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食은“좋은음식의모든것”…사치예술철학과학
프랑스의미식영광,요리成文化와루이14세식도락
〈본문주요내용〉
프랑스는미식(美食,gastronomie)의나라,맛의나라이다.21세기의미식은‘좋은음식의모든것’을의미한다.콧구멍을지적으로전율하게하는좋은음식의모든것을축적한음식의나라,프랑스는미식문화를가졌다는점이세계인이주목하는이유다.유네스코는2010년‘프랑스미식(repasgastronomiquedesFran?ais)’을인류의소중한무형문화유산으로등재했다.프랑스에서의미식은개인과단체가일생에서가장중요한순간인출생과결혼식,생일과기념일,성공등을축하하기위한사회적관습이다.미식을미각(go?t),시각(vue),후각(odorat),촉각(toucher)등4대감각이하나로창조된숭고한예술행위로승화시킨것이다.프랑스에서음식은곧콩비비알리테(convivialit?),삶의공생을뜻한다.미식문화는신명나는회식문화의전통에서시작되고,미식의쾌락과인간과자연의산물(음식)간의조화를공유하는것이다.프랑스사람들이레스토랑을가는목적은‘음식과서비스’보다‘멋진공유의순간’(45%)을즐기기위해서다.
《미식인문학_프랑스가스트로노미의역사》(헬스레터,3만4,800원)는중세부터르네상스기와앙시앵레짐,프랑스혁명기,현대까지연대기별로미식(美食,gastronomie)을어떻게진전시켜왔는지를역사적,사회경제사적관점에서연대기별로분석한음식인문학서다.그동안국내에프랑스의미식관련번역서가몇권있었지만,한국학자가640여쪽(본문)의방대한《미식인문학》을집필한것은처음이다.프랑스의1차원전을분석해집필한미식인문학연구의금자탑이다.
이책은한편의미식장편소설같다.미식의논픽션테마를픽션의목장으로사부자기데려와,미식의지적원자로를탁월하게설계한음식인문학서다.미식의원주제가미세한찰과상도입지않게,섬세하면서도드라마틱한글발로저자가축적한지식을담아냈다.독창적이면서화려한‘메타(meta)한국미식학’을사치스럽게발명하는성과를이뤄냈다.640쪽의책읽는재미에독자들이빠져들게한다.서양음식사를대표하는프랑스미식사를한국의미식개론서로재구성했으며,각장마다펼쳐지는지적경로는서사를좋아하는보편적정서로숨죽이듯몰아붙이고,독자들에게짜릿한지적흥분을경험하게한다.국내미식학분야는작은지식의짜깁기로뭉쳐놓은울퉁불퉁한표면의눈덩이와도같았다.단편적미식텍스트는이글거리는미식의지식욕구를감내하지못해온게사실이다.
《미식인문학》이음식담론의비옥한미개척영토인‘미식분야’를국내에정착시키는저작물로평가받기를기대한다.가성비와먹방,쿡방논쟁으로이어졌던우리사회의음식담론에‘미식(가스트로노미)’의새주제가활발하게논의되기를꿈꾸는성과로이어지는저작물로위상을갖기를바라는책이다.
김복래저자는“프랑스는음식담론과수준높은음식비평의성문화(成文化)작업을수백년간진행해왔지만,우리나라의미식성문화작업은최근들어관심을가져온게사실이에요.서양음식사를대표하는프랑스의미식사를한국의미식개론서로재구성한후집필하는데집중했어요.”라며“그동안국내미식학은작은지식의짜깁기로뭉쳐놓은울퉁불퉁한표면의눈덩이와도같았다.”고집필동기를밝혔다.
프랑스에서식탁은하나의예술이고,식탁예술은하나의문화이다.미식예술은수세기에거쳐진화를거듭한다.17세기부르봉왕조의절대권력을거머쥔루이14세는위대한프랑스요리전통을세우기시작했다.그는고급요리인오트퀴진을주창하며‘요리의신격화’의기둥을하나씩건설한다.같은시각,요리의대가들은음식의오묘한맛과색,멋진장식을위해끝없는상상력을발휘한다.프랑스가식탁예술과요리국가가되기과정에는이런역사적배경이있다.
