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주쳐 보았는가 (박종숙 시집)

눈 마주쳐 보았는가 (박종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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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학적 표현의 두레박으로 사물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샘물

박종숙 시인은 가장 일상적인 소재들에 ‘생각과 표현’의 의장意匠을 개성적으로 살려냄으로써 평범한 사물이 깊이 있는 사유의 대상이 되게 하고, 새로운 미감을 자극하게 한다. 그는 사건과 시적 대상이 접하며 서정이 교차할 때마다 파생되는 감성의 화음을 놓치지 않고 길어 올려 타자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 내는 언어 예술의 마술사이다.
저자

박종숙

1955년전북완주이서에서태어났으며단국대학교에서행정학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2008년《시와산문》으로등단,시집으로『걷는나무』,『옥수수의힘』,『모자가보인다』,『눈마주쳐보았는가』가있다.
제12회한국녹색시인상수상,(사)시와산문문학회원,한국녹색시인협회원,한국문인협회원,광화문시·시나모동인.

목차

시인의말


1부_사랑나무

가끔은한번길을잃고싶다
빈강가에서서
천승대
사랑나무
그마음펴들고
언제눈마주쳐보았을까
용문사물소리길
믿음의동굴
그집나무
복숭아알레르기
할말많은입술감아올리며


2부_갯벌에불지르다

반달
내이렇게살다가
선바위시나모
한강
아궁이입열었다
갯벌에불지르다
누가먼저침묵을깨야할까
새해맞이
살구나무카페
남도시인
십자가언덕


3부_무엇이다른가

수석을엿보다
산토리니
장지메
감자
몽블랑
퇴직첫날
막전을부치며
감사의이정표
무엇이다른가
119
공중에떠있는섬


4부_귀기울이는바다

저녁강
신고서작성
귀기울이는바다
붉은텃밭
내언제고양이좋아했던가
수잔Suzan
별그리다
귀마주앉아
립스틱꺼내보인다
눈시울붉히는감나무
포개진그릇


5부_그렇게살아가는거라고

또하루가저물어간다

소라게집
곰삭은소리
누가귓전달구었을까
밸런스게임
현관의기도
구겨진종이백
확갈아엎고싶다
제다공항에서
그렇게살아가는거라고
단추죄다풀어버린손


평설ㆍ사물의깊이에두레박을드리우다
-박종숙시집『눈마주쳐보았는가』의시적정서고찰
이동희(시인·문학박사)

출판사 서평

시를포함한모든예술창작행위는사물에깃든,사물이함축하고있는,또는사물이감추고있는어떤것을찾아내서의미와가치를부여하는행위와다름없다.문학창작이그렇고,조형예술이그러하다.예술은한결같이사물이담고있는어떤것을드러내기좋은재료를통해서찾아내는일이다.
여기에서‘어떤것’은가장쉽게는‘주제’일수있겠지만,예술창작행위가뻔히규정할수있는주제만을찾아내기위해행해지는것은아니다.이‘어떤것’은인간이살아가는데없어서는안될의미와가치를구체화할수있는아름다움이나훌륭함,비루함이나고귀함,정의로움과비굴함,헌신과희생등등사람살이에서빠질수없는것들을독창적인안목으로찾아내어드러낸것이라할수있겠다.
그러한안목과시선을가지기위해서는먼저타인과눈을맞추고타자를사유해야한다.타자를사유한다는건차이의인정을전제하는것이며,타자를불완전한나를보완해주는고마운존재로서환대하는것이다.박종숙시인의“눈마주쳐보았는가”라는물음은돈과권력이라는물신에젖은변별력만이우대받는현사회의세태속에서타자와의관계에집중한다.작고사소하여지나치기쉬운존재나일상의순간들과눈맞추었을때,깨닫게되는잔잔한조화의화음을따스한감성으로조율하여그내면화한가치를다시발견하기를촉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