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되고실수해도괜찮다고?
좋아하는마음이삶을움직이는짜릿한순간들!
도나:아,조금걱정이되네요.제가실수할까봐요.
프랭크:탱고에는실수라는게없어요.실수로스텝이꼬이면그게바로탱고죠.
_영화〈여인의향기〉에서
탱고인들에게가장유명한영화장면은?대부분영화〈여인의향기〉에서알파치노와개브리엘앤워가추는탱고신을꼽을것이다.〈포르우나카베사(Porunacabeza)〉가흐르는가운데두사람이홀을가로지르는몇분은전세계인에게‘탱고’라는춤을각인시켰다.하지만정작탱고를배우고나면이명장면이완전히다르게보인다고이승은은말한다.알파치노의손동작은뻣뻣하며리드와스텝도엉망이었던것이다.그럼에도이장면이탱고의본질을정확하게보여주는것은,탱고란완벽한사람끼리만나추는춤이아니라낯선사람을잠시믿어보는춤이기때문이다.못춰도되고실수해도괜찮다.음악이멈추지도,춤이끝나지도않는다.호흡을가다듬고다음발을내디디면된다.《스텝이꼬이면그게바로탱고》는그단순한원리를삶으로배워간한사람의이야기다.
이승은작가가처음부터춤을좋아했던것은아니다.탱고를평생의꿈으로품고살아오지도않았다.사십줄에들어선어느날,남편이주차중가벼운사고를냈다.한푼두푼모아둔쌈짓돈으로이를수습하려다문득마음이다른곳으로움직였다.한번춰보고싶던그춤,탱고를배워보면어떨까.인생을바꾸겠다는각오도대단한목표도없었다.요즘말로하자면느닷없는‘덕통사고’였다.처음에는스텝하나밟는것도쉽지않았다.춤신청을받지못해밀롱가내내벽에붙어있기도하고,연습한동작은실전만되면자취를감췄다.그래도춤을그만두지는않았다.좋아하는마음을따라가다보니어느새탱고는취미라고만부르기에는너무큰것이되어있었다.
그러던어느날,유튜브에서세계적인탱고거장로베르토에레라의춤을발견했다.한시간내내같은영상을반복해서볼만큼매료된이승은은그의활동과이력을찾아공부하다가,독일뮌헨에서수업을연다는소식을접한다.그리고정말그를만나러‘탱고원정’을떠난다.말이제대로통하지않는사람들과춤을추고,낯선도시의밀롱가를찾아가고,나중에는온가족이함께유럽을누빈다.춤을추다보니삶의반경까지넓어진것이다.문재인전대통령은이여정을두고“어떤일이든미치지않으면경지에이를수없는법입니다.(중략)좋아하는일에진심을다해빠져들면서보람과성찰을얻어가는모습이큰감동을줍니다”라고추천의글을남겼다.
‘대통령의사진사’위성환이포착한탱고다운순간들
탱고라는낯선세계로들어가는충실한입구
눈빛과고갯짓으로춤을신청하는‘카베세오’,탱고의기본자세‘아브라소’,사람들이탱고를추기위해모이는‘밀롱가’와같은탱고이야기는물론카를로스가르델과아스토르피아졸라,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시작해유럽과세계로퍼져나간탱고의역사와문화도작가의경험을타고자연스럽게펼쳐진다.그러나그가탱고를하며익힌것은스텝만이아니었다.탱고는혼자잘한다고완성되는춤이아니다.상대의신호를읽고자신의의사를전해야한다.누군가에게춤을청하고때로는거절당하며,자신역시원하지않는춤을거절한다.가까이안으면서도상대가움직일공간을내어주어야한다.그과정에서낯선사람을믿는법,상대를배려하면서도자신을잃지않는법,거절하고거절당하는법,그리고실수를웃어넘기는법을알게되었다고이승은은고백한다.책을덮은뒤탱고의세계로한발들어가보고싶은독자들을위한실용적인정보도풍성하게담았다.본문에등장하는낯선표현을바로찾아볼수있는‘탱고미니사전’을비롯해,책을읽으며함께들을수있는탱고플레이리스트,탱고를배울수있는곳과,탱고슈즈와의상등관련용품을구입할수있는곳까지부록에정리했다.
이책에는또한사람의탱고인이참여했다.사진작가위성환이다.현재대통령실전속사진사로활동하며이재명대통령의일상을절묘하게포착한사진으로화제가된그는,오래전부터탱고를찍어온‘탱고사진작가’이기도하다.세계곳곳을오가며탱고를추는사람들을카메라에담았고국제탱고페스티벌의공식사진사로도활동했다.《스텝이꼬이면그게바로탱고》에서위성환은화려한동작이나결정적인포즈만을담지않는다.맞닿은손,움직이는발,서로에게기울어진몸,춤추는두사람사이에흐르는긴장과온기를포착한다.위성환은“상대에게모든에너지를집중해야출수있는춤이바로탱고”라며춤추는사람들의몰입한얼굴이좋아탱고사진을찍기시작했다고말한다.자신역시탱고를추며,‘꼭이렇게춰야한다’는정답이없다는것이탱고의매력이라고이야기한다.대통령을정형화된공식사진의대상으로만바라보지않고주변의공간과사람,순간의분위기까지포착하는유연한시선은어쩌면오랫동안탱고를바라보며단련된것인지도모른다.
