예민해보였던아이들도순수하고사랑받고싶어하는아이들이란걸알게된다고저자는말한다.중학생은사춘기지만어린이에서이제막조금자란아이일뿐이라는걸,그러니어른의시각으로어른의생각을하고,어른처럼행동하길강요하면안된다고강조한다.그저중학생은자신의감정에어른보다조금더솔직할뿐이다.저자는자신의열여섯인생도,지금의열여섯살인생을사는중학생처럼똑같이쓴맛이었다고말한다.열여섯을겪어온누구라고그러할것이다.그러니,불안해하는중학생에게독하고쓴말이아닌,위로가되는따뜻한말한마디가필요하다고책은이야기한다.
책속에서
오늘도내앞에서특이한행동을하고,알수없는괴성을지르고,독특한질문들을쏟아내며자신의존재감을알아달라고애원하는학생들이있다.안타깝게도이런학생들은대부분가정에문제가있는경우가많다.집에서자신의존재를알아주는사람이없다보니학교에서만이라도어른인교사에게자신의정체성을확인받고싶어하는것이다.중학생들은어른의관심을피하는것같지만사실어른에게관심을받고인정을받고싶어한다.그리고그인정과관심을받은경험은아이를건강한어른으로성장할수있게하는밑거름이된다._28~29쪽
한해가지날때마다점점더많은중학생이분노조절장애임을고백하며커밍아웃을한다.인생의14년,15년,16년째를맞이하는그들에게대체어떤일들이있었기에이토록분노를참지못하고분노를참지못함을자랑스럽게말하는걸까.오늘도나는내마음의분노를다스리려화를참아본다.내마음의화가일부제거되어야,분노에빠진중학생을상대할수있을것같기때문이다.어른들의분노가아이들에게옮겨가지않기를.사회의분노가일반시민에게까지전염되지않기를_62쪽
중학생만이갖는독특한심리적특성이있다.그들은관심을받고자할때가있고,또전혀관심을받지않았으면할때가있다.한마디로기분이롤러코스터타듯왔다갔다한다.성장과정에서나타나는증상이니본인들스스로도매우난감하리라생각된다.하지만곁에서이들과함께지내야하는사람들은무슨날벼락이란말인가.하루에도여러차례기분이오락가락하는이들의행동거지를눈치껏잘살피고대처해야화를입지않는다._99쪽
언젠가부터중2병이라는말이사회적이슈가되었다.김정은도중학교2학년이무서워서남한에못온다는우스갯소리도있다.이런중학교2학년에대한공포심을조장하는사회적분위기때문에간혹중학교2학년이되면중2병코스프레를하는친구들이있다.괜히반항하는척,말안듣는척하며스스로를중2병이라진단한다.내가봤을때는중2병이아니라자신의정체성을찾아가는시기에나타나는자연스러운과정중하나일뿐이다._108쪽
사춘기남학생의성장을지켜본적이없던철없는교사는사춘기아들과함께생활하면서이러한사실을뒤늦게깨우쳤다.남자아이들만이갖고있던장점이무수히많은데,나는왜여자반만고집했을까.몇해전나의모습이부끄럽다.지금근무하는학교는남녀가고루섞여있는혼합반이라새학기가시작될때남자반을할것인지여자반을할것인지고민하지않는다._122쪽
가끔요즘애들의인성문제가사회문제로거론되기도하는데,내생각에는이들은선하지도악하지도않은그냥그럭저럭괜찮은인간이다.하지만몸과마음이급격하게성장하는과정에서가끔뜻하지않게못된행동이본인들도모르게툭툭나오는것같다.그리고요즘은아이들이잘못된행동을해도딱히혼내고지도해줄만한사람도없고이를뒷받침해주는제도도부족하다.그렇다보니나쁜행동을개선하기가어려워졌다.‘이렇게까지했는데도안혼낼거지’라는심정으로더못된행동을하는아이들도있다.한번쯤혼나보고싶어안간힘을쓰는건아닐까하는생각도든다._137쪽
비범한사건사고속에살다가잘해보려마음먹은학생은격려해야마땅하다.뛰어난능력으로주목받는학생도칭찬받는것이마땅하다.하지만늘묵묵히소리없이자신의일을해내는평범한중학생에게도관심이필요하다.평범한아이들의조용한울림이학교를지탱하고있다.이울림은메아리처럼또다른평범한일상을유지할힘을불러온다.가장어려운걸해내고있는평범한중학생의장한중학교생활을응원해주고싶다._1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