프랑스사람들의잘먹는것(beinmanger)과잘마시는것(bienboire)에대한유별난집착과집요한숭배문화는비옥한땅에서생산되는풍요로운자연유산에서출발한다.프랑스인의조상인골(Gaule)족전통문화에서비롯된다.골족은신명나는회식문화를즐겼고,가톨릭교회와대식가로소문난루이14세(위胃크기가일반의2배)는힘을보탰다.태양왕루이14세의새로운휴양지인베르사유궁의매력은타국의요리모델이된다.베르사유에서일상적으로벌어지는화려한연회는호화의극치이다.정찬한코스에무려20가지이상의다른요리가줄지어나왔을정도이다.400여명의정예요리팀원이최상의요리와우아한정찬테이블의서빙을위해분주하게이리저리뛰어다녔다.
《미식인문학》은프랑스혁명이가져온미식(가스트로노미)의탄생,그리고혜성같이등장한레스토랑문화가시작되면서식도락,미식은황금기를맞게된다.이후미식성문화(成文化,codification)의선구자들과요리의혁명가들이어떤역할을했는지는소설처럼펼쳐진다.20세기프랑스요리가국제화되는과정에서식도락과관광의신성동맹,지역요리와누벨퀴진을통한식생활대중화도신명나는잔치처럼펼쳐진다.한국의미식학발전에대해,미각교육과음식평론의중요성에대한제언도담았다.
프랑스혁명이전까지식탁예절에서공동체식문화가개인주의화와세련화,장인정신의전통적인요리가어떤과정으로근대화와산업화되는지에대한내용도알기쉽게다뤘다.프랑스혁명이전까지프랑스미식문화를주도했던귀족의전통에이어프랑스의고전요리,고급요리인오트퀴진을훌륭하게완성한근대부르주아의식문화,식사예절과요리책의성문화,귀족과부르주아등특권층의전유물이었던미식의민주화와대중화현상도서사적으로들여다본다.프랑스에서예술은유행의중심도시인파리에거의모두집결되어있지만,미식만큼은전국어디서나지역색이강한꽃을피우면서,찬란한문화유산의맥을이어가고있다.
21세기의가스트로노미는좋은음식과관련된그모든것에대한체계적인과학지식의위상을갖췄다.미식은음식과관련된일종의사치이고예술이며,철학이고과학이다.프랑스뿐만아니라전세계인이동참하는글로벌문화로확장하는데성공한이유다.선진국학계에서음식은가장관심이큰연구대상이다.공적또는사적공간의교차로에서음식과의미론적인연결고리,음식과식관습이어떻게토속적(SoulFood)이거나종교적인정체성,국민적정체성이나이민자들의정체성을형성하는지에대한학제간연구도활발하다.
〈각장별주요내용〉
중세식탁(향신료의시대)
동방향료의신비에유럽인매료,신맛에빠져폭음,폭식
중세의신분적불평등은요리에서도나타난다.고전요리와지역요리로구분되는양대요리가어떻게크레프(cr?pe)나포토푀(pot-au-feu)와같은프랑스의국민적요리로통합되는지에과정을추적했다.중세식탁이프랑스요리의기원이되는과정이장엄하게펼쳐진다.중세요리의가장큰특징은모든음식에향신료(spice)사용이다.향신료의사치성,세련미,건강매개물의가치때문이다.향신료는원산지인동양의이국적신비함까지더해져,유럽인들은흠뻑빠져들게만들었다.중세의4대향료는정향과육두구향,갈색후추,계피이다.향료에심취한이유를저자는중세사람들의‘단조로운일상’을주요원인으로분석했다.단조로움은호화호식의폭음과폭식으로아어진다.모직물생산으로부유해진플랑드르지방은당시굶어죽는사람보다,많이먹고탈이나서죽은사람이더많았다고한시인은한탄했을정도이다.
중세기식도락의향신료중가장강력하고자극적인맛은‘신맛’이다.신맛은요리의기본맛으로레시피의절반(중세최초의요리책《르비앙디에》)을차지했다.신맛은음식의소화를도와주는물질이어서폭음과폭식에효과적이다.16세기까지열광한신맛은설탕이등장하면서사용량이조금씩줄어드는추세를보인다.중세때과일이나야채를날로먹지않는식사는비타민C와섬유질부족으로충치와피부병,괴혈병,구루병등질병으로이어진다.
