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의 인사 (김서령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수정의 인사 (김서령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이제 스물아홉 살,
한주은행 연정시장지점 한수정 대리

소설의 주인공은 이제 스물아홉 살, 한주은행 연정시장지점의 한수정 대리다. 약사인 아버지와 공인중개사였으나 지금은 아버지의 약국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는 엄마, 그리고 두 여동생이 있다. 수정은 딸 셋 중 장녀. 그러니까 한수정 대리는 너무나 평범한 내 친구의 모습이자 어쩌면 나다.

“나한테 왜 그랬어요?
한대리님을 사랑한 거 말고, 제가 잘못한 일이 뭐가 있어요?”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혼자 하는 것도 사랑일까?
연정시장 명물로 소문난 날개떡볶이집 사장 철규는 지치지도 않고 한수정 대리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매일매일 현금이 꽉 찬 짝퉁 루이뷔통 가죽가방을 들고 입금을 하러 와선 금팔찌와 금목걸이를 노랗게 번쩍이며 수작을 건다. 속이 느물거릴 지경이지만 은행 고객이니 그저 웃어주었을 뿐인데 은행 사람들도, 시장 사람들도 농지거리 섞듯 한 마디씩 한다. “은행 아가씨가 너무 튕기네! 철규 사장한테 시집 가면 평생 공주 대접 받을 텐데!”

딱 한 번 야멸차게 거절한 뒤 2주가 지난 날, 날개떡볶이집 사장 철규는 수정을 따라왔다. 11월의 스산한 밤인데 맨발에다 슬리퍼만 신은 채로. 그리고 원룸 건물로 달아나는 수정을 붙잡고 물었다. “나한테 왜 그랬어요? 한대리님을 사랑한 거 말고, 제가 잘못한 일이 뭐가 있어요?”

나는 내가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할 것이고
내가 거절하고 싶을 때 거절할 것이다

수정은 몰랐다.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거절하고 싶을 때 거절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철규는 짝퉁 루이뷔통 가방에서 망치를 꺼냈고 수정을 내리쳤다. 왜 이러냐고 따지고도 싶었고 하고 많은 은행 중 연정을 택한 것도 후회하고 싶었지만 수정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수정은 그날 죽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냥 김사장이랑 살지, 뭘 그리 쟀나 몰라. 돈 많지, 성실하지, 심성 곱지. 김사장이랑 연정에서 자리잡고 살면 좋았겠고만, 거참.” “남자들이 원래 다 그렇잖아. 마음 줄 거 다 줬는데 그리 안 받아주니 회까닥 돈 거야. 딱해라, 딱해. 젊은 놈이. 그 병든 엄마는 어쩌누? 이제 누가 돌봐?” 가해자에게만 부여되는 기나긴 서사. 그 속에서 철규는 노모를 돌보며 열정적으로 떡볶이집을 꾸려가는 성실한 사람이었고, 은행원 수정에게 반해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다 상처를 받은 순정한 청년이었다. 사람들은 혀를 쯔쯔 차며 중얼거린다. “죽은 애가 불쌍해도 산 사람은 또 살아야지.” 죽은 자의 억울함과 유가족의 슬픔은 그렇게 내내 모욕당하고 있었다.

출판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 크라우드펀딩 매칭지원사업 선정작

작가 김서령은 특유의 담담하고 고요한 문장으로 죽은 자의 목소리를 받아썼다. 소설은 한수정 대리의 목소리 그대로다. 수정은 경찰 조사를 지켜보고 재판정에 함께 서고 신문 기사를 우리와 함께 읽는다. 그래서 수정의 후회는 뼈아프다. 그 사람 앞에서 웃지 말걸. 처음부터 매몰차게 거절할걸. 그걸 못 해 혼자 먼 길을 가야 하는 수정의 마음이 경장편소설에 가득 담겼다. 《수정의 인사》는 2021년 출판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되었고 같은 시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예술나무 펀딩 지원작으로도 선정되었다.
저자

김서령

중앙대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현대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소설집《작은토끼야들어와편히쉬어라》《어디로갈까요》《연애의결말》과장편소설《티타티타》,산문집《우리에겐일요일이필요해》《에이,뭘사랑까지하고그래》,인문실용서《우아한맞춤법》을출간했으며다수의단편집에참여했다.번역가로도활동중이어서《빨강머리앤》《에이번리의앤》《마음도번역이되나요두번째이야기》《밤의속삭임》등을우리말로옮겼다.
@titatita74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독특하고참신한소설로독자들에게사랑받는
폴앤니나소설시리즈여덟번째책

《수정의인사》는폴앤니나소설시리즈의여덟번째책이다.소설시리즈를론칭한지2년만에폴앤니나는참신하고발랄한소설을원하는고정독자층을확보하며꾸준히성장했다.《수정의인사》는수오서재에서발간한테마소설집《당신의떡볶이로부터》에실렸던단편「어느떡볶이청년의순정에대하여」에서출발했다.단편분량으로다할수없었던이야기를새롭게경장편에담았다.2021년출판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이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나무크라우드펀딩매칭지원선정작이다.

당연하게도안전한세상을매일꿈꾸는사람들

김서령작가님이그랬다.본인의떡볶이는좀매울거라고.그런데작가님의말에토달아본다.아니요,그냥매운게아니라씁쓸하게매워요.쿨피스말고아주차가운생수로입을헹궈야할것처럼세상이맵고속이쓰려요._리뷰블로거마곰님

떡볶이에서이런이야기가나올거라고생각하지못해서정말인상깊었다.작가가참많이힘들었겠다싶었다.뉴스틀면너무나쉽게볼수있는사건을다루어서같은여성으로서정말가슴아파하면서읽었다.떡볶이에정말쓰디쓴쓴맛도있구나싶어서마음이아렸다.만약작가님이이글을본다면,당신이보듬어주지못한수정이를내가깊이안아주었다고말하고싶다.또한수정이를잊지않겠다고도.그러니수정이한테너무미안해하지말라고._리뷰블로거수리수리님

소설은맵다.매운고춧가루를마구풀어놓은떡볶이처럼맵다.세상이그렇게매웠다.나를죽인사람은집으로돌아가지만나는집에돌아가지못하는이상한세상.집에돌아가포근한이불속으로들어가눕는일상이이토록어려운일이었을까.작가김서령은누울곳을찾지못해허둥지둥주변을돌아보는수정에게못다한인사를전하라고독자들을떠민다.그리고미처전할틈없었던수정의마지막인사말을들어보라고도권한다.우리는누구나안전하게집으로돌아가야하지않겠는가.그것이당연한것아니겠는가,작가는나직하게그렇게소설속에서말을한다.