추천사
두아이의엄마이자평범한주부로서경제적어려움과시간에쪼들리던마흔살의경력단절여성이어느날탱고를만나삶의열정과자기세계를찾아가는이야기입니다.탱고에관심없는내가이책을읽게된것은순전히머리말에끌려서입니다.이승은작가는지난크리스마스에평산책방의성탄축하이벤트로탱고공연을보여주었습니다.그인연으로이책이평산책방판매대에놓이게됐지만,나는작가의탱고도전기이거니여겨읽을생각을하지않았습니다.그러던어느날판매대의책들을뒤적이다가우연히이책의머리말을읽게됐는데,간결하면서도좋았고마음에크게와닿았습니다.작가는머리말에서“책을준비하면서열시간을앉아있어야겨우글한장쓸수있다는걸깨달았습니다”라고글쓰기의어려움을토로했습니다.하지만그렇게공을들인만큼,책을처음쓰는아마추어작가인데도글이깔끔하고내용과구성도좋아서,탱고를알지못하면서도끝까지재미있게읽을수있었습니다.
나는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말을좋아합니다.어떤일이든미치지않으면경지에이를수없는법입니다.이승은작가가평범한삶속에서만난탱고에서새로운삶의열정을찾고,좋아하는일에진심을다해빠져들면서보람과성찰을얻어가는모습이큰감동을줍니다.새해에는누구나각자좋아하는일에한번쯤미쳐보기를응원하는마음으로책을추천합니다.
_문재인(제19대대한민국대통령)
독일뮌헨의스튜디오까지찾아와탱고를배우고자신만의춤을만들어가는이승은씨의모습은제게늘큰감동을줍니다.그열정과진정성,그리고성장의기록을한권의책에담아냈다는사실이무척뜻깊습니다.이책을통해한국독자들이탱고라는새로운세계를만날수있기를,그리고좋아하는것을끝까지밀고나갈용기와살아갈힘을얻기를바랍니다.더불어탱고를사랑하는사람이더욱많아지기를진심으로기대합니다.
_로베르토에레라(부에노스아이레스세계탱고선수권대회초대심사위원)
이승은작가와처음대면하던날을지금도또렷이기억합니다.탱고를향한용기와열정,그리고온가족을지원군으로대동한모습은위풍당당한‘잔다르크’를보는듯했습니다.그모습을보며사방이막힌환경속에서도기타를향한무모한열정을키워가던저의소년시절을떠올렸습니다.기타연주에관한아주작은정보라도얻고싶어도시에서온사람들을붙들고얼마나귀찮게했던지요.
이승은작가의탱고이야기는단순히한사람이자신이원하는것을향해나아가는여정에머물지않습니다.저마다의지난날을돌아보게하고공감과위로를건네는치유의기록이기도합니다.동시에자신만의정체성과행복을찾아가는하나의길을밝혀줍니다.
_안형수(기타리스트)
책속에서
‘그래,이300만원의주인은내가되어보자.나스스로날챙기지않으면아무도날챙겨주지않잖아.’
그래서이돈으로무엇을하면좋을까.며칠을고민한끝에머릿속에떠오른단어는‘탱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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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손을잡고스텝을밟는다.하나,둘,셋!얼음?그렇다.나는그대로얼어버렸다.수업과실전은하늘과땅차이였다.수업때는선생님이하나하나알려주셔서따라갈수있었는데,정작실전에서는선생님의리드를하나도읽을수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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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밀롱가에서어떤여자분이다가와나를위아래로훑더니명랑한목소리로말을걸었다.
“안녕하세요?제닉네임은P예요.여기는자주와요?나는홍대쪽자주가는데,오늘간만에와봤어요.”
“안녕하세요?제이름은승은이에요.저도두어달만에왔어요.”
“아까추는거봤는데,자기되게매력적이더라!잠깐만기다려봐요.여보!이사람이어디있지?빨리빨리!이분이랑좀춰봐!이분괜찮아!”
그녀는내손을잡고끌어다가자신의남편앞에데려다주었다.나는얼떨결에그녀의남편과플로어에나가서춤을추기시작했다.탱고인생에서좀처럼만나기힘든,잊지못할카베세오였다.과연어떤식으로든(?)눈에띄고살아남으려면실력과매력을치열하게갈고닦아야하는곳.그곳이밀롱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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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을마치고한국으로돌아온후이런일이있었다.그날도나는도대체늘지않는실력때문에끙끙거리고있었다.‘아줌마에애도있고전문댄서도아닌내가왜이걸이렇게열심히하고있지?’하는마음과‘나도잘하고싶다고!’하는마음이서로충돌했다.로베르토선생님에게메시지를보냈더니,잠시후이런답장이도착해있었다.
괜찮아.너의시간이허락할때연습해.
그래도나아질거야.확실해.
아르헨티나에이런말이있어.
“탱고또한당신을기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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