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비탄 * 마술사

인어의 비탄 * 마술사

$10.53
저자

다니자키준이치로

일본의근·현대를대표하는소설가.1886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메이지말기부터쇼와중기까지왕성한작품활동을하며다방면에걸쳐문학적역량을과시한작가로,노벨문학상후보에수차례지명되는등일본뿐아니라국제적으로도높은평가를받았다.탐미주의적색채를드러내며여성에대한에로티시즘,마조히즘등을극도의아름다운문체로탐구하였다.한평생작풍이나제재,문장,표현등을실험하며다채로운변화를추구하였고,오늘날미스터리,서스펜스의선구가되는작품이나활극적역사소설,구전,설화문학에바탕을둔환상소설,그로테스크한블랙유머,고전문학연구에이르기까지뚜렷한족적을남겼다.

제일고등학교를거쳐도쿄제국대학국문과에입학했지만학비를마련하지못해퇴학을당했다.1910년[신사조(新思潮)]를재창간하여「문신」,「기린」등의작품을발표하며문단에등장했고,소설가나가이가후로부터격찬을받으며작가로서의지위를확립하였다.1915년열살어린이시카와치요코와결혼을했는데,시인인친구사토하루오가그의부인과사랑에빠지자아내를양도하겠다는합의문을써[아사히신문]에사회에큰파문을일으켰다.문화예술운동에도관심을가진그는시나리오를써영화화하고희곡『오쿠니와고헤이』를발표한뒤직접연출하기도했다.또한1924년『치인의사랑』을신문에연재해선풍적인인기를끌었으나검열로중단되었다.

1942년에그는세번째부인이자희구하던여성인마쓰코와그자매들을모델로『세설』을쓰기시작했다.1943년[중앙공론]신년호와4월호와7월호에연재되었던『세설』은7월호에도실릴예정이었으나「시국에따르지않는다」는이유로발표가금지되었다가전후에야비로소작품전체가발표되었고,훗날마이니치출판문화상과아사히문화상을받았다.1949년에는제8회문화훈장을받았고1941년일본예술원회원,1964년일본인으로서는처음으로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의명예회원에뽑히기도했다.1958년펄벅에의해노벨문학상후보로추천된이래매년후보에올랐으며1965년에80세의나이로신부전과심부전으로사망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문신』,『후미코의발(富美子の足)』,『치인의사랑(痴人の愛)』,『춘금초(春琴抄)』,『미친노인의일기(?癲老人日記)』등이있으며,무라사키시키부의『겐지이야기』를현대어로번역하기도했다.사후50년을맞이한2016년저작권이소멸되어다수의소설작품이번역되었으나,국내에는다니자키의극작가(희곡가)로서의역량이알려지지않아30여편의희곡대부분이미(未)번역상태이다.『문장의희곡:다니자키준이치로의레제드라마』는소설가로데뷔하기이전에이미희곡을발표한다니자키의극작가로서의숨겨진일면을소개하고,1910~40년대일본의신극운동을계기로근대초기한일양국의소설가들의희곡창작과레제드라마의유행을고찰한연구의성과물로기획되었다.

목차

인어의비탄
마술사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다니자키준이치로는1886년도쿄에서태어나1965년생이다할때까지끊임없이자신만의예술을추구하며작품활동을한일본탐미주의의대표적작가입니다.1910년스물다섯살에단편〈문신〉으로화려하게등단한이후,〈소년〉,〈열쇠〉,〈기린〉등의단편소설,『슌킨이야기』,『만(卍)』,『세설』,『치인의사랑』,『미친노인의사랑』등의장편소설을비롯해희곡,평론,번역등여러분야에서지칠줄모르는창작욕과예술에대한열망으로수많은작품을발표했습니다.

〈인어의비탄〉과〈마술사〉는1917년각각잡지『주오코론』과『신소설』에발표된단편으로다니자키가서른두살에쓴비교적초기작품입니다.〈인어의비탄〉은같은해화가혼마구니오의그림과함께단행본으로출간되었지만삽화문제로판매금지처분을받게되었습니다.그리고2년후인1919년슌요도에서〈마술사〉와함께묶어미즈시마니오의삽화로새로출간한단편집이『인어의비탄?마술사』(이하『인어의비탄』)입니다.

