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별난 것 : 메리 루플 산문집

가장 별난 것 : 메리 루플 산문집

$16.80
Description
국내에 처음 소개되어 신선한 충격을 던진 《나의 사유 재산》 이후 두 번째로 번역·출간된 메리 루플 작품집. 《가장 별난 것》은 메리 루플이 시인이 되고 나서 30여 년이 지난 뒤에야 펴낸 첫 산문집으로, 그만의 기이하고 독특한 문학성의 원류를 선연히 확인해 볼 수 있는 글들로 가득하다. 이 책에서 루플은 알베르 카뮈의 단편소설 〈자라나는 돌〉에 스치듯 등장하는 ‘노란 스카프의 여인’을 상상 속에서 추적하고, 교실 칠판에 덩그러니 적힌 문장이 스스로에 대해 품을 법한 생각을 그린다. 냉장고, 벤치, 일기, 이끼와 같은 평범한 사물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움으로써, 오직 그러한 방식으로만 발견될 수 있는 삶의 의미들을 포획한다.
저자

메리루플

저자:메리루플(MaryRuefle)
시인,에세이스트.1952년미국펜실베이니아의군인가정에서태어나미국과유럽곳곳을옮겨다니며성장했고현재는버몬트주베닝턴에살고있다.버몬트예술대학에서23년간글쓰기를가르쳤고,2019년로버트프로스트와루이스글릭등이거쳐간버몬트계관시인칭호를받았다.퓰리처상최종후보및전미도서상후보에오른《던스Dunce》를비롯해십여권의시집을냈다.세권의산문집과한권의만화책그리고옛문헌속단어들을삭제해새로운텍스트를만들어내는이레이저아트작품집다수를발표했다.강의록《광기,고통,그리고달콤함Madness,Rack,andHoney》은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최종후보에선정되었다.윌리엄칼로스윌리엄스상,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문학상,화이팅어워드등을수상했고구겐하임펠로우십,국립예술기금펠로우십등을받았다.《가장별난것》은루플이시인이되고나서30여년만에출간한첫산문집으로,《나의사유재산》에서보여준기이하고독특한문학성의원류를선연하게확인해볼수있는글들의모음이다.

역자:민승남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2021년《켈리갱의진짜이야기》로제15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마지막이야기들》《북과남》《지복의성자》《시핑뉴스》《나같은기계들》《솔라》《데어데어》《바퀴벌레》《스위트투스》《사실들》《완벽한날들》《천개의아침》《기러기》《그부류의마지막존재》《별의시간》《야생의심장가까이》《죽음이물었다》《낯선사람에게말걸기》《한낮의우울》《밤으로의긴여로》등이있다.

목차



여름캠프에서
밀려난자의오랜슬픔
반려동물과시계
안개의시간
이끼
물한잔
노란스카프의여인
벤치
기념물
아름다운날
나의탐조일지
다트와드릴
줌으로확대한마운드빌
어떤여자가
나와함께한알들
큰사슴엿보기

어떤소용돌이
그날에대한진술서
일기
가장별난것
어느낭만주의시인의운명
온세상이종이로이루어져있다면
사소한개인적문제
황혼에대하여
무한한생쥐들의대학
어느별것없는가을주말
머릿속에서절반쯤쓰인이야기들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메리루플의작품은한눈에즉각알아볼수있다.
그어떤위대한시인의작품과도확연히다른모습을하고있기때문이다.”
―마이클클라인,시인

흠결을내보이기주저하지않는시인의산문들

세상엔두종류의작가가있다.자신의헝클어진모습을보여줄수있는작가와없는작가.메리루플은전자다.자신의말이진실에가깝다면,산발한채퀭한얼굴로침흘리며울부짖는모습을얼마든지보일수있는작가다.독자들은영리해서,그리고영리하므로이런작가와사랑에빠질수밖에없다.나는메리루플의글을‘사랑하므로’읽는다.사랑하여읽을수있는작가가있다는것은축복이다.눈물닦고,눈곱떼고,머리빗고,목소리를가다듬은뒤생을이야기하는작가는근사할순있지만사랑하고싶어지진않는다.
―박연준,시인

《가장별난것》은메리루플이시인이되고나서30여년만에펴낸첫산문집이다.그는시인으로살았던오랜기간산문을종종쓰긴했으나이책을내기전까지는그것을모아출판할생각을하지못했다고한다.아마도그글들은차라리산문시에가까웠을테니까.루플은자신이산문을쓸때와시를쓸때의태도가전혀다르다고말한바있지만,그의산문은그가쓴시들을닮았다.야성적이고무애한,동시에유머러스하며신비로운문장들을.이책또한전작《나의사유재산》과마찬가지로어떤글은차가운성가처럼,어떤글은잔인한우화처럼,어떤글은다정한잠언이나명상록처럼다채롭게읽힌다.

작고평범한것들을특별한사건으로바꾸는일

내가읽은섹스에관한최고의글은이책에실린〈눈〉이라는작품이다.첫문장은이렇게시작한다.“눈이내리기시작하면,나는섹스를하고싶다.”누군가나더러내리는눈을보며하고싶은것에대한문장을적어보라고했다면나는이렇게썼을것이다.“눈이내리기시작하면,나는사색을하고싶다.”눈과섹스와새와묘비를이처럼우아하게연결짓는작가를나는본적이없다.메리루플의환상적인글들이가진문제는,그것이이미쓰였다는사실이다.나에게는그런글을쓸가능성조차영영사라진것이다.
―군힐오여하우,노르웨이시인

메리루플의글은대체로‘있을법하지않은문장들’혹은‘나란히있을법하지않은문장들’의연속이다.그래서종종기묘하고낯선얼굴을띤다.형식상산문시와초단편소설과에세이따위를경계없이오가는글들로설명될수있겠으나그러한설명만으론부족한,독특한완성미를가진그의산문들은《가장별난것》에서도여전하다.〈물한잔〉이라는글에서는냉장고안의불빛이두려워문을열지못하는상황이,〈벤치〉에서는집뒤뜰에놓을벤치를둘러싼남편과의다툼이,표제작〈가장별난것〉에서는글씨를너무크게쓸수밖에없는여자의사연이펼쳐지고그것들은모두삶의어떤형국앞에다다른다.비애와농담을하나로말할줄아는시인의목소리안에서어떤진실에당도하고야만다.루플의글안에서는모든것이특별한사건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