15-16세기(식탁의르네상스)
요리보다식탁예절,伊메디치가외동딸카트린의활약
식사에티켓,테이블매너,포크와냅킨,개인접시등장
15-16세기미식은식탁의르네상스기이지만미식문헌정보는빈약한편이다.1539년출판된저자미상의《매우쓸모있고유익한요리책》정도이다.이는중세와완전결별한,매우새롭고독창적인‘르네상스요리’란존재하지않음을뜻한다.서양요리종주국인프랑스와이탈리아양국은중세요리의특징이그대로남아있다.향신료는사용량만줄었고,거의모든요리에등장한다.‘중세미각의연장선’으로보면된다.르네상스인들은중세미각의유산인‘새콤달콤한(aigre-doux)’신맛을좋아했고,신맛을선호하는프랑스인의입맛은그대로남아있다.
고소하고풍미까지좋지만‘빈자들의지방’인버터는15세기들어상류층에주목을받게된다.버터는17세기부터프랑스미식의든든한버팀목으로성장한다.르네상스기요리의특징은새향신료로등장한설탕을많이사용하는데있다.설탕사용량은사회적신분을과시하는부자의지표였다.요리사는요리를완성한후,설탕을가득뿌리는것을부의상징,시각적퍼포먼스로여겼다.이후신대륙에서옥수수,토마토,감자,아보카도,호박,호리병박,고추,카카오,바닐라,파인애플,각종콩류등헤아릴수없이많은식품이들어온다.하지만신대륙의식재료는16세기유럽의식탁을구조적으로변화시키지는못했다.재배해서식탁에오르기까지오랜세월이필요한까닭이다.단,칠면조(dinde)는예외였다.‘하늘을나는가금류는천상과가깝다’는프랑스사람들의오랜관습은‘가금류’칠면조사랑으로이어졌다.
르네상스기는요리자체의발달보다식탁예절에중점을두는시대이다.위생관념에무지하고무관심했던중세유럽의기괴한식습관에새로운매너문화가싹을틔운다.결정적영향은메디치가문의피렌체천재요리사들이다.이탈리아메디치가문의외동딸카트린드메디치는프랑스국왕앙리2세와1533년세기의결혼식을치른다.이후카트린은이탈리아의《테이블매너에관한50가지예의범절》책자를왕실에배포하고,프랑스의중세식사예법을뜯어고치는출발점이된다.식사에티켓,테이블매너,포크도입,개인용접시의도입이시작된다.문명의진보를이끌었던이탈리아북부의풍요로운음식문화가유럽전역으로확장되는시점이다.당시이탈리아의영향력은요리그자체보다현란한식탁예술과서비스,우아한식사매너에있었다.
17-18세기(앙시앵레짐)
요리의성문화,근대요리혁명(오트퀴진)-루이14세식도락
17-18세기는앙시앵레짐(ancienr?gime,구제도)으로불리며,프랑스파리는문화와요리의중심지로우뚝선다.프랑스요리는절대왕정의상징인베르사유궁전에서찬란함을구가했다.수많은요리책자가17-18세기에나왔고,프랑스사회는물론국경을넘어프랑스요리의관행과기술이퍼져나갔다.근대요리의혁명인오트퀴진은17세기최고미식전문가인라바렌이출간한《진정한프랑스요리책,LeVraiCuisinierFran?ois》(1651년)덕분에엄청난성공을거두었다.이책은영어로번역된최초의프랑스요리책이다.푸짐한식사의포만감보다식재료에집중하는요리법이소개된것이특징이다.‘음식의자연스러운맛을최대한살리자’는것이다.향신료의다량사용은멈춰섰고,향료대신풀이나국소적인양념,쌉싸름하고톡소는맛의겨자를선호했다.
프랑스사람들은중세와마찬가지로흙에서자라는식재료는근대까지도불결하다고의심했다.반면하늘을날아다니는가금류나나무위에서자라는식재료는천상에가깝기때문에좋다고여기는음식풍습이있다.이런풍습은음식선호도순위까지달라지는결과를가져왔다.비트뿌리나당근같은구근채소보다아티초크나양배추같은채소와과일들을선호했다.닭과칠면조등가금류는지상의비천한(?)소고기보다우월하다는평가를받았다.베르사유궁에서선택한고기가가금류것도같은맥락이다.중세연회에서사랑받던백조나왜가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