화려하고환상적인분위기의〈인어의비탄〉,기괴하고퇴폐적인분위기의〈마술사〉는아름다움을향한다니자키의한없는동경이과감하고환상적으로그려진단편입니다.아름다움을위해자신의전부를포기하고기꺼이파멸해가는작품속의두인물에게서청년다니자키의흥분과고뇌가느껴지는듯한작품입니다.물론작품자체만으로도무척흥미로웠지만,제가이책을출간하려고마음먹은것은책속에실린미즈시마의그림때문이기도했습니다.

언젠가도쿄에서열린『묘한그림』이라는전시회에관한기사를보다가흑백의인어그림몇점이제눈길을끌었습니다.다니자키의단편〈인어의비탄〉에실린그림이라는것을알고바로작품을찾아서읽었습니다.스토리자체가흥미로운작품은아니지만화려하고환상적인다니자키의문장들은금세이야기속으로빠져들게합니다.그리고미즈시마의그림은그런다니자키의문장을더한층선명한이미지로다가오게해,그림만보았을때와는또다른느낌을주었습니다.백년전의작품이지만일본에도몇몇출판사에서초판형태로복간이되어있어이기회에국내에도초판삽화와함께소개해보고싶었습니다.

문학과미술은오래전부터떼려야뗄수없는관계였습니다.이번역서를출간하게된계기도그림인만큼이작품의삽화에관한이야기를잠깐들려드리려고합니다.이작품집이발표되었을무렵의일본은대중문화가번성하고책과잡지등출판물이성행하던다이쇼시대초기로,문학계에서는그때까지일본문단을주도해오던자연주의에대한반발로다양한사조의문학작품이등장하던때였습니다.그무렵문단에큰관심을불러일으킨작가중하나가영국의탐미주의작가오스카와일드로,아쿠타가와류노스케,아리시마다케오등여러일본작가들에게영향을미쳤습니다.특히다니자키는학창시절에와일드의작품에심취해와일드의번안소설과번역서를내기도했습니다.

『인어의비탄』이출간되었을때와일드의희곡『살로메』와비견되기도했는데,책속의삽화때문이기도했습니다.와일드의『살로메』는1909년모리오가이의번역으로처음일본에소개된이후로여러번역본이나왔고,1913년에는도쿄에서상연되기도했습니다.삽화를그린오브리비어즐리역시그무렵일본예술계에큰영향을준화가로,잡지에서특집으로다루어지기도했습니다.『인어의비탄』에도『살로메』의삽화가언급되는장면이나오는데,다니자키에게도강한인상을주었던것같습니다.

『살로메』의삽화를염두에두었는지는알수없지만,『인어의비탄』속삽화는다니자키가미즈시마니오에게직접요청하여그려진그림입니다.미즈시마는도쿄미술학교에서일본화를전공한화가로,소설이나희곡을쓰는작가이기도했습니다.1913년부터오사카아사히신문에연재소설삽화를그리기시작했는데,아사히신문과잡지등에인어삽화가실리기도했습니다.아래의인어그림은1915년아사히신문에실린그림으로,4년후에그려진『인어의비탄』속인어와조금비슷한느낌이들기도합니다.그후로도그는다니자키의몇몇소설에삽화를그렸습니다.

어쨌든그렇게탄생한그림은그당시소설삽화와는꽤다른느낌입니다.메이지시대까지만해도삽화는전통적인우키요에기법의그림이많아서양화화가들의그림은대중의반응을얻지못했지만,메이지시대가끝나갈무렵부터서서히서양화화가들의삽화가인기를끌게되었습니다.그런속에서미즈시마의그림과함께새롭게출간된『인어의비탄』은와일드의『살로메』와비견되며화제를불러일으켰습니다.실제로작가아쿠타가와류노스케는“고금이래로이책에비견될만한것은비어즐리가삽화를그린와일드의뛰어난작품을빼고는하나도없다”라고하기도했습니다.

삽화를하나의독립적인예술작품으로보기보다소설을읽을때잠깐즐기는부수적인것으로생각하기도했던제가우연히접한오래된삽화에끌려그그림이실린책을찾아읽고,이렇게번역서까지내게되었으니개인적으로의미깊고즐거운경험이었습니다.다니자키가문장으로만표현한,실재하지않는환상속의세계를미즈시마는자신만의이미지로그려냈습니다.책을읽는독자여러분들도저마다자신만의상상속세계를그리며작품을감상해보는것도하나의즐거운독서